
예르미타시미술관 © Shutterstock
멀어진 거리만큼 가까워진 예술, 예르미타시미술관
코로나19로 국가 간 경계는 뚜렷해지고 사람과의 거리는 멀어졌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가 예술과 문화를 향유할 방법은 다양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며 삶의 질 높이기. 최근 아이폰으로 촬영한 5시간 분량의 원 테이크(One-Take) 영상이 공개되어 화제가 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미술관을 필두로 우리의 좁은 방 안을 거대한 미술관과 공연장으로 만들어주는 곳을 소개한다.
직접 보는 것만큼 선명하게, 예르미타시미술관
다른 나라의 예술과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현관문 밖에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신호는 이전부터 있었다. 많은 이가 실제 눈앞의 삶보다 인터넷 온라인 속 가상현실의 삶에 더욱 몰두하고 그곳에서 즐거움을 찾음에도, 미술이나 공연과 같은 예술 영역은 가상현실에서 한 발 뒤에 있는 것처럼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최근 외출이 제한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방 안에서도 예술의 세계를 탐험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미술과 공연을 하나의 온라인 콘텐츠로 제대로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예술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예르미타시미술관 또한 이러한 흐름에 걸맞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예르미타시미술관 © Shutterstock

예르미타시미술관 건물 중 하나인 멘시코브 궁전의 내부 © Shutterstock
‘겨울 궁전’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진 예르미타시미술관은 1917년 러시아혁명 직후 진행된 러시아 주요 궁전과 고급 맨션의 국유화에 따라 미술관이 된 곳이다. 오픈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며 매년 3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관광 명소다. 겨울 궁전을 포함해 5개의 건물이 이어진, 전 세계 최대 규모이기도 한 이 미술관은 장르와 시대를 뛰어넘어 상상을 초월하는 300만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앙리 마티스, 빈센트 반 고흐, 피카소 등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이 즐비하다. 일주일을 꼬박 들여도 전시 작품 전체를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다. 그런 장소가 집에서 즐기기 가장 적합한 미술관이라는 사실에 의아할지도 모른다.


예르미타시미술관 내부 © Shutterstock
현재 코로나19로 예르미타시미술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지만, 가상세계에서의 문은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 있다. 예르미타시미술관이 제공하는 가상 투어를 통해 대기도 티켓도 필요 없이 클릭 몇 번으로 언제든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다. 본관인 겨울 궁전 2층에서 미켈란젤로(230번 방)의 유명한 조각 작품인 ‘웅크린 소년(Crouching Boy)’을 보고, 렘브란트의 작품(253번 방과 254번 방)을 감상하며 그의 일대기를 추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르미타시미술관 가상 투어

예르미타시미술관 가상 투어, 렘브란트의 방
예르미타시미술관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공간과 588점의 작품은 영상으로 감상해도 좋다. 지난 3월, 애플이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유튜브로 공개한 영상 ‘예르미타주(Hermitage)’에 무용, 악기 연주 등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근사하게 담겨 있다. 영상이 재생되는 5시간 19분 28초 동안 우리는 예술을 예술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긴 러닝타임 동안 클로즈업, 와이드 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촬영된 예르미타시미술관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예르미타시미술관 가상 투어 바로가기]
• 예르미타시미술관 가상 투어
• 원 테이크로 촬영된 예르미타시미술관 아이폰 영상
[예르미타시미술관 가상 투어 바로가기]
• 예르미타시미술관 가상 투어
• 원 테이크로 촬영된 예르미타시미술관 아이폰 영상

예르미타시미술관 가상 투어, 미켈란젤로의 ‘웅크린 소년’

아이폰 11프로 맥스로 촬영한 영상 ‘예르미타주’ 공식 트레일러, 유튜브 영상 캡처
이 밖에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 4
아름다운 그림 한 작품, 연주 한 곡만으로도 하루가 충만해진다. 기존에 가상 투어처럼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거나 새롭게, 또는 무료로 공연을 스트리밍하기 시작한 미술관과 박물관, 공연장 중 놓치면 아쉬울 4곳을 추렸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홈페이지
1.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뉴욕
날마다 새로운 오페라를 한 편씩 보여주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나이틀리 메트 오페라 스트림스(Nightly Met Opera Streams)’.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후 6시 30분까지, 23시간 동안 세계 최고의 성악가, 지휘자, 제작진이 만들어내는 오페라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 www.metopera.org
홈페이지 www.metopera.org

바티칸박물관 홈페이지
2. 바티칸박물관, 로마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볼 수 있는 바티칸박물관 또한 가상 투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스티나 경당과 피오 클레멘티노 전시관을 포함해 박물관 7개 공간을 360도로 바라보고 탐험할 수 있다. VR 기기가 있다면 바티칸박물관의 아치형 천장과 복잡한 벽화가 더욱더 실감 나게 느껴질 것이다.
홈페이지 www.museivaticani.va
홈페이지 www.museivaticani.va

국립극장 유튜브 채널
3. 국립극장, 서울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이자 개막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는 국립무용단의 <향연>과 <묵향>을 집에서 편안하게 감상했다.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이 속한 국립극장의 온라인 상영 덕분이다. 국립극장 유튜브와 네이버TV를 이용해 감상할 수 있으며, 5월 1일부터 8일까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019년 공연 <양방언과 국립국악관현악단-Into The Light>를 상영할 예정이다.
홈페이지 www.ntok.go.kr
홈페이지 www.ntok.go.kr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디지털 콘서트 홀 홈페이지
4.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를린
클래식 음악에 관한 관심을 확장할 때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유료로 제공하던 온라인 콘텐츠를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한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디지털 콘서트 홀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용자 계정을 만들고 상품권 코드를 입력하면 된다. 등록 시점부터 30일 동안 지난 10년간 선보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 600여 편을 감상할 수 있다.
홈페이지 www.digitalconcerthall.com
홈페이지 www.digitalconcert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