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Rose Wylie 2013 / Photo by Joe McGorty
스포츠 선수처럼 물리적 신체와 체력이 절대적 요소인 직업이 아닌, 예술가에게 나이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닐지도 모른다. 작품에 대한 철학과 예술 세계라는 것이 경력에 녹아들어 세월과 함께 농익어간다면 나이는 오히려 방해가 아닌 경륜과 완성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유독 나이가 이슈가 되는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날이 갈수록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86세 아티스트 로즈 와일리(Rose Wylie)다.

쿠바 문화에 대한 오마주 페이팅 ⓒ Cuban Scene, Smoke, 2016 / Rose Wylie, Oil on Canvas 208 x 340cm. Photo by Soon-Hak Kwon
그가 다루고 있는 작품을 살펴볼까?
유명한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그 유명한 <킬빌>이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같은 영화들이나 마릴린 먼로, 니콜 키드먼 등의 할리우드 스타를 비롯해 웨인 루니, 티에리 앙리 같은 축구 스타,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공습을 받던 영국의 한 마을이나 환경 파괴 문제 등 그가 다루는 작품 스펙트럼은 어마어마하게 넓다.

ⓒ Rose Wylie 2017 / Photo by Joe McGorty
79세이던 2013년 테이트 브리튼과 서펀타인 갤러리의 전시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듬해에는 ‘존 무어 페인팅상’을 수상한다. 이 상은 영국 사업가 존 무어가 평면 미술가들에게 창작 의욕을 불어넣기 위해 제정한 것으로, 영국 회화 작가들에겐 가장 큰 영예다.
또한 영국 <가디언>에서는 그를 ‘영국에서 가장 핫한 신예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하고, 세계 최대 갤러리 중 하나인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와 전속 계약을 맺는 등 그의 주가는 갈수록 승승장구 중이다.

이번 전시의 대표 작품 ⓒ Six Hullo Girls, 2017 / Rose Wylie, Oil on Canvas 182 x 330cm
전시 제목은 <Hullo Hullo, Following on: 로즈 와일리展>. 유쾌하고 따뜻함이 가득한 그녀답다. 이번 전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작가 개인전이다. 원화 150여 점을 포함해 그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컬렉터들의 소장품도 함께 전시 중이다.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승리를 이끈 손흥민의 4골을 표현한 작품 ⓒ Tottenham go fifth, 2020 / Rose Wylie, Pencil and colored pencil on paper, 21 x 29.7cm. Photo by Jo Moon Price

<가디언>의 기사를 바탕으로 한 손흥민 선수 작품 ⓒ Scoring 4, 2020 / Rose Wylie, Pencil, colored pencil, biro, oil and collage on paper, 30 x 26cm. Photo by Jo Moon Price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전하는 손흥민 선수의 골 세리머니 장면 ⓒ Tottenham Colors, 4 Goals, 2020 / Rose Wylie, Oil on paper and collaged canvas, 30 x 26cm. Photo by Jo Moon Price
또 미술 전문지 <아트 리뷰>가 선정한 미술계 파워 인사에서 영향력 1위로 선정된 바 있는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가 극찬한 초대형 원화 작품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 중엔 무려 6m가 넘는 것도 있다.

레드 페인팅, 로즈 와일리에게 영감을 준 살아 있는 생명들 ⓒ Red Painting Bird, Lemur & Elephant, 2016 / Rose Wylie, Oil on Canvas, 183 x 499cm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의 초상 ⓒ NK (Syracuse Line Up), 2014 / Rose Wylie, Oil on Canvas, 185 x 333cm
6관은 작가에게 영감을 준 동물이나 새, 꽃 등 자연의 요소를 담은 작품으로 꾸몄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요소를 실제 크기가 아닌 작가가 상상하는 크기로 담았다는 점이다. 마지막 7관은 작가의 자화상과 소녀, 여성들을 그린 작품들로 구성했다. 그 자신이 결혼과 육아 때문에 그림을 멈춰야 했던 시기가 있어서인지, 로즈 와일리는 여성을 그릴 때 오히려 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묘사하곤 한다. 그런 여성에 대한 연대와 응원의 목소리가 캔버스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공식 전시관 외에도 재미있는 공간이 하나 더 있다. 권순학 작가가 영국 켄트 지방에 있는 로즈 와일리의 아틀리에를 직접 촬영해 전시장에 그대로 재현해놓은 공간이다. 그 공간을 보고 있자면 물감 범벅인 86세의 천진난만한 소녀가 진지하게 그림을 보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Sissor Girl 연작 중 한 점 ⓒ Sissor Girl, 2017 / Rose Wylie, Oil on Canvas, 183 x 330cm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기간 2021년 3월 28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10:00~19:00
문의 +82-2-733-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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