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찾아가는 예술 프로젝트, 베어 벌룬
임지빈 작가를 만났다. 요즘 가장 바쁘고 주목받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그와 인터뷰하면서 미술의 역할과 대중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미술 시장은 갤러리스트와 컬렉터들이 주도한다. 그 사이에 대중이란 단어는 좀처럼 낄 틈이 없다. 일반 대중이 한 달에 한 번, 아니 1년에 한 번이라도 미술 전시를 보러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게 미술이 일상에서 대중과 거리를 둔 전문 영역으로 변화하는 사이에 미술 시장은 더욱 도도해진다.
임지빈은 도도한 미술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작가다. 다행히 노력한 만큼 시장과 대중의 주목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해외 음료와 스포츠 브랜드,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 럭셔리 브랜드 등 업종이 전혀 다른 브랜드들이 그와의 협업을 선호하는 것은 그가 대중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가치에 맞는 작업을 해내는, 이른바 ‘감’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는 방증이다.
임지빈은 도도한 미술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작가다. 다행히 노력한 만큼 시장과 대중의 주목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해외 음료와 스포츠 브랜드,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 럭셔리 브랜드 등 업종이 전혀 다른 브랜드들이 그와의 협업을 선호하는 것은 그가 대중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가치에 맞는 작업을 해내는, 이른바 ‘감’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는 방증이다.

‘EVERYWHERE in Venice‘,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9 © 임지빈

‘EVERYWHERE in Chengdu‘,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6 © 임지빈

‘EVERYWHERE in Hong Kong‘,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6 © 임지빈
베어브릭에서 모티프를 얻어 소비사회의 얼굴을 보여주는 조각 시리즈 그리고 해외와 국내 곳곳에서 게릴라처럼 거대한 곰 풍선, 베어 벌룬을 설치하고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에브리웨어(Everywhere)’ 프로젝트가 그의 작업 최전선에 자리한 시리즈들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찾아가는 미술, 이른바 ‘딜리버리 아트(Delivery Art)’라고 명명한다. 골목이나 건물 사이에 끼어 있는 거대한 곰 풍선 이미지를 보면 그가 인기를 얻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베어브릭을 만듭니다

Q.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시나 문화 행사가 많이 취소됐죠. 작가들에게 힘든 한 해였어요.
A. 저 역시 프로젝트나 기획전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어요. 특히 기업과 진행하는 작업이 많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개인전은 3회 정도 개최했네요.
Q. 대학생 때 첫 전시를 시작했죠?
A. 학교 다닐 때 작업을 열심히 했어요. 먹고사는 문제나 진로 고민도 하고요. 그러다 부산미술대전에서 조각 최고상을 받았는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작품 활동을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A. 저 역시 프로젝트나 기획전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어요. 특히 기업과 진행하는 작업이 많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도 개인전은 3회 정도 개최했네요.
Q. 대학생 때 첫 전시를 시작했죠?
A. 학교 다닐 때 작업을 열심히 했어요. 먹고사는 문제나 진로 고민도 하고요. 그러다 부산미술대전에서 조각 최고상을 받았는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작품 활동을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Q. 학생 때 전시를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잖아요.
A. 맞아요. 주목받게 된 몇 가지 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 4학년 때 아르토 아트 페어 부산(Arto Art Fair Busan)에 참여했는데, 그때 상하이 현대 미술관 디렉터가 마음에 들어 해서 상하이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애니마믹스 비엔날레(Animamix Biennial)에 참가할 수 있게 됐죠.
Q. 작품 활동의 방향이 정해진 계기가 궁금하네요.
A. 예전부터 미쉐린, 프링글스, 브랜드의 심벌 같은 캐릭터에 관심이 많았어요. 소비사회에 대한 관심이랄까. 그러다 샤넬이 2006년에 베어브릭으로 작업하는 것을 보았어요. 원래 베어브릭도 출시가가 있는데, 어떤 브랜드나 아티스트와 작업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전혀 다르잖아요. 사람 역시 어떤 차를 타고, 어떤 옷을 입느냐 등에 따라 사회적 시선이나 평가가 달라지죠. 그런 소비사회와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베어브릭이 그 얘길 하기에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죠.
A. 맞아요. 주목받게 된 몇 가지 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 4학년 때 아르토 아트 페어 부산(Arto Art Fair Busan)에 참여했는데, 그때 상하이 현대 미술관 디렉터가 마음에 들어 해서 상하이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애니마믹스 비엔날레(Animamix Biennial)에 참가할 수 있게 됐죠.
Q. 작품 활동의 방향이 정해진 계기가 궁금하네요.
A. 예전부터 미쉐린, 프링글스, 브랜드의 심벌 같은 캐릭터에 관심이 많았어요. 소비사회에 대한 관심이랄까. 그러다 샤넬이 2006년에 베어브릭으로 작업하는 것을 보았어요. 원래 베어브릭도 출시가가 있는데, 어떤 브랜드나 아티스트와 작업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전혀 다르잖아요. 사람 역시 어떤 차를 타고, 어떤 옷을 입느냐 등에 따라 사회적 시선이나 평가가 달라지죠. 그런 소비사회와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베어브릭이 그 얘길 하기에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죠.

가나 장흥 아틀리에에 입주해 있는 작업실 안 작품들
Q. 베어브릭에 럭셔리 브랜드의 페이크 로고 작업을 해서 주목을 받았죠.
A. 네. 초기엔 루이 비통 로고에 곰돌이를 넣는다든지, 완전히 다른 가짜 로고를 넣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냥 스쳐가듯 보니까 진짜인 줄 알아요. 그 다음에 나온 시리즈가 물소 뿔 시리즈예요. 지금은 재산이나 능력으로 자신의 힘과 위치를 보여주지만, 예전에 화폐나 재산 개념이 없을 때는 사냥을 잘하는 원초적이고 물리적인 힘이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보여주는 상징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제 물소 뿔을 사용하거나 사슴 뿔에 색을 칠해서 작업했죠. 럭셔리 시리즈의 연장선이었어요.
Q. 이제는 페이크 로고가 아니라 구찌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베어브릭이 진짜 명품 옷을 입었어요. 앞으로 이 두 방향은 같이 가는 건가요?
A. 그런 사회현상을 비판적 시선으로만 보려고 작업한 것은 아니에요. 저도 그렇고 누구나 소비를 하니까요. 저는 그런 현상을 작품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죠. 그러다 보니 럭셔리 브랜드와 하는 작업도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추구하는 미술에 대한 생각이 쉽고 재미있게 대중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기회가 된 셈이죠.
A. 네. 초기엔 루이 비통 로고에 곰돌이를 넣는다든지, 완전히 다른 가짜 로고를 넣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냥 스쳐가듯 보니까 진짜인 줄 알아요. 그 다음에 나온 시리즈가 물소 뿔 시리즈예요. 지금은 재산이나 능력으로 자신의 힘과 위치를 보여주지만, 예전에 화폐나 재산 개념이 없을 때는 사냥을 잘하는 원초적이고 물리적인 힘이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보여주는 상징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제 물소 뿔을 사용하거나 사슴 뿔에 색을 칠해서 작업했죠. 럭셔리 시리즈의 연장선이었어요.
Q. 이제는 페이크 로고가 아니라 구찌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베어브릭이 진짜 명품 옷을 입었어요. 앞으로 이 두 방향은 같이 가는 건가요?
A. 그런 사회현상을 비판적 시선으로만 보려고 작업한 것은 아니에요. 저도 그렇고 누구나 소비를 하니까요. 저는 그런 현상을 작품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죠. 그러다 보니 럭셔리 브랜드와 하는 작업도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추구하는 미술에 대한 생각이 쉽고 재미있게 대중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기회가 된 셈이죠.

모든 작품은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Q. 작가님이 말한 미술의 대중화, 이른바 딜리버리 아트란 말이 떠오르네요.
A. 전 미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작품에 제 나름의 메시지를 녹여서 전달하지만, 좀 더 쉽고 편했으면 좋겠어요.
Q. 여러 브랜드와 협업했는데,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A. 브랜드 입장에서는 저와 협업하며 제 작품에 로고나 브랜드명 같은 것을 노출하려고 해요. 저는 그런 것은 최대한 줄이고 순수하게 작품으로 브랜드에 접근하려고 하고요. 적정 선을 조율하는 것이 힘든 것 같아요.
A. 전 미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작품에 제 나름의 메시지를 녹여서 전달하지만, 좀 더 쉽고 편했으면 좋겠어요.
Q. 여러 브랜드와 협업했는데,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A. 브랜드 입장에서는 저와 협업하며 제 작품에 로고나 브랜드명 같은 것을 노출하려고 해요. 저는 그런 것은 최대한 줄이고 순수하게 작품으로 브랜드에 접근하려고 하고요. 적정 선을 조율하는 것이 힘든 것 같아요.


베어브릭이라는 소재로 다양한 형태와 질감을 지닌, 주제를 확장한 작품을 제작한다.
Q. 임지빈 작가의 베어브릭은 캐릭터에 이름을 정해 부르나요? 작품의 이름은 어떻게 정하나요?
A. 캐릭터에 따로 이름을 정해놓진 않아요. 제가 주로 사람의 욕망을 주제로 작업하다 보니 작품 앞에 주로 슬레이브(Slave, 노예)란 단어가 붙어요. 그 뒤로 부제들이 붙는데 ‘Slave-너로 인해 나는 아프다’, ‘Slave-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이런 식이죠.
Q. 모든 공정을 자신이 직접 다 한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A. 이건 미술 작업이기 때문에 작가가 모든 공정을 직접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3D 프린터같이 편하게 할 수도 있지만 제가 그냥 토이를 만드는 것은 아니잖아요. 베어브릭은 작품의 소재로 사용할 뿐이죠. 작업 공정은 처음에 찰흙으로 기본 작업을 한 후 본을 떠서 석고 몰드로 만들고 샌딩하고 메우고 다시 실리콘 몰드 작업을 해요. 이렇게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에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제 성격에 잘 맞는 것 같아요. 반복적인 작업이 재미있거든요.
A. 캐릭터에 따로 이름을 정해놓진 않아요. 제가 주로 사람의 욕망을 주제로 작업하다 보니 작품 앞에 주로 슬레이브(Slave, 노예)란 단어가 붙어요. 그 뒤로 부제들이 붙는데 ‘Slave-너로 인해 나는 아프다’, ‘Slave-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이런 식이죠.
Q. 모든 공정을 자신이 직접 다 한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A. 이건 미술 작업이기 때문에 작가가 모든 공정을 직접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3D 프린터같이 편하게 할 수도 있지만 제가 그냥 토이를 만드는 것은 아니잖아요. 베어브릭은 작품의 소재로 사용할 뿐이죠. 작업 공정은 처음에 찰흙으로 기본 작업을 한 후 본을 떠서 석고 몰드로 만들고 샌딩하고 메우고 다시 실리콘 몰드 작업을 해요. 이렇게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에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제 성격에 잘 맞는 것 같아요. 반복적인 작업이 재미있거든요.
미술의 즐거움을 전합니다

‘EVERYWHERE in Taipei’,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6 © 임지빈
Q. 갤러리에 전시하는 베어브릭을 거대한 풍선(벌룬)으로 바꿔 직접 전 세계를 누비기 시작한 것이 2016년부터인가요? 에브리웨어(Everywhere) 프로젝트를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미술이 대중에게서 멀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전시를 보러 가지 않으니, 제가 직접 찾아가기로 한 거죠. 딜리버리 아트라는 개념으로요.
Q.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가 얼마나 되죠?
A. 일본이나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는 웬만한 나라는 다 간 것 같아요. 유럽도 프랑스를 중심으로 10개국이 넘고, 아부다비나 두바이 같은 중동 지역도 찾아갔죠. 미국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전시했고요.
Q. 프로젝트를 꽤 길게 진행하고 있네요.
A. 이 프로젝트는 확실히 길게 해야 힘이 생기겠구나 싶었어요. 어디든 대중에게 직접 찾아가 작품을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스트리트 아트와 비슷하달까.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작업 후에 이니셜이나 문양 등으로 태깅해서 흔적을 남기듯, 전 제 작품을 설치하고 이후의 기록은 사진으로 남겨요.
A. 미술이 대중에게서 멀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전시를 보러 가지 않으니, 제가 직접 찾아가기로 한 거죠. 딜리버리 아트라는 개념으로요.
Q. 지금까지 다녀온 나라가 얼마나 되죠?
A. 일본이나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는 웬만한 나라는 다 간 것 같아요. 유럽도 프랑스를 중심으로 10개국이 넘고, 아부다비나 두바이 같은 중동 지역도 찾아갔죠. 미국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전시했고요.
Q. 프로젝트를 꽤 길게 진행하고 있네요.
A. 이 프로젝트는 확실히 길게 해야 힘이 생기겠구나 싶었어요. 어디든 대중에게 직접 찾아가 작품을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스트리트 아트와 비슷하달까.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작업 후에 이니셜이나 문양 등으로 태깅해서 흔적을 남기듯, 전 제 작품을 설치하고 이후의 기록은 사진으로 남겨요.

‘EVERYWHERE in Sharjah’,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9 © 임지빈
Q.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자신만의 규칙이 있다고요?
A. 1년에 다섯 도시를 방문하고, 한 도시에서는 한 달 이상 머물며 작업하려고 해요. 원래 개인 작업을 정리해 종이 매거진으로 만들어 남기고 싶었어요. 현지에서 만나는 아티스트나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Q.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A. 숙소비만 해도 꽤 많이 들어요. 예전에 지원하겠다는 기업이 있었는데, 프로젝트의 순수성을 지키고 싶어 모두 사비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주로 혼자 가는데, 짐을 줄이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28인치 캐리어 안에 작품이랑 컴프레셔랑 촬영 장비를 모두 넣어야 하니까.
Q. 작품을 설치할 장소는 미리 정해놓나요?
A. 주로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에게 추천해달라고 하거나 근처를 둘러보고 마땅한 곳을 정하죠. 대개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그러다 보니 멀리 가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같은 도시에서도 3일마다 숙소를 옮겨 다니면서 작품을 설치하고 있어요.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 쫓겨나거나 제재당하는 경우도 많아요. 여권을 뺏기기도 하는 걸요.
Q.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A. 현지 사람들이 다니는 일상적인 공간이나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지역, 그 도시의 느낌이 잘 묻어나는 공간. 주로 그런 장소를 찾는데 설치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 이상하게 보거든요. 쟤 뭐 하는 거지, 그런 눈으로. 작품이 다 설치되면 무척 좋아하고 재미있어해요.
A. 1년에 다섯 도시를 방문하고, 한 도시에서는 한 달 이상 머물며 작업하려고 해요. 원래 개인 작업을 정리해 종이 매거진으로 만들어 남기고 싶었어요. 현지에서 만나는 아티스트나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Q.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A. 숙소비만 해도 꽤 많이 들어요. 예전에 지원하겠다는 기업이 있었는데, 프로젝트의 순수성을 지키고 싶어 모두 사비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주로 혼자 가는데, 짐을 줄이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28인치 캐리어 안에 작품이랑 컴프레셔랑 촬영 장비를 모두 넣어야 하니까.
Q. 작품을 설치할 장소는 미리 정해놓나요?
A. 주로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에게 추천해달라고 하거나 근처를 둘러보고 마땅한 곳을 정하죠. 대개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그러다 보니 멀리 가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같은 도시에서도 3일마다 숙소를 옮겨 다니면서 작품을 설치하고 있어요.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 쫓겨나거나 제재당하는 경우도 많아요. 여권을 뺏기기도 하는 걸요.
Q.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A. 현지 사람들이 다니는 일상적인 공간이나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지역, 그 도시의 느낌이 잘 묻어나는 공간. 주로 그런 장소를 찾는데 설치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 이상하게 보거든요. 쟤 뭐 하는 거지, 그런 눈으로. 작품이 다 설치되면 무척 좋아하고 재미있어해요.
세계 어디든 갤러리입니다

‘EVERYWHERE in VietNam’,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6 © 임지빈
Q.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도시가 있나요?
A. 베트남 하노이의 재개발 지역에 갔을 때인데, 작품을 설치하는 동안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궁금하니까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작품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하니까 한 시간 동안 재미있게 놀더라고요. 그 장면이 굉장히 인상에 남아요. 이런 작품이 필요한 곳은 따로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이 공감하고 좋아하는, 그런 작품이 필요한 곳이죠.
Q. 작품이 오랫동안 남지 못해 아쉽겠어요. 현장감도 중요하잖아요.
A. 맞아요. 그래서 출발할 때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곳을 미리 SNS에 남기기도 해요. 그러면 DM을 보내고 직접 찾아오는 분도 있죠. 현지에서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면 보통 반나절 정도 설치하는 것 같아요.
A. 베트남 하노이의 재개발 지역에 갔을 때인데, 작품을 설치하는 동안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궁금하니까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작품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하니까 한 시간 동안 재미있게 놀더라고요. 그 장면이 굉장히 인상에 남아요. 이런 작품이 필요한 곳은 따로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이 공감하고 좋아하는, 그런 작품이 필요한 곳이죠.
Q. 작품이 오랫동안 남지 못해 아쉽겠어요. 현장감도 중요하잖아요.
A. 맞아요. 그래서 출발할 때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곳을 미리 SNS에 남기기도 해요. 그러면 DM을 보내고 직접 찾아오는 분도 있죠. 현지에서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면 보통 반나절 정도 설치하는 것 같아요.

‘EVERYWHERE in Paris’,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9 © 임지빈

‘LIKE’,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20 © 임지빈
Q. 가지 못해 아쉬운 곳도 있나요?
A. 원래 미국에 가면 뉴욕에서 작품을 설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가려니 겁이 나더라고요. 당시 미국이 대선 직후였거든요. 동양인 남자가 큰 캐리어를 들고 다니고… 풍선에 바람 넣을 때 소리도 크다 보니 사람들이 테러범으로 오해하기 딱이죠. 잘못하면 큰일 날 것 같더라고요.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는 다들 좋아하지만 설치하는 동안은 잘 모르니까요.
Q.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는 자비로 진행한다고요. 베어 벌룬을 판매하는 것도 아닌데,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A. 기업에서 베어 벌룬을 사기도 해요. 이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이유는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서인데, 제 프로젝트를 본 기업이 컬래버레이션을 먼저 제안하기도 해요. 부가가치가 있어요. 그렇게 벌면 다시 나가서 작업을 하는 거죠.
A. 원래 미국에 가면 뉴욕에서 작품을 설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가려니 겁이 나더라고요. 당시 미국이 대선 직후였거든요. 동양인 남자가 큰 캐리어를 들고 다니고… 풍선에 바람 넣을 때 소리도 크다 보니 사람들이 테러범으로 오해하기 딱이죠. 잘못하면 큰일 날 것 같더라고요.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는 다들 좋아하지만 설치하는 동안은 잘 모르니까요.
Q.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는 자비로 진행한다고요. 베어 벌룬을 판매하는 것도 아닌데,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A. 기업에서 베어 벌룬을 사기도 해요. 이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이유는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서인데, 제 프로젝트를 본 기업이 컬래버레이션을 먼저 제안하기도 해요. 부가가치가 있어요. 그렇게 벌면 다시 나가서 작업을 하는 거죠.


‘EVERYWHERE in Gangneung’, Variable installation balloon 2018 © 임지빈
Q. 계획 중인 작업이 있나요?
A. 지금처럼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하는 전시를 하고 싶어요. 물론 미술관에서 하고는 있지만, 공공미술처럼 영구 조형물도 설치했으면 해요. ‘순간 정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나무를 설치하는 것도 계획 중이에요. 또 평소 미술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아이들이 제 작품을 타고 놀 수 있도록 에어바운스로 제작하고 싶기도 해요. 작품이자 이동식 놀이터가 되는 셈이죠.
Q.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요?
A.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작가, 그리고 대중과 소통을 잘하는 작가요. 제가 작업을 하면 바로 SNS에 업로드하는데, 주변에선 그 소중한 이미지를 왜 바로 소비하느냐며 안타까워해요. 저는 사람들이 제 작품을 그런 이미지로라도 소비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대중과 가까이에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A. 지금처럼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하는 전시를 하고 싶어요. 물론 미술관에서 하고는 있지만, 공공미술처럼 영구 조형물도 설치했으면 해요. ‘순간 정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나무를 설치하는 것도 계획 중이에요. 또 평소 미술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아이들이 제 작품을 타고 놀 수 있도록 에어바운스로 제작하고 싶기도 해요. 작품이자 이동식 놀이터가 되는 셈이죠.
Q.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요?
A.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작가, 그리고 대중과 소통을 잘하는 작가요. 제가 작업을 하면 바로 SNS에 업로드하는데, 주변에선 그 소중한 이미지를 왜 바로 소비하느냐며 안타까워해요. 저는 사람들이 제 작품을 그런 이미지로라도 소비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대중과 가까이에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EVERYWHERE PROJECT ©IMJI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