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부타오 © 킬로밋109
[INSIDER GUIDE] 킬로밋109 디자이너 부타오의 유니크 하노이
부타오는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킬로밋109의 디자이너다. 그의 섬세한 시선으로 하노이를 재발견하는 시간. 그에게 영감을 주는 장소, 위로가 되는 풍경, 그리고 그의 디자인 철학과 환경 및 지역공동체를 고려하는 컨셔스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노이는 정말 특별한 도시예요.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죠. 1,000년이 넘은 역사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고, 과거 수공예 장인들이 모여 살던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어요. 최근 20~30년간 급격하게 도시화와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하노이는 여전히 여느 대도시와 다른 ‘하노이다운’ 고유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죠.”

킬로밋109의 2020 컬렉션 © 킬로밋109
즐겨 찾는 곳?
만지 아트 스페이스(Manzi Art Space, 이하 만지)는 제게 정말 특별해요. 킬로밋109(Kilomet109)의 첫 번째 전시를 만지에서 열었죠.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이자 편안하게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예요. 저와 같은 예술가들에게는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고마운 공간이기도 하고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만지는 하노이 로컬 문화를 즐기기에 아주 적합한 곳에 자리하죠. 만지 앞 골목에는 길거리 음식 좌판이 즐비하고, 바로 근처 항탄(Hang Than) 거리에서는 하노이 전통 음식, 간식, 디저트를 모두 만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일단 만지에 가세요. 거기서부터 시작합시다.”
전시, 워크숍, 강연 등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복합 예술 공간인 워크 룸 포(Work Room Four)도 좋아합니다. 이곳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예술가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선사하는 ‘예술적 허브’와도 같아요.
· 만지 아트 스페이스 14 Phan Huy Ich, Nguyen Trung Truc, Ba Dinh, Hanoi
· 워크 룸 포 31 Ngo 67 To Ngoc Van, Quang An, Tay Ho, Hanoi
전시, 워크숍, 강연 등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복합 예술 공간인 워크 룸 포(Work Room Four)도 좋아합니다. 이곳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예술가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선사하는 ‘예술적 허브’와도 같아요.
· 만지 아트 스페이스 14 Phan Huy Ich, Nguyen Trung Truc, Ba Dinh, Hanoi
· 워크 룸 포 31 Ngo 67 To Ngoc Van, Quang An, Tay Ho, Hanoi

© 워크 룸 포

© 만지 아트 스페이스
좋아하는 박물관?
저에게 박물관은 창의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성 박물관, 민족학 박물관에서 소수민족의 삶과 의상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패션 외의 예술 작품을 관람하고 싶을 때는 파인아트 뮤지엄을 즐겨 찾아요.
· 베트남 여성 박물관 36 Ly Thuong Kiet, Hang Bai, Hoan Kiem, Hanoi
·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 D. Nguyen Van Huyen, Quan Hoa, Cau Giay, Hanoi
· 베트남 파인아트 뮤지엄 66 Nguyen Thai Hoc, Dien Ban, Ba Dinh, Hanoi
· 베트남 여성 박물관 36 Ly Thuong Kiet, Hang Bai, Hoan Kiem, Hanoi
·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 D. Nguyen Van Huyen, Quan Hoa, Cau Giay, Hanoi
· 베트남 파인아트 뮤지엄 66 Nguyen Thai Hoc, Dien Ban, Ba Dinh, Hanoi
특별한 쇼핑 아이템?
핸드 크래프트 시게루 아이웨어(Shigeru Eyewear). 이곳에서는 버펄로 뿔이나 대나무 같은 자연 재료를 사용해 안경테를 만들어요. 디자인도 훌륭하죠. 저도 이미 여러 개 가지고 있어요.
· 시게루 아이웨어 Ng. 663 Truong Dinh, Giap Nhi, Hoang Mai, Hanoi
· 시게루 아이웨어 Ng. 663 Truong Dinh, Giap Nhi, Hoang Mai, Hanoi

© 시게루 아이웨어
좋아하는 바?
타디오토 바(Tadioto Bar)는 저널리스트이자 예술 애호가인 응우옌 득(Nguyen Duc)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하노이 크리에이티브 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요. 하노이의 현대적 면모와 역동성을 포착할 수 있죠. 이곳에서 혼자 책을 읽거나 친구와 만나고, 주말에는 공연을 보기도 해요.
· 타디오토 바 24 Tong Dan, Trang Tien, Hoan Kiem, Hanoi
· 타디오토 바 24 Tong Dan, Trang Tien, Hoan Kiem, Hanoi


© 타디오토 바
하노이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곳?
하노이의 매력은 무궁무진하지만, 그중에서도 심장은 단연 구시가지라고 생각해요. 구시가지의 풍경, 냄새, 소리,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그곳에 가면 언제든 재미난 일을 마주할 수 있고, 무엇이든 살 수 있고, 하노이 사람들의 진짜 일상을 볼 수 있죠. 전통 종이, 도장 공예를 하는 장인들,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쓴 어르신들과 현대적으로 치장한 젊은이들이 한 시야에 들어오죠. 하노이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랍니다.

하노이 구시가지 © 전혜인
최고의 풍경?
홍강(Red River)에 있는 섬에서 바라보는 하노이 풍경을 무척 사랑해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하노이는 카오스라고 표현할 만큼 시끌벅적한 반면 홍강의 섬 쪽에서 보는 하노이는 전혀 다른 모습이에요. 바나나, 호박, 모닝글로리 같은 지역 채소가 싱그럽게 자라고, 강변에서는 동네 아이들이 수영을 하고, 호수에는 보트가 다니죠. 하루를 마치는 시간에 그곳을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평화로움을 만끽하는 것이 제 삶의 큰 즐거움이에요.
About Insider: 일과 일상, 모두에서 의미 있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패션 디자이너 부타오
부타오(Vu Thao)는 2012년 하노이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킬로밋109(Kilomet109)를 론칭했다. 109km는 그의 고향에서 하노이에 이르는 거리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브랜드에는 고향 땅과 유년 시절을 향한 그리움이 아스라이 녹아 있다.
부타오의 패션은 말 그대로 땅에서부터 시작된다. 천연섬유 직조에서부터 쪽이나 오디, 다채로운 색깔의 꽃, 광물에서 얻은 자연 염료로 천을 물들인다. 그리고 바틱 공예나 자수 등 전통 수공예로 아름다움을 입히고 재단하고 손으로 꿰매어 하나의 옷을 완성하기까지, 디자인 전 과정에서 자연과 사람만이 합을 맞춘다. 소수민족 문화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혁신적 디자인, 친환경적 생산 방식, 지역공동체와 적극적 협업을 지향하는 부타오의 작업은 CNN,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유수의 언론에 소개되었고, 현재 베트남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지속 가능 패션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부타오의 패션은 말 그대로 땅에서부터 시작된다. 천연섬유 직조에서부터 쪽이나 오디, 다채로운 색깔의 꽃, 광물에서 얻은 자연 염료로 천을 물들인다. 그리고 바틱 공예나 자수 등 전통 수공예로 아름다움을 입히고 재단하고 손으로 꿰매어 하나의 옷을 완성하기까지, 디자인 전 과정에서 자연과 사람만이 합을 맞춘다. 소수민족 문화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혁신적 디자인, 친환경적 생산 방식, 지역공동체와 적극적 협업을 지향하는 부타오의 작업은 CNN,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유수의 언론에 소개되었고, 현재 베트남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지속 가능 패션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하노이의 킬로밋109 스튜디오 © 킬로밋109
Q. 킬로밋109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패션이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자연 재료를 사용해 지역 토착 수공예 기술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손을 거쳐 천천히 옷을 만듭니다. 소량 생산, 슬로 패션이죠.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요. 물과 전기도 되도록 적게 소비하려고 합니다. 한번 사면 오래 입는 옷, 버려지지 않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세월이 지나 옷이 수명을 다했을 때, 자연으로 쉽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목표로 합니다. 섬유, 염료 등 모든 재료가 자연에서 온 것이기에 자연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어요.
Q.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A. 저는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골 마을 타이빈(Thai Binh) 출신입니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 ‘풍요롭고 다채로웠다’는 기억이 있어요. 전통 수공예와 민속 예술, 지역 토착 문화가 발달한 마을이었거든요. 생존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공동체 내에서 만들어냈죠. 옷을 지어 입는 것을 포함해서요. 가장 전통적이고 친환경적 패션 작업 과정의 전부를 보면서 자라난 거예요. 당시에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보여 얼마나 특별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요. 대학 진학을 위해 하노이로 와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할 때만 해도 제가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저절로 이 세계로 이끌려 들어오게 됐네요. 생각해보면 제 안에 이미 모든 중요한 가치들이 잠재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피에 흐른다고 할까요? 마침내 때가 되어 활성화된 거죠.
A. 저희는 자연 재료를 사용해 지역 토착 수공예 기술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손을 거쳐 천천히 옷을 만듭니다. 소량 생산, 슬로 패션이죠.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에 걸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요. 물과 전기도 되도록 적게 소비하려고 합니다. 한번 사면 오래 입는 옷, 버려지지 않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세월이 지나 옷이 수명을 다했을 때, 자연으로 쉽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목표로 합니다. 섬유, 염료 등 모든 재료가 자연에서 온 것이기에 자연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어요.
Q.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A. 저는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골 마을 타이빈(Thai Binh) 출신입니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면 ‘풍요롭고 다채로웠다’는 기억이 있어요. 전통 수공예와 민속 예술, 지역 토착 문화가 발달한 마을이었거든요. 생존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공동체 내에서 만들어냈죠. 옷을 지어 입는 것을 포함해서요. 가장 전통적이고 친환경적 패션 작업 과정의 전부를 보면서 자라난 거예요. 당시에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보여 얼마나 특별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요. 대학 진학을 위해 하노이로 와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할 때만 해도 제가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저절로 이 세계로 이끌려 들어오게 됐네요. 생각해보면 제 안에 이미 모든 중요한 가치들이 잠재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피에 흐른다고 할까요? 마침내 때가 되어 활성화된 거죠.


장인의 기술에 부타오의 디자인이 더해졌다. © 킬로밋109
Q. 소수민족의 수공예 장인들과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저는 모든 과정에서 완전한 협업을 추구해요. 단순히 소수민족 장인들이 만든 옷감을 사서 제가 옷을 만드는 식으로 작업하고 싶진 않아요. 작업에 필요한 식물을 재배하는 것부터 섬유 직조, 천연 염색, 바틱, 자수, 디자인까지 전 과정을 함께 일해요. 소수민족 공동체에서 생활하면서 생각과 비전을 가능한 한 많이 공유하려고 노력하죠. 저의 과제는 단순히 전통 기술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디자인 혁신을 이루어내는 거예요.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하고, 장인들의 의견과 노하우를 반영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작업물이 탄생하죠. 하나의 아이디어가 완제품이 되기까지, 길게는 수년이 소요되기도 하는 힘든 작업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요.
A. 저는 모든 과정에서 완전한 협업을 추구해요. 단순히 소수민족 장인들이 만든 옷감을 사서 제가 옷을 만드는 식으로 작업하고 싶진 않아요. 작업에 필요한 식물을 재배하는 것부터 섬유 직조, 천연 염색, 바틱, 자수, 디자인까지 전 과정을 함께 일해요. 소수민족 공동체에서 생활하면서 생각과 비전을 가능한 한 많이 공유하려고 노력하죠. 저의 과제는 단순히 전통 기술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디자인 혁신을 이루어내는 거예요. 아이디어를 내고, 실험하고, 장인들의 의견과 노하우를 반영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작업물이 탄생하죠. 하나의 아이디어가 완제품이 되기까지, 길게는 수년이 소요되기도 하는 힘든 작업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요.

능안(Nung An) 텍스타일 장인들이 얌루트와 나무껍질로 염색한 천을 세척하고 있다. © 킬로밋109

바틱 드로잉 © 킬로밋 109
Q. 작업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A. 디자인은 사실 아주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것이라서 개인의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 영감의 재료가 돼요. 저는 특히 디테일에 주목하는 편인데요, 가령 옷에 수놓인 아주 작은 문양 같은 것에 집중해요. 한편으로는 텍스처 수집가기도 하죠. 섬유뿐 아니라 목재, 철, 바위, 유리 같은 다양한 물성의 물건을 모으고 그것의 질감이나 의외의 형태로부터 영감을 얻을 때가 많아요.
A. 디자인은 사실 아주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것이라서 개인의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 영감의 재료가 돼요. 저는 특히 디테일에 주목하는 편인데요, 가령 옷에 수놓인 아주 작은 문양 같은 것에 집중해요. 한편으로는 텍스처 수집가기도 하죠. 섬유뿐 아니라 목재, 철, 바위, 유리 같은 다양한 물성의 물건을 모으고 그것의 질감이나 의외의 형태로부터 영감을 얻을 때가 많아요.

시게루 안경을 착용한 부타오 © 킬로밋109

영감 재료로 가득한 부타오의 책상 © 킬로밋109
Q. 패션 디자이너로 살면서 가장 흥분되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최근 에피소드예요. 함께 일하는 소수민족 마을에 오래전부터 핑크빛 담요 하나가 있었어요. 그 색이 너무 예뻐서 염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 미궁에 빠진 채 몇 년이 지났죠. 그런데 얼마 전 마을에서 함께 일하던 중 바위가 깨져서 부서져 나온 돌가루를 보았는데, 가루에서 신기한 핑크빛이 도는 거예요. 장인분들이 그 돌가루를 모아 시험 삼아 염색을 해보니 제가 그토록 찾아 헤맨 바로 그 핑크색이었어요. 저는 그 바위가 모여 있는 곳을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바위에서 얻은 핑크색을 킬로밋109의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런 것들이 저를 흥분시켜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기존 소수민족 공동체 장인들이 가진 것이 ‘전통’이라면 저는 거기에 레이어를 한 겹 덧대어 ‘새로운 전통(New Tradition)’을 창조하려고 노력하는데요, 매년 새로운 공동체를 만나 새로운 테크닉을 선보이고 싶어요. 또 다른 목표는 지역의 식물군 다양성을 보존하는 거예요. 쓸모없다고 여겨 사라져가는 토착 희귀 식물이 있어요. 저희가 어떤 식으로든 생산에 그 식물을 이용할 방법을 찾게 되면 지역민의 관심이 환기되어 다양성 보존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앞으로도 지역 자연을 보존하고,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민과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A. 최근 에피소드예요. 함께 일하는 소수민족 마을에 오래전부터 핑크빛 담요 하나가 있었어요. 그 색이 너무 예뻐서 염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 미궁에 빠진 채 몇 년이 지났죠. 그런데 얼마 전 마을에서 함께 일하던 중 바위가 깨져서 부서져 나온 돌가루를 보았는데, 가루에서 신기한 핑크빛이 도는 거예요. 장인분들이 그 돌가루를 모아 시험 삼아 염색을 해보니 제가 그토록 찾아 헤맨 바로 그 핑크색이었어요. 저는 그 바위가 모여 있는 곳을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바위에서 얻은 핑크색을 킬로밋109의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런 것들이 저를 흥분시켜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기존 소수민족 공동체 장인들이 가진 것이 ‘전통’이라면 저는 거기에 레이어를 한 겹 덧대어 ‘새로운 전통(New Tradition)’을 창조하려고 노력하는데요, 매년 새로운 공동체를 만나 새로운 테크닉을 선보이고 싶어요. 또 다른 목표는 지역의 식물군 다양성을 보존하는 거예요. 쓸모없다고 여겨 사라져가는 토착 희귀 식물이 있어요. 저희가 어떤 식으로든 생산에 그 식물을 이용할 방법을 찾게 되면 지역민의 관심이 환기되어 다양성 보존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앞으로도 지역 자연을 보존하고,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고, 지역민과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장인의 기술을 바탕으로 디자인 혁신을 접목한 결과물. 흐몽족이 삼으로 직조한 천으로 만든 비건 가죽 코트, 2018 © 킬로밋 109
킬로밋109 스튜디오
주소 64 Quang An, Tay Ho, Hanoi
문의 +84-91-237-09-02
홈페이지 www.kilomet109.com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kilomet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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