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모두를 위한 예술의 축제가 되게 하라!”
로프트 프로젝트 이타기(Loft Project Etagi)에 들어서면 우리를 반기는 인상적인 그라피티를 만날 수 있다. 러시아의 유명한 아방가르드 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를 그린 것으로, 위와 같은 문구가 쓰여 있다. 러시아혁명의 기치를 예술 분야에서 꽃피워보고자 선전한 구호다. 이타기는 세대를 뛰어넘어 이 구호를 자신의 사명으로 삼아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이어서 마야콥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만일 그것이 우리 말대로 되면 모두 거리로 나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그의 꿈은 과연 성취되었을까? 로프트 프로젝트 이타기는 그 목표를 21세기에 이루었을까?

이타기 건물은 원래 2007년 전까지는 베이커리 공장이었다. 당시 낙후된 이 공장을 창의적 공간으로 변경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고, 빵을 만들던 공장 일부는 편집실, 공방 및 사진가나 화가, 조각가 등 예술가를 위한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지난 14년간 꾸준히 지속된 이타기의 로프트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고, 여전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전에는 투자와 후원으로 공간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임대 및 이벤트를 통해 수익을 창출 중이다. 전망대 루프톱이 자리한 건물 꼭대기에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과 전시회, 축제가 열리고 있다. 또 200개 이상의 창의적인 상점과 카페가 들어서 건물 안은 촘촘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타트업도 한창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제 이곳은 매달 수십 개의 이벤트가 열리고 하루에 약 5,000명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상트에서 핫 플레이스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2016년에는 전 세계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스트리트 푸드’ 공간도 들어선다. 최근에는 아시아 음식이 인기인데, 일본 라멘이나 중국 웍요리, 한국의 길거리 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러시아에도 한류 열풍이 불어 한국 드라마나 음식, K-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떡볶이가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고, K-팝은 BTS와 블랙핑크가 대세다. 최근 한국 유튜버가 BTS의 ‘Permission To Dance’ 발매 기념으로 이타기에서 러시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대한 동경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동양의 ‘힙’한 문화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이타기에서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동서양의 교류가 새로운 유행을 창조해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타기의 루프톱은 지붕에 설치된 전망대다. 루프톱의 지붕은 면적이 1,200㎡이며, 높이가 성 이삭 성당 다음으로 높은 27m라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안타깝게도, 마야콥스키의 순진한 염원은 1930년 불행으로 막을 내렸다. 새롭게 등장한 소련 공산당은 마야콥스키의 꿈을 받아줄 만큼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련 해체 이후 젊은이들이 비로소 마야콥스키의 꿈을 받아들이고 키워나가는 중이다.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이타기로 쏟아져 들어와 그야말로 축제의 거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젊음의 거리가 어디냐고 물으면, 누구나 이타기를 말한다. 이타기는 보수적인 러시아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때문에 상트페테르부르크뿐 아니라 러시아 전역에서 이타기를 찾는 젊은이들이 줄을 잇는다.
이타기는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는 21세기 러시아의 아방가르드가 되고 있다.

주소 Ligovsky pr. 74, St. Petersburg
전화 +7-812-458-5005
운영시간 09:00~23:00
웹사이트 www.loftprojectetagi.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