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Sarah Sze, ‘Shorter than the Day,’ 2020, Powder coated aluminum and steel.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 Sarah Sze

미술관으로 변신한 공항, 뉴욕 라과디아 공항 아트 프로젝트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지난 2년이었지만, 뉴욕의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새 단장을 마치고 세계적 컨템퍼러리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라과디아 공항(LaGuardia Airport)이 그중 하나다.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경험은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밟는 것에서 시작된다. 몇 년 전, 한국의 컨템퍼러리 회화 작가 박진아(Jina Park)가 공항에서 대기 중인 사람들의 소속감 없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 속에 나른함, 피곤함, 초조함 등을 녹여냈듯, 공항에는 분명 독특한 시간과 공기가 흐른다.
공항에서의 경험이 놀라움과 기대로 바뀐다면 어떨까?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 아트 프로젝트는 그런 의미에서 방문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환경을 제공하고자 계획했다. 라과디아 공항은 맨해튼에서 13km 거리의 퀸스에 자리한 뉴욕의 3대 공항 중 하나로, 뉴욕과 미 전역을 이어주는 관문이다. 21세기 여행 기준에 맞춰 공항을 새롭게 변신시키고자 터미널 B의 시설을 대대적으로 개편했으며, 그중에서도 이번 아트 프로젝트는 새로운 출발 편과 도착 편 홀을 중심으로 변화를 꾀했다.

Jeppe Hein, ‘All Your Wishes,’ 2020 [benches], Powder coated aluminum.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303 GALLERY, NY; KÖNIG GALERIE, Berlin; Galleri Nicolai Wallner, Copenhagen

네 명의 아티스트가 경험한 뉴욕
뉴욕의 특징과 감수성을 공항 안에 담아내기 위해 여러 아티스트에게 제안을 받았는데, 최종 선정된 사람이 네 명이다. 그 주인공은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예페 하인(Jeppe Hein)과 작가 자비네 호르니히(Sabine Hornig),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로라 오언스(Laura Owens)와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사라 지(Sarah Sze)다. 세계 유수의 뮤지엄과 공공장소를 무대로 활동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인 만큼, 뮤지엄 전시 수준에 필적하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 이들 작가는 건물의 유연한 구조와 그 안으로 스며드는 풍부한 자연광을 반영해 오직 이곳을 위한 장소 특정적 작품을 계획했다.
이번 공항 프로젝트를 기획한 라과디아 게이트웨이 파트너스(LaGuardia Gateway Partners)와 손잡고 예술 작품의 커미션을 담당한 것은 뉴욕의 비영리 재단 퍼블릭 아트 펀드(Public Art Fund)다. 평소 세계적 작가들과 일하며 뉴욕 센트럴 파크 및 모이니한 트레인 홀 등 다양한 공공장소에 작품을 선보여온 퍼블릭 아트 펀드. 이번에 이들은 네 명의 작가에게 뉴욕에서의 개인적 경험을 녹여낼 것을 요청했다. 그 가운데 형태와 내용 면에서 네 작가의 작품 속에 흐르는 공통된 감각은 중력에서 해방된 듯한 ‘존재의 가벼움(lightness of being)‘이다. 여행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콘셉트가 또 있을까? 

Jeppe Hein, ‘All Your Wishes,’ 2020 [benches], Powder coated aluminum.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303 GALLERY, NY; KÖNIG GALERIE, Berlin; Galleri Nicolai Wallner, Copenhagen

Jeppe Hein, ‘All Your Wishes,’ 2020 [benches], Powder coated aluminum.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303 GALLERY, NY; KÖNIG GALERIE, Berlin; Galleri Nicolai Wallner, Copenhagen

발상의 전환, 긴장을 풀게 하는 가벼움
가장 먼저 시선이 따라가는 건 ‘All Your Wishes’(2020), 예페 하인(1974년, 덴마크 코펜하겐 출생)의 번쩍거리는 스틸 풍선이다. 작가는 70개의 PVD 코팅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풍선을 만들어 터미널 B 곳곳에 분산시켰다. 가벼운 풍선이 자연스럽게 대기의 흐름을 타고 날아다니다 어느 시점에서 중력에 저항하며 정박해 있는 듯한 모습이다.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유머러스한 모습은 여행의 중압감을 날릴 만큼 신선하다. 작가는 그 외에도 터미널 지상층(floor level)을 위해 3개의 벤치를 제작했다. 가는 알루미늄 패널이 둥글게 구부러지고 꼬이면서 만들어내는 즉흥적 형태와 밝은 레드 컬러가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방문객은 자연스레 긴장을 풀게 된다.

Laura Owens, ‘I [pizza emoji] NY,’ 2020, Handmade glazed ceramic tiles and grout.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Tom Powel Imaging, Courtesy of the artist; Gavin Brown’s Enterprise, New York, Rome; Sadie Coles HQ, London; and Galerie Gisela Capitan, Cologne

Laura Owens, ‘I [pizza emoji] NY,’ 2020, Handmade glazed ceramic tiles and grout.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Tom Powel Imaging, Courtesy of the artist; Gavin Brown’s Enterprise, New York, Rome; Sadie Coles HQ, London; and Galerie Gisela Capitan, Cologne

한편, 이곳이 뉴욕임을 상기시키는 데에는 로라 오언스(1970년, 미국 오하이오 출생)의 작품 ‘I [pizza emoji] NY’(2020)만 한 것이 없다. 맞다, 그 제목. ‘아이 피자 뉴욕’. 평소 내용과 테크닉 면에서 다이내믹하고 실험적인 회화를 선보여온 작가는 이번에 거대한 공항 벽을 세라믹 타일의 모자이크 벽화로 장식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자유의 여신상, 푸드 트럭, 메트로 카드, 피자 등 뉴욕 하면 바로 떠오르는 아이콘적 이미지들이 하늘빛 벽화 위에 담겼다. 작가 특유의 회화적 스타일과 핸드메이드 세라믹의 공예적 감성, 디지털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어 공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Sabine Hornig, ‘La Guardia Vistas,’ 2020, Latex ink and vinyl mounted on glass.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Tanya Bonakdar Gallery, New York / Los Angeles. © Sabine Hornig and VG Bild-Kunst, Bonn Germany

Sabine Hornig, ‘La Guardia Vistas,’ 2020, Latex ink and vinyl mounted on glass.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Tanya Bonakdar Gallery, New York / Los Angeles. © Sabine Hornig and VG Bild-Kunst, Bonn Germany

도시의 빛과 색, 감수성을 깨우는 가벼움
자비네 호르니히(1964년, 독일 포르츠하임 출생)의 경우는 가벼움이란 테마를 도시경관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수성으로 해석했다. 평소 사진가이자 비주얼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그녀는 공항의 거대한 유리 파사드를 투명한 사진 콜라주 벽화로 채웠다. 다채로운 컬러와 이미지, 텍스트들이 유리창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자연광을 만나면서 방문객에게는 만화경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유희를 제공한다. 땅거미가 질 무렵의 블루 스카이, 아침 햇살이 뿜어내는 황금빛 등 도시의 다채로운 컬러에 마천루의 풍경이 물들었다. 이 작품 ‘La Guardia Vistas’(2020)는 1,000장 넘는 뉴욕 경관 사진을 콜라주한 결과다.

Sarah Sze, ‘Shorter than the Day,’ 2020, Powder coated aluminum and steel.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 Sarah Sze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빛 우물 같은 환희를 자아내는 사라 지(1969년, 미국 매사추세츠 출생)의 설치미술 작품이다. 작가는 뉴욕의 하늘을 담은 스냅 샷을 연결해 신기루 같은 구의 형태를 완성했다. 새벽녘의 희미한 노란색부터 한낮의 파란색, 해 지고 어스름한 저녁 무렵의 오렌지빛과 밤의 보랏빛까지. 하루 동안 하늘이 보여주는 변화는 말 그대로 천상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작품명 ‘Shorter than the Day’(2020)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것.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영원함과 덧없음에 대한 명상을 제안하고 있다.  

Sarah Sze, ‘Shorter than the Day,’ 2020, Powder coated aluminum and steel. Commissioned by LaGuardia Gateway Partners in partnership with Public Art Fund for LaGuardia Airport’s Terminal B. Photo: Nicholas Knight, Courtesy of the artist; LaGuardia Gateway Partners; Public Art Fund, NY; © Sarah Sze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경험을 시각언어로 풀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미션이 아니었을 터. 방문객이 이곳에서 뉴욕 특유의 창조적 에너지와 개방감, 혹은 다양성이나 평등주의를 조금이라도 감지한다면 이번 아트 프로젝트는 성공한 셈이다. 아티스트들이 변신시킨 파격적인 공항 이미지가 궁금하다면 다음 여행의 관문을 라과디아 공항으로 정해보는 건 어떨까? 

뉴욕에서 머물 곳: 롯데뉴욕팰리스
롯데뉴욕팰리스는 19세기 말에 지은 금융가 헨리 빌라드의 맨션과 55층의 현대식 타워가 공존하는 호텔이다. 미국 드라마 <가십 걸>을 비롯해 여러 영화에 등장하며 뉴욕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총 90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15세기 이탈리아 대성당을 모티프로 한 아름다운 정원과 레스토랑 빌라드, 고급 살롱인 래리티스, 칵테일 바 트러블스 트러스트 등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다.

주소 455 Madison Avenue at 50th St., New York
전화 +1-800-804-7035
홈페이지 www.lottenypalace.com
 
2021. 11 에디터:정재욱
글: 한예준
자료제공: 라과디아 게이트웨이 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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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TE HOTELS & RESORTS
  • 2021. 11
  • 에디터: 정재욱
    글: 한예준
  • 자료제공:
    라과디아 게이트웨이 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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