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마법사의 모자를 닮은 도서관의 7층 구조물. Photo by John Bartelstone

마법사의 모자를 얹고 등장한 미드맨해튼 도서관
마법사의 모자를 닮은 지붕으로 시선을 모으는 건물이 맨해튼 미드타운에 등장했다. 단시간에 뉴요커의 자랑거리가 된 이 건물은 바로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 도서관이다.
뉴요커의 일상을 대변하는 장소로 브라이언트 파크를 빼놓을 수 없다. 홀리데이 마켓과 아이스 스케이트장이 펼쳐지는 겨울철 윈터 빌리지는 물론이고 여름철 잔디 위 무료 영화 상영회, 소소하게는 요가 레슨과 체스 게임까지. 시민을 위한 이벤트가 1년 내내 알차게 열린다. 이곳을 방문했다면 공원 뒤쪽에 배경처럼 서 있던 웅장한 보자르 양식 건물에도 눈길이 닿았을 거다. 뉴욕 공립 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의 본관 말이다.
여기에서 조금만 더 시야를 넓혀볼까. 5번가에 있는 뉴욕 공립 도서관 본관의 정문에서 40번가 방향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면 유독 눈에 띄는 건물 하나가 있다. 녹청색 구조물을 머리에 인 이 건물은 전면 리모델링을 마치고 뉴욕 공립 도서관의 차세대 시스템에 전격 합류한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 도서관(Stavros Niarchos Foundation Library, SNFL)’이다. 

5번가에 자리 잡은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 도서관. Photo by John Bartelstone

최대한 많은 책을 둘러볼 수 있게 설계된 서가. Photo by Max Touhey

맨해튼 심장에 자리 잡은 시민들의 캠퍼스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 도서관은 본래 미드맨해튼 도서관이라 부르던 뉴욕 공립 도서관의 분관 중 하나다. 지난여름 ‘마법사의 모자(Wizard Hat)’를 닮은 독특한 지붕 구조물을 추가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도시 아이콘 같은 랜드마크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길 건너편 뉴욕 공립 도서관 본관과 함께 미드타운 캠퍼스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공립 도서관은 맨해튼과 브롱크스, 스태튼 아일랜드에 총 92개의 분관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자부심 또한 매우 높다.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 도서관은 뉴욕 공립 도서관 중에서도 시민들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분관이다. 독특한 이름은 전체 2,000억 달러를 투입한 이곳의 리노베이션에 거금 5,500만 달러(약 648억 원)를 기부한 그리스 선박 대기업 재단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에서 따온 것이다. 이는 뉴욕 공립 도서관 사상 두 번째로 큰 일시불 기부금이다. 

롱 룸(Long Room)이라 불리는 다섯 개 층의 서가와 아트리움 공간. 오른편은 책을 읽기 위한 장소다. Photo by John Bartelstone

3층의 독서 공간. 오크 테이블은 길이가 최대 20미터에 이른다. Photo by John Bartelstone

기존 건물에 있던 스틸 프레임이 건물의 곳곳에서 활용되었다. Photo by John Bartelstone

이전 백화점 구조를 활용한 과감한 변신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 도서관 디자인을 맡은 미카누(Mecanoo)는 네덜란드 델프트에 본사를 둔 곳이다. 이들은 델프트 공대 도서관을 시작으로 영국 버밍엄 도서관(Library of Birmingham), 미스 반데로에가 설계한 미국 워싱턴 D.C.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메모리얼 도서관 리노베이션 등 굵직한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뉴욕의 로컬 건축 회사인 베이어 블라인더 벨이 합류해 유서 깊은 건물의 역사적 보존과 기록, 환경 그래픽디자인을 담당했다.
스타브로스 니아코스 파운데이션 도서관 건물은 1914년 백화점으로 지은 건물 구조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자주 본 것처럼 건물은 중앙 부분이 수직으로 뚫려 있다. 미카누의 설립 파트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이번 프로젝트를 지휘한 프란시너 하우번 (Francine Houben)은 길게 이어지는 이 중앙 아트리움의 좌우를 독서를 위한 장소와 서가로 각각 분리했다. 결과적으로 3개 층으로 이루어진 독서 장소와 5개 층으로 구분된 서가가 아트리움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는 모양새다. 이는 많은 책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더 많은 독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덕분에 도서관 특유의 답답하고 밀폐된 느낌도 개방적이고 진취적 감각으로 대체되었다.

도서관의 지붕 컬러는 주변 망사르드 지붕과의 조화를 생각한 것이다. Photo by Max Touhey

콘퍼런스 및 이벤트 공간. 목재로 마감한 천장이 아늑한 분위기를 더한다. Photo by John Bartelstone

서로 마주보는 형태를 취하는 독서 공간과 서가. 천장의 아트웍은 하얄 포잔티(Hayal Pozanti)의 작품이다. Photo by Max Touhey

시야를 넓히고 포용의 미덕을 가르치는 공간
도서관 프로그램의 수직적 구성이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한다면, 그 분위기를 보다 편안하고 활기차게 이끄는 것은 새롭게 낸 창문과 아트워크다. 아트리움 남쪽 끝에 있는 빨간 벽은 새롭게 낸 창문을 통해 외부 자연광을 들이며, 천장에서는 터키 이스탄불 출신 아티스트 하얄 포잔티(Hayal Pozanti, 1983년생)의 화려한 추상 작품이 시선을 위로 향하게 하며 분위기를 경쾌하게 끌어올린다.

지하인데도 지상층과 연결된 느낌이 강한 어린이 도서관. Photo by John Bartelstone

10대를 위해 마련한 틴 센터(Teen Center). 안쪽의 벽화는 멜린다 벡(Melinda Beck)의 작품이다. Photo by John Bartelstone

여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는 지하 공간으로도 이어진다. 이곳에는 어린이 도서관과 10대를 위한 공간이 있다. 아트리움 위쪽 5층과 6층에는 비즈니스 센터와 파스큘라노 러닝 센터가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이 건물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역시 7층이다. 미드타운의 멋진 뷰를 지닌 루프톱 테라스로 꾸며졌기 때문. 그 중심에 놓인 지붕 구조물에도 어엿한 기능이 있다. 이는 콘퍼런스와 이벤트를 위해 사용하며, 카페도 자리 잡고 있어 자연스레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외관의 유니크한 색감과 형태에도 다 이유가 있다. 구리가 산화한 듯한 녹청빛의 알루미늄 표면은 건물 옆 보자르 빌딩의 망사르드 지붕(mansard roof)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것이다. ‘마법사의 모자’를 닮은 지붕도 보기 싫은 기계 설비를 감추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동시에 뾰족한 첨탑과 각진 파사드를 지닌 맨해튼의 아르데코 건축들을 오마주하고 있다.

주소 455 Fifth Avenue New York, NY 10016
문의 1-212-340-0863
홈페이지 www.nypl.org/locations/snfl

© STAVROS NIARCHOS FOUNDATION LIBRARY

뉴욕에서 머물 곳: 롯데뉴욕팰리스
롯데뉴욕팰리스는 19세기 말에 지은 금융가 헨리 빌라드의 맨션과 55층의 현대식 타워가 공존하는 호텔이다. 미국 드라마 <가십 걸>을 비롯해 여러 영화에 등장하며 뉴욕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총 90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15세기 이탈리아 대성당을 모티프로 한 아름다운 정원과 레스토랑 빌라드, 고급 살롱인 래리티스, 칵테일 바 트러블스 트러스트 등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다.

주소 455 Madison Avenue at 50th St., New York
문의 +1-800-804-7035
홈페이지 www.lottenypalace.com
2021. 12 에디터:정재욱
글: 한예준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1. 12
  • 에디터: 정재욱
    글: 한예준
  • 트위터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핀터레스트로 공유
  • 링크URL 공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