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울산시립미술관의 할 일
산업의 도시 울산에 시립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과 흥미로운 콘텐츠는 이제 울산을 예술이 함께 있는 도시로 생각하게 한다.
런던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은 영국의 국영 미술품을 소장하고 관리하는 테이트의 부속 현대미술관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템스강 변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새롭게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기존 외관은 거의 손대지 않으면서도 미술관에 필요한 기능은 내부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외관부터 특별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높이 솟은 굴뚝은 테이트 모던의 상징이 되었다. 이렇게 과거의 산업 공간이 현대의 예술에 자리를 내줄 때 어떤 모습과 기능을 해야 할지 가장 잘 보여준 사례기도 하다.

야외에서 바라본 울산시립미술관. 안용대 건축가가 설계했다.

흰색의 실내가 눈에 띄는 미술관 내부

예술의 도시로 부를까?
한국에서 산업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곳은 울산이다. 규모와 인구의 증가로 광역시로 승격하면서도 울산은 늘 대한민국 산업 1번지 역할을 자임하고 인정받았다. 그러면서도 시민이나 여행자들이 관람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늘 이야깃거리였다.
그러다 하나씩 변해갔다. 수년 전부터 울주군에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시작되고, 늘 아름다운 하천이었으나 시민들 외에는 외부인의 발길이 뜸하던 태화강을 정비해 지방정원을 거쳐 국가정원이란 아주 좋은 볼거리로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초에는 시립미술관이 개관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울산 중구 북정동, 그러니까 도서관길에 위치한다. 뒤쪽으로는 조선 후기 옛 울산도호부 산하 관아인 울산 동헌 및 내아가 있고, 앞으로는 울산 문화의거리가 이어져 있다. 울산의 역사와 문화가 배어 있는 터에 미술관이 자리 잡은 셈이다.
미술관은 2016년 설계 공모를 거쳐 올해 1월 개관했다. 이 공간은 2022 우수 디자인 상품 공간-환경디자인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울산 동헌과 객사 터 사이에 지어졌는데, 문화재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서로 이어지도록 설계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전시실 외부에도 작품을 설치해놓아 관람할 수 있다.

제1전시실 모습

미술관의 구성
울산시립미술관은 전체 3개 층에 전시실과 교육실 등이 있다. 지하 1층은 XR Lab과 교육실, 지하 2층은 1전시실과 2전시실, 1층은 3전시실과 다목적홀로 구성된다.
지하 1층 XR Lab은 울산시립미술관의 미디어 아트 체험 전용관이다. VR, AR, MR 등 실감나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현대미술이 전하는 다양한 방식의 예술을 체험할 수 있다. 최근 미디어 아트 방식이 다채로워지고, 평면이나 조형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상 작업을 하는 작가가 늘어남에 따라 많은 미술관에서 따로 체험 공간을 만드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울산시립미술관에서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XR Lab에서는 다양한 영상과 미디어 작업이 펼쳐진다.

10월 10일까지 이곳에서는 <정연두: 오감도(烏瞰圖)> 전시를 진행 중이다. 까마귀의 시선으로 바라본 울산의 모습을 담은 이 전시는 외국계 인디 가수와 울산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낸다. 단순히 한쪽 벽만이 아니라 모든 벽과 천장, 바닥에까지 영상이 흐르는 방식은 영상 자체가 아닌 그것을 상영하는 방식도 예술의 범주에 속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지하 2층 전시실 두 곳은 다양한 기획전을 진행하는 공간이다. 1전시실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출신 작가 11인이 대립과 갈등, 폭력이 난무하는 오늘날의 사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하고 알리는 작품들을 모아둔 <예술 평화: 0시의 현재>전을 9월까지 선보였다. 2전시실에서는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기획전을 개최했다. 세계 시민 백남준이 그의 세계관을 여러 방식으로 담아낸 작품 전시가 9월까지 열린 것이다.
10월부터는 중국 출신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양푸동을 비롯해 총 16명의 작가(팀)가 참여한 <예술과 산업>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백남준 작가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던 2전시실

참여를 위한 미술관
미술관 자체 전시 외에 온라인 전시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선보인 전시를 온라인을 통해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기간이 정해져 있어 전시를 놓친 관람객이 온라인으로나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뉴미디어 시대에 어울리는 발상이다.
그 밖에도 미술관에서는 전시와 연관한 이벤트나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예를 들어 정연두 작가와의 아티스트 토크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음악을 화음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려주는 등 미술 전시와 감상에만 그치지 않고 시민을 끌어당기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단순히 미술 전시와 지식 전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으로 하여금 감각을 확장하고 사고를 전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꽤 묵직한 전시와 교육 등이 이어지는 울산시립미술관을 보며 자연스럽게 미술관, 특히 공공 미술관의 역할을 떠올리게 된다.

미술관 아카이브

미술관에서 바라본 울산동헌 및 내아 전경

주소 울산시 중구 도서관길 72
운영 시간 10:00~18:00(월요일 휴관)
연락처 +82-52-211-3800
홈페이지 울산시립미술관

ULSAN ART MUSEUM / VIDEO BY PARK SUNGYOUNG

울산에서 머문 곳: 롯데호텔 울산
롯데호텔 울산은 관광과 산업이 공존하는 울산의 신도심에 위치한다.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과 울산 12경 중 하나인 온산공단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200여 객실을 두고 있다. 이 밖에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 골프 연습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그중 스파 에이르는 여유로운 북유럽의 감성을 담은 스파 시설로, 낮 동안 쌓인 산행의 피로를 푸는 데 제격이다. 편안한 잠자리에서는 다음 날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이어나갈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주소 울산시 남구 삼산로 282
문의 +82-52-960-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ulsan-hotel
2022. 10 에디터:정재욱
포토그래퍼:박성영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2. 10
  • 에디터: 정재욱
  • 포토그래퍼: 박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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