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자연의 공간,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

날씨 좋은 봄날 뉴욕 인근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예술 여행 코스는 어떨까?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로 떠나보자. 다양한 조각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조각 공원이다.

3월의 뉴욕은 아직 조금 쌀쌀하지만 다가오는 봄에 설레는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브루클린의 보타닉 가든처럼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공간이 뉴요커의 관심을 받는다. 뉴욕 맨해튼에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의 뉴저지주 해밀턴에 위치한 조각 공원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Grounds For Sculpture) 역시 따뜻한 봄 시즌에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봄과 함께 피어나는 꽃들과 공원 곳곳에 자리한 조각 작품이 어우러져 자연과 예술을 함께 누리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

하늘에서 바라본 공원 풍경

마치 신전에 있는 듯한 석상들 / Carlos Dorrien, ‘The Nine Muses,’ 1990~97, granite, 132 x 240 x 360 inches, Grounds For Sculpture, Gift of The Seward Johnson Atelier, © Artist or Artist’s Estate, photo: David W. Steele

작품이 자연과 어우러져 공원의 일부 같다. / Walter Dusenbery, ‘Damascus Gate,’ 2002, travertine, 240 x 176 x 51 inches, Grounds For Sculpture, Gift of The Seward Johnson Atelier, © Artist or Artist’s Estate, photo: David Michael Howarth Photography

뉴저지 대표 조각 공원의 설립자 수어드 존슨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를 얘기하자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조각가이자 설립자인 존 수어드 존슨(John Seward Johnson Jr.)이다. 수어드 존슨은 뉴저지에 설립된 제약 및 생활용품 브랜드인 존슨앤존슨의 설립자 로버트 우드 존슨의 손자다. 그는 존슨앤존슨에서 일하다 화가로, 그후 조각가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면서 해밀턴에 아틀리에를 설립하고 미국 동부를 대표하는 이 조각 공원의 설립자로 거듭나게 된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 Magdalena Abakanowicz, 'Space of Stone', 2002, stone: Barre grey granite, Pennsylvania black granite, 152 in x 181 ft x 69 ft, Grounds For Sculpture, Gift of The Seward Johnson Atelier, © Artist’s Estate, photo: David Michael Howarth Photography

수어드 존슨은 청동 주물을 이용해 일상생활 속 주변 인물을 모티브로 한 조각, 인상파 명화를 재해석한 조각, 마릴린 먼로 등 유명인의 초대형 조각 등을 주로 작업하며 이름을 알렸다. 일부 평론가는 그의 작품 스타일을 키치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실제 사람으로 착각할 만한 사실적이고 섬세한 표현과 여러 명화 속 친숙한 이미지를 이용한 조각은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마티즈의 작품 같은 어드 존슨의 작품 / Day Dream © Seward Johnson Works

곳곳의 작품들이 공원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한다. / William T. Wiley, ‘To Marcel Duchamp, 1887-1968, Artist, Tool and Die Maker’, 1968, stainlesssteel, 84 x 112 x 90 inches, Original Gift of Mr. and Mrs. Sabol,© Artist’s Estate, photo: David W. Steele

다양한 이벤트로 가득한 예술 공원,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

1992년 오픈한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는 약 17만㎡ 규모로, 과거 뉴저지주의 박람회를 개최하던 곳에 자리한 미국 최대 조각 공원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수어드 존슨의 작품은 물론 조지 시걸, 앤서니 카로, 베르나르 브네 등 유명 조각가와 신진 조각가를 어우르는 300여 점의 현대 조각 작품을 자연 속에서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인 작가 윌리 콜의 ‘프리티 인 핑크’, 브루스 비즐리의 ‘지평선 II’를 새롭게 매입하는 등 현대 조각 컬렉션의 규모를 계속 키워가는 중이다. 인상파 화가 모네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연못과 마네의 작품 ‘풀밭 위의 점심’을 조각으로 재현한 ‘점심의 데자뷔’, 마티스의 ‘춤’을 비롯해 명작 회화를 조각으로 재현해낸 수어드 존슨의 작품 역시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에서 빠질 수 없는 인기 작품이다. 또 공원 내 6개 실내 미술관에서는 수시로 새로운 기획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약 700여 명의 작가를 소개했다.

마네의 평면을 입체 조각으로 재현했다. / Dejeuner Deja Vu © Seward Johnson works

방문 시기는 공원 내 2만8000㎡ 규모의 정원 ‘메도’에 색색의 야생화가 피는 여름이 제격이다. 이때가 가장 화려하지만 각 계절이 지닌 매력 역시 넘쳐난다. 봄에는 만개한 벚꽃과 목련, 진달래가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가을에는 낙엽이 아름다운 레드 메이플 거리, 그리고 겨울에는 상록수로 구성된 윈터 가든이 공원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밤에 보았을 때 더 아름다운 클립 컬렉티브의 작품들 / Klip Collective, mind.fract, and Masayuki Koorida, Memory, 2011, granite, 88.58 x 49.21 x 49.21 inches,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Ken Ek

Klip Collective, cheat.code, and Bruce Beasley, Dorion, 1986, stainless steel, 1/2, 240 x 360 x 120 inches, Grounds For Sculpture, Gift of The Seward Johnson Atelier, photo: David Michael Howarth Photography

Klip Collective, RGB/Froghead Rainbow, and Michelle Post, The Oligarchs, 2014, cast aluminum, 76 in x 40 ft x 6 ft, Grounds For Sculpture, Gift of The Seward Johnson Atelier photo: David Michael Howarth Photography

봄을 위한 공원 즐기기

현재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에서는 인기 이벤트로 멀티센서리 이머시브 전시 <밤의 형태: 무한의 파도>가 진행 중이다. 클립 컬렉티브가 디자인한 라이트, 사운드, 비디오 프로젝션 매핑을 이용해 저녁 시간에는 공원의 조각 작품과 수목을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다.
뒤를 이어 4월 말부터는 2023년 봄 프로그램으로 뉴저지주의 인디언 커뮤니티가 지닌 다양한 면모를 재조명하는 전시 <로컬 보이스: 기억, 이야기, 그리고 초상>과 정치 사회 메시지를 담은 퍼핏(인형)들과 길거리 퍼레이드를 펼치는 필라델피아의 극단 스파이럴 큐를 주제로 한 전시 <스파이럴 큐: 더 퍼레이드>’ 등이 함께 구성된 프로그램 ‘관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 오픈 스튜디오, 봄을 맞는 정원을 탐험하는 ‘봄의 첫 기운’과 원예 교실, 타이치(태극권) 클래스 등도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야외에서도 입체적인 이머시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Klip Collective, dream.glitch at Grounds For Sculpture, photo: Ken Ek

여유가 있다면 점심 시간에 테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공원 내 프렌치 레스토랑 래츠의 야외 테이블을 예약해보자. 테라스에서 따뜻한 햇빛과 함께하는 점심은 그라운즈 포 스컬프처의 경험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주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주소 80 Sculptors Way, Hamilton Township, NJ
연락처 +1-609-586-0616
웹사이트 www.groundsforsculpture.org

뉴욕에서 머물 곳: 롯데뉴욕팰리스

롯데뉴욕팰리스는 19세기 말에 지은 금융가 헨리 빌라드의 맨션과 55층의 현대식 타워가 공존하는 호텔이다. 미국 드라마 <가십 걸>을 비롯해 여러 영화에 등장하며 뉴욕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총 90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15세기 이탈리아 대성당을 모티브로 한 아름다운 정원과 레스토랑 빌라드, 고급 살롱인 래리티스, 칵테일 바 트러블스 트러스트 등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다.

주소 455 Madison Avenue at 50th St., New York
문의 +1-800-804-7035
홈페이지 www.lottenypal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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