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생각하는 손의 가치
공예가 김덕호와 이인화는 같은 학교에서 도자공예를 전공한 부부 공예가이다. 백자토를 활용한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이 부부의 작품은 확연히 다른 듯 하면서도 또 닮아있다.
공예가 김덕호와 이인화는 백자토를 활용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공예가 부부다. 현재 양구백자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으로 양구에 상주하며 백자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들의 작품은 추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세련된 오브제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왼쪽) 이인화, 색의 그림자 Shadowed Color / (오른쪽) 김덕호, 흔적 Vestige

Q. 부부 도예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롯데호텔매거진> 독자를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A. 양구에서 작업하고 있는 김덕호, 이인화 공예가 부부입니다. 저희는 일상과 노동, 그리고 생각하는 손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상의 재료들을 진지하게 대면해 다양한 사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 김덕호, 흔적 Vestige

Q. 생각했던 것보다 두 분의 작품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 놀랐습니다. 각자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작업하고 있나요?
A. 저희는 물레 성형 기법과 연리 기법을 활용한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두 기법은 도자 역사에서 아주 전통적인 기법이자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하는 보편적인 기법이라 할 수 있어요. 물레 성형 기법은 형태를 성형하는 기법으로 원심력을 이용해 좌우가 같은 정형의 형태를 성형할 수 있는 기법이죠. 연리 기법은 색상이 다른 점토를 다양한 순서로 겹쳐 줄무늬 같은 문양을 만들어내는 기법입니다. 저희 부부는 이 두 가지 기법을 공통적으로 사용해 서로 다른 주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같은 재료, 같은 기법이지만 저희 부부가 표현하는 백자의 모습은 서로 닮아 있으면서도 다른 일면을 보여주죠.

© 이인화, 색의 그림자 Shadowed Color

Q. 스타일은 다르지만, 두 분의 작품 모두 대단히 섬세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업 중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흙을 연리해 물레 성형하는 과정, 기벽을 굽칼로 얇게 깎는 과정, 1280℃에 소성해 외부를 연마하는 과정 등 어느 하나 단순하거나 쉬운 것이 없어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모든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작업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 생각해요. 실험의 스펙트럼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점을 찾아 작업에 적용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고요.

“같은 재료, 같은 기법이지만
저희 부부가 표현하는 백자의 모습은
서로 닮아 있으면서도
다른 일면을 보여줍니다.”
Q. 많은 도자기 재료 중 백자토로만 작업하고 있는데요, 백자토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백자토는 도자기 재료 가운데에서도 아주 다루기 어려운 재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재료를 체득하고 기술을 연마하고 나서 백자의 물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간결한 형태의 사물을 만들어냈을 때, 그 성취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백자의 물성은 다른 흙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랜 기간 전 세계적인 소중한 자원으로 여겨왔죠. 저희 역시 작업 과정과 결과물의 특별한 물성에 매력을 느껴 꾸준히 백자토를 바탕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질 좋은 백자토로 유명한 양구에 작업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의 백자토가 작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요?
A. 양구의 백토는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선백자의 주원료였습니다. 그만큼 우수한 품질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죠. 현대의 도예가들이 훌륭한 품질의 흙을 직접 마주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작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Q. 양구백자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으로 상주한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요?
A. 2014년에 서울대학교와 양구군의 MOU 체결로 양구백자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선임 연구원들은 연구소에 상주하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의 연구원 및 양구백자박물관과 협력해 여러 연구·전시와 홍보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요. 대표적 활동으로는 양구 백토를 이용한 유약 개발과 매년 개최하는 <백자의 여름>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학술적 가치가 있는 활동을 모아 아카이브 도록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 이인화, 색의 그림자 Shadowed Color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A. 급변하는 사회에서 공예는 그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공예가인 우리 부부 역시 우리가 하는 공예가 무엇인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다양한 전시와 협업 등을 통해 알아가는 중이에요. 그래도 더 큰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도 오래오래 같이 공예가로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2018. 12 에디터:문수진
자료제공: 김덕호, 이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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