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오감 이상의 감동, 한식당 무궁화
롯데호텔서울의 한식당 무궁화의 시즌 3는 시작될까? 무궁화를 이끌고 있는 오태현 조리장에게 무궁화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무궁화는 ‘최초’, ‘최고’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한식당이다. 이곳은 1979년 롯데호텔서울의 개관과 동시에 문을 열었다. 올해로 40년, 특급 호텔 한식당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 무궁화의 시즌 2의 시작을 알린 것은 2010년. 당시 5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별실 7개를 갖춘 프라이빗 한식당으로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했다. 메뉴에도 변화를 줘 단품 메뉴 없이 고급스러운 한식 코스 요리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위치도 지상 1층에서 롯데호텔서울의 최고층인 38층으로 이전하며 서울 시내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무궁화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호텔에 위치한 최고급 한식당으로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수준 높은 한국의 전통 식문화를 쉽게 접하도록 하며 한식 세계화에 일조했다. 다른 호텔 내 한식당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을 때, 오히려 변화를 추구하며 새로운 도약점을 만든 것이다.
무궁화

금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입구. 와인 셀러는 한식에 어울리는 와인들로 채웠다.

현재 무궁화를 이끌고 있는 오태현 조리장이 무궁화에 합류한 것도 이때부터다. 1988년 롯데호텔앤리조트 양식부에 입사하면서 요리를 시작한 그의 한식행에 의아함도 있을 터. "'한식 세계화’를 위해 양식의 담음새나 요리 기법을 전통 한식에 응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한식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품고 있던 그였기에 무궁화가 메뉴와 콘셉트를 새롭게 구성하고 새 출발하는 데 시작을 함께한 것이다. 2016년에는 미얀마 양곤으로 날아가 롯데호텔양곤에 한식당 무궁화의 오픈 준비부터 운영까지, 약 1년 반 동안 양곤의 무궁화를 진두지휘했다. 미얀마 스타일의 한식이 아닌 한국의 한식 그대로를 선보이기 위해 양곤의 농산물 산지를 직접 방문하고 서울에서 식자재를 수급하는 등 여러 시행착오도 겪었다. 냉면을 만드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는 그는 그렇게 양곤에 전통 한식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무궁화

오태현 조리장

“셰프가 직접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은 맛있는 요리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오감과 오감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고, 고객이 편안하게 다이닝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죠.”
무궁화 조리장 오태현
세계 속 한식을 직접 경험하고 돌아온 오태현 조리장의 다음 행보는 다시 서울의 무궁화였다. 그는 2018년 2월부터 롯데호텔서울 무궁화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총괄 조리장으로 일하고 있다. 잘 먹는 것이 약이 된다는,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을 기초로 지난 30년 동안 요리를 해왔다고 말하는 오태현 조리장은 어쩌면 한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무궁화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출판된 2016년부터 지금까지 더 플레이트에 선정되고 있다. 최고의 한식당을 꿈꾸며, 올해 목표는 별을 다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오태현 조리장을 만나 무궁화에 대해 묻고 들었다.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보다 능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려는 유연한 사고를 지닌, 음식을 먹고 감동받았다는 고객의 인사가 가장 기쁘다는 선한 마음을 지닌 오태현 조리장이 앞으로 만들어나갈 무궁화는 어떤 모습일까?
무궁화

한식당 무궁화

Q. 몇 년 동안 ‘뉴코리안 퀴진’이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에 반해 무궁화는 전통 한식에 무게를 두었는데요, 지금도 그 기조에는 변함이 없나요?
A. 여전히 전통 한식에 기반을 두고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궁화는 조선 시대 궁중 요리를 토대로 반가 음식과 지방 향토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내놓고 있는데요, 명절이나 절기에 맞는 삼계탕과 부럼, 팥죽 등의 특별 음식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Q. 무궁화의 맛을 책임지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메뉴를 구상할 때는 음식의 궁합을 생각합니다. 먹이사슬과 자라온 환경도 꼼꼼히 확인하죠. 예를 들어 전복의 먹이인 다시마를 전복 요리의 소스나 고명으로 사용하는 식입니다. 식자재 특성을 꾸준히 연구하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Q. 식자재의 선택이 무척 중요할 것 같아요.
A. 국내산 제철 식자재 중에서 선별해 사용합니다. 한식은 발효를 거치며 몸에 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 건강한 음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고추장, 된장, 젓갈, 김치처럼요. 저희는 명인이 만든 장류와 ‘맛의 방주(Ark of Taste, 사라져가는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국제슬로푸드협회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등재된 팥장, 제주 푸른콩된장, 울릉도 홍감자 등을 사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요리를 합니다. 김치는 2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배추를 절이고 발효된 누룩소금을 첨가해 짜지 않으면서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죠.
무궁화 진구절

채소, 고기 등을 밀전병에 올려 먹는 무궁화의 진구절 © 롯데호텔앤리조트

Q. 계절마다 메뉴에도 변화가 있겠군요.
A. 물론이죠. 분기별로 메뉴를 새롭게 구성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봄에는 방풍, 간자미, 여름에는 성환 개구리참외, 홍감자, 가을에는 백조기, 토종다래, 겨울에는 방어와 명월초 등을 냈습니다. 저희는 매월 TF팀을 꾸려 다양한 식자재를 선보이고 있어요. 올해도 새로운 식자재를 구하기 위해 팔도를 다니며 메뉴를 구상하고 계절에 따라 변화를 줄 계획입니다.

Q. 그러한 발견을 통해 탄생한 메뉴도 있나요?
A. 비빔밥은 지방별로 차이가 있고 종류도 매우 다양해요. 무궁화에서는 청어알 비빔밥을 만들어 내놓고 있습니다. 청어알젓은 지난해 강릉 지역 식자재를 찾아 다니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접했는데요, 밥에 청어알젓을 올려 먹었더니 감칠맛과 풍미가 좋아 식자재로 응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청어알젓에 양념을 첨가하고 4시간 동안 조미한 전복과 아삭한 식감의 김치를 이용해 청어알 비빔밥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청어알젓에 기본적인 양념이 되어 있어 양념장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결국 양념장 없이 비벼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게 조금 색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청어알 비빔밥

강유단 작가의 흑유 자기에 담긴 청어알 비빔밥

무궁화 한우

대관령 한우 등심구이

Q. 청어알 비빔밥 외에 조리장님이 추천하는 요리가 궁금한데요.
A. 대관령 한우 등심구이입니다. 무궁화에서는 해발고도 700m에서 사육하는 평창 대관령 한우만 사용합니다. 송아지 입식부터 사육, 도축, 판매까지 전 과정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진짜 한우죠. 육질과 마블링이 뛰어나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과 폐막식에서도 사용할 정도로 좋은 품종입니다. 여기에 참숯 향을 더해 맛을 극대화했죠. 곁들이는 소금은 신안 청정 지역에서 생산하고 3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을 볶다가 인삼, 마, 양파, 깨, 표고 등 아홉 가지 식자재를 첨가한 ‘9미(味) 소금’이고요. 풍미도 좋고 소금 염도도 낮췄기 때문에 고기를 많이 찍어서 드셔도 괜찮습니다.

Q. 무궁화가 문을 연 지 올해로 40년이 되었습니다. 전통 한식의 가치를 지켜온 것과 별개로 변화도 있을 텐데요.
A. 인간적인 다이닝, 고객과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죠. 무궁화는 2019년부터 셰프와 고객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요리를 만들고 제공하는 셰프가 직접 고객에게 인사하며 다가가고 있습니다. 식사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맛있는 요리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오감과 오감 이상의 감동을 고객에게 안겨줄 뿐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고객이 편안하게 다이닝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죠.
무궁화 별실

소규모 연회 장소로도 활용되는 별실

무궁화

내부를 장식한 함과 도자기

Q. 40주년을 기념한 이벤트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올해는 한식당 무궁화 개점 40주년이기도 하지만 롯데호텔서울 창립 40주년이기도 합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5월 초 일식당 모모야마와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무궁화와 해외 셰프 간 컬래버레이션은 있었지만, 우리만의 협업 작업은 없었는데요, 40주년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지요. 한식과 일식으로 구성한 코스 요리로, 현재 주 1회 메뉴 미팅을 하며 직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무궁화

오태현 조리장

Q. 무궁화 또는 조리장님의 향후 계획이나 발전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현대에는 건강한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건강을 지키는 유기농 음식, 나아가 식물성 고기 등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의 요리 트렌드가 발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겠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식은 고추장, 된장, 김치 등의 발효 음식을 기본으로 합니다. 발효에서는 한식을 따라올 수 없죠. 무궁화는 이러한 전통 한식을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에서 나는 국내산 식자재와 명인들의 장을 이용한 건강한 음식을 꾸준히 만들 것입니다. 또 고객과 소통하며 음식의 맛을 업그레이드해나갈 것이고요. 그렇게 분기마다 계절감 있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다 보면 무궁화도, 우리 전통 한식도 자연스럽게 발전하지 않을까요?
무궁화

한식당 무궁화 © 롯데호텔앤리조트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30 롯데호텔서울 메인 타워 38층
전화 +82-2-317-7061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seoul-hotel/ko/dining/restaurant-mugunghwa

© 롯데호텔앤리조트

2019. 4 에디터:김혜원
포토그래퍼:박성영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19. 4
  • 에디터: 김혜원
  • 포토그래퍼: 박성영
  • 트위터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핀터레스트로 공유
  • 링크URL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