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식탁을 빛낼 오유글라스워크
그냥 두어도 좋다. 오유글라스워크의 접시는 그 자체로 빛난다. 오유글라스워크는 유리공예가 유혜연의 유리 브랜드다. 그가 만든 색색의 유리그릇은 실용적이고 아름답다.
유리에 관한 생각은 항상 두 갈래로 나뉘었다. 아름답지만 불편하고 비싼 것, 혹은 평범하지만 편하고 저렴한 것. 집에서 쓰는 물건은 주로 후자에 속했다. 유리공예가 유혜연이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유리그릇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중간 지점에서 충분히 예쁘고 가치 있고, 일상에서도 편히 쓸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리 작업에서 멀어졌던 5년의 시간도 이러한 결론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유리공예를 공부하며 조형 작업에, 졸업 후에는 유리 타일 작업에 심취했던 그는 결혼 후 육아와 함께 작업도 잠시 중단했다. “학교 다닐 때 쓰임이 있는 걸 만들면 블로잉 작업을 하는 사람은 컵을 만들고, 가마를 사용하는 저 같은 사람은 그릇을 만들었어요. 아이를 키우며 그때 제가 만든 접시를 쓰는데, 설거지할 때 너무 무거운 거예요. 유리가 두껍다고 깨지지 않는 건 아니에요. 다시 작업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가볍게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죠.” 3mm 두께의 판유리 2장을 녹여 5~6mm 두께의 무게감 있는 유리그릇을 만들던 것에서 3mm 두께의 판유리 한 장으로 그릇을 만들었다. “한번 시도해봤는데 가벼운 데다 약하지도 않고 그릇으로 충분히 쓸 수 있겠더라고요.” 색색의 판유리 한 장으로 만든 오유글라스워크의 접시는 이렇게 시작됐다.

오유글라스워크 쇼룸에 진열된 접시들
타일 공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유혜연 작가가 유리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현재 오유글라스워크의 작업장 또한 경남 밀양, 부모님의 타일 공장 옆에 있다.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한 유리그릇들은 이곳에서 일일이 손으로 만들고 가마에 구워 완성한다. 그와 대학 후배, 두 사람이 모든 작업을 해낸다. “저희는 공예 노동자라고 해요.(웃음) ‘오로라 오유 플레이트’의 경우에는 오로라 빛깔을 내는 안료를 하나하나 직접 페인팅한 거예요.” 수제작 방식인 만큼 같은 라인의 제품이라고 해도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유리의 기포나 그릇 바닥에 찍힌 패턴은 핸드메이드라는 표식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바로 수공예품의 매력이자, 오유글라스워크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한편 오유글라스워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이름을 알렸다. 감각적인 색채의 접시들은 시선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었다. 색깔이 들어간 판유리는 한국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수입해 사용한다. 수많은 판유리 중 오유글라스워크가 자아내는 무드와 잘 어울리는 색의 판유리를 선별해 그릇으로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다. 팥죽을 떠올리게 하는 보라색부터 싱그러운 올리브색과 민트색,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까지, 지금껏 유리그릇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매력적인 색들임은 분명하다.
한편 오유글라스워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이름을 알렸다. 감각적인 색채의 접시들은 시선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었다. 색깔이 들어간 판유리는 한국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수입해 사용한다. 수많은 판유리 중 오유글라스워크가 자아내는 무드와 잘 어울리는 색의 판유리를 선별해 그릇으로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다. 팥죽을 떠올리게 하는 보라색부터 싱그러운 올리브색과 민트색,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까지, 지금껏 유리그릇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매력적인 색들임은 분명하다.

접시의 매트한 질감과 색감이 돋보인다.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명제는 오유글라스워크의 그릇에도 유효하다. 그러나 단순함 앞에서 그것을 완성하기까지 거쳐온 복잡한 과정은 무시되기도 한다. “‘어, 판유리 한 장으로 만들었는데 팔리네?’ 이렇게 생각하고 쫓아서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형태도 단순히 동그라미 하나가 아니거든요. 비정형의 원형이고 쉽게 잡은 게 아니에요. 사실 이전 조형 작업을 할 때는 ‘나는 장식적이고 화려한 걸 이만큼 할 수 있어!’라고 내세울 만큼 장식적인 작업에 치중했어요. 기법이란 기법은 모조리 집어넣죠. 아버지가 타일 공장을 하신 덕분에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재료를 쓸 기회도 많았고요. 그런 것들을 다 해보고 난 뒤, 다 덜어내고 지금 오유글라스워크를 하는 것에 저는 의미가 있어요.” 학창 시절 캐런 라몬트(Karen Lamonte)와 실비아 레븐슨(Silvia Levenson) 등의 유리공예 작가들로부터 받은 영감, 재료에 관한 연구, 유리의 물성을 고려한 공정 실험 등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그의 오유글라스워크가 탄생했다. “저와 똑같은 색의 판유리를 사서 만들어도 다를 거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유혜연 작가 © 유혜연

오유글라스워크의 한남동 쇼룸 전경
오유글라스워크는 용산구 한남동에 쇼룸을 두고 있다. 유혜연 작가는 경남 밀양의 작업실에서 한 달에 한 번 서울에 올라와 판매와 워크숍을 진행한다. 타이밍이 맞는다면 쇼룸에서 그의 작업 이야기를 들으며 그릇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 쇼룸의 운영일과 워크숍 진행 여부는 인스타그램으로 공지하며, 오유글라스워크의 제품은 리빙 편집숍 ‘서울번드’와 ‘TWL’, 아트 & 라이프스타일 갤러리 ‘갤러리까비넷’에서도 판매 중이다. 그렇게 구매한 유리그릇은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면 좋을까.
“특별한 오브제는 아니지만 사과 하나만 깎아두어도 달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든 건 아니에요. 집에 있는 다른 어떤 제품과도 잘 어울리면서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고려하며 만들었어요.”
무언가를 올리지 않아도 좋다. 색이 주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시작한 지 5년 차, 오유글라스워크의 그릇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이 유리그릇이 생각보다 더 사용하고 관리하기에 편하다고 말한다. “특별한 건 없어요. 좋아해주고 잘 관리해주시면, 정말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남편이 설거지하다 깼다는 웃지 못할 사용 후기들이 그의 말에 설득력을 더한다. 맞다. 이렇게 아름다운 유리그릇은 애정을 담아 잘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식탁 위에서 오래도록 빛나야 한다.
“특별한 오브제는 아니지만 사과 하나만 깎아두어도 달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든 건 아니에요. 집에 있는 다른 어떤 제품과도 잘 어울리면서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고려하며 만들었어요.”
무언가를 올리지 않아도 좋다. 색이 주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시작한 지 5년 차, 오유글라스워크의 그릇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이 유리그릇이 생각보다 더 사용하고 관리하기에 편하다고 말한다. “특별한 건 없어요. 좋아해주고 잘 관리해주시면, 정말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남편이 설거지하다 깼다는 웃지 못할 사용 후기들이 그의 말에 설득력을 더한다. 맞다. 이렇게 아름다운 유리그릇은 애정을 담아 잘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식탁 위에서 오래도록 빛나야 한다.
오유글라스워크의 그릇들
오유글라스워크는 여러 색감과 형태를 지닌 ‘오유’ 라인을 두고 있다. 현재까지 ‘베이직’, ‘골드림’, ‘매트’, ‘프릿’, ‘오로라’ 총 5개의 라인을 선보였으며, 올가을 매트와 베이직의 중간인 ‘세미 매트’ 라인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베이직 오유 | 판유리를 잘라 만든 것으로, 오유 라인의 기본형이다. 캐주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밝은 느낌이 나는 여섯 가지 경쾌한 색으로 선보인다.


골드림 오유 | 베이직 오유에 골드 링을 두른 형태다. 페미닌하고 클래식한 무드를 좋아하는 이들이 선호하는 라인. 고급스럽고 우아한 네 가지 톤으로 제작했다.


매트 오유 | 차분하고 채도가 낮은 색으로 구성된 매트 오유 라인. 기본형에 매트 처리한 것으로 불투명한 유리 제품 라인이다.

오로라 오유 | 특유의 안료를 이용해 오로라 빛깔을 만들었다. 공장에서 찍어낸 것이 아닌 직접 안료를 칠해 생긴 자연스러움이 매력적이다.


프릿 오유 | 기본 판유리에 직접 색유리 조각을 넣어 패턴 유리를 만들었다. 안료를 칠해 패턴을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패턴이 모두 다르며 패턴의 질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