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의 찻집
커피가 아닌 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내 취향과 감성대로 찾는 서울의 티하우스 세 곳.
차나무의 찻잎을 우려내 마시는 차(茶)는 세계에서 소비되는 기호음료 중 가장 많이 팔린다. 콜라나 맥주는 물론이고 커피도 능가한다.
차를 만들고 판다는 것은
기록이나 구술로 전해지는 차 이야기 대부분은 중국에서 비롯하는데, 당나라 시대 문인 육우가 33세에 저술한 세계 최초 차 전문서 <다경(茶經)>에 차의 기원에 대한 기록이 있다. 농업과 의학의 신이라고 추앙받는 신농(神農)이 여러 풀을 맛보며 풀과 독을 구분하다가 70여 가지 독에 중독되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때 바람을 타고 푸른 잎 하나가 입으로 떨어졌는데, 이 잎을 먹자 신농의 정신이 되돌아왔다. 그는 이 신비한 나무에 차(茶)란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차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차(Cha), 혹은 티(Tea)로 발음하는데, 이는 모두 차에 대한 방언이다. 중국의 차 집산지 중 하나인 광둥성에서는 차(Cha), 또 다른 집산지 복건성에서는 티(Tea)와 비슷하게 불렀다. 광둥성에서는 주로 육로를, 복건성에서는 해로를 이용해 차를 수출했다. 바다를 통해 차를 수입한 서유럽 나라에서 티로 발음하게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한국의 1인당 차 소비량은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에 비교해도 10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 한국에서도 차 전문점, 즉 티하우스가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차의 구성과 전문성, 특별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티하우스 세 곳을 소개한다.
차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차(Cha), 혹은 티(Tea)로 발음하는데, 이는 모두 차에 대한 방언이다. 중국의 차 집산지 중 하나인 광둥성에서는 차(Cha), 또 다른 집산지 복건성에서는 티(Tea)와 비슷하게 불렀다. 광둥성에서는 주로 육로를, 복건성에서는 해로를 이용해 차를 수출했다. 바다를 통해 차를 수입한 서유럽 나라에서 티로 발음하게 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한국의 1인당 차 소비량은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에 비교해도 10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 한국에서도 차 전문점, 즉 티하우스가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차의 구성과 전문성, 특별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티하우스 세 곳을 소개한다.
세월을 마시는 차, 보이차 티하우스 월하보이
보이차 전문점 월하보이는 북촌에 있다. 시간이 켜켜이 쌓이지 않은 곳이 어디에 있을까 싶은 북촌에서도 120여 년의 세월을 지켜온 옛 경기고등학교 부지 끝 축대가 이어진 곳에 자리한다. 월하보이라는 이름에서도 세월이 잘 묻어나는 듯하다.

우리가 마시는 차는 가공이나 발효 상태에 따라 녹차부터 백차, 청차, 황차와 홍차, 흑차 등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뉜다. 보이차는 흑차에 속한다. 중국 전역에 나는 차 중 운남성에서 생산한 차만 보이차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만 만든 스파클링 와인에 샴페인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과 같다. 떡처럼 둥그렇게 눌린 형태의 보이차 병차는 한 덩어리 무게가 357g인데, 대부분의 보이차가 동일하다.
보이차는 자연 발효차인 보이생차와 인공 발효차인 보이숙차로 나뉜다. 인공 발효라고 해서 어떤 첨가물을 넣는 것이 아니다. 찻잎이 빠르게 자체 발효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발효해야 맛볼 수 있는 보이생차의 깊은 맛을 숙차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낼 수 있다. 입문자에겐 고마운 차이기도 하다.
보이차는 자연 발효차인 보이생차와 인공 발효차인 보이숙차로 나뉜다. 인공 발효라고 해서 어떤 첨가물을 넣는 것이 아니다. 찻잎이 빠르게 자체 발효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발효해야 맛볼 수 있는 보이생차의 깊은 맛을 숙차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낼 수 있다. 입문자에겐 고마운 차이기도 하다.



월하보이는 보이차 전문점이긴 하지만 녹차와 백차, 흑차 등 다양한 차를 함께 소개한다. 개인의 성향이나 취향에 맞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를 낼 때도 방문자의 취향과 건강, 몸 상태 등을 이야기 나누고 차를 선택한다.
월하보이는 주로 예약제로 운영하지만 차와 차 도구 구매 문의는 영업 시간 내에 예약 없이 방문해도 가능하다. 클래스의 경우 자사호나 개완을 사용해 차를 내려보는 원데이 클래스나 차의 향과 맛을 온전히 편하게 느껴보는 다회, 두 종류의 차를 즐기는 티 테이스팅 등 어떻게 차를 마시고 즐길 것인지, 월하보이 팽주인 주은재 대표와 상의하고 정해 진행한다. 클래스나 수업이란 이름에 부담 느낄 필요는 없다. 공부하거나 맛을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사호에 담긴 보이차의 향과 맛을 온전히 즐기려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 357g이 전하는 일상의 행복은 깊고도 크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5길 26
운영시간 매일 12~20시(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whtea_seoul
월하보이는 주로 예약제로 운영하지만 차와 차 도구 구매 문의는 영업 시간 내에 예약 없이 방문해도 가능하다. 클래스의 경우 자사호나 개완을 사용해 차를 내려보는 원데이 클래스나 차의 향과 맛을 온전히 편하게 느껴보는 다회, 두 종류의 차를 즐기는 티 테이스팅 등 어떻게 차를 마시고 즐길 것인지, 월하보이 팽주인 주은재 대표와 상의하고 정해 진행한다. 클래스나 수업이란 이름에 부담 느낄 필요는 없다. 공부하거나 맛을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사호에 담긴 보이차의 향과 맛을 온전히 즐기려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 357g이 전하는 일상의 행복은 깊고도 크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5길 26
운영시간 매일 12~20시(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whtea_seoul
몸의 감각을 깨우는 티룸, 맥파이앤타이거
조선 시대 민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작도(虎鵲圖)는 까치와 호랑이가 함께 있는 그림을 말한다. 이 호작도를 이름으로 내세운 티하우스가 있다. 맥파이앤타이거는 동아시아에서 주로 생산하고 즐기는 차를 소개하고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경남 하동에서 녹차와 잭살(작설)차를 비롯해 쑥차나 우엉뿌리차 등을, 중국 운남성에서 보이차나 백차, 홍차 등을 가져온다. 하동에는 오래된 야생 차나무도 많고, 녹차나 열매, 뿌리 덖음차의 품질이 매우 높다. 운남성은 중국 차의 유명한 산지이자 본고장이다.

트렌드의 정점에 서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 뒷골목에 위치한 맥파이앤타이거 신사티룸에 들어서면 먼저 단순함과 정적인 고요가 떠오른다. 공간에 선 하나를 긋고 시작하자는 것이 이곳의 콘셉트였다. 차에 집중하기 위해서, 정확히 말하면 차를 마시는 자신의 감각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돌이나 나무, 도자기 등 화려한 요소보다는 물성이 단순한 소재로 실내장식을 한 것 역시 그런 이유에서다.



일상에서 차를 마시는 일은 커피와 다른 취향의 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일상의 음료를 넘어 왠지 수준 높은 기호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는 느낌도 든다. 맥파이앤타이거는 차를 마시는 일이 일종의 고상해 보이는 의식이나 번거로운 과정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기호를 즐기는 과정이며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일이기도 함을 말하고자 한다. 그래서 매장에서 포장 판매하는 차는 무게에 맞게 소분해 커피 로스팅 브랜드들이 하는 방식을 참고해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커피처럼 차를 좀 더 친숙하게 여겼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또 순수 차 외에도 말차맥주나 백차소주 등 차를 베이스로 변주한 알코올 음료나 디저트 플레이트도 구성해 소개한다.
맥파이앤타이거가 이야기하는 차의 즐거움을 맛보는 고객이 서서히 늘어가면서 여러 곳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와 곧 신사티룸과 다른 방식의 공간을 선보일 계획도 있다. 진정성을 얻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공감의 마음은 항상 늘어가는 법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3길 44 2층
운영시간 수~일요일 13:00~20:30(월·화 휴무)
인스타그램 @magpie.and.tiger
맥파이앤타이거가 이야기하는 차의 즐거움을 맛보는 고객이 서서히 늘어가면서 여러 곳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와 곧 신사티룸과 다른 방식의 공간을 선보일 계획도 있다. 진정성을 얻는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공감의 마음은 항상 늘어가는 법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3길 44 2층
운영시간 수~일요일 13:00~20:30(월·화 휴무)
인스타그램 @magpie.and.tiger
차에 진심, 협업에 진심, 산노루 삼성
제주 한경면에 위치한 산노루는 다양한 말차 음료와 디저트, 그리고 진열된 갈색병들과 마치 연구소 같은 분위기로 SNS에서 늘 화제가 되는 티하우스다. 산노루의 홈페이지에는 이런 소개 문구가 있다.
“중소형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적은 양의 품질 좋은 차를 수급해 빠르게 소비하는 구조로 접근하여 소비자를 만나는 곳 ‘산노루’를 열었습니다.”
“중소형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적은 양의 품질 좋은 차를 수급해 빠르게 소비하는 구조로 접근하여 소비자를 만나는 곳 ‘산노루’를 열었습니다.”

제주 한라산 일대는 일본 시즈오카현(후지산), 중국 저장성(황산)과 더불어 세계 3대 녹차 재배지다. 스타벅스에서도 제주 말차를 사용할 정도로 품질이 좋지만 대형 브랜드 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문을 닫기도 하는 작은 규모의 다원이 제주에는 많다. 자체 해결책을 낼 수 없는 이들과 협업해 제주에서 다양한 녹차 음료와 제품을 선보인 것이 산노루 대표이자 프레인글로벌 이상준 아트디렉터가 산노루를 시작한 이유다.
산노루가 중소 다원과 협업해 만든 제품은 제주말차와 녹차 세작을 비롯해 고소한 제주 호지차, 부드러운 제주 옥로차, 청초한 제주 청차 등 다양하다. 특히 말차라테나 말차아이스크림라테, 쿠키 등 말차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류는 대중에게 말차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계기를 제공했다. 여전히 많은 이가 제주 여행에서 산노루를 찾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산노루가 중소 다원과 협업해 만든 제품은 제주말차와 녹차 세작을 비롯해 고소한 제주 호지차, 부드러운 제주 옥로차, 청초한 제주 청차 등 다양하다. 특히 말차라테나 말차아이스크림라테, 쿠키 등 말차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류는 대중에게 말차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계기를 제공했다. 여전히 많은 이가 제주 여행에서 산노루를 찾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산노루가 협업 관계에 있는 프레인글로벌의 프레인 빌라 1층에 삼성점을 오픈한 것은 지난해 여름이다. 경기고등학교 뒤편 빌라촌 안쪽에 비정형의 스테인리스 건물 1층에 위치한 산노루 삼성점은 제주 본점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전체적으로 미니멀하고 차가운 느낌이 들지만 곳곳에 작은 연못 같은 수공간이나 중정을 만들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문 티하우스와 달리 산노루는 특별히 예약이 필요하지 않다. 일상을 벗어나 다도의 세계로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카페 가듯 편하게 즐기면 된다.
삼성점에서는 제주와 마찬가지로 녹차와 말차 외에도 청차, 황차 등 제주에서 연구하고 만들어낸 12종의 차 제품으로 만든 음료를 맛볼 수 있다. 파운드케이크와 테린, 말차 브라우니와 말차 생초콜릿 등 말차를 응용한 디저트류가 차고 넘친다. 제주의 찻잎은 차를 넘어 이제 뷰티 영역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협업과 상생이라는 소재에 제주 녹차라는 주제를 넣어 지금의 산노루가 완성되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122길 35
인스타그램 @sannolu.co.kr
전문 티하우스와 달리 산노루는 특별히 예약이 필요하지 않다. 일상을 벗어나 다도의 세계로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카페 가듯 편하게 즐기면 된다.
삼성점에서는 제주와 마찬가지로 녹차와 말차 외에도 청차, 황차 등 제주에서 연구하고 만들어낸 12종의 차 제품으로 만든 음료를 맛볼 수 있다. 파운드케이크와 테린, 말차 브라우니와 말차 생초콜릿 등 말차를 응용한 디저트류가 차고 넘친다. 제주의 찻잎은 차를 넘어 이제 뷰티 영역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협업과 상생이라는 소재에 제주 녹차라는 주제를 넣어 지금의 산노루가 완성되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122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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