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전혜인

영혼을 달래주는 베트남 3대 음료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소울 드링크’라고 불리는 세 가지 음료가 있다. 베트남 일상의 한가운데서 활력을 북돋워주고 마음에 위로를 건네는 소울 드링크를 통해 베트남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아침을 여는 음료 까페스어다, 밤을 밝히는 음료 비아호이, 콜라보다 인기 많은 국민 음료 느억미. 베트남의 3대 소울 드링크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이 특별한 음료는 어떤 맛과 매력이 있을까?

활기찬 하노이의 풍경과 카페 ©Elliot Andrews/Unsplash

베트남의 흔한 길거리 카페 ©전혜인

달콤 쌉싸름한 카페스어다
놀랍고 의외인 사실 하나.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다. 과거 식민 통치를 한 프랑스의 영향으로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하고 카페 문화도 발달했다. 프랑스의 카페가 길거리 테라스를 특징으로 하는 것처럼, 베트남의 전통 커피 문화도 길거리를 중심으로 번성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베트남은 길거리에 테이블이 아니라 파랗고 빨간 원색의 목욕탕 의자를 놓고 커피를 즐긴다는 것. 커피는 베트남 사람의 일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혼의 음료이며, ‘영혼9할은 길거리 목욕탕 의자에 앉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페 문화가 발달한 하노이 풍경 ©전혜인

베트남 커피 추출기 핀에 내린 카페스어다

연유를 넣은 베트남 대표 커피 ©전혜인

길거리 커피의 대명사 까페스어다(Caphe Sua Da)’는 베트남어로 얼음(Da) 우유(Sua) 커피(Caphe)’ 라는 뜻이다. 진하고 쌉싸름한 로부스타 원두를 이라는 베트남 전통 드리퍼로 추출해 연유와 섞어 먹는다. 쌉싸름한 커피와 달콤하고 부드러운 연유가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에 입점한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연유 커피 돌체 라테’, ‘카페 수아의 모델이 바로 까페스어다. 세계적인 기업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니 얼마나 맛있는지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씁쓸하면서 달콤한, 마치 인생을 농축해놓은 듯한 커피를 마시며 베트남 사람들은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얼음을 넣어 더 시원한 생맥주, 비아허이
베트남 대도시의 밤은 활기로 가득하다. 노란 가로등 불빛이 거리를 수놓고, 호수는 반사된 네온사인으로 일렁이고, 시민들은 왁자지껄 밤의 정취를 즐긴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밤 풍경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축복의 음료, 맥주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비어허이는 서민의 맥주다. ©전혜인

비아허이 전용 보급잔 콕바이(coc vai)와 생맥주 ©전혜인

맥주와 어울리는 하노이 밤풍경 ©전혜인

주류 소비량의 90%가 맥주일 만큼 베트남인의 맥주 사랑은 특별하다. 그중에서도 비아허이(Bia Hoi)’라고 불리는 길거리 맥주는 베트남 북부에서 시작된 서민적이고 정겨운 문화다. 베트남어로 생맥주를 뜻하는 비아허이라는 단어는 이제 단순히 음료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비아허이라는 단어에는 해 질 녘부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길거리에 파란색 간이 테이블과 작은 의자를 펴고 앉아 간단한 견과류를 곁들이며 저렴한 생맥주를 마시는 베트남의 맥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노이 맥주 거리의 낮 풍경 ©전혜인

하노이, 호치민 등의 대도시에서는 큰 골목 두 개가 교차하는 지점에 어김없이 비아허이라는 글씨가 커다랗게 쓰인 간판을 볼 수 있다. 천장은 있지만 외부와 내부를 경계 짓는 문이 없이 넓게 펼쳐진 공간이다. 대한민국 전주에 가맥이 있듯, 베트남 하노이 길거리에 코너 맥줏집 비아호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비아허이는 짧은 기간 내 양조하고 빨리 소비하는 쉬운술이며, 한 잔에 한화로 500원 정도에 마실 수 있는 저렴한 술이고, 300ml500ml 잔에 얼음과 함께 넣어 알코올 도수 3% 이하로 즐기는 연한 술이다. 서민의 삶의 일부이자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정겨운 술, 진정한 소울 드링크다.
즉석에서 짜 먹는 사탕수수 주스, 느억미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 잔뜩 열을 머금은 도로 위 아스팔트에선 아지랑이가 솟아오르고, 앞뒤 좌우로 즐비한 오토바이는 너 나 할 것 없이 열기와 매연을 토해내기 바쁘다. 햇빛을 막느라 눈만 빼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매고 오토바이에 앉은 사람들은 이미 땀범벅이 된 지 오래다. 저 멀리 길가에 구세주가 보인다. 사막에서 물을 발견한 것처럼 자연스레 오토바이 행렬이 향하는 곳, 바로 느억미아(Nuoc Mia) 노점상이다.

느억미아를 파는 노점상_왼편 연두색 막대가 사탕수수 ©전혜인

느억미아 ©전혜인

사탕수수를 착즙해 국민 음료 느억미아를 만든다.

느억미아는 사탕수수(Mia)를 착즙한 주스(Nuoc), 베트남에서 아주 흔하고 익숙한 국민 음료다. 열대기후에서 잘 자라는 사탕수수는 우리에게 보통 설탕의 원료로 알려져 있지만, 열대 국가에서는 가공하지 않은 사탕수수를 통째로 즙을 짜서 음료로 즐긴다. 베트남 길거리에서는 느억미아 노점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탕수수즙이라는 이름처럼 노점상 풍경 또한 매우 단출하다. 대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초록색 줄기, 그리고 그 줄기를 넣어 압력을 가해 즙을 짜는 스테인리스 기계가 전부다. 음료를 주문하면 즉석에서 즙을 짜 주는데, 줄기가 압착되면 연노랑과 연초록의 중간쯤 되는 영롱한 액체가 조르륵 추출된다. 설탕의 원료가 되는 식물에서 즙을 짰으니 맛은 단물그 자체다. 맛에 한 방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부재료를 첨가하는 가게도 있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칼라만시 혹은 라임이다. 라만시와 라임 몇 방울의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느억미아 한 잔은 열대기후에 사는 베트남인에게 한 줄기 축복이다.

사탕수수를 착즙하는 노점상 풍경

음료는 채움의 마법을 부린다. 갈증을 채워주고, 고갈된 당을 보충해주고, 일정과 일정 사이 시간을 메꿔주고,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공백을 채워준다. 지금 이 시각 당신의 몸과 마음 어딘가에 빈틈이 느껴진다면, 베트남의 소울 드링크 총사로 채움의 마법을 경험해보는 게 어떨까?
하노이에서 맛볼 수 있는 곳
베트남 3대 소울 드링크는 모두 길거리를 고향으로 한다. 베트남 전역에 걸쳐 거리의 소박한 노점상에서 만나볼 수 있지만, 하노이를 여행 중이라면 이들 음료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따히엔 거리(Ta Hien Street)에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아침에는 목욕탕 의자에 앉아 까페스어다를, 저녁에는 얼음 생맥주 비아허이를 마시는 소울넘치는 풍경을 만날 수 있으며, 대낮에 근처 골목을 이리저리 탐험하다 보면 분명 국민 음료 느억미아를 발견해 새콤달콤한 활력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노이에서 머물 곳: 롯데호텔 하노이
롯데호텔 하노이는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롯데센터 하노이의 상층부에 위치한다.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수려한 전망을 자랑하며, 318실의 객실은 베트남 전통 문양을 차용해 디자인해 아름답다. 베트남 특산물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신선한 식자재로 만든 환상적인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과 하노이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는 루프톱 바 등 여행객의 입을 즐겁게 하는 요소도 가득하다.
주소 54, Lieu Giai St. Cong Vi Ward. Ba Dinh, Hanoi
문의 +84-24-3333-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hanoi-hotel
2022. 11 에디터:정재욱
글: 전혜인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2. 11
  • 에디터: 정재욱
    글: 전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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