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미술 애호가들이 부산에 가는 이유
영화의 도시 부산이 예술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크고 작은 미술관이 들어서고 아트 페어가 펼쳐지는 곳. 영화와 바다 말고 부산을 찾아야 하는 이유 하나가 더 늘었다.
2018년 6월, 부산현대미술관이 개관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13만 명이 다녀갔다. 같은 해 4월에 열린 국제 아트 페어 ‘아트부산 2018’에는 6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2012년 아트부산이 시작된 이래로 역대 최다 관람객이었다. 부산은 지금 미술에 관한 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다. 부산이 미술의 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배경에는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국제 행사가 자리 잡은 풍부한 문화적 인프라뿐 아니라 부산비엔날레, 아트부산 등을 만들어오던 지역 기반 미술인들의 활발한 활동이 있었다. 갈 만한 장소도 하나둘 문을 열었다. “최근에 오픈한 이우환 공간과 부산현대미술관의 개관은 부산이 미술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매해 발전하는 아트부산 또한 지역적 특색을 잘 살려 미술과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만들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죠. 아트부산 외에도, 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의 활발한 활동과 더불어 곧 개최되는 호텔 아트 페어 등 크고 작은 아트 페어를 통해 미술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합니다.” 조현화랑의 주민영 디렉터의 말이다. 아트 페어와 미술관을 찾는 건 지역민만이 아니다. 보고 싶은 전시를 보거나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여행에서 누리는 기쁨 중 하나다. 새로운 미술의 도시, 부산의 아트 스폿을 소개한다.

1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전경

부산현대미술관은 한때 쓰레기 매립지였다가 이후 철새도래지로 사람보다 새들에게 더 친근했던 섬인 을숙도에 들어섰다. 식물들이 콘크리트 벽을 둘러싸고 있는 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의 외벽은 프랑스 식물학자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의 반영구 작품 ‘수직정원(Vertical Garden)’이다. 작가는 죽절초, 삼백초 등 한국에 자생하는 175종의 식물을 벽에 심어 을숙도라는 공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미술관을 완성하기 위해 힘썼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장소적 특성을 반영해 자연과 뉴미디어, 인간을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인다. 3월에는 ‘마음’을 키워드로 인간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미디어, 설치미술 작품전 <휴먼마인드> 전시가 시작된다. 미술관 1층에 설치된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의 대형 설치미술은 언제나 볼 수 있는 상설 전시 작품이다. 을숙도는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시를 관람하고 을숙도 철새공원과 생태공원을 둘러보면 한나절 여행 코스로도 손색없다.

2이우환 공간

이우환 공간 전경

점과 선, 여백으로 대표되는 작가 이우환. 이우환의 이름이 들어간 미술관은 전 세계에 단 두 곳뿐이다. 그중 하나가 부산에 있다. 부산은 작가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다. 이우환 개인 미술관이자 부산시립미술관 별관으로, 2015년에 개관한 이우환 공간은 그 특별함에 비해 덜 알려졌다. 이우환 공간이 특별한 이유는 작가가 직접 부지를 선정하고 건축 설계부터 전시 공간 디자인과 설치까지, 모든 작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우환 공간의 전시장은 안과 밖, 1층과 2층으로 구성된다. 안은 다시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며, 각각의 방은 작품을 위한 하나의 무대이자 그 자체로 작품이 된다. 이곳에서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쪼으기’, ‘대화’ 등 1960년대 초기작부터 2015년 최근작까지 2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회화와 설치미술을 넘나드는 작가 이우환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3조현화랑

김종학 작가의 개인전 <설경>, 2015

조현화랑은 부산을 대표하는 갤러리다. 1990년 ‘갤러리 월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으며, 2007년 지금의 자리인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자리를 잡았다. 창밖으로 부산의 바다를 품은 조현화랑은 1990년대부터 윤형근, 정창섭, 이강소 등 한국 현대 추상 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으며, 매년 5~6회의 기획전을 통해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현대미술 작품을 부산 지역에 선보인다. 갤러리는 이곳에서 운영하는 카페 반(VAN)과 이어진다. 카페 곳곳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감상과 여유를 동시에 즐기기 좋다.

안창홍 작가의 개인전 <눈먼 자들>, 2017

백남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내부, 2017

클로드 비알라(Claude Viallat)의 개인전, 2017

박서보 작가의 개인전, 2015

현재 조현화랑은 부산이 미술의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할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조현화랑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 부산 기장에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설계는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Kengo Kuma)가 맡았다. “자연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지을 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김종학 작가의 방대한 아카이빙 전시실과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을 비롯해 정창섭, 윤형근 등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맥락을 이해하는 상설 전시관을 만들 예정입니다.” 주민영 디렉터의 설명이다. 부산 미술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조현화랑을 꾸준히 주목해보자.
 문의: 조현화랑

4국제갤러리 부산점

국제갤러리 부산점 안에서 바라본 입구, 사진 박동석(스튜디오 정비소) ⓒ 국제갤러리

지난해 8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국제갤러리의 첫 분점이 부산에 개관했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자리 잡은 곳은 복합 문화 공간 ‘F1963’. 1960년대 고려제강이 와이어 생산 공장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2014년 부산비엔날레 특별전의 전시 공간이었다가 2016년 카페 및 서점과 레스토랑이 자리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장소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구본창 개인전 <Koo Bohnchang> 설치 전경 ⓒ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부산점 구본창 개인전 <Koo Bohnchang> 설치 전경 ⓒ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부산점 설치 전경, 사진 박동석(스튜디오 정비소) ⓒ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부산점 설치 전경, 사진 박동석(스튜디오 정비소) ⓒ 국제갤러리

회화와 조각, 사진과 영상 등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시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국제갤러리는 부산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이어나간다. 개관전으로 아니쉬 카푸어, 로니 혼, 칸디다 회퍼, 이우환, 박서보, 함경아, 양혜규 등 저명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했으며, 지난 2월에는 ‘백자’ 연작으로 잘 알려진 사진작가 구본창의 개인전을 진행했다.
문의: 국제갤러리
2019. 2 에디터: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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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2
  • 에디터: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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