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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봄을 맞이하는 법
뉴욕의 봄은 난초로부터 시작된다? 매년 2~3월, 미국 최대 규모의 식물원 중 하나인 뉴욕식물원의 오키드 쇼에서 경험하는 전 세계 희귀 난초와 이색적인 야간 연회.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고 나뭇가지에는 하나둘 꽃이 만개하기 시작한다. 세상의 온갖 꽃 중 난초는 향기가 그윽하고 생김새가 우아해 우리나라에서는 사군자로 불렀으며,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다. 특히 미국은 난초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식물 중 하나라는 점이 놀랍기도 하다. 이를테면 하와이의 힐로(Hilo) 지역은 양란 재배가 무척 활발해 ‘난초의 섬’으로 불릴 정도라고. 미국인들의 난초 사랑은 각별해서 매년 봄에 열리는 뉴욕식물원(New York Botanical Garden)의 ‘오키드 쇼(The Orchid Show)’는 표가 매진될 만큼 인기가 많다.
오키드쇼

뉴욕의 봄을 여는 난초의 향기. 전 세계 희귀 난초를 만날 수 있는 뉴욕식물원의 오키드 쇼.
미국에서 제일 큰 난초 전시회
뉴욕의 5개 자치구 중 브롱크스(Bronx)는 한때 마약과 범죄의 온상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온갖 사건이 발생하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살 수 없었고, 거리에는 빈집과 노숙자가 넘쳐났다. 브롱크스의 문화를 바꾼 건 흑인들이었다. 그들은 힙합과 비보잉, 그라피티를 창시하며 브롱크스의 문화를 서서히 변화시켰다. 바로 ‘어번 컬처(Urban Culture)’의 시작인 것이다. 브롱크스는 이 도시에 머무른 여러 인종만큼이나 다종다양한 문화로도 유명하다. 어번 컬처뿐 아니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양키스타디움, 1899년에 개설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브롱크스 동물원(Bronx Zoo), 그리고 앞서 언급한 뉴욕식물원도 자리한다. 특히 뉴욕식물원은 1891년에 설립되어 무려 1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며, 총면적 100만㎡에 1만5,0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해 워싱턴 D.C.의 미국 국립 식물원(United States National Arboretum), 시카고식물원(Chicago Botanic Garden) 등과 함께 미국 내에서도 매우 큰 식물원 중 하나로 꼽힌다.
오키드쇼

연간 100만 명이 관람하는 뉴욕식물원에는 오가는 관람객만큼이나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놓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행사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로 열리는 홀리데이 트레인 쇼(Holiday Train Show)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오키드 쇼다. 홀리데이 트레인 쇼는 뉴욕의 유서 깊은 건물을 나무껍질과 꽃, 말린 열매 등으로 만들어 식물원에 전시하는 행사로, 건물 사이로 철로를 놓아 장난감 기차가 앙증맞게 달리는 모습이 이 행사의 백미다. 또 2003년에 시작해 올해로 17회를 맞이한 오키드 쇼는 매년 2~3월에 열리며,  세계 각국의 난초를 주제로 펼쳐지는데 그동안 쿠바, 브라질 등의 희귀 난 등을 소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뉴욕식물원의 오키드 쇼는 매년 약 1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큰 난초 전시회로 손꼽힌다.
오키드쇼

오키드쇼

뉴욕에 피어난 싱가포르
올해 오키드 쇼의 주제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가 아시아 중에서도 특히 난을 사랑하는 국가라는 것은 다들 잘 아는 사실. 그 애정이 얼마나 깊은가 하면, 난초를 국화(國花)로 지정했으며, 동전에도 난초를 새겨놓을 정도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난초 외교로도 유명한데, 귀빈의 이름을 딴 난초를 싱가포르 국립 난초원(National Orchid Garden)에 심는 특별한 행사가 있다. 그동안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배우 배용준 등의 이름을 딴 난초가 심어졌으며, 지난해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의 이름을 딴 난이 새롭게 생기기도 했다. 이번 뉴욕식물원의 난초 쇼는 그런 싱가포르에 대한 헌정과 기념의 성격을 띤 행사로, 싱가포르의 공원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와 싱가포르 국립 난초원이 협력해 열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키드쇼

이번 행사에서는 멸종 위기종부터 뉴욕식물원이 자랑하는 각양각색의 난초 수천 종이 전시되며, 난에 대한 이종교배와 연구 분야에서 수많은 업적을 세운 싱가포르의 다양하고 독특한 품종을 볼 수 있다. 또 싱가포르의 최고 명소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상징적인 슈퍼 트리(Super Tree)에 헌정하는 공간도 만들어진다.
오키드쇼

오키드쇼

이번 ‘오키드 쇼: 싱가포르’에서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과 행사도 마련돼 있다. 쇼가 열리는 매일 오후 12시 30분에는 난초의 생태와 뉴욕식물원 과학자들이 연구해온 내용을 소개하는 난초 내부자 투어(Orchid Insiders Tour)가 열리며, 난초 돌보기 시연(Orchid Care Demonstration)에서는 난초 키우는 법과 병충해 이겨내는 법 등을 전문가가 직접 가르치므로 난초 애호가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3월 16~17일과 30~31일에는 코를 간지럽히고 후각을 자극하는 난꽃을 틔우는 법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키드쇼

식물원에서 즐기는 야간 연회
전시 외에도 최근 오키드 쇼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는 행사는 저녁에 열리는 야간 난초 연회, 오키드 이브닝(Orchid Evenings)이다. 3월 16, 23, 30일과 4월 5, 6, 12, 13, 19, 20, 26, 27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열리는 야간 난초 연회는 뉴욕에서도 매우 이색적인 연회 중 하나로 꼽힌다. 
오키드쇼

오키드쇼

이 시간에는 식물원이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해 이브닝드레스와 화려한 장신구를 걸친 사람들로 가득 차며, 한쪽에서는 DJ가 신나는 클럽 음악을, 한쪽에서는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드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식물원 내부는 여러 색깔의 네온 전등으로 화려하게 물들고, 한편에서는 특별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연회 도중에는 칵테일이나 맥주 한 잔을 든 연인들이 난초 향을 맡으며 셀카를 찍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오키드 이브닝 기간, 뉴욕식물원은 본연의 모습을 잊은 거대한 살롱 혹은 클럽을 연상시키기에 사람들에게 더욱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키드쇼

난초는 1억2,000만 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해왔다. 그동안 난초는 인간보다 더 많은 진화를 겪어왔으며,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에 뿌리를 내려왔다. 난초는 인간이 사랑하는 식물 중 하나다. 중국에서는 3,000년 전부터 난초를 직접 재배해왔으며,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서양에서는 난초 채집이 유행이어서 먼 중국과 인도 등지로 난초 원정대를 떠났다가 죽음을 맞이한 사람도 적지 않다. 난은 특히 꽃을 피우기 까다로운 식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 번 꽃을 피우면 그 향은 그 어떤 꽃보다 향기롭고 우아하기에 여전히 사람들은 곁에 난을 두고 아낀다. 올해 난초 쇼는 2월 23일부터 4월 28일까지 미국 뉴욕식물원에서 열린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갖가지 희귀한 난을 볼 기회를 놓치지 말길. 
2019. 3 에디터:하재경
글: 이시우
자료제공: 뉴욕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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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3
  • 에디터: 하재경
    글: 이시우
  • 자료제공:
    뉴욕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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