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DAYTRIP] 건축물 따라 부산 근대 유산 여행
건축물은 도시의 풍경을 만든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오래된 건축물을 통해 한국의 근대 역사를, 부산의 풍경을 다시 바라보는 여행을 떠났다.
여행의 목적에 따라 도시는 여행자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부산은 먹거리를 탐험하는 식도락가에게도, 영화를 좋아하는 시네필에게도 즐거운 여행지가 된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부산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이다. 부산은 조선 후기 숙종 때부터 왜관(倭館)이 존재하던 곳으로, 오래전부터 외교와 무역의 장소로 활용되었다. 이는 근대 도시 부산을 탄생시켰으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은 한국 근대사를 엿보는 통로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1920년대에서 1960년대에 생겨난 건축물과 장소를 통해 역사 속 과거의 장소가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 잡는 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혼란스럽고 복잡한 도시인 부산에서 변하지 않고 처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건축물들은 분명 매력적이다.
[9 AM] 유엔기념공원에서 전쟁의 상흔과 근대건축의 거장을 만나다
건축을 좋아한다면 유엔기념공원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즐거울 것이다. 유엔기념공원의 정문과 추모관이 한국 1세대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파리에 있는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1956년 귀국한 그는 전후 부족한 물질적 기반 위에서 ‘한국적 모더니즘’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1964년 김중업이 설계한 유엔기념공원 정문과 추모관은 김중업 특유의 조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추모관은 내관보다 외관이 더 매력적인데, 6개의 노출된 들보와 기하학적 삼각형의 지붕이 압도적이다. 부산이 자랑하는 멋진 건축물 중 하나로, 당시 최첨단 근대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기념관과 부속 건물 또한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다.
유엔기념공원

유엔기념공원 정문

유엔기념공원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

유엔기념공원

유엔기념공원

세월의 더께를 입은 공원묘지는 때로 도시의 이색적인 관광지나 상징이 되기도 하는데, 유엔기념공원도 그럴 만한 장소다. 아침 9시, 이곳에는 평화로움만 가득하다. 관광객보다는 이른 산책을 나온 주민과 일과를 시작한 정원사가 더 눈에 띄고, 제철을 맞은 벚꽃이 한창이다. 조약돌 같은 둥근향나무와 동백 덕에 잘 가꾼 공원 같은 느낌도 든다. 의미를 모르고 찾더라도 아름다운 공원에 분명 반할 것이다. 유엔기념공원은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전사자의 유해를 안장한 묘지이자 추모 공원이다. 전쟁이 일어난 이듬해인 1951년, 유엔군 사령부는 전사자를 위해 최후방인 부산에 묘지를 조성했다. 현재 한국군 36명을 포함해 11개국 2,297구의 유해가 이곳에 안장되어 있다. 묘역을 에워싼 초록을 보며 여행의 여유로움을 누리다가도 검은색 비석에 새겨진 이름을 따라 읽노라니 자연스레 경건해진다. 이곳에서 느끼는 평화로움이 비로소 묵직하게 다가온다.
유엔기념공원

추모관

주소 부산시 남구 대연동 800
전화 +82-51-625-0625
관람 시간 9:30~18:00(5~9월), 9:00~17:00(10~4월)
[11 AM] 부호의 저택이었던 ‘문화공감 수정’에서 차를 마시다
한때 일본인 사업가의 저택으로 사용했던 곳이 손님을 맞는 찻집으로 바뀌었다. 대문을 넘어 작은 정원을 지나면 근사한 2층 목조 주택이 한눈에 들어오고, 실내로 들어서자 1943년에 완성된 골격이 멋진 자태를 드러낸다. ‘문화공감 수정’은 일제강점기에 부산에 살던 일본인 사업가가 지은 일본식 주택을 재정비해 만든 전통찻집이다.
문화공감 수정

문화공감 수정 외관

해방 후 1960~1970년대에는 ‘정란각’이라는 이름의 요정(고급 요릿집)으로 운영되다가 이후 문화재로 등록되었고, 2016년 이곳이 위치한 수정동에서 이름을 따 문화공감 수정이라는 찻집으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원형이 잘 보존된, 국내에 몇 없는 일본식 주택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고급 주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으로 악동뮤지션과 아이유의 뮤직비디오 촬영지이기도 하며, 젊은이들에게는 포토 스폿으로 유명해 데이트하는 커플도 많다. 아침 10시부터 11시까지는 문화공감 수정에 빛이 가장 잘 드는 시간이다. 국화차를 마시며 오래된 나무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쬐기에 더없이 좋다.
문화공감 수정

문화공감 수정 2층 내부

문화공감 수정

국화차와 수제 쿠키

문화공감 수정

문화공감 수정 2층 내부

주소 부산시 동구 홍곡로 75
전화 +82-51-441-0004
영업시간 9:00~18:00(명절 휴무)
[2 PM] 부산근대역사관에서 부산의 역사를 읽다
부산근대역사관은 1929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지은, 철근 콘크리트의 3층짜리 건물이다. 그 웅장함이 당시 권력의 중심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가히 짐작하게 한다. 세월을 버텨낸 건물들이 모두 그러하듯 이곳 또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전쟁 중에는 미 대사관으로, 이후에는 미국 해외공보처 부산문화원으로 사용되는 등 존재 자체로 역사적인 이 공간은 현재 역사와 기억의 저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부산시는 2002년 건물의 역사성을 고려해 이곳을 부산의 근대사를 알리는 ‘부산근대역사관’으로 조성했다. 2개의 전시관에서는 1876년 개항부터 시작된 부산의 변천사,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관계 등을 지도와 사진, 영상, 책자로 전시하고 있다. 또 당시 시가지였던 건물 주변의 거리를 모형으로 흥미롭게 재현해놓았다. 이곳을 나오면 주변의 풍경이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부산근대역사관

부산근대역사관 외관

부산근대역사관

부산근대역사관 내부 계단

부산근대역사관

모형으로 재현된 부산의 근대 거리

주소 부산시 중구 대청로 104
전화 +82-51-253-3845
관람 시간 9:00~18:00(월요일 휴무)
[4 PM]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에서 오래된 전차를 보다
석당박물관은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내에 위치한다. 1925년 경상남도청사로 지어 한국전쟁 때 임시수도정부청사로 사용하기도 한 건물을 동아대학교가 2002년에 매입해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 근대 건축물 중 하나인 석당박물관은 서양 건축양식과 일본 건축양식을 결합한 좌우대칭형 건물이다. 건축 당시에는 아름다운 외관과 더불어 부산의 거대한 붉은 벽돌 건물로 유명했다. 박물관 3층 전시실에는 건축양식에 대한 소개와 건물을 복원하고 보강하는 과정에서 나온 기와와 벽돌 등이 전시되어 있다.
석당박물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전경

석당박물관

서화실

석당박물관

고고실

박물관 자체로도 석당박물관은 역사가 깊다. 1959년에 개관한 부산 최초의 박물관으로, 창덕궁과 창경궁을 상세하게 그린 ‘동궐도(東闕圖)’를 비롯해 국보 2점과 보물 14점 등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고고실, 도자실, 서화실 등으로 구분된 진열실에서 석당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소장품을 보는 것은 예상치 못한 호사다. 박물관 밖으로 나오면 1927년 미국에서 제작해 1968년까지 부산의 거리를 달렸던 전차가 복원되어 있으니 이 또한 놓쳐선 안 된다.
석당박물관

서화실에 있는 동궐도

주소 부산시 서구 구덕로 225
전화 +82-51-200-8493
관람 시간 9:30~17:00(월요일 휴관)
[5 PM] 임시수도기념관 정원에 앉아 숨을 고르다
부산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대한민국 정부의 임시 수도였다. 대통령과 정부까지 피란을 오니 자연스레 임시 수도가 된 것이다. 당시 경상남도청(현재 석당박물관)은 중앙정부청사가 되었고, 그곳으로부터 5분 거리에 있던 도지사 관사를 대통령 관저로 사용했다. 임시수도기념관은 한국전쟁과 임시 수도이던 부산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던 건물에 만든 기념관으로, 부산 임시 수도 대통령 관저와 전시관의 2개 건물로 나뉜다. 대통령 관저는 당시 구조와 분위기를 재현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꾸몄으며, 전시관에서는 피란민과 임시 수도 시절 부산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볼 수 있다. 대통령 관저의 응접실, 식당과 부엌을 채운 테이블과 장식장, 식기들은 물론 그 시절에 사용하던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따뜻함과 평온함을 재현하기에는 충분하다. 전쟁 중인 때라 할지라도 집은 그런 공간이었을 것이다. 임시수도기념관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기도 하다. 아름다운 정원 덕분이리라. 정원의 벚나무가 꽃을 피우는 봄이 이곳을 찾기에 제격이다.
임시수도기념관

대통령 관저의 응접실

임시수도기념관

임시수도기념관

대통령 관저의 식당과 부엌

임시수도기념관

대통령 관저 전경

주소 부산시 서구 임시수도기념로 45
전화 +82-51-244-6345
관람 시간 9:00~18:00(월요일 휴무)
[6 PM] 산복도로를 따라 달리며 부산을 내려다보다
산복도로는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마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산 중턱을 지나는 산복도로는 1964년 부산의 산동네 일대에 생긴 도로를 말한다. 산 경사지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은 개항기부터. 한국전쟁으로 갈 곳을 잃은 수많은 피란민은 부산의 산자락에 터전을 꾸렸다. 산복도로는 현재 서구와 중구, 동구를 잇는다. 2011년 벽화 마을과 문화 시설 등이 조성된 이후 버스를 타고 산복도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대표적인 산복도로로는 분홍, 파랑 등 알록달록한 색의 집들로 유명한 감천문화마을과 야경을 보기 좋은 초량 이바구길이 잘 알려져 있다. 산동네를 가로지르며 조성된 산복도로를 달리는 버스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하며 가파른 커브도 거침없이 돌아 마치 롤러코스터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버스에서 잠시 내려 산 중턱에 기이한 모습으로 자리 잡은 작은 집들과 시원한 바다를 본다. 숨이 탁 트이는 것과 동시에 이것이 진짜 부산인가 싶다.
감천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주소 부산시 사하구 감내2로 203 감천문화마을안내센터
전화 +82-51-204-1444
부산에서 머문 곳: 롯데호텔부산
부산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롯데호텔부산이 있다. 지하철 서면역과도 가깝다. 650여 개의 객실을 갖춘 롯데호텔부산은 부산 최대의 번화가이자 중심지인 서면에 위치해 화려한 시티 뷰를 자랑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신수 스타룸에서의 하룻밤을 추천한다. 또한 롯데백화점과 이어져 쇼핑까지 편하게 즐길 수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호텔 내 면세점 이용도 가능하다.
롯데호텔부산

롯데호텔부산 이그제큐티브 룸 © 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부산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 © 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부산

야외 수영장 © 롯데호텔앤리조트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대로 772
전화 +82-51-810-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busan-hotel
2019. 5 에디터:김혜원
포토그래퍼:해란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19. 5
  • 에디터: 김혜원
  • 포토그래퍼: 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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