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봄이면 벚꽃이 장관을 이루는 다카다성 © Shutterstock

[DAYTRIP] 니가타현 소도시의 역사와 자연 속으로
긴 겨울이 지나간 뒤, 니가타현에는 오직 ‘그린 시즌’에만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이 움튼다. 소도시 조에쓰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탐미하고, 눈 녹은 묘코산과 고원에서 자연과 호흡하는 여행. 니가타현에서 보내는 하루는 발견의 기쁨으로 가득하다.
이름난 관광지를 숨 가쁘게 돌아보는 여행이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여행 방식은 좀 더 섬세하게 진화했다. 누구나 들어본 곳이 아닌 나만 아는 비밀스러운 명소를, 그리고 여행지로서의 객관적 ‘스펙’보다 주관적 매력을 우선시하게 된 것이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소도시 여행도 이런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화려한 스카이라인이나 럭셔리한 쇼핑몰은 없지만, 외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고집스레 지켜온 진짜 역사와 자연은 마치 조미료 없이 뭉근하게 끓여낸 국물 요리처럼 여행자의 마음을 녹인다. 하루는 발길 닫는 대로 걸으며 소박한 삶의 방식을 배우고, 또 다른 날엔 낯선 도시의 숙소에서 머물며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을 즐기는 유유자적한 여행. 그런 여행을 위해 니가타현으로 향한다. 이름도 생소한 소도시 조에쓰와 묘코를 둘러보며, 사계절 내내 완벽한 휴식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롯데아라이리조트에서 약간의 호사도 누려본다. 준비물은 편안한 신발과 느긋한 마음가짐, 그뿐이다.
가스가야마

가스가야마 © 조에쓰시문화진흥과

[10AM] 가스가야마 신사에서 니가타현의 전설, 우에스기 겐신을 만나다
소도시 조에쓰는 한때 ‘에치고’라고 불렸던 니가타현을 통일한 전설적 무장 우에스기 겐신(上杉謙信)의 거점 도시였다. 그가 활약한 때는 우두머리인 ‘쇼군’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끊이지 않던 센고쿠 시대(1467~1573). 당시 다케다 신겐과 오다 노부나가 같은 쟁쟁한 인물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우에스기 겐신은 다른 무장들과 달리 금욕적인 삶을 살았으며, 시와 서예에도 조예가 깊었다. 뛰어난 전술은 물론, 높은 인품과 교양을 갖춘 덕분에 많은 이가 그를 ‘군신(軍神)’이라 부르며 우러러보았다고 한다.
가스가야마

가스가야마 성터 © Shutterstock

오늘날 조에쓰에서 우에스기 겐신의 흔적을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곳은 가스가산이다. 특히 산 중턱에 위치한 가스가야마 신사는 우에스기 겐신의 혼령을 모신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거진 산길과 돌계단을 한참 오르면, 신성한 공간과 속세를 나누는 문 ‘도리이’가 나온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도리이를 통과한다. 본당 입구에는 우에스기 가문의 장막이 그려져 있고, 주변에는 전쟁 때 사용한 무기가 전시되어 있다. 본당 옆 기념관에는 우에스기 겐신이 남긴 유품과 기록물이 있어 옛 영웅에 대한 지역 사람들의 애정을 가늠케 한다.
 
가스가야마

가스가야마 신사 입구 © Shutterstock

우에스기 겐신

우에스기 겐신 동상 © Shutterstock

가는 법JR신에쓰본선 나오에쓰역(直江津駅)에서 구비키 버스(頸城バス)를 타고 가스가야마시타(春日山下)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로 약 30분. 자동차 이용 시 조에쓰다카다IC에서 내린 후, 도보로 약15분.
관람 시간 9:30~16:30(매년 12월 1일~3월 31일 휴무)
주소 니가타현 조에쓰시 다이즈 1743
전화 +81-25-525-4614
[12PM] 영웅이 태어나고 잠든 절, 린센지를 방문하다
가스가야마 신사를 나와 1497년에 창건한 절 린센지로 향한다. 우에스기 겐신은 이곳에서 7세에서 14세까지 살며 학문과 무술, 그리고 투철한 신앙심을 길렀고, 49세의 나이에 치열했던 삶을 마감한 뒤에도 같은 장소에 묻혔다. 무장으로서 그가 태어나고 잠든 곳인 셈이다. 린센지의 상징인 산몬(山門)과 본당, 그리고 우에스기 겐신의 초상화와 친필 현판이 진열된 보물관을 천천히 둘러본다. 수백 년간 에치고의 종교적 지주 역할을 맡아온 절답게 신성함과 기품이 깃들어 있다. 우에스기 겐신의 묘는 절 뒤편에 있는 호젓한 산비탈에 안치되어 있다. 근처에는 그가 다케다 신겐의 침공으로부터 에치고를 지켜낸 센고쿠 시대 최대 규모의 전투, 가와나카지마 전투의 희생자를 기리는 공양탑도 보인다. 더없이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센고쿠 시대의 비극을 잠시 상상해보는 것으로, 가스가산에서의 시간 여행을 마친다.
린센지

우에스기 겐신이 잠든 린센지 © 조에쓰시문화진흥과

가는 법 JR신에쓰본선 가스가야마역(春日山駅)에서 도보로 약 20분. 자동차 이용 시 조에쓰IC에서 약 15분.
관람 시간 9:00~17:00
주소 니가타현 조에쓰시 나카몬젠1-1-1
전화 +81-25-524-5846
[2PM] 소도시의 고즈넉한 정취가 느껴지는 다카다코마치
다카다역에 도착하니 이번엔 메이지 시대(1868~1912)다. 다카다코마치는 200여 년 전 ‘규코즈마야’라고 불리던 상가 마을을 재현한 곳으로, 여전히 전통 목조 집 마치야(町家)에서 생업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도 행인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건물 앞에 긴 처마인 ‘간기(雁木)’를 설치했는데, 그 길이가 16km로 일본에게 가장 길다고 한다. 마을 중심인 다카다코마치 상가교류관에서는 마치야의 내부 모습을 전시하고, 차와 토속주를 비롯한 기념품도 판매한다. 주변에는 150년 동안 족집게를 제조해온 노포(老鋪) ‘게누키’와 1911년부터 운영해온 영화관 다카다세계관, 먼 옛날 악기를 연주하며 동냥을 다니던 여자 소경 ‘고제(瞽女)’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는 고제뮤지엄다카다 등 개성과 자부심이 넘치는 다양한 시설을 만날 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풍경과 꾸밈없는 일상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다카코마치

메이지 시대를 엿볼 수 있는 다카다코마치 © 조에쓰시문화진흥과

가는 법 묘코하네우마라인(妙高はねうまライン) 다카다역(高田駅)에서 도보로 약 10분. 자동차 이용 시 조에쓰IC에서 약 15분.
관람 시간 상가교류관 다카다코마치 10:30~13:30, 17:30~19:30(화요일 정기 휴무 외 비정기 휴무)
주소 니가타현 조에쓰시 혼마치6-3-4
전화 +81-25-526-8103
[4PM] 일본 100대 명성, 다카다성을 거닐다
오늘날의 다카다코마치가 있는 것은 오롯이 다카다성 덕분이다. 1614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여섯째 아들인 마쓰다이라 다다테루가 성을 건축하면서, 그 아랫마을이 번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카다성은 일본에서는 드물게 돌이 아닌 흙으로 제방을 쌓아 올렸고, 강줄기를 바꿔 성 바깥 수로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메이지 시대에 불타 없어졌지만, 1993년 고문서를 바탕으로 복원한 ‘산주야구라(三重櫓, 삼중망루)’와 현재 공원으로 사용하는 50만㎡ 부지에서 원래의 화려함을 짐작해볼 수 있다. 성의 온전한 모습을 가늠해보기 위해 산주야구라 전시실에서 옛 지도와 사진, 미니어처 모델을 구경한다. 3층 전망대에 올라가니, 공원과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카다성은 1년 중 언제 방문해도 아름답지만, 가장 주목받는 계절은 단연 봄이다. 낮에는 약 4,000그루의 벚나무가 탐스러운 꽃망울을 터뜨리고, 해가 지면 3,000개의 등롱에 불이 들어와 강 위를 비춘다. ‘일본 3대 밤 벚꽃’으로 꼽히는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카다성을 찾는다.
다카다성

다카다성 산주야구라 야경 © 조에쓰시문화진흥과

가는 법 묘코하네우마라인 다카다역에서 도보로 약 25분. 자동차 이용 시 조에쓰다카다IC에서 약 15분.
관람 시간 9:00~17:00(매주 월요일, 연말연시 정기 휴무 외 비정기 휴무)
주소 니가타현 조에쓰시 모토시로초 5-6
전화 +81-25-526-5111
[6PM] 고품격 일식 레스토랑 아사히에서 본고장의 스시를 맛보다
저녁에는 관광 욕심을 접어두고, 리조트에서 스테이케이션을 만끽하기로 했다. 롯데아라이리조트로 가는 버스 안, 도시의 흔적이 서서히 지워지다 어느새 산기슭에 숨은 고풍스러운 건물이 나타난다. 체크인을 한 뒤 저녁 식사를 위해 일식 레스토랑 아사히(あさ日)로 발걸음을 옮긴다. 예약해놓은 메뉴는 다름 아닌 스시. 스시는 동해를 접하는 니가타현의 대표 진미다. 두툼하게 썬 생선을 흰쌀밥에 올린 지극히 단순한 요리지만, 숙련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맛을 구현하기 어렵다. 아사히에서는 베테랑 조리장이 그날 가장 맛있는 제철 해산물로 밸런스가 뛰어난 스시 코스를 제공한다. 생선에서 느껴지는 진한 바다 향과 쌀이 지닌 고유의 단맛은 음미할수록 증폭되며, 식감의 조화도 일품이다. 여기에 니가타현산 사케를 주문해 니가타현 최고의 미식을 만끽한다.
 
롯데아라이리조트

롯데아라이리조트

일식 레스토랑 아사히 © 롯데아라이리조트

가는 법 호쿠리쿠신칸센 또는 묘쿄하네우마라인 조에쓰묘코역(上越妙高駅) 서쪽 출구에서 롯데아라이리조트 셔틀버스를 타고 약 30분.
영업시간 아침 식사 7:00~10:00, 점심 식사 11:30~14:30, 저녁 식사 17:30~23:00
주소 니가타현 묘코시 료젠지 1966 LODGE 2F
전화 +81-255-75-1126
[8PM] 호시조라 온천에서 밤하늘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다
아무리 소도시라고 해도 낯선 곳에서 새로운 풍경과 일상을 경험하는 데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법. 지친 감각을 쉬게 하고, 낮 동안 쌓인 여독을 푸는 데는 온천이 제격이다. ‘별이 총총한 하늘’을 뜻하는 롯데아라이리조트의 호시조라(星空) 온천은 낮에도 아름답지만, 어둠이 내린 후에는 더욱 낭만적인 운치를 즐길 수 있다. 야외 노천탕에 앉아 바라보는 별빛 가득한 밤하늘은 숨 가쁜 도시 생활 속에서 잊고 지냈던 그리운 풍경이다. 눈을 감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혀준다. 지하 1,750m에서 끌어올린 부드러운 약알칼리성 온천수는 피부뿐 아니라 마음에 쌓인 찌꺼기까지 씻어주는지, 탕을 나설 때 심신이 한결 가뿐해진 느낌이 든다.
롯데아라이리조트

호시조라 온천의 노천탕 © 롯데아라이리조트

운영시간 월~금요일 6:30~9:00(투숙객 전용), 13:00~23:00(22:30 최종 입장) / 토~일요일 6:30~23:00(22:30 최종 입장)
주소 니가타현 묘코시 료젠지 1966호시조라 온천 & 수영장 프런트 2F
전화 +81-255-75-1114
니가타현에서 머문 곳: 롯데아라이리조트
묘코산에 자리한 롯데아라이리조트는 단순한 숙소 역할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지가 되어 휴가의 격을 한 단계 높여준다. 품격이 느껴지는 웅장한 건물은 다채로운 다이닝 옵션과 특산품 쇼핑과 수영장, 가라오케 등 셀 수 없는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여기에 겨울스포츠의 꽃 스키는 물론이고, 튜빙 파크와 집라인, 볼더링 등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어드벤처까지 풍부해 좀처럼 리조트를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객실. 고요한 자연에 둘러싸인 객실은 유럽 산장 같은 아늑함을 자아내고, 첨단 기술과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 해온 침구가 오직 롯데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편안한 잠자리를 약속한다. 온천욕을 마친 뒤 방에 들어와 새하얀 시트에 누우면,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완전한 휴식과 행복이 온몸을 감싼다.
롯데아라이리조트

아늑한 라운지 © 롯데아라이리조트

주소 니가타현 묘코시 료젠지 1966
전화 +81-255-75-11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arai-resort
[9AM] 묘코 고원에서 트레킹을 즐기며 자연과 호흡하다
묘코 고원에 눈이 녹으면, 여름의 싱그러운 녹음과 가을의 화려한 단풍이 차례로 등산객을 반긴다. 고원을 수놓는 호수와 온천, 폭포를 전부 돌아보려면 하루가 부족할 정도. 그러나 딱 한 군데만 봐야 한다면 역시55m 높이를 자랑하는 나에나 폭포(苗名滝入)다. 건물로 따지면 20층 높이에서 세찬 폭포수가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쏟아지니, ‘지진 폭포’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 이해가 간다. 폭포수 주변에는 면역력을 높이는 음이온도 풍부하다고 하니,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기에 제격이다. 근처 식당에서 시원한 소바나 달콤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먹는 일도 소소한 행복이다. 산행에 자신이 없다면, 그린 시즌에만 운영하는 묘코 고원 스카이 케이블을 타고 발밑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어떤 방법이든 묘코 고원을 체험하고 나면, 소도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대자연의 여유와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묘코

묘코 고원 스카이 케이블 © 묘코시관광협회

나에나 폭포

나에나 폭포 © 묘코시관광협회

가는 법 묘코하네우마라인 묘코코겐역(妙高高原駅)에서 택시로 약 15분. 자동차 이용 시 묘코고원IC에서 현도38호를 사사가미네(笹ヶ峰) 방면으로 4km 달린 후 나에나 폭포 입구에서 좌회전해 약 2km.
주소 니가타현 묘코시 스기노사와
전화 +81-255-86-3911(묘코고원 관광안내소)
2019. 5 에디터:하재경
글: 이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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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5
  • 에디터: 하재경
    글: 이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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