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한밤의 클래식 피크닉
여름밤 선물과도 같은 숲속 콘서트, 뉴욕 필하모닉의 ‘콘서트 인 더 파크’가 시작된다.
눈 뜨고도 코 베일만큼 살벌한 물가로 악명 높은 뉴욕이지만 조금만 눈여겨보면 무료로 즐길 거리 또한 무궁무진하다. 특히 녹음이 짙어질 무렵이면 링컨 센터의 야외 공연인 ‘아웃 오브 도어스(Out of Doors)’, 한여름 밤의 영화제인 ‘브라이언트 파크 무비 나이츠(Bryant Park Movie Nights)’와 같이 도처에서 야외 공연과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그 때문에 뉴욕의 여름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수많은 공연 중 으뜸을 꼽으라면 단연 뉴욕시 곳곳에서 열리는 뉴욕 필하모닉의 ‘콘서트 인 더 파크(Concerts in the Parks)’다. 1965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54회째를 맞는 이 공연은 명실공히 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인 축제다.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현지에서, 그것도 무료로 즐길 기회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더욱이 갇힌 공간에서 딱딱한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닌, 자연으로 둘러싸인 공원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모여 앉아 일대를 가득 채운 클래식의 선율을 만끽하는 경험은 이맘때 뉴욕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격의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인 만큼 음악 애호가뿐 아니라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소풍하듯 나들이처럼 축제를 즐기러 공원을 찾는다.
NEW YORK

퀸스 커닝엄 공원

뉴욕 필 하모닉의 콘서트 인 더 파크는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를 비롯해 브롱스의 밴 코틀랜트 파크,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파크, 퀸스 커닝엄 파크 등 뉴욕시의 다섯 개 보로(borough, 우리나라의 자치구에 해당하는 행정구역)에 위치한 대표적인 공원에서 열린다.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무료 실내 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저녁 8시에 시작하며,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불꽃놀이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느지막이 지는 해를 따라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클래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지만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묘미. 덕분에 공연이 이어지는 일주일은 뉴욕 전역이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MANHATTAN CENTRAL PARK

맨해튼 센트럴 파크

뉴요커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이 공연은 1965년 8월 17일 센트럴 파크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이는 한 해 전인 1964년 위스콘신주 밀워키 지역에서 열린 뉴욕 필 하모닉의 야외 콘서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당시 양조 회사인 조지프 슐리츠 브루잉 컴퍼니(Joseph Schlitz Brewing Company)의 후원으로 열린 무료 콘서트가 성공하면서 비슷한 공연을 뉴욕에서도 열자고 뜻을 모은 것. 이렇게 열린 뉴욕 필 하모닉의 첫 센트럴 파크 콘서트는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약 7만 명의 관객이 축제를 찾았는데, 이는 공식 추산치의 15배에 달하는 숫자였다. 이후 1973년에는 11만 명으로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는 자선사업가이자 뉴욕 필하모닉 의장인 오스카 셰이퍼(Oscar Schafer)와 디디(Didi)가 이를 후원하고 있다.
뉴욕 필하모닉

1965년 센트럴 파크에서의 첫 공연 © 뉴욕 필 하모닉 아카이브

뉴욕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의 뮤직 디렉터 야프 판즈베던

올여름에도 어김없이 뉴욕시의 주요 공원은 콘서트를 열 채비를 하고 있다. 뉴욕 필하모닉의 뮤직 디렉터 야프 판즈베던(Jaap van Zweden)의 지휘 아래 로시니의 오페라 ‘라 가차 라드라(La Gazza Ladra)’,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과 가장 미국적인 작곡가로 꼽히는 에런 코플런드(Aaron Copland)의 작품이 연주될 예정. 이번에 연주하는 로데오(Rodeo) 모음곡 중 마지막 곡인 ‘호다운(Hoe-Down)’은 아메리칸 클래식의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으로 서부음악이 무엇인지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외에 뉴욕시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뉴욕 필하모닉

© Getty Images

퀸스 커닝엄 공원

퀸스 커닝엄 공원

Information
뉴욕 필하모닉의 콘서트 인 파크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려면 돗자리나 담요, 간단한 먹을거리, 그리고 함께 음악을 즐길 사람들 이 세 가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연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니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면 서둘러 공원을 찾도록 하자.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맥주나 와인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뉴욕은 공공장소에서의 음주가 불법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정
6월 11일 오후 8시 브롱스 밴 코틀랜트 공원
6월 12일 오후 8시 맨해튼 센트럴 파크 그레이트 잔디밭
6월 13일 오후 8시 퀸스 커닝엄 공원
6월 14일 오후 8시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공원
6월 16일 오후 4시 스태튼 아일랜드 세인트 조지 극장
입장료 무료
전화 +1-212-875-5709
홈페이지 nyphil.org
2019. 6 에디터:김혜원
글: 오영제
포토그래퍼:크리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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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6
  • 에디터: 김혜원
    글: 오영제
  • 포토그래퍼: 크리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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