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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지하 궁전
중앙아시아 최초의 지하철인 타슈켄트 지하철의 촬영이 허가되었다. 구 소비에트연방 시절 조성된 타슈켄트의 지하철은 화려한 색감과 조명, 우아한 장식을 더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한다.
우즈베키스탄, 장막에 가린 신비의 나라
숨은 보물 같은 나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이른바 ‘대지, 땅’이라는 의미의 ‘스탄’으로 귀결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우리에겐 오랫동안 장막에 가려진 나라였다. 그중 우즈베키스탄은 중세 실크로드 시대, 칭기즈칸의 후예를 내쫓고 중앙아시아를 제패한 왕국이었다. 이후 근현대를 거치면서 잠시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이 되었지만, 1991년 독립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중이다. 우즈베키스탄에는 무려 130여 개가 넘는 민족이 살고 있고 그들 중 약 1~2%는 19세기 한국에서 건너온 고려인의 후손이다. 우즈베키스탄이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여행 전문지 <론리플래닛>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기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를 ‘2020 최고의 여행지’로 선정했다. 그에 따라 신비의 나라, 우즈베키스탄은 점차 전 세계 여행자에게 지금껏 숨겨놓은 진가를 한 꺼풀씩 드러내고 있다.
타슈켄트 지하철

소비에트 시절의 마지막 흔적
구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이던 시절,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키예프와 함께 소비에트연방의 4대 도시로 불렸다. 소비에트연방은 우즈베키스탄의 구 수도인 사마르칸트 대신 타슈켄트를 중앙아시아의 거점이자 선봉장으로 세우고 싶어 했다. 그리하여 소비에트연방에서 가장 커다란 레닌 동상을 세우고 자본력을 집결시켰다. 수많은 건물과 상업 시설이 들어서고, 1991년 8월 31일(독립기념일은 9월 1일) 독립 이후에는 많은 것이 변화했다. 냉전 시절 타슈켄트 중심지인 티무르 광장에 있던 레닌과 마르크스의 동상은 14세기 아시아 대륙을 지배하던 우즈베키스탄의 영웅 아미르 티무르로 바뀌었다. 티무르의 모습에서 냉전의 유산을 넘어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하겠다는 우즈베키스탄인들의 강렬한 의지가 느껴지는 듯하다.
타슈켄트 지하철

타슈켄트 지하철

타슈켄트 지하철

그럼에도 여전히 타슈켄트에는 소비에트연방 시절의 약 70~80년 세월이 곳곳에 흔적처럼 남아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놀랍게도 ‘메트로폴리테니(Metropoliteni)’로 불리는 타슈켄트의 지하철이다. 타슈켄트의 지하철은 중앙아시아 최초의 지하철로도 유명하다. 메트로폴리테니는 소비에트연방 시절인 1977년 첫 개통을 시작으로 칠란자르(Chilanzar),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유누소보드(Yunusobod) 총 3개 노선이 있다. 역의 수는 평균 10개 남짓해 비교적 짧은 편이며 복잡하지 않아 이용하기 어렵지 않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구 소비에트연방의 지하철들은 핵폭발에 대비, 방공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무척 깊은 곳에 지었으나, 타슈켄트의 지하철은 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깊지 않은 곳에 지었다는 점이 독특하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지하철 건축은 마야콥스카야(Mayakovskaya)역 설계가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공산주의 진영을 넘어 세계 건축사에서도 미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은 근현대의 아르데코 양식을 기반으로 세련된 조명과 기하학적인 조각품 그리고 샹들리에 등으로 무척 화려하게 꾸며놓아 ‘구 소비에트연방이 남긴 지하 궁전’으로 불릴 정도다. 물론 소비에트연방으로부터 문화적 영향을 받은 타슈켄트의 지하철 역시 화려한 장식과 색감, 그리고 전통 문양과 예술적인 조각품 등을 갖춰 모스크바의 지하철 못지않게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런데 구 소비에트연방이 이처럼 지하철을 화려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냉전 시대에 사람들에게 체제의 우월성을 가장 쉽고 대중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곳이 지하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작은 정치적이었으나 그 결과물은 아름다웠던 셈이다.
타슈켄트 지하철

아직도 사진 찍으면 벌금?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우즈베키스탄에는 아주 오랫동안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해왔다. 심지어 타슈켄트 경찰은 관광객이 시내 풍경을 촬영하는 것조차 금지했다. 그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의 폐쇄적인 대외 정책을 모르고 주요 시설물을 촬영하다 경찰에게 벌금을 무는 관광객도 종종 있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도시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도시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2017년 취임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정부가 개방 정책을 추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하철은 최근까지 군 시설물로 간주해 사진 촬영 자체를 금지했으나, 2018년부터 촬영 제한 조치가 풀려 관광객도 이 아름다운 공간을 드디어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최근에는 경찰관이 직접 사진이 잘 나오는 포토 스폿을 관광객에게 알려줄 정도라니, 수년 전만 해도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변화가 타슈켄트에 벌어지고 있다. 타슈켄트 지하철이 유명해진 계기도 이런 문화적 변화와 무색하지 않다. 그동안 그 옛날 중앙아시아의 거점으로 불린 우즈베키스탄의 매력을 찾아오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그래도 지하철 환승 공간에선 여전히 탑승객의 소지품을 검사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물가가 아주 싸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머서(Mercer)가 세계에서 가장 생활비가 저렴한 나라 중 한 곳으로 우즈베키스탄을 꼽을 정도다. 우리나라 돈으로 4,000~5,000원 정도면 레스토랑에서 괜찮은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타슈켄트에서 지하철 요금은 1,400숨(Sum)으로 한화 약 180원 정도다. ‘지톤(Zhyton)’이라 불리는 파란색 토큰 하나로 어디든 갈 수 있고, 환승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타슈켄트 지하철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한 타슈켄트의 지하철
타슈켄트의 지하는 입구부터 신비롭다. 대리석으로 장식한 지하철 계단을 내려오면 현대적이면서도 고풍스러운 아르데코 양식이 역사 전체에 기품 있게 펼쳐진다. 벽면에는 우즈베키스탄의 국기 색인 파란색, 녹색, 흰색을 중심으로 전통 문양과 기하학적 패턴이 그려져 있으며, 역마다 각기 다른 형태와 조명으로 개성을 뽐낸다.
지하철 역사 중에 가장 돋보이는 마이다니역은 동명의 광장 앞에 자리한다. 역사 내부에는 우즈베키스탄 서쪽 지방의 고급 대리석으로 장식했으며 기하학적으로 조각한 기둥과 흰색 천장, 그리고 고급스러운 샹들리에가 눈길을 끈다. 특별히 바닥에는 구 소비에트연방이 자국 우주 비행사들의 성공적인 항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별 문양을 새겨놓았다고 전해진다.
우즈베키스탄이 구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이후 건설한 지하철 역사도 눈에 띈다. 1997년 완공된 알리셰르 나보이(Alisher Navoi)역은 우아한 돔 양식과 높은 기둥, 그리고 화려한 꽃 양식이 대칭을 이루며 펼쳐져 무척 인상 깊은 곳이다. 알리셰르 나보이는 우즈베키스탄의 국민 시인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며, 역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알리셰르 나보이 문학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2001년 개장한 보돔조르(Bodomzor)역은 그보다 좀 더 현대적이다. 흰색 벽에 기하학적인 푸른 문양을 넣어 미니멀한 분위기에 몽환적인 최신식 조명을 더해 세련된 분위기가 돋보인다. 보돔조르역 인근에는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인 타슈켄트 TV 타워가 있다. 이 외에도 타슈켄트 지하철은 역마다 다채로운 조각과 장식으로 예술적이고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내 관광객의 이목을 끈다.
타슈켄트 지하철

타슈켄트 지하철

타슈켄트 지하철

실크로드의 중심지이던 우즈베키스탄은 지금 전 세계 관광객이 주목하는 여행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는 오래된 건축물과 시설을 새롭게 현대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며, 2017년부터는 한국에서 무비자로 여행하기에 좀 더 편리해졌다. 수도 타슈켄트는 이슬람 문화부터 중앙아시아, 구 소비에트연방에서 이식된 동유럽의 문화가 혼재돼 있어 세계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독특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상징처럼 타슈켄트의 지하철이 놓여 있다. 그 옛날 동서양을 잇던 제국의 영혼이 드디어 오랜 잠에서 깨어나려 하고 있다.
타슈켄트에서 머물 곳: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
2013년 10월 개관해 올해로 7주년을 앞둔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는 중앙아시아 유일의 롯데호텔로 무역센터, 알리셰르 나보이 오페라 발레극장, 무스타킬리크 광장 등 타슈켄트의 중심에 자리한다. 1958년 건축돼 우즈베키스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의 외관은 우즈베키스탄 특유의 화려한 문양과 고풍스러운 건축양식이 돋보인다. 총 232개의 객실과 우즈베키스탄 전통 요리는 물론 타슈켄트의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루프톱 바도 갖추고 있다. 특히 코트야드 내 야외 수영장은 유서 깊은 궁정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휴식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주소 56, Buyuk Turon Street, Tashkent, 100029, Uzbekistan
전화 +998-71-120-58-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tashkentpalace-city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

2019. 12 에디터:하재경
글: 이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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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12
  • 에디터: 하재경
    글: 이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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