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한라산 겨울 왕국으로의 초대
대한민국의 가장 높은 곳에서 즐기는 눈꽃 여행. 한라산의 겨울이 지닌 매력은 무엇일까?
한라산의 여러 얼굴
제주도는 젊은 섬이다. 우리나라의 강원도와 영남 지역은 5억 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부터 생성되었다고 추정된다. 이와 달리 제주도는 500만 년 전에야 탄생을 준비했다. 바다에서 분출된 마그마가 현무암을 형성하며 섬의 토대를 다졌다. 그리고 120만 년 전부터 약 100만 년 동안 간헐적으로 화산활동을 하며 지금의 제주도가 형성되었다. 한라산의 백록담은 제주도를 만들어줄 마그마를 토해내는 분화구였다. 어떻게 보면 한라산은 제주도의 백미가 아니라, 제주도를 탄생시킨 어머니일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제주도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한라산이 눈에 들어온다. 재미난 사실은 어디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한라산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한라산은 계절마다 완전히 새로운 자태를 뽐낸다. 한라산의 사계는 모두 아름답다. 하지만 단 하나의 모습만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눈꽃 가득한 겨울 한라산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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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은 나뭇가지에 꽃이 피듯 앉아 있는 눈을 가리킨다. 나무나 바위에 맺힌 얼음 결정의 진짜  이름은 상고대다. 그러니까 겨울의 한라산을 빛내는 일등 공신의 진짜 이름은 상고대다. 대기 중의 수증기나 안개, 구름의 미세한 물방울이 갑자기 냉각되어 얼음 결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상고대는 환상 그 자체다. 기온이 서서히, 안정적으로 바뀌어가는 도시나 평야에선 상고대가 잘 피어나지 않는다. 상고대는 능선이 길게 뻗어, 불어오는 바람이 막히지 않는 겨울 산에서 주로 나타난다. 한라산은 해발고도 1,950m, 대한민국의 최정상인 데다 섬에 자리해 거칠 것 없이 몰아치는 바람에 노출되어 있다. 상고대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한라산 상고대는 11월부터 겨울의 마술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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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으로 향하는 성판악탐방로와 관음사탐방로
한라산의 정확한 높이는 1,947.269m다. 정상에 약 3km 둘레, 지름 500m의 백록담이 있고, 산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거리가 긴 만큼 동서쪽 탐방로의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다. 오래 걸으면 누구라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거리와 높이가 있기 때문에 한라산 정상 등반을 쉽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가파르거나 위험하진 않으므로 인내심을 가지고 발걸음을 내딛다 보면 아이도 정상 완주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한라산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한라산의 탐방로는 매우 잘 정비되어 있다. 제대로 길이 정비되지 않은 겨울 산은 아름답지만 위험하다.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제주도에서 국립공원 7호의 이름표를 달고 특별 관리되는 한라산 탐방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에 뛰어난 접근성까지 부여해준다. 한라산은 설악산이나 지리산에 비해 온 가족이 함께 등반할 수 있을 만큼 길이 좋다. 들머리 부근에는 작은 돌들을 촘촘하게 박아 넣은 길이 보폭을 좁게 만들지만 곧 나무 덱으로 조성한 탐방로가 나타난다. 한라산은 험하고 불규칙한 암석 사이로 균형을 잡아가며 올라야 하는 산이 아니다(물론 비법정 탐방로는 완전히 다르다). 올바른 길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다. 오히려 끝없이 이어진 덱이 지겹다는 게 문제일 뿐인데, 눈은 이 덱을 덮어준다. 특히 덱 계단이 길게 늘어선 코스는 눈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완만한 경사 길로 바뀐다. 뽀독뽀독 눈을 밟은 즐거움은 겨울의 운치를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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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법정 탐방로는 들머리에 따라 어리목탐방로, 영실탐방로, 성판악탐방로, 관음사탐방로, 돈내코탐방로, 어승생악탐방로, 석굴암탐방로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한라산의 최정상인 백록담으로 통하는 들머리는 성판악과 관음사 둘뿐이다. 그러니까 백록담으로 가려면 성판악 원점 회귀 코스, 관음사 원점 회귀 코스, 성판악으로 들어가 관음사로 나오는 코스, 관음사를 들머리로 하고 성판악을 날머리로 삼는 코스의 네 가지가 전부다.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자동차를 찾아야 하니 원점으로 회귀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성판악에서 출발해 관음사로 나오거나 그 반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장단점이 있다.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는 9.6km로 4시간 반 정도 걸린다. 관음사탐방로를 들머리로 삼으면 정상까지 8.7km로 성판악 코스보다 다소 짧지만 난도는 약간 더 높아서 5시간이 필요하다. 성판악탐방로의 최대 장점은 덜 힘들다는 것이다. 아이를 동반하는 이는 성판악탐방로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활엽수림을 따라 걷는 성판악탐방로는 사색과 대화를 하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시원하게 뻗은 조망은 없다. 그래서 ‘지루하다’는 평가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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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탐방로에 들어서면 장단점이 반대가 된다. 성판악보다는 경사가 있어서 조금 더 힘들다. 그렇다고 위험할 정도는 아니니 멋진 조망을 원한다면 관음사탐방로 코스가 제격이다. 성판악탐방로에선 4.1km 지점에서 속밭대피소를, 관음사탐방로에선 6km 지점에서 삼각봉대피소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을 제외하면 화장실을 찾기 힘드니 산에 오르기 전에 생리 현상은 해결하는 게 좋다. 또 한라산국립공원 안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백록담을 목표로 한다면 8~9시간 정도는 등반해야 하므로 행동식과 음료를 반드시 준비해둬야 한다. 되도록 보온병에 따뜻한 음료를 챙겨 가길 권한다. 겨울 산에서 땀 흘리며 걷다 보면 사람은 추운 걸 모르지만 가방의 물이 얼어버릴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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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천국 제주도, 산중 호수 사라오름
제주도 현지 사람이나 한라산을 자주 찾는 이들은 반드시 백록담 1950 고지를 고집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제주도는 화산의 분화로 태어난 섬이다. 그러니 용암이 식고 굳으면서 형성된 언덕이나 봉우리, 산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들을 ‘오름’이라고 부른다. 어느 정도 경사에 어느 정도 높이여야 오름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보통 제주도에는 370개 이상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386개로 꼬집어 말하는 이도 있다. 이 가운데 40개는 한라산국립공원 안에 존재한다. 성판악탐방로에 자리한 사라오름은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관리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먼저 공개된 오름이다. 해발 1,324m 고지의 사라오름 별명은 ‘작은 백록담’이다. 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사라오름은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된 곳이다. 성판악탐방로에 들어선 후 2시간쯤 나아가면 ‘사라오름 입구’ 이정표가 나타난다. 여기에서 사라오름까지는 600m 정도. 거리는 짧지만 길이 완전히 나무 덱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이다. 쉬지 않고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 겨울이면 덱은 눈 아래로 숨지만 위로 노출된 손잡이 밧줄은 이정표처럼 산 손님들을 안내한다. 경사를 오르다 보면 성판악탐방로 아래쪽 숲길과 달리 시원한 산의 풍광이 그대로 드러난다. 사라오름 정상에 오르면 250m 둘레의 호수가 이국적인 자태를 뽐낸다. 호수 건너편 전망대에 오르면 한쪽으론 백록담 정상이, 다른 쪽으론 서귀포와 바다가 펼쳐진다. 백록담에 가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만, 조망은 사라오름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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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이 전부는 아니다! 윗세오름과 남벽분기점
한라산 동북쪽의 관음사탐방로와 동쪽에 있는 성판악탐방로가 백록담을 향한다면, 남쪽의 돈내코탐방로와 서남쪽 영실탐방로, 북서쪽 어리목탐방로는 해발 1,700m의 윗세오름으로 통한다. 서귀포시 돈내코유원지 상류의 탐방안내소에서 시작되는 돈내코탐방로의 종점은 해발 1,600m의 남벽분기점이다. 거리는 7km 정도고, 3시간 반가량이 소요된다. 남쪽이 가파른 한라산의 면모를 남벽은 여지없이 보여준다. 남벽분기점에서 남벽순환로를 타면 윗세오름에 오를 수 있다.
윗세오름과 남벽을 즐길 때에는 어리목으로 올라가서 영실로 내려오는 코스를 많이 추천한다. 영실탐방로를 들머리로 삼으면 초반에 아스팔트 길을 많이 올라가야 한다. 덱이 나온 후에도 오르막길이 꽤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난도도 높아진다. 영실은 백록담 남서쪽으로 1,600m에 펼쳐진 골짜기다. 350m 깊이의 계곡이 2km나 둘러서 있다. 계곡에는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절벽 동쪽의 500여 돌기둥은 장군들이 도열하듯 놓여 있어 영실기암 외에도 오백나한 등으로 부르곤 한다. 서쪽의 돌기둥은 2,000개가 한 덩어리로 뭉쳐 늘어서 있다. 이 절경의 이름은 병풍바위다. 윗세오름 코스를 선택한다면 남벽분기소에서 대한민국 유일의 고산 평원인 선작지왓을 걷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어승생악탐방로는 또 다른 오름인 해발 1,169m의 어승생악을, 석굴암탐방로는 석굴암을 향한다. 이들은 각각 1.3km와 1.5km밖에 되지 않아 한라산의 설경을 즐기러 가는 코스로는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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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은 높이에 비해 경사가 완만해서 누구라도 도전하고 즐길 만하다. 그렇다고 겨울 산의 위험성을 완전히 놓아버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드시 아이젠과 등산 스틱 등의 안전 장비를 챙기고, 기상 상황에 따라 겹쳐 입을 수 있는 옷을 준비해야 한다. 핫 팩도 챙기는 게 좋다. 반대로, 불필요한 짐은 체력만 소모하니 무엇을 챙기고 포기해야 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백록담을 목표로 삼는다면, 4~5시간을 오르고 다시 비슷한 시간을 내려와야 한다. 총 9~10시간의 산행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라산국립공원에는 입산 통제 시간이 정해져 있다. 겨울에는 그 시간이 더 짧아진다. 또 눈보라가 휘몰아치거나 강풍이 위협적이면 아예 입산을 금지하기도 한다. 윗세오름이나 남벽분기점 같은 남쪽 코스에선 기상이 급격하게 바뀔 때도 있다. 그러므로 코스별 입산 통제 시간과 기상 상황 등을 반드시 확인한 다음 산행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정보와 더 자세한 탐방로 소개는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주소 제주도 제주시 1100로 2070-61(해안로)
문의 +82-064-713-9950
홈페이지 www.jej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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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머물 곳: 롯데호텔제주
제주도 중문단지에 위치한 롯데호텔제주는 500개 객실을 갖춘 리조트 호텔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팰러스 오브 더 로스트 시티’를 모델로 삼아 천혜의 제주 자연과 잘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8개의 레스토랑과 라운지, 사계절 온수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 가족과 연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72번길 35
전화 +82-64-731-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
2020. 1 에디터:정재욱
글: 이중한

Where to 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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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1
  • 에디터: 정재욱
    글: 이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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