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청두 문화 기행
<삼국지>의 유비가 세운 촉한의 수도였던 성도(成都). ‘청두’로 불리는 이 도시는 오랜 역사의 흔적과 현대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청두(성도(成都), 병음은 Chéngdu)는 중국 서부 내륙에 있는 쓰촨성의 성도다. 성도는 우리로 치면 도청 소재지다. 한때 유비가 촉한의 수도로 정하며 ‘익주’로 칭하기도 했으나, 당나라 때부터 지금까지 청두로 불린다. 일부 <삼국지> 마니아는 ‘촉경’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말 그대로 촉나라 수도라는 이유에서다.
청두진리거리

청두 옛 거리의 느낌이 여전히 살아있는 진리 거리

청두는 생각보다 꽤 큰 도시다. 인구가 1,450여만 명인데, 이는 중국에서 네 번째 규모다. 도시가 크다 보니 둘러볼 곳도 많아 여행지로서는 더더욱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삼국시대를 거쳐 당나라 등 세계사에서 보던 오랜 역사와 문명의 흔적뿐 아니라 중국의 대도시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현재의 발전상도 볼 수 있다. 먹거리 역시 넘쳐난다. 중국 전역은 물론 한국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훠궈와 마라 음식의 고장인 쓰촨의 중심이 바로 청두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판다가 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청두안순랑교

안순랑교에는 아름다운 야경을 보기 위한 여행자들로 항상 가득하다.

무후사

무후사의 유명한 붉은 담 길

유비와 두보를 만나러 가다
청두에는 무후사(武侯祠)란 이름의 사당이 있다. 무후는 제갈량의 시호인 충무후에서 따왔다. 제갈량을 모신 사당이란 의미다. 원래는 임금인 유비의 묘 혜릉이 있던 장소로 ‘한소열묘(汉昭烈朝)’라고 칭했지만, 후세에 제갈량의 사당을 함께 조성한 이후 ‘무후사’로 불리고 있다. 제갈량이 아무리 위대한 인물로 칭송받는다고 하나 그는 신하고, 유비는 임금이다. 신하의 이름을 딴 사당에 군신을 모시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는 일. 제갈량이 촉나라와 중국 역사에서 어떤 인물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의 무후사 조경과 건축은 청나라 때 조성되었다.
무후사

<삼국지> 속 촉한의 인물상들

제갈량출사표

제갈량의 유명한 출사표

무후사

주말이면 무후사는 인파로 북적인다.

사당 안에는 관우와 장비, 조자룡 등 촉한의 무신과 방통 같은 문신의 상이 유비를 기준으로 마주보며 나란히 서 있다. 유비 상과 가까울수록 큰 공을 세우거나 역할을 맡았던 인물임을 짐작케 한다.
무후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여러 필체로 새겨놓은 제갈량의 출사표다. 제갈량이 전쟁터에 나가기 전 임금 유선에게 올린 출정문으로, 무후사에는 남송 때 명장 악비의 필체로 새겨져 있다.
두보초당

고즈넉한 분위기의 두보초당 전경

두보초당

사천차를 마실 수 있는 초당 내 찻집

두보초당

두보초당에는 다양한 산책로가 있다.

무후사에서 3.5km 거리에는 두보초당이 있다. 당나라 때 시인 두보가 안사의 난을 피해 청두에 거주할 당시 머물던 장소로, 중국 전역에 있는 두보 기념관 중 가장 유명하다. 두보는 이곳에 머물며 시 240여 수를 남겼다. 시성 두보의 절정기라 불리던 시기다. 두보초당은 두보가 기거하던 작은 오두막 외에도 대나무 숲과 호수, 누각 등 다양한 조경을 갖춰 여유와 한가로움이 넘쳐난다.
초당은 본당과 시사당, 공부사 등 다양한 기념관과 기념물로 이루어져 있다. 흥미로운 건 기념관마다 시대를 거스른 시인들의 대련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련은 하나의 주제를 두고 당대의 시인들이 시를 써 겨루는 것을 말하는데, 그 시기가 10여 년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두보의시

두보의 시를 다양한 인물들이 필사해 전시를 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후대 문필가들이 각자의 필체로 두보의 시를 써서 곳곳에 걸어놓은 현판이다. 마오쩌둥 같은 정치인의 글도 보이는데, 두보에 대한 중국인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엿볼 수 있다.
마파두부와 촨촨
청두 시내를 걷다 보면 어느 곳에서나 코를 자극하는 향이 있다. 바로 ‘화자오’라 불리는 향신료의 향이다. 화자오는 입을 마비시킬 듯한 얼얼한 맛과 향을 내는데 이것이 ‘마’다. 화자오를 매운 고추와 함께 섞어 요리를 만든다. 매운 맛이 바로 ‘라’다. 이것이 마라(麻辣)의 기본이다. 청두 어딜 가든 마라 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마파두부 역시 마라를 기본으로 한다. 청두는 마파두부의 고장이기도 하다. 마파두부를 처음 만든 진마파두부 식당도 청두에 있다. 유채기름과 두부, 쇠고기에 화자오와 고추를 가미해 만든 본고장 마파두부는 우리에게 익숙한 마파두부의 단맛이 거의 없지만 고소하면서도 깊은 매운맛이 난다.
촨촨

청두 스타일 훠궈인 촨촨. 꼬치가 가득하다.

마파두부

진마파두부의 원조 마파두부

궁바오지딩

닭고기와 땅콩을 함께 볶은 궁바오지딩

얇게 썬 고기와 해산물, 채소를 끓는 육수에 담가 먹는 훠궈 역시 쓰촨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쓰촨 스타일의 얼얼한 육수를 사용하는 훠궈가 그렇다. 그 기원은 쓰촨성 충칭시다. 청두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먹는다. 바로 꼬치다. 고기와 해물, 채소나 경단 등을 모두 꼬치에 꿰어 육수에 담가 먹는다. 이것이 청두식 훠궈인 촨촨이다. 청두 도심 곳곳에는 훠궈와 촨촨 식당이 즐비하다. 촨촨 식당의 테이블마다 얇은 꼬치 수십 개가 쌓여 있다. 한 촨촨 식당 주인은 훠궈는 마라의 맛이 모두 강하지만, 촨촨은 얼얼함보다 매운 맛과 향이 더 강하다고 말한다. 물론 마라 초보자는 결코 구별할 수 없는 차이다.
학명차사

많은 이들이 학명차사에 나와 차와 여유를 즐긴다.

쓰촨 차의 맛
중국인은 세상에서 차를 가장 사랑하는 민족이다. 어디에서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차를 마신다. 차를 우려내고 마시는 행위를 ‘이쑤’, 즉 예술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전문 찻집인 차관이 지역 곳곳에 있다. 쓰촨 지역 또한 윈난 지역과 더불어 중국의 대표 차 산지다. 이 지역 차나무의 키가 크고 잎이 떫어 주로 찻잎을 발효해 마셨다. 윈난성에서 유명한 보이차가 대표적인 발효 녹차다. 중국에서도 차 역사가 가장 오래된 지역답게 청두 사람들 역시 차를 무척 사랑한다. 일상에서는 보이차보다 녹차와 재스민차를 즐긴다. 너무 차를 자주 마시는 탓에 차를 우려내는 개완 자체를 잔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청두식 차 문화다.  
쓰촨차

쓰촨차

쓰촨차

청두의 다양한 찻집 풍경

청두에는 유명한 차관, 즉 찻집이 두 곳 있는데, 1912년에 세워진 백 년 찻집 관음각 차관과 인민공원에 있는 학명차사가 그 두 곳이다. 관음각 차관이 청두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여행자들이 가기에는 다소 불편한 데 반해, 학명차사는 청두 중심가에 있어 오가기가 편하다. 학명차사는 '학이 우는 찻집'이란 의미로 1923년에 문을 열었다. 공원 호수변을 따라 찻집이 조성되었는데, 날씨에 상관없이 나와 차를 즐기는 청두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대자사

대자사

대자사

삼장법사가 실제로 공부했다는 대자사. 많은 이들이 사찰에 들러 저마다의 소원을 빈다.

청두라는 대도시
청두는 역사가 오래된 도시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국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도시기도 하다. 몇 해 전부터는 ‘청두’라는 중국 가요가 큰 성공을 거둬 중국 곳곳의 젊은이가 청두를 찾고 있다. 청두의 가장 번화한 중심가인 춘시루에는 고층 빌딩과 명품 숍이 즐비하다. 홍콩의 쇼핑몰이 연상된다. 중국 전통 양식으로 지은 건물에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입점해 있는 타이구리 거리와 <서유기>의 삼장법사가 수행했다는 사찰 대자사도 춘시루에 있다.
중수거서점

청두의 중수거 서점

청두는 중국에서 베이징 다음으로 서점이 많은 도시다. 3,400곳이 넘는다고 한다. 서점마다 콘셉트와 개성이 뚜렷해 중국어를 읽지 못해도 서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알려진 중수거 서점은 청두에도 지점이 있다. 청두점은 도시 중심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에 있음에도 다양한 문화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옌지유와 팡쒀 서점 등 중국의 대표 서점들도 청두 중심가에 자리하는데, 어느 지점에서나 책과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로 가득하다.
루오다이구쩐거리

옛 중국을 재현한 뤄다이구전 거리

청두

귀 청소를 즐기는 손님

진롱창청

진롱창청

진룽창청의 풍경. 또 다른 만리장성 같다.

CHENGDU

2020. 2 에디터:정재욱
포토그래퍼: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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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2
  • 에디터: 정재욱
  • 포토그래퍼: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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