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달랏, 총천연색을 품은 도시
‘달랏(Da Lat)’의 이름은 라틴어 ‘Dat Aliis Laetitiam Aliis Temperiem’에서 왔다.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을, 어떤 이에게는 신선함을’이라는 의미를 지닌 도시. 고원지대의 선선한 기후에 풍요롭게 자라나는 꽃과 채소. 울창한 소나무 숲과 하늘을 닮은 호수를 본다면 그 의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베트남 남부 호치민에서 300km 떨어진 중부 고원지대에 위치한 도시 ‘달랏’. 호치민에서 달랏까지 차를 타면 6~8시간, 비행기로는 한 시간 남짓 걸린다. 해발 1,400~1,500m 랑비앙 고원에 자리하며, 남부 지역의 더위를 잊게 만드는 서늘한 기후 조건으로 베트남 사람들뿐 아니라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곳이다. 평균온도 14~23℃의 날씨에 기름진 토양에선 다양한 채소와 과일이 자라나고 수국, 장미 등의 화훼 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쑤언 흐엉 호수를 비롯해 다탄라 폭포, 소나무가 빽빽한 로빈 힐 언덕 등 다채로운 풍경으로 가득한 달랏의 자연. 베트남 최대 커피 원두 산지답게 곳곳에 자리한 카페와 커피 농장까지. 다양한 매력을 품은 이 도시는 여행자의 오감을 즐겁게 한다.

화훼 단지에 핀 수국

달랏 중앙 시장의 로터리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에 위치한 달랏

달랏은 1890년대 프랑스 식민 정부에 의해 휴양지를 목적으로 도시 개발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세균학자 알렉상드르 예르생 박사와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속한 탐사대가 프랑스령 코친차이나에 속했던 이 지역을 탐험했고, 남부의 더위와 습도를 피하기 위해 이 지역을 유럽인의 휴양지로 점찍었다. 당시 프랑스 총독이던 폴 두메르는 탐험가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달랏의 도시 계획과 도로 건설을 추진했다. 그 후 달랏에는 프랑스식 빌라와 도로가 건설되고 요양원과 성당, 학교 같은 곳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때 프랑스 식민 시절의 모습은 오늘날까지 남아 시내 주택은 물론 성당과 기차역 등 도시 곳곳에서 아르 데코 건축 양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달랏을 두고 ‘작은 파리(Little Paris)’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쑤언 흐엉 호수

달랏의 작은 스위스, 쑤언 흐엉 호수
달랏 시내 중심에 자리 잡은 ‘쑤언 흐엉 호수(Xuan Huong Lake)’는 달랏 시민들이 친근하게 즐겨 찾는 곳이다. 데이트를 하러 나온 연인들과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호수 위로 거울처럼 반영된 하늘과 호수를 둘러싼 소나무의 풍경이 흡사 스위스를 닮은 청명한 그림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 호수는 1919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만든 인공 호수다. ‘쑤언 흐엉’이라는 이름은 베트남 시인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봄의 향기’라는 뜻을 지녔다. 차와 인파로 북적이는 도심 가까이에 작은 스위스를 만날 수 있다.

달랏 성당

핑크색 벽면의 도멘 드 마리 수도원

달랏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프랑스가 남긴 흔적, 달랏 성당과 도멘 드 마리 성당
달랏을 거닐다 보면 ‘작은 파리’라고 느끼게 하는 프랑스 건축양식의 건물을 만나게 된다. 그중 뾰족한 지붕과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달랏 성당(Da Lat Cathedral)과 핑크색 벽면이 돋보이는 도멘 드 마리(Domaine de Marie) 수도원이 있다. 베트남 중부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알려진 달랏 성당은 1931년 공사를 시작해 1942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성당은 당시 달랏에 거주하던 프랑스 및 유럽 사람들의 미사 장소로 쓰였다. 벽면을 장식하는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와 47m에 달하는 종탑은 달랏 성당이 유럽 중세 시대의 성당 건축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당 탑에 수탉 모양의 풍향계가 있어 ‘수탉 성당’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달랏 언덕 위, 도멘 드 마리 성당이 들어선 것은 1940년이다. 이곳은 달랏 로마 가톨릭 교구의 일부로 수녀원이 함께 있다. 분홍색 외벽이 인상적인 성당에는 당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총독이던 장 드쿠와 그의 아내 수잔 움베르트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지구본 위에 서 있는 3m 길이의 성모마리아상은 1943년 프랑스 건축가 올리버 존셰르(Olivier Jonchere)가 디자인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창을 장식한 프랑스 건축양식과 베트남의 전통적인 가옥 양식 중 하나인 뾰족하고 높은 지붕의 냐롱 스타일이 혼재해 독특한 멋을 간직한다. 두 성당 모두 일반인의 미사 참석을 허용하므로 미사 시간에 맞추어 성당 내부를 둘러보기에 좋다.

린푸옥 사원

린푸옥 사원

섬세한 모자이크 기법의 린푸옥 사원
달랏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원으로 꼽히는 죽림 사원 말고도,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절이 있다. 달랏 도심으로부터 8km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린푸옥 사원(Linh Phuoc Pagoda)이 그곳. 이 절은 1949년 공사가 시작되어 1952년에 이르러 완공되었고, 1990년 한 차례 복원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대웅전에 들어서면 부처의 일대기를 표현한 12개의 불상이 벽면을 둘러싸고 있고 정중앙에 놓인 4.8m 크기의 거대한 불상이 여행자를 반긴다. 도자기와 유리 조각을 활용해 모자이크 방식으로 곳곳을 장식한 린푸옥 사원은 마치 커다란 아트 피스와 같다. 특히 모자이크로 장식된 49m 길이의 용 조각상은 1만2,000개의 폐유리병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사원을 둘러볼수록 섬세한 기법이 만들어낸 독특한 건축양식에 감탄하게 된다.

아름다운 궁전 건축양식으로 유명한 바오다이왕의 궁전

바오다이 왕의 궁전
달랏에는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 왕의 세 궁전이 있다. 모두 프랑스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궁전으로,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흔적을 찾아보기에 좋은 건축물이다. 1940년 프랑스 백만장자 로베르 클레망 부르제리(Robert Clément Bourgery)가 지은 첫 번째 궁전은 후에 1949년 바오다이 황제가 자신의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했다. 이후에는 대통령들의 별장으로 쓰였고, 현재는 달랏 시내가 잘 내려다보이는 위치와 아름다운 궁전의 건축양식 덕분에 많은 여행자가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1933년 완공된 두 번째 궁전은 프랑스 식민지 시대 당시 고위 관료의 별장으로 사용했으며, 현재는 특별한 국가 행사에만 대중에 개방한다. 1933년 공사를 시작해 1938년에 완공된 세 번째 궁전은 바오다이 황제와 그 가족의 여름 별장이었다. 이곳 역시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베트남 왕족이 생활하던 2층 공간을 경험하거나 왕족의 전통 복장을 입어볼 수 있어 즐거운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달랏 중앙 시장

달랏의 싱싱함이 모이는 곳, 중앙 시장
쑤언 흐엉 호수 가까이 자리한 달랏 중앙 시장(Dalat Central Market)은 이른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달랏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다양한 꽃이 집결하는 장소기 때문. 높은 고도와 베트남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원한 기온 덕분에 달랏에는 풍요로운 농산지와 화훼 단지가 밀집해 있다. 이곳의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난 무, 당근, 피망, 양배추, 시금치, 아보카도 등은 물론이고 딸기, 감, 자두, 복숭아, 블랙커런트 등 다채로운 과일까지. 달랏은 이곳에서 난 싱싱한 채소와 과일을 호치민을 비롯한 인근 도시로 공급하며 베트남의 주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과일로 만든 잼이나 특산품인 아티초크를 말린 차는 여행자에게 좋은 기념품이 된다.

달랏 기차역

과거로의 여행, 달랏 기차역
과거 중세 시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 가능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프랑스 건축가 몽세(Moncet)와 레브롱(Reveron)이 설계한 달랏 기차역은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으로 지금도 그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1938년에 완공된 곳으로 아르 데코 스타일의 건축양식에 달랏 소수민족 가옥의 높고 뾰족한 지붕 양식과 랑비앙산의 3개 봉우리를 표현한 3개의 지붕이 결합된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과거 달랏시와 탑짬시를 잇는 84km 길이의 철로가 완성되어 기차를 운행했으나, 베트남전쟁 중 철로가 파괴되어 현재는 운행이 중단되었다. 다만 달랏 기차역에서 짜이맛 기차역에 이르는 8km 레일을 복구해 이곳을 찾는 여행자를 위한 관광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생두 수확을 경험하고 신선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 산지를 경험할 수 있는 커피 원두 농장
달랏은 그야말로 커피 애호가를 위한 천국이다.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향하면 얼마든지 커피 산지를 방문해 다양한 체험을 하거나, 커피 원두 나무를 바라보며 갓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달랏의 커피 역사는 1800년대 말, 프랑스인이 가지고 온 아라비카 씨앗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은 달랏에서 10km가량 떨어진 곳에 리조트 타운을 만들고 그 지역의 소수민족인 ‘꺼호(K’Ho) 족’을 고용해 베트남 최초의 커피 농장을 일구었다고 전해진다. 이로부터 시작된 달랏의 커피 원두 농장들은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고 발전되어 현재 베트남 커피 원두 산업의 기반이 되었다. 달랏의 몇몇 커피 원두 농장은 여행자가 직접 생두 수확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달랏의 로컬 브랜드로 성장한 꺼호 커피(K’Ho Coffee)나 메린 커피 가든(Me Linh Coffee Garden), 라 비엣 커피(La Viet Coffee)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커피 클래스나 투어를 운영한다. 커피 열매를 수확하는 11월에서 1월 사이에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생두를 수확해 커피가 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농장 옆에 자리한 카페에서 신선한 커피를 맛보는 것은 달랏을 방문한 여행자의 특권이다.
2020. 3 에디터:김혜원
글: 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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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3
  • 에디터: 김혜원
    글: 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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