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의 거리 풍경 © 전혜인
하노이 클래식 로드 트립, 구시가지 36거리
천 년의 세월을 묵직하게 이어받은 채 찬란했던 과거의 한 지점을 재현하듯 느린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곳. 하노이의 구시가지 36거리는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 쿠퍼 일행은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 우주 탐사에 나선다. 첫 번째 목적지는 밀러 행성. 세 시간 동안의 탐사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들은 노인의 모습을 한 동료를 마주하고 큰 충격에 빠진다. 밀러 행성의 1시간은 지구의 7년. 블랙홀의 중력으로 인해 지구보다 6만 배 시간이 느리게 흐른 것이다.
현대식 건물이 즐비하고 자동차와 버스가 경적을 울려대며 질주하는 하노이 도심의 한 대로변, 오래된 돌문 하나가 이질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열 걸음 남짓, 돌문 너머에는 반대편에서 상상할 수 없는 특별한 세계가 펼쳐진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수도 하노이가 쌓아온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은 곳. 도시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구시가지(Old Quarter)’다.
밀러 행성에서 일어난 ‘시간 지연 현상’이 블랙홀의 중력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천 년의 세월을 묵직하게 이어받은 채, 마치 찬란했던 과거의 한 지점을 재현하듯 느린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이곳은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
현대식 건물이 즐비하고 자동차와 버스가 경적을 울려대며 질주하는 하노이 도심의 한 대로변, 오래된 돌문 하나가 이질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열 걸음 남짓, 돌문 너머에는 반대편에서 상상할 수 없는 특별한 세계가 펼쳐진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곳,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수도 하노이가 쌓아온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머금은 곳. 도시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구시가지(Old Quarter)’다.
밀러 행성에서 일어난 ‘시간 지연 현상’이 블랙홀의 중력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천 년의 세월을 묵직하게 이어받은 채, 마치 찬란했던 과거의 한 지점을 재현하듯 느린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이곳은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래된 돌문 © 전혜인
천 년의 수도 하노이
하노이의 역사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무려 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1010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베트남 최초의 영속 왕조 리(Ly) 왕조가 수도로 선포하고 탕롱(Thang Long, 떠오르는 용)이라 이름 붙인 영광의 땅이 바로 지금의 하노이다. 중국의 천 년 지배에 맞서 독립을 쟁취하고 처음으로 비엣족 국가로서 기반을 갖추었던 베트남의 전성기 시절, 수도는 통치의 근간이자 민족 자긍심의 원천이 되어주었다. 도시의 중심에는 자연스레 왕궁이 자리했고 외곽 지역은 백성들의 보금자리이자 생활 무대가 되었다. 연중 상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활발한 상권이 조성되고 무역이 성행하던 곳, 하노이 구시가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뿌리를 두고 활기 넘치는 전통 시장의 맥을 잇고 있다.

구시가지 동쪽 외곽의 돌문, 오콴추엉 © 전혜인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구시가지의 거리 풍경 © 전혜인
역사로 통하는 관문
구시가지 동쪽 외곽에는 돌문이 세워져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역사적 건축물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구시가지에서 볼 때 홍강으로 향하는 동쪽에 있는 문이라 하여 ‘동하문’이라 불린 이 문은 1749년에 지은 고성 출입문이다. 당시 홍강 방향에서 하노이로 입성하는 이들은 모두 이 문을 통과해야 했을 것이다. 현재는 오콴추엉(O Quan Chuong)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름이 바뀌게 된 데에도 뜻깊은 사연이 담겨 있다. 1873년 하노이가 프랑스 식민지로 점령당했을 무렵, 추엉(Chuong)이라는 이름의 관료가 이 문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했다고 한다. 문 안의 하노이 시민들을 지키려던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충직한 관료에게 가는 문’이라는 뜻의 오콴추엉이라 부르게 되었다. 베트남 역사 속 인물들의 발자취가 아로새겨진 문, 그들의 신념으로 지켜온 문. 이것은 단순한 문이 아니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하노이 역사의 살아 있는 증인인 셈이다.

36거리 풍경 © 전혜인


수공예품과 색색의 스카프 © 전혜인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마법, 36거리
구시가지의 하이라이트는 ‘36거리’라 불리는 시장 골목이다. 과거 36개의 수공업자∙상인 조직이 거리를 구획해 상품을 만들어 팔던 것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비슷한 상품을 취급하는 조직이 한 거리에 모여 장사를 하는 방식으로, 판매하는 물건에 따라 거리 이름을 지었다. 점포 혹은 가게를 뜻하는 항(Hang)을 첫 글자로 두고 뒤에 판매품을 덧붙이는 식이다. 예를 들어 귀금속을 판매하는 골목은 항박(Bac, 은), 가금류를 거래하는 골목은 항가(Ga, 닭), 설탕을 뿌린 과일이나 과자를 파는 골목은 항드엉(Duong, 설탕)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상점과 거리가 더해지고 빠지고 이름을 달리하며 크고 작은 변화를 거쳐, 현재는 76개 이상의 거리에서 수공예품, 예술품, 생활용품, 식료품, 의류 등 온갖 품목을 거래하는 야외 종합 시장으로 운영 중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 ‘여기에 없다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능청스러운 묘사가 어울리는 곳이다.
날실과 씨실처럼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 골목, 활기와 세상살이의 노곤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삶의 현장, 베트남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100년 넘은 고옥들이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는 하노이 36거리는 현대사회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대 도시에서 굳건히 천 년의 전통을 수호하고 있는 곳. 36거리가 전 세계 관광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날실과 씨실처럼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 골목, 활기와 세상살이의 노곤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삶의 현장, 베트남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100년 넘은 고옥들이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는 하노이 36거리는 현대사회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대 도시에서 굳건히 천 년의 전통을 수호하고 있는 곳. 36거리가 전 세계 관광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불교용품 거리에 있는 사원과 가게에서 판매하는 화려한 불교용품들 © 전혜인

항탄 거리에서 디저트를 즐기는 연인 © 전혜인
여행객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골목은 어디일까. 첫 번째는 실크 거리 항가이(Hang Gai)다. 이 길에는 실크 상점과 옷가게가 모여 있다. 핸드메이드 실크 제품, 디자인 의류, 총천연색 스카프 등 아름다운 섬유 제품이 눈을 즐겁게 한다. 최근에는 베트남 전통 의상인 실크 아오자이를 맞추거나 빌리는 것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 그 또한 항가이에서 가능하다. 고급스러운 선물을 구매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한편 장난감 거리 르언반깐(Luon Van Can)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이곳에선 다양한 장난감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현지에서 구매한 장난감과 함께라면 아이들의 하노이 여행이 한층 더 즐거워질 것이다. 종교나 제사용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불교용품 거리 항꾸앗(Hang Quat)을 방문해봄 직하다. 나무로 만든 제사상, 제단, 화려한 귀금속 소재의 촛대 등 베트남 전통 종교 문화를 반영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낮에는 과자 거리 항즈엉(Hang Duong)에서 길거리 간식을 사 먹으며 정감 있고 소박한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저녁에는 맥주 거리 따히엔(Ta Hien)의 노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왁자지껄한 여행지의 낭만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한편 장난감 거리 르언반깐(Luon Van Can)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이곳에선 다양한 장난감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현지에서 구매한 장난감과 함께라면 아이들의 하노이 여행이 한층 더 즐거워질 것이다. 종교나 제사용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불교용품 거리 항꾸앗(Hang Quat)을 방문해봄 직하다. 나무로 만든 제사상, 제단, 화려한 귀금속 소재의 촛대 등 베트남 전통 종교 문화를 반영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낮에는 과자 거리 항즈엉(Hang Duong)에서 길거리 간식을 사 먹으며 정감 있고 소박한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저녁에는 맥주 거리 따히엔(Ta Hien)의 노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왁자지껄한 여행지의 낭만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전기차 투어 © 전혜인
눈앞에 펼쳐지는 파노라믹 올드 시티, 전기차 투어
호안끼엠 호수에서 출발하는 전기차 투어로 구시가지를 돌아볼 수 있다. 약 35분에서 1시간가량 구시가지를 천천히 도는 여행 상품이다. 문 없이 양옆이 뻥 뚫린 전기차에 편하게 앉아 전통 거리를 관광하는 전기차 투어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도는 동안 하노이 시민들이 각종 물건을 구매하는 풍경, 관광객을 태운 인력거, 맨손체조를 하는 주민들, 젠가와 땅따먹기를 하는 청소년을 비롯해 각양각색의 생활상을 접하게 될 것이다. 웃음과 정이 넘치는 이곳의 풍경들이 여러 장의 아름다운 사진처럼 남아 하노이 사진첩이라는 이름 아래 당신의 가슴 한편을 오래도록 장식할 것이다.
주소 bai do xe Ho Guom, Hang Trong, Hoan Kiem District, Hanoi
문의 +84-94-348 6636, dongxuantours@gmail.com
가격 전기차 한 대 대여(일행당) 35분 1만2,000원, 60분 1만8,000원 선
주소 bai do xe Ho Guom, Hang Trong, Hoan Kiem District, Hanoi
문의 +84-94-348 6636, dongxuantours@gmail.com
가격 전기차 한 대 대여(일행당) 35분 1만2,000원, 60분 1만8,000원 선



하노이에서 머물 곳: 롯데호텔하노이
구시가지 36거리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롯데호텔하노이가 있다. 롯데호텔하노이는 하노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롯데센터하노이의 상층부에 자리한다.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수려한 전망을 자랑하며, 베트남 전통 문양을 차용한 아름다운 객실 디자인을 갖춘 318개의 객실을 두고 있다. 베트남 특산물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신선한 식자재로 만든 환상적인 미식의 경험을 제공하는 레스토랑과 하노이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는 루프톱 바 등이 여행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소 54, Lieu Giai St. Cong Vi Ward. Ba Dinh, Hanoi
문의 +84-24-3333-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hanoi-hotel
주소 54, Lieu Giai St. Cong Vi Ward. Ba Dinh, Hanoi
문의 +84-24-3333-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hanoi-ho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