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스누피@제주
“나와 함께 제주의 경치를 감상하지 않을래?” 제주의 스누피 가든에 가면 스누피가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과연 누가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있을까?
뭍사람들에게 제주는 늘 위로와 안식 그리고 섬에 대한 로망이 가득한 여행지다. 제주 바다의 찬기, 남쪽 섬 특유의 태양 빛과 현무암 사이로 바람이 송송 빠져나갈 때 풍기는 바람 냄새는 잠시나마 편안한 휴식을 가져다준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요즘엔 이런 위로와 휴식이 더욱 절실하다. 누군가 옆에 앉아서 함께 제주의 경치를 감상하며 잠시 쉬자고 손을 끌어당기며 말한다면, 그 손을 뿌리치기 힘들 것 같다.
스누피가든

나무 덱에 걸터앉은 스누피. 그 옆에 앉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오름 가득한 동네의 스누피 가든
제주 중산간의 송당 지역은 제주에서 오름이 가장 많은 동네다. 중산간 일대 특유의 기후와 식생이 고스란히 살아 있고, 제주의 나무와 풀 냄새가 가장 짙고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그곳 구좌읍 송당리에 8만2,500㎡ 규모를 구성해 우리가 사랑한 스누피를 테마로 한 테마 가든 ‘스누피 가든’이 있다.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루시 등 이름만 들어도 그립고 반가운 이 친구들은 모두 미국 만화가 찰스 슐츠의 만화 <피너츠>의 등장인물들이다. <피너츠>는 1950년 10월부터 2000년 2월까지 50년간 연재한 네 칸 만화다. 만화가 연재되는 기간 동안 75개국 2,600여 종의 매체에 함께 소개되었다.
“어제로부터 배우고,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바라보며, 일단 오늘 오후는 쉬자”라는 이 만화의 대사처럼 스누피 가든은 제주라는 자연에 쉼을 위한 공간을 더한 것이다. 잠시만 둘러봐도 ‘오늘 오후에는 쉼을 갖자’는 대사가 왜 이곳의 슬로건인지 단번에 짐작할 수 있다.
제주의 흔한 박물관과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은 건물 입구에서부터 드러난다. 실내외 공간에 새겨놓은 피너츠의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그리고 디테일한 디자인이 함께 조화를 이뤘다는 것이 공간에서 명징하게 느껴진다.

캐릭터들이 제주의 자연 환경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제주의 오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페퍼민트 패티와 마시

“어제로부터 배우고,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바라보며, 일단 오늘 오후는 쉬자.”
만화 <피너츠> 중에서
휴식을 통한 위로와 회복
스누피 가든은 <피너츠> 원작과 찰스 슐츠의 철학, 등장인물 등의 이야기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실내 가든 하우스과 공간 동선에 따라 길을 걸으며 제주의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야외 가든으로 이루어진다.
가든 하우스는 5개의 주제로 구분한 테마홀과 3곳의 작은 정원, 카페와 테라스 등으로 꾸며놓았다. <피너츠>에 등장하는 캐릭터와의 관계, 에피소드 등 <피너츠>의 내용을 통해 ‘휴식을 통한 위로와 회복’이란 콘셉트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자연과 인생, 일상 등 5가지 주제로 구성된 가든 하우스

테마홀에서 발견한 연 먹는 나무가 특히 재밌다. 찰리 브라운이 연을 날릴 때마다 연이 나무에 걸려 끊어지곤 해서 ‘연 먹는 나무’라고 불렀는데, 실제로 가든 안에 연 먹는 나무를 위트 있게 표현해 조성했다. 그 외에도 하이킹 휴식 장면을 모티브 삼아 재현하거나 만화 배경 중 하나인 1970년경 미국 중서부 지역 교외와 피너츠 타운을 재현하기도 했고, 원작 속 공간에서 영상과 음성을 듣다 보면 찰리 브라운과 친구들이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피너츠>에 등장하는 등장인물과 소품들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스누피 하우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눈여겨볼 공간은 다섯 번째 테마홀인 스누피 시크릿 하우스다. 원작에서는 정작 스누피의 집 내부가 공개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스누피의 집을 들여다본 상상을 재현했다(사실 원작에서 스누피는 항상 자택 빨간 지붕 위에서 잠을 잤는데, 찰스 슐츠가 그렇게 묘사한 이유는 실제로 그가 키우는 강아지가 폐소공포증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스누피 가든에서는 그런 스누피의 집을 상상을 통해 구현했다. 이 공간에는 소설가, 화가, 운동선수, 비행사 등 스누피가 만화에서 하고 싶었던 꿈과 관련한 소품이 가득하다. 이 공간이 자칫 유치하거나 고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 그리고 캐릭터들이 가진 힘과 <피너츠>의 철학이 공감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철학을 이해시키는 공간이 지닌 디테일의 힘이기도 하다.
소품뿐 아니라 소품을 설명하는 안내판 하나하나에도 원작의 컬러나 이미지 등과 연결시켜 제작했다. 안내 표시나 비상구, 소화 기전 등 자칫 공간의 흐름을 흩뜨려놓을 수 있는 복병들도 주도면밀하게 제작했다.
그런 세심함이 느껴지는 또 하나의 공간은 실내 가든 하우스 관람을 끝내고 외부 정원으로 나가는 시점에 건물 옥상에 만들어놓은 야외 루프톱이다. 송당리 일대의 많은 오름과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루프톱은 내부 공간과 야외 가든 모두 제주의 거대한 자연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한다. 

야구잔디 광장에서 야구를 하는 찰리 브라운

라이너스 반 펠트, 찰리 브라운, 스누피. 함께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자연을 통해 인생을 가꾸다
역시 <피너츠> 이야기와 엮어 구성한 야외 가든은 소설왕 스누피 광장, 피너츠 사색 들판, 찰리 브라운의 야구잔디 광장, 라이너스의 담요 숲, 루시의 가드닝 스쿨 등 <피너츠>의 에피소드 속 장면을 정원 방식으로 구현해냈다.
거기에 제주의 자연을 더했다. 현무암과 화산송이 등 제주 특유의 배경과 중산간 일대의 자연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흰동백나무, 참꽃나무, 때죽나무와 구실잣밤나무 등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나무가 가든 곳곳에서 등장한다. 도토리 숲길, 후박나무 길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숲길이 오히려 담담하게 길마다 놓여 어 시선을 잡는다.
재미있는 것은 꽤 복잡하게 구성한 듯하지만, 막상 걷다 보면 <피너츠> 원작처럼 평온함 그 자체라는 점이다. 갖가지 나무 사이 숲속으로 이어진 길을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생은 늘 순탄하고 잘 보이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듯, 작은 폭포를 지나 숲속을 지나고 모험이 필요한 순간도 있음을 알려준다. 우드 어드벤처도 있고 흔들리거나 위아래로 들쑥날쑥한 다리도 있다.

스누피 가든을 둘러보다 보면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그리고 친구들의 꿈을 자연과 함께 발견할 수 있고, 그 자연을 걷고 사색하는 것이 결코 지루한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그리고 <피너츠> 속 대사에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인생에는 비가 오는 날도 있고 해가 있는 날도 있지”라는 스누피의 말처럼 스누피 가든을 걷다 보면 제주의 변덕스러운 자연의 변화가 인생과 같다는 의미로 오롯이 와닿는다.
여행자가 기억해둘 것은 <피너츠> 속 스누피는 빨간 지붕 위에서 잠을 자지만, 제주의 스누피는 오름 위에서 잠이 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방문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색하는 것이 스누피 가든과 제주의 자연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금백조로930 스누피 가든
운영시간 동계(10~3월) 9:00~18:00, 하계(4~9월) 9:00~19:00
홈페이지 www.snoopygarden.com
 

제주에서 머물 곳: 롯데호텔 제주
롯데호텔 제주는 500개의 객실을 갖춘 리조트 호텔로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리조트 호텔 ‘더 팰리스 오브 더 로스트 시티’를 모델로 삼은 설계와 제주 천혜의 자연이 어우러져 이국적 분위기가 가득하다. 호텔 셰프들이 엄선한 최상의 제주도 현지 식자재로 요리한 140여 종의 메뉴를 올데이 다이닝레스토랑 '더 캔버스(THE CANVAS)'에서 맛볼 수 있다. 사계절 온수풀과 헬로키티 캐릭터 룸 등 다양한 시설로 가족과 연인에게 사랑받는 호텔이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72번길 35
전화 +82-64-731-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jeju-hotel
2021. 1 에디터:정재욱
자료제공: 스누피가든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1. 1
  • 에디터: 정재욱
  • 자료제공:
    스누피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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