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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종수목원

도심에 자리 잡은 식물 천국, 국립세종수목원
9년 만에 완성된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2,900여 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유리 온실, 그림 전시, 분재, 놀이터 등 남녀노소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놀이공원 같다.
‘행정 수도’라는 별칭으로 친숙한 세종시. 문화 혹은 여행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던 세종시에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지난해 10월, 9년에 걸친 조성 사업 끝에 국립세종수목원이 문을 열었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산림청 산하의 공공기관인 한국수목원관리원에서 운영하는 국립수목원이다. 산림청이 기후 및 식생대별로 식물을 관리하기 위해 조성한 곳으로, 2018년 백두대간 지역의 식물을 연구·보전·전시하기 위해 만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이어 두 번째로 개관한 국립수목원이다(국내에는 포천시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을 포함해 총 3개의 국립수목원이 있다).
국립세종수목원은 한국의 중부에 위치한 만큼 온대 중부 지역의 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세종시 중심에 위치한 ‘도시 정원형 수목원’으로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를 담당한다. 볼거리는 물론 정원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는 의미다. 축구장 90개 규모(65만㎡)의 면적, 20개소의 전시원, 2,9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세종수목원. 수목원 내를 오가는 트램을 타고 드넓은 이곳을 둘러봤다. 하루를 온전히 써도 모자랄 것 같은 국립세종수목원에서 꼭 봐야 할 곳은 어디일까?
 
사계절 전시 온실의 지중해온실

사계절 전시 온실의 지중해온실

붓꽃 모양의 유리온실, 사계절 전시 온실
국립세종수목원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사계절 전시 온실이다. 크기도 크기지만 햇빛에 반사된 유리온실이 멀리서도 근사하게 보인다. 사계절 전시 온실은 지중해온실, 열대온실, 특별전시온실로 구성되며, 중앙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와 작은 전시관이 있다. 사계절 전시 온실의 디자인은 외떡잎식물인 붓꽃의 꽃잎을 형상화했다. 하나의 꽃잎이 하나의 전시관인 셈으로, 높이와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그중 지중해온실의 높이가 가장 높다. 국내에서 천장이 가장 높은 유리온실이라고 하는데, 무려 높이가 32m나 된다. 국립세종수목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이곳에 있다. 지중해온실은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을 모티프로 조성했다. 알람브라 궁전에서 가장 큰 볼거리로 꼽히는 헤네랄리페 정원의 기다란 연못을 본뜬 연못이 지중해온실의 포토 존이다.
지중해온실과 열대온실

지중해온실과 열대온실

지중해온실과 열대온실

지중해온실과 열대온실

지중해온실과 열대온실

입장하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습한 기운이 느껴지는 열대온실에는 월평균기온 18℃ 이상인 열대기후 지역에서 서식하는 식물 400여 종이 있다. 트라이앵글 야자, 병야자 등 다양한 종의 야자수와 고무나무 등을 볼 수 있으며, 식충식물과 바나나, 파파야 같은 열대 과일나무도 관찰할 수 있다. 야생의 생생한 기운이 넘치는 이곳의 포토 존은 동굴 폭포와 연꽃이 피는 연못 앞. 2층 높이의 다리를 거닐며 열대식물을 내려다보는 것도 즐겁다.
특별전시온실

특별전시온실

3개의 유리온실 중 가장 변화무쌍한 곳은 특별전시온실이다. 이름처럼 특별한 전시가 이곳에서 펼쳐진다. 국립세종수목원은 계절마다 하나의 테마로 특별전시온실을 포함한 수목원 일대에서 전시 및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올봄에는 ‘너도 봄, 나도 봄’이라는 테마로 봄꽃 축제를 펼쳤다. 봄꽃 축제는 4월부터 6월까지 약 2달간 이어진다. 특별전시온실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콘셉트로, 봄꽃을 활용해 ‘이상한 꽃 나라’를 완성했다. 어디선가 회중시계를 들고 바쁘게 뛰어가는 토끼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곳, 천장에 설치된 꽃 모형과 거대한 트럼프 병사 모형이 정말 이상한 꽃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사계절 전시 온실 중앙홀의 전시관

사계절 전시 온실 중앙홀의 전시관

사계절 전시 온실 중앙홀의 전시관

특별전시온실에서 나와 중앙홀의 작은 전시관에서 열리는 허윤희 작가의 전시 <숨 쉬러 나가다>도 놓치면 아쉬운 이벤트다. 한 장의 나뭇잎 그림에 하나의 이야기를 쓴 700여 장의 ‘나뭇잎 일기 시리즈’, 목탄으로 그린 흑백의 드로잉, 화려하고 강렬한 색의 아크릴물감으로 그린 멸종 위기 식물들은 한 사람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 다른 매력으로 빛난다. 멸종 위기 식물들의 그림은 엽서로 제작해 비치되어 있는데, 특별한 기념품으로 손색없다.
사계절 전시 온실은 실내 공간으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시간당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 방문 전 예약해야 한다.
 
한국전통정원 중 궁궐정원

한국전통정원 중 궁궐정원

우리 것의 매력, 한국전통정원과 분재원
유리온실에서 빠져나와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을 감상할 차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자연에 순응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자 했다. 이것이 정원 문화로도 나타났는데, 국립세종수목원의 전통 정원에서 우리 정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한국전통정원은 궁궐정원, 별서정원,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왕과 왕족이 휴식을 취하던 궁궐정원에는 가장 한국적이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꼽히며 한때 ‘비원’으로 불리기도 한 창덕궁 후원을 재현했다.
분재원

분재원

창덕궁 후원의 부용정과 주합루, 주변의 풀과 나무까지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궁궐정원에서 재현한 주합루에는 ‘솔찬루’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는데, 이는 소나무처럼 푸르고 옹골차다는 뜻의 한글 이름이다. 선비들이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겼던 별서정원은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과 그 주변 특징을 살렸다. 전통정원의 대표적 건축물인 정자와 누각을 짓는 목재로 국내에서 생산된 춘양목을 사용했으며, 크기도 그대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전통정원에는 자연과 정원의 경계가 없다. 시원한 바람을 맞거나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마치 명상하듯 그 순간, 그 공간을 느껴보자.
분재원

분재원

분재원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되는 분재들을 모아둔 곳이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소나무와 같은 상록침엽수로 만든 송백분재, 꽃을 감상하는 상화분재, 열매를 감상하는 상과분재, 잎을 감상하는 상엽분재 등 다양한 형태의 분재 4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계절별 테마에 따라 이곳 분재원의 실외 정원과 상설전시원, 특별전시원에 분재들이 전시된다. 분재는 식물을 화분에 심어 가꾸는 원예 기술이나 단순히 식물을 가꾸고 식물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화분 안에는 자연의 정취가 담겨 있다. 뿌리가 뻗어나간 모습, 줄기의 형태, 가지의 모양, 잎의 질감 등 분재를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그 안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

분재원은 전통 한옥에 현대적 디자인이 가미된 2개의 건축물이 축을 이룬다. 나무 골조의 유리온실 같은 상설전시원과 기왓장을 올린 특별전시원이다. 채광 좋은 두 공간이 분재를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준다. 이곳에서는 분재와 관련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분재원 뒤편에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특산 식물과 자생지에서 사라져가는 희귀 식물을 모아둔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이 있다. 제주 바닷가 산기슭에서 자라는 백서향, 전남 보길도에서 자라는 바늘엉겅퀴 등 낯설면서도 친숙한 다양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생활정원

생활정원

생활정원

정원 문화를 경험하는 생활정원과 어린이정원
수목원을 둘러보다 보면 직접 식물을 키워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실제로 수목원 곳곳에서는 관람자에게 식물을 제안하는 활동이 펼쳐진다. 생활 속 우리의 정원 문화를 보여주는 생활정원에는 먹거리가 되는 식물들이 있다. 채소의 씨앗이나 모종들이 심겨 있으며, 식물을 키우고 수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대표 작물로는 블루베리가 있는데, 6월이면 수목원의 블루베리가 첫 열매를 맺을 예정이다. 중앙의 이동식 닭장에서 기르는 닭의 배설물은 유기질 비료로 사용한다. 다양한 작물과 동물이 어우러져 아이들의 체험 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어린이정원

어린이정원

방문자센터 내의 가든숍

방문자센터 내의 가든숍

방문자센터 내의 가든숍

더불어 나무로 만든 놀이 기구와 미로 등이 조성된 어린이정원도 아이들과 함께할 장소로 빼놓을 수 없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전시 주제가 변경됨에 따라 교체되는 식물을 무료로 나누는 ‘업사이클 가드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3개월 이상 전시하던 식물을 반려식물로 키울 수 있도록 식물을 나누고 분갈이 및 관리 방법을 알려준다. 이 프로그램 또한 생활정원에서 진행하며,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더 다양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자. 반려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자센터 1층 가든숍에 들러 이곳에서 판매하는 화초와 나무를 살펴봐도 좋겠다.

국립세종수목원
주소 세종시 연기면 수목원로 136
문의 +82-44-251-0001
운영 시간 하절기(3~10월) 09:00~18:00(입장 마감 17:00),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www.sjna.or.kr
 
롯데시티호텔 대전

세종시에서 머무를 곳: 롯데시티호텔 대전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자동차로 30여 분 거리에 롯데시티호텔 대전이 있다. 2014년 3월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 대전은 대전 컨벤션센터 앞에 위치한 18층 규모의 호텔이다. 모던한 디자인의 306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객실은 갑천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주소 대전시 유성구 엑스포로 123번길 33
문의 +82-42-333-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daejeon-city
2021. 5 에디터:김혜원
포토그래퍼:안가람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1. 5
  • 에디터: 김혜원
  • 포토그래퍼: 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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