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LOCAL TOUR] 은밀하게 힙하게, 을지로 투어
늦은 오후가 되면 을지로3가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힙지로로 변신할 채비를 한다.
을지로3가역 일대는 인쇄와 인테리어, 전기 공구 상가들이 서로 구획을 나누어 모여 있다. 특히 을지로3가와 을지로4가 사이에는 ‘을지로 인쇄골목’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인쇄 관련 업체가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다. 언젠가부터 이 인쇄골목의 건물마다 간판 하나 없는 카페와 바, 숍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교체와 이동을 반복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골목 사이마다 들어선 바와 레스토랑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이곳을 ‘힙지로’라고 불렀다. 이제 힙지로는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가 된 지 오래다. 힙지로 일대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와 새롭게 살아남기를 시작한 대표 가게들을 살펴보자.

❶ 루이스의 사물들
‘루이스의 사물들’은 을지로4가역 펌프와 전기 공구 가게 일대에 몸을 숨긴 카페다. 루이스의 사물들을 처음 방문했다면 건물 앞에 도착했더라도 잠시 서성이게 된다. 간판을 찾기 어려워서다. 입구에 일러스트와 루이스의 사물들이란 문구가 새겨진 작은 포스터를 발견했다면 과감히 좁은 계단으로 진입해 3층까지 오르면 된다.
이곳은 을지로가 힙지로란 타이틀을 얻기 시작할 즈음부터 정착한 힙지로의 터줏대감이다. 무심한 듯 그대로 남겨둔 콘크리트 외벽과 대형 스피커와 빈티지 오브제, 다양한 디자인의 컵과 접시 그리고 석고상. 이런 낯선 조화가 루이스의 사물들을 만들어냈다. 이곳에서는 마음에 드는 잔과 접시를 골라 음료나 디저트를 주문하는데, 다양한 잔과 접시 등의 소품은 판매나 대여도 한다. 카페 내 공간이나 소품 무엇이든 스마트폰으로 찍어 담아 갈 수 있다. 전시나 공간 대관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172-1 3층
인스타그램 @Louis_collections

루이스의 사물들

❷ 호텔수선화
‘호텔수선화’ 역시 힙지로 역사의 시작부터 함께해온 곳이다. 을지로3가역 10번 출구 인쇄골목이 시작하는 지점의 낡은 건물 4층에 호텔수선화가 있다. 화살표 같은 빨간 삼각형 3개를 포개놓은 표식을 발견한다면 호텔수선화 앞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다. 작은 호텔 프런트 같은 빈티지한 카운터로 유명한 호텔수선화는 낮에는 카페, 밤에는 펍으로 변신하는 카페이자 문화 공간이다. 다소 어두운 실내, 삐걱거릴 것 같은 목재 테이블과 의자,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로 덧댄 전등의 조화가 촌스러움과 멋스러움의 중간 지점쯤에 있는 콘셉트를 잘 나타낸다.
방문객은 차나 맥주를 마시면서도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한동안 호텔수선화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작업물이나 다양한 기획 전시 그리고 공연 등을 틈나는 대로 선보이곤 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시나 공연은 잠시 멈춘 상태다. 을지로의 숍이 단순히 음식과 차만 파는 곳만이 아닌, 문화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임을 증명한 곳이 바로 호텔수선화다.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7길 17 4층
인스타그램 @hotel_soosunhwa

호텔 수선화

❸ 을지 장만옥
요즘 힙지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당을 추천하라면 20~30대의 상당수가 ‘을지 장만옥’을 추천하지 않을까. 상호명을 홍콩의 인기 배우 이름에서 가져온 을지 장만옥은 배우 장만옥이 등장한 영화 <아비정전>과 <화양연화>처럼 1960년대 홍콩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주로 홍콩가정식을 내는데, 홍콩 분위기만이 아니라 현지의 맛도 재현한다. 맛은 이미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점심 영업도 하지만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해가 진 후부터 시작한다.
상호명을 한자로 제작한 초록 간판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을지로에서 홍콩 침사추이 뒷골목으로 가볍게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흥미롭고 이국적인 분위기 덕분에 가게 앞은 유명 포토 스폿이 되었다. 중식당이지만 자장면이나 탕수육은 없다. 그나마 익숙한 메뉴가 마파두부나 닭튀김 정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산둥식 마늘쫑면과 마라가지, 스프링 오이냉채 등이다. 이 요리와 함께 시원한 맥주나 고량주를 즐기기 위해 퇴근 후 서둘러 줄을 선다. 주류는 크래프트 비어와 다양한 중국 술 그리고 칵테일과 위스키를 판매한다. 장만옥이 주연한 영화 <첨밀밀>의 이름을 붙인 칵테일이 있는 것을 보니 어쩌면 1980년대 홍콩을 상상하며 완성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3가 323
인스타그램 @chinese_tapas_jangmanok

을지 장만옥

❹ 마인띵스
‘마음이 담긴 물건을 소개하는 공간’이라는 테마를 지닌 소품 숍 ‘마인띵스’에서는 다양한 문구류와 머그컵, 스티커와 브로치, 동전지갑 등 깜찍하고 아기자기한 물건을 판매한다. 일반 문구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전문 디자이너의 제품과 소품이 많다는 것이 이곳의 인기 이유다. 명동 방면 서울중부경찰서 인근에 위치하는데, 소품 숍이라 그런지 밝고 정돈된 느낌이 든다. 몇 분을 머물렀음에도 작은 매장에서는 팬시한 물건들을 구경하려는, 20대로 보이는 학생들의 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양한 디자인의 엽서와 포스터, 스티커 그리고 머그컵 등이 마인띵스의 인기 제품.
마인띵스 위층에는 친환경 소품 숍이자 제로웨이스트 숍인 ‘제로띵스’가 있다. 제로웨이스트 숍답게 세제나 샴푸를 따로 담아 갈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도 마련되어 있다. 공병을 들고 와 샴푸를 리필해 가는 방문객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리필 스테이션 외에 재활용 재료로 만든 칫솔이나 고체 치약과 다회용 빨대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32-1 저동2가
인스타그램 @mindthings_shop

마인띵스

❺ 오팔
‘오팔’은 어릴 때 엄마 옷장을 탐험하곤 하던 패션 기업의 MD가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동네에서 역시 세월이 묻어나는 물건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빈티지 편집숍이다. 의류와 제품, 바이닐 등을 판매하는데 모두 오랜 시간과 더불어 손때 묻은 빈티지 제품이다. 패션이나 소품에 관심 있는 이들 사이에서 오팔은 마니아급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의 빈티지 제품도 많이 취급하고 있다.
매장 안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주인의 남다른 감각이 언뜻언뜻 느껴진다. 이를테면 매장의 로고와 같은 거대한 철제 프레임을 천장에 매단 모습이나, 서랍장 위 오랜 빈티지 스피커와 고가구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가 그렇다. 옷을 걸어놓은 체인 행어도 색다르다. 세월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와 무심한 듯 걸려 있는 빈티지 의류, 소품들이 투박해 보이는 매장 분위기와 의외의 조화로움을 연출한다. 세월이 묻어 있는 제품도 오팔에서는 오래도록 건강하게 생명이 연장될 것 같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16길 2-1 2층
인스타그램 @opalseoul.k

오팔

❻ 원형들
지난해쯤인가 SNS에서 “민초단도 포기한 케이크”란 짧은 문장과 함께 옅은 초록빛 크림 위에 푸른 이파리와 긴 줄기를 올린 심상치 않은 케이크 이미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고수를 넣은 케이크였다. 이 개성 넘치는 케이크 이미지로 단번에 힙지로 최고 핫 플레이스가 된 곳이 바로 카페 ‘원형들’이다. 을지로 진양상가 인근에 위치한 어느 건물 좁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다 보면 3층쯤부터 4층까지 길게 줄서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원형들에 입장하기 위한 줄이다.
원형들의 장점은 생소한 재료와 비주얼로 SNS에서 늘 호기심을 자극하고 화제를 모은다는 것. 이곳에서는 고수 외에도 감태나 안초비, 딜 등 케이크와 좀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생소한 재료로 만든 디저트를 선보인다. 제누아즈 시트에 촉촉한 고수 크림과 레몬 크림을 더한 고수 케이크는 ‘케이크는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기를 끌었다. 막상 맛을 보면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고수 케이트 외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디저트는 크림치즈에 마늘종을 넣은 토마토 퀸 아망이다. 라즈베리와 몽테크림을 올린 핑크 딜케이크와 딸기말차도 인기 메뉴다.
이색 디저트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원형들은 고정관념을 깬 디저트를 완성도 있게 만드는 디저트 카페다.
주소 서울 중구 창경궁로1길 38 4층
인스타그램 @wonhyeongdeul   

원형들

2022. 4 에디터:이현정
포토그래퍼:김준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2. 4
  • 에디터: 이현정
  • 포토그래퍼: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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