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LOCAL TOUR] 부산 해리단길 낡은 맨션에 있는 것은?
부산 여행 중 해리단길과 해운대 일대에 자리한 낡은 맨션을 찾았다. 이곳엔 특별한 숍들이 있다.
해운대와 광안리, 기장과 영도 일대는 해변 지역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여행지다. 먼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은 렌터카를 타고 이곳의 맛집과 예쁜 카페를 순회한다. 또 바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이 중 해운대의 해리단길은 해변가는 아니어도 젊은 여행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해운대에는 맨션이 많다
지금은 폐쇄된 해운대 기차역을 기준으로 바다 쪽과 반대편 봉대산 방면은 분위기가 다르다. 해운대 해변에는 고층 빌딩과 아파트, 고급 상가가 집중되어 있지만, 역 뒤편 동네는 말 그대로 서민들이 살아가는 동네로 수년 전부터 해리단길 일대로 불렸다. 이곳에는 아기자기하면서 개성 있는 숍과 맛집이 드문드문 펼쳐져 있다.
해리단길이란 동네가 알려진 것은 오래전부터인데, 이곳이 독특한 것은 많은 숍이 맨션의 1층이나 맨션 상가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어로 큰 저택이란 의미의 맨션(mansion)은 한국에서 예전에는 작은 단지의 아파트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부산에는 여전히 맨션이란 이름이 붙은 공동주택이 적지 않다. 특히 해리단길 일대에는 주로 맨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숍이 형성되어 있다.

❶ 우일맨션의 런던상회와 와르켓

주소지상 해리단길 일대는 해운대구 우1동으로 불린다. 그래서 이 일대에는 우일시장, 우일맨션 등 우1을 붙인 상호가 꽤 있다. 우일맨션에는 작고 예쁜 숍과 식당, 카페가 몇몇 자리하는데, 그중에서도 이곳을 대표하는 숍을 꼽는다면 런던상회와 와르켓이다.

런던상회는 10년 넘게 영국에 살던 주인장이 평소 맥시멀리즘을 지향하며 모아둔 다양한 액세서리와 그릇, 소품 등을 손수 부산으로 가져와 선보이는 소품 숍이다. 쉽게 구할 수 없는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비롯해 로열코펜하겐류의 빈티지 화병이나 그릇, 몰스킨에서 펴낸 여행서와 빈티지 의류 등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에 갈 수 없어 물건이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탐나는 물건이 곳곳에 눈에 띈다. 영국에서 거주하다 한국에 잠시 들른 주인이 우연히 해리단길의 매력에 빠져 아예 숍을 차려버렸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길지만, 상점을 찾은 손님들과 이야기하는 걸 즐기느라 가게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주인장의 마음이 런던상회 유지의 8할이다. 물론 그의 별나고 유니크한 안목이 작은 숍을 특별한 소품으로 채우고 있다.

와르켓은 해리단길의 유이한 와인 전문 숍이다. 다른 한 곳은 서울에서 내려온 유어네이키드치즈.
식품보다는 와인 자체를 전문으로 하는 와르켓의 강점은 주인이 직접 선정하는 와인 리스트.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와인에 대한 사랑이 넘쳐 운영하기 시작한 곳인 만큼 다양한 와인이 한쪽 벽에 가득 진열되어 있다. 캐주얼한 와인 패키지가 블루, 화이트와 어울려 숍의 컬러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해운대에 놀러 왔다 들르는 손님이 많아 고가의 빈티지 와인보다는 좀 더 트렌디하고 저렴하면서 개성 있는 와인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스위트한 스파클링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이 인기다.

우일맨션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1로38번길 11
런던상회 www.instagram.com/ldnmarket_
와르켓 www.instagram.com/warrrket
❷ 아림비치맨션의 쎈디멍스튜디오와 동백아가씨

아림비치맨션은 해리단길을 알리는 ‘함께해리단길’ 안내 조형물의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공동주택이다. 맨션 뒤로는 멀리 봉대산의 낮은 정상이 훤히 보인다. 아림비치맨션에는 우동1로 37이란 주소를 같이 쓰는 작은 단층 상가 건물이 있다. 이곳에는 문구와 포스터를 파는 쎈띠멍스튜디오와 동백꽃을 닮은 화사하고 예쁜 케이크를 만드는 케이크 전문점 동백아가씨가 있다.

쎈띠멍스튜디오에서는 미술을 전공한 주인이 디자인한 플래너와 다이어리, 직접 촬영한 여행지를 담은 사진 액자와 쉽게 만나기 힘든 해외 문구류, 오리지널 프린트 포스터 등을 판매한다. 이곳의 플래너나 다이어리는 실용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춰 두고두고 취향대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여행지에서 직접 후지X100 디지털카메라로 담아낸 사진들은 촬영자의 특별한 시선과 감성이 돋보일 뿐 아니라 인스타그래머블하면서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여행을 떠나 그곳을 카메라에 담고 포스터와 여러 문구로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쎈띠멍스튜디오의 문구류가 더욱 풍성하게 채워진다.

인스타그램에서 동백아가씨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뜨는 피드는 바로 활짝 핀 꽃 모양의 케이크 이미지다. 동백아가씨에서 만드는 케이크가 널리 사랑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곳은 100% 예약제로 케이크를 판매한다.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시그니처 케이크는 워낙 찾는 손님이 많아 작은 사이즈로 조금 제작해두긴 하지만 늘 몇 시간도 채 가지 못하고 동이 나기를 반복한다. 원하는 꽃이나 색상을 사전에 주문하면 최대한 주문에 맞춰 케이크를 만들어준다. 화사한 데커레이션 케이크는 주로 버터로 만든 크림 케이크가 많은데, 이곳은 전부 생크림을 사용한다.

아림비치맨션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1로 37
쎈띠멍 스튜디오 www.instagram.com/sentiment_shop
동백아가씨 www.instagram.com/_camellia_lady_
❸ 해리단길의 버거샵과 빨간떡볶이

해리단길에는 트렌디한 수제 버거와 디저트 숍부터 오래된 떡볶이와 돼지국밥 맛집이 모여 있다. 이 중 수제 버거로 유명한 버거샵과 부산 떡볶이 지존이라는 빨간떡볶이에는 늘 줄이 길게 서 있다.
해운대의 버거샵은 부산에서 가장 성공한 수제 버거 전문점 중 한 곳이다. 해리단길이 해리단길이란 이름이 붙기도 전부터 자리를 잡고 수제 버거를 만들었다. 이곳의 강점은 ’미쿡’에서 먹는다면 이런 맛이 아닐까 싶을 만큼 오리지널티가 강한 버거다. 패티의 육즙이나 구성, 캐러멜라이징한 양파와 패티를 위아래로 덮고 있는 번의 식감까지, 단순한 조합이지만 버거샵의 클래식 버거는 가장 미국적인 맛을 선사한다. 게다가 120g의 패티는 100% 1등급 한우로 만든다. 서울에서도 올 초부터 1년간 팝업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빨간떡볶이는 부산 해운대 일대의 오랜 자랑거리인 분식집이다. 40년이 훌쩍 넘게 떡볶이를 만들어오고 있다. 불특정한 운영시간과 조금만 늦게 도착하면 “재료 소진으로 문 닫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야속할 정도로 인기 있는 떡볶이 전문점이다. 빨갛지만 전혀 맵지 않은 소스와 간이 깊게 밴 쫄깃한 가래떡를 맛보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떡볶이의 고정관념을 싹 씻어준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는 인생 떡볶이란 찬사로 가득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떡볶이의 떡이 이토록 중요한 존재란 사실을 새삼 깨닫고 ‘유레카’라고 외치게 된다.
버거샵 www.instagram.com/burgershopbusan
빨간떡볶이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1로20번가길 4
❹ 맨션이 아닌 맨숀, 대림맨숀

해운대 기차역에서 해변으로 향하다 보면 해운대구청을 지나 도로 건너편에 외롭게 홀로 서 있는 맨션 한 동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은 대림맨숀. 건물 입구 입간판에는 맨숀으로 표기되어 있다. 분명 오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낡지는 않은 맨숀 안에는 재미있는 상점과 갤러리가 몇 곳 모여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갤러리 ERD 부산점과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인 논픽션의 부산 쇼룸, 그리고 부산에서 손꼽히는 타르트 전문점 타르트훌리건이다.

맨션은 기본적으로 주거 시설이기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논픽션 입구에 방문객에게 정숙과 매너를 요청하는 안내문이 걸려 있는 것도 그래서다. 논픽션은 서울에서 론칭 후 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다. 향이 좋은 향수와 향기 제품, 보디용품, 비누 등을 주로 판매한다.
한남동과 성수에 이어 부산에 쇼룸을 열었는데, 해운대에 있는 세련된 주상복합 건물의 상업 공간이나 센텀시티가 아닌 대림맨숀에 문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짐작하게 한다. 정갈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실내와 제품이 조화를 이루는데, 해운대를 찾는 방문객이 대림맨숀을 부러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논픽션 때문이다. 2, 3층에 걸쳐 쇼룸이 있는데, 3층은 무인 언택트 룸으로 운영 중이다.

갤러리 ERD는 원래 이태원에서 시작해 동시대 현대미술 작가와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소개하던 갤러리다. 아시아의 첫 ‘하우스 오브 핀율’, 그러니까 덴마크 가구 디자인의 황금기를 이끌던 디자이너 핀율의 가구를 ERD에서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에 개관한 갤러리 ERD 부산점은 해운대 한복판에 있다는 이점을 살려 보다 직관적이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업물을 주로 소개한다. 지난 7월까지는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근간으로 뭉게뭉게 구름을 이미지화한 궁호 작가의 개인전이 있었다. 8월부터는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선과 강렬한 색감으로 재미있는 그림을 완성하는 강석형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서울 못지않게 부산에도 다양한 맛집이 있다. 특히 해운대에는 전통적 노포와 새롭게 트렌드를 반영한 레스토랑이 공존한다. 디저트 숍도 당연히 많다. 그럼에도 대림맨숀 1층에 입점한 타르트훌리건은 꽤 소문난 타르트 가게다. 귀여운 아기 이미지를 형상화해 로고로 사용한 이곳은 제철에 맞는 생과일 타르트가 인기 메뉴다. 견과류와 치즈 외에도 생과일을 제철에 맞게 변화를 주고 있어 방문 시점에 따라 다양한 생과일 맛도 경험할 수 있다. 인근에 디저트 가게가 많은데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니 타르트훌리건의 인기를 짐작케 한다.
 
대림맨숀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302
갤러리 ERD galerieerd.com
논픽션 부산 www.instagram.com/official.nonfiction
타르트훌리건 www.instagram.com/tart_hooligan

부산에서 머물 곳: 롯데호텔 부산과 시그니엘 부산
부산 서면 근처에 위치해 화려한 시티 뷰를 선사하는 롯데호텔 부산은 현대적 감각과 디자인으로 프라이빗한 휴식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여행 목적에 따라 선택 가능한 650여 개의 객실과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부산 여행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시그니엘 부산은 시그니엘 서울에 이은 시그니엘의 두 번째 호텔로, 해운대의 랜드마크인 엘시티(LCT) 타워에 자리한다. 총 260실 규모이며, 광안대교가 보이는 해운대의 환상적 오션 뷰를 자랑한다. 세계적 수준의 미식을 선보이는 시그니엘 부산에서는 미쉐린 3스타 셰프 브루노 메나드(Bruno Menard)가 컨설팅한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 롯데호텔 부산시그니엘 부산
2022. 9 에디터:정재욱
포토그래퍼:김준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2. 9
  • 에디터: 정재욱
  • 포토그래퍼: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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