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제주 가을의 절정, 산굼부리
제주에서 억새 명소로 유명한 몇 곳 중 산굼부리를 찾았다. 10월이 넘어가면 이곳은 황금빛이 들판을 뒤덮는다.
제주의 가을을 대표하는 건 단연 억새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산간 도로를 따라 억새가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드라이브하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10월, 11월이면 중산간 들판이나 오름 어디서든 억새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봄과 여름 동안 정체를 숨기고 다른 풀들과 뒤엉켜 자라다 가을이 되면 부드러운 이삭이 만개하며 비로소 억새의 모습을 드러낸다.

억새 하면 산굼부리
가을에 제주로 여행을 온 많은 여행객이 억새 명소를 물어올 때면 새별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 그리고 산굼부리를 추천하곤 한다. 새별오름은 제주의 서쪽을 관통하는 평화로와 가까워 제주시와 서귀포시 사이를 이동하며 들르기 좋다. 억새철엔 많은 인파가 모여 정상까지 등반로를 따라 줄지어 걸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 맞은편에 있는 작고 야트막한 오름이다. 워낙 낮아서 오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지만 탐방로가 잘 조성되어 있지 않고 조금 가파른 편이다. 아끈다랑쉬오름 정상에 올라가 분화구를 한 바퀴 돌며 걸으면 억새의 정취를 호젓하게 느낄 수 있다.
제주의 가을 여행지로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곳은 단연 산굼부리다.

굼부리는 제주 말로 ‘화산체의 분화구’를 일컫는다. 대부분의 오름에는 저마다 비슷하거나 다른 모습의 굼부리가 있다. 그중에서도 산굼부리의 분화구는 아주 특별하다. 197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다른 오름의 분화구와 달리 낮은 평지에 커다란 분화구가 형성되어 있다. 분화구의 바깥 둘레는 2,700m, 안쪽 둘레는 750m, 분화구 깊이는 132m로 한라산 백록담보다 규모가 크고 깊다. 바닥 넓이는 약 30만㎡나 된다. 다른 분화구와 달리 용암과 화산재가 거의 분출하지 않고 폭발이 일어났으며, 가스만 터져 나와 암석을 날려 구멍만 깊이 파인 채로 분화구가 되었다. 이러한 화산을 마르(maar)라고 부르는데, 한국에는 산굼부리 한 곳뿐이며 세계적으로도 일본과 독일에 드물게 몇 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굼부리를 이루는 자연
산굼부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광활한 분화구는 늘 경이롭다. 분화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울창한 미지의 숲속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높은 곳에서 숲을 내려다볼 일이 많지 않아서인지, 잠시 숲 위를 나는 새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새처럼 가벼워진 내가 분화구 안으로 훌쩍 날아 들어가 숲 깊은 곳을 잠시 살펴보는 상상을 하게 된다. 난생처음 보는 나무와 꽃, 동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분화구 안에서 자라는 식물은 식물의 분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한다. 바닥은 물이 바로 흡수되어 빠져나가는 물이 고이지 않으며 분화구의 높이와 방향에 따라 일사량, 일조시간이 다르다. 그렇게 온대와 난대 지역이 두루 형성되다 보니 분화구 내에 식물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일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와 꽃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연구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노루와 오소리, 조류, 파충류 등 야생동물의 서식처로도 유명하다. 그야말로 산굼부리는 미지의 숲을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산굼부리 입구에서 분화구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보통 걸음으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으며, 워낙 탐방로가 잘 닦여 있어 오래 걷기 어려운 어린이나 어르신, 장애인도 접근하기 좋다. 가을이면 이 탐방로를 따라 억새가 천지다. 물결 치는 억새밭 사이를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일행을 불러 “저기 잠깐 서 봐”라고 외치며 연신 셔터를 누르게 된다.
곳곳에 센스 있는 포토 포인트도 수두룩하다. 작은 수목원으로 불리기도 하는 산굼부리에는 특히 구상나무가 많이 자란다. 구상나무에서는 피톤치드의 주성분인 테르펜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스트레스 해소와 심폐 기능 강화, 아토피 치료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구상나무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뱉게 된다. 억새길, 구상나무길, 제주돌길 등 다양한 탐방로를 따라 산굼부리 전체를 가볍게 돌아보는 데에는 채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입장료를 받는 오름답게 주차장이 넓고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가 이동하기에도 수월한 편이며,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비자림로 768
운영 시간 11~2월 09:00 - 17:40 / 3~10월 09:00 - 18:40
홈페이지 www.sangumburi.net
산굼부리와 함께 즐길 곳

삼다수숲길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산굼부리 코스가 조금 짧게 느껴질 수 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바로 근처 삼다수숲길을 이어 걷기를 추천한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하게 숲길을 산책하기 좋다. 특히 삼나무숲이 장관이다. 1.2km만 걷는 1코스, 5.2km 정도 되는 2코스, 8.2km인 3코스로 나뉘어 있으니 일정과 컨디션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지만 곳곳에 탐방로가 유실된 곳이 있으므로 등산화나 운동화를 챙겨 신고 긴 바지를 입는 등 복장을 갖추고 걷기를 추천한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70-1

말로
산굼부리 바로 근처에 위치한 카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카페 내부에 있기보다 정원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넓은 정원 곳곳에 띄엄띄엄 놓인 테이블에 앉아 하늘과 나무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다. 특히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목장’ 때문이다. 포니, 염소, 알파카 등이 이곳에 살고 있다. 대부분 동물이 사람들과 잘 어울려 바로 앞에서 포니의 숨결을 느끼고, 알파카와 눈을 마주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부터 반려동물까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카페라 더 좋다. 동물 친구들은 6시에 퇴근한다는 귀여운 TMI를 함께 전해본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1785-12
운영 시간 11:00 - 18:30 (수요일 휴무)

우동카덴
정호영 셰프가 운영하는 우동카덴 제주점. 우동 메뉴만 20개 가까이 된다. 쫄깃한 면발의 우동은 물론이고 후토마키 등 사이드 메뉴도 맛이 좋은 편이다. 이곳은 반드시 예약하고 방문해야 허탕 치지 않는다. 방문 전날 저녁 6시에 예약 앱을 이용해 예약하면 되는데, 이때 주문도 함께 해야 하므로 메뉴를 숙지해두자. 방문 시엔 기본 우동에 한해 다른 우동 메뉴로 변경이 가능하지만, 상황에 따라 어려울 수도 있다. 추가 주문은 가능하다. 내부 공간이 넓고 좌석이 넉넉해 예약 경쟁률이 아주 치열하진 않지만 너무 늦지 않게 6시 가까운 시간대에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3길 23
운영 시간 10:00 - 19:00 화·수요일 휴무

제주에서 머물 곳: 롯데호텔 제주
롯데호텔 제주는 500개의 객실을 갖춘 리조트 호텔로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리조트 호텔 ‘더 팰리스 오브 더 로스트 시티’를 모델로 한 설계와 제주 천혜의 자연이 어우러져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난다. 호텔 셰프들이 엄선한 최상의 제주 현지 식자재로 요리한 140여 종의 메뉴를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캔버스(THE CANVAS)’에서 맛볼 수 있다. 사계절 온수풀과 헬로키티 캐릭터 룸 등 다양한 시설로 가족과 연인에게 사랑받는 호텔이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72번길 35
전화 +82-64-731-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jeju-hotel
2022. 10 에디터:정재욱
글: 정다운
포토그래퍼:박두산

Where to 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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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10
  • 에디터: 정재욱
    글: 정다운
  • 포토그래퍼: 박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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