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남방개 수확(Water chestnut harvest)’ © 팜쭝

하늘에서 바라본 베트남의 위대한 유산
베트남 최고의 사진작가 팜쭝이 포착한 베트남은 이토록 낯설고 황홀하다.
“사람들이 쉽게 지나쳐버리는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평범한 삶의 면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사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언어’입니다.”
사진작가 팜쭝
여기, 아주 익숙한 것을 재료로 낯선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사람이 있다. 베트남의 자연, 그리고 그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 일궈온 문화, 누군가의 아주 평범한 일상과 생계를 이어가는 모습을 포착해 전례 없는 구도와 색감으로 스토리텔링하는 사진작가. 팜쭝(Pham Trung)은 명실상부 현재 베트남을 대표하는 최고의 사진작가다.
2016년 혜성처럼 등장한 팜쭝은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즈(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등 유수의 사진 대회에서 1, 2위를 연달아 거머쥐며 세계 사진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베트남의 멋진 풍광에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동시에 작품이 쏟아내는 강렬한 아름다움에 눈이 부셔 일순간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기묘한 황홀경을 선사한다.
팜쭝은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해 베트남의 숨은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이를 예술 작업으로 풀어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베트남 전역을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물 바느질(Sewing Nets)’ © 팜쭝

‘그물 바느질(Sewing Nets)’ © 팜쭝

Q. 사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저는 원래 사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어요. 예술 분야와도 거리가 먼 삶을 살았고요. 대학교에서는 전자공학과 원격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고, 스웨덴에서 석사까지 받았죠. 고국으로 돌아와 일하려고 호치민에 정착했는데, 사업이 생각처럼 잘 안 됐어요. 미래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없을뿐더러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몰랐죠. 그러다 2016년 말 운명처럼 사진을 만났어요. 마음 깊은 곳에서 순수한 열정이 솟아오르는 걸 느꼈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업으로 삼게 되었죠.

Q. 베트남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도의 드론 사진으로 유명해요.
A. 사람들이 익숙하게 여기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에서 드론 사진 작업을 시작했어요. 베트남 사람으로서 세계인에게 베트남의 아름다운 명소를 보여주고 싶었고요. 드론으로 사진을 찍으면 넓은 앵글로 장면 전체를 완전하게 담을 수 있고, 아주 낯설고 이질적인 시각으로 담아낼 수도 있어요. 사진의 주제를 선정하기는 쉬운 반면, 하이라이트(강조할 부분)를 선정하기는 어렵다는 특징이 있죠. 세밀한 감정을 포착해 관람객이 느낄 수 있게 표현해내는 작업은 어렵고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긴 S자 모양을 지닌 이 나라에는 볼거리, 경험할 거리가 참 많아요. 색다른 요소로 가득하죠. 새로운 경험, 의미 있는 추억을 쌓는 것 또한 사진 작업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사진작가 팜쭝
‘까오방 응옥꼰의 풍경(Landscape of Ngoc Con, Cao Bang)’ © 팜쭝

‘까오방 응옥꼰의 풍경(Landscape of Ngoc Con, Cao Bang)’ © 팜쭝

Q. 당신의 작업을 통해 많은 이가 베트남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어요.
A. 베트남은 외국인뿐 아니라 자국민에게도 굉장히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는 나라예요. 지역별로 인간과 자연, 지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주죠. 또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반면 서로 구별되는 지점도 있는데요, 가령 제 사진 속 인물들이 주변의 광활한 자연에 둘러싸여 있을 때 아주 작고 고독해 보이는 것처럼요.
베트남은 부드럽고 잔잔해 그림처럼 보이다가도 일순간 비밀스럽고, 아리송하고,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하장, 후에, 꽝남, 달랏, 메콩델타 등지는 숨이 멎을 만큼 매력적이죠. 베트남의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자면 끝이 안 날 거예요. 그래서 저는 여전히 전력을 다해 베트남을 탐험하고 경험하는 여행을 하고 있어요. 
“좋은 사진은 이미지의 구성, 빛, 날씨, 작가의 관점과 감수성 등 여러 요소의 합으로 탄생합니다. 제 사진을 보는 분들이 각자 작품 속에서 자신만의 정서, 더 나아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면 좋겠어요. 마음과 감정으로 제 작품을 느끼길 바랍니다.”
사진작가 팜쭝
‘맹그로브 숲에서의 낚시(Fishing in Mangrove Forest)’. 하얀 차나무 숲 한가운데서 낚시를 하는 사람,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가 제멋대로 얽혀 있다. 미스터리하고 한기가 감도는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 팜쭝

‘맹그로브 숲에서의 낚시(Fishing in Mangrove Forest)’. 하얀 차나무 숲 한가운데서 낚시를 하는 사람,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가 제멋대로 얽혀 있다. 미스터리하고 한기가 감도는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 팜쭝

Q. ‘2021 드론 포토 어워즈(2021 Drone Photo Awards)’ 1위 수상작인 ‘맹그로브 숲에서의 낚시’는 어떤 작품인가요?
A. 루짜 맹그로브 숲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달라집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9월, 차나무들은 온기가 감도는 노란빛 단풍 옷을 입는데요, 겨울이 되면 잎을 다 떨궈 허연 가지만 남아요. 겨울의 맹그로브 숲에서는 한기가 맴돌고 어딘가 울적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 풍경 안에 사람과 낚싯배를 넣은 것은 사진에 진동을 불어넣어 맥락을 풍성하게 하고, 공간이 지닌 냉정한 느낌을 줄여보려는 시도였습니다. 원래 사진 자체는 그다지 차갑지 않았지만, 탐쌍 라군의 겨울 풍경을 도드라지게 만들기 위해 후반 작업에서 차가운 톤을 강조했죠. 후반 작업을 통해 작가가 머릿속으로 그리는 이미지와 삶에 대한 관점을 사진에 반영합니다.
‘수련 수확(Waterlilies Harvesting Season)’. 9월 초에서 11월 중순까지 롱안과 안장 지역의 농부들은 우기로 불어난 강물에 피어난 수련을 수확한다. © 팜쭝

‘수련 수확(Waterlilies Harvesting)’. 9월 초에서 11월 중순까지 롱안과 안장 지역의 농부들은 우기로 불어난 강물에 피어난 수련을 수확한다. © 팜쭝

‘바다 위에 핀 꽃들(Flower on the Sea)’. ‘2019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즈’ 여행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 팜쭝

‘바다 위에 핀 꽃들(Flower on the Sea)’. ‘2019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즈’ 여행 부문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 팜쭝


어느 유명한 사진작가가 말했다. 사진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목격자가 된다고. 팜쭝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베트남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아름다움을 목격하는 영광을 누린다. 
‘멜라루카 숲의 한 가운데(In the Melaleuca Forest)’. 동탑의 염분 호수, 말라서 하얗게 변한 나무들. 팜쭝의 첫 번째 사진 대회 수상작이다. © 팜쭝

‘멜라루카 숲의 한가운데(In the Melaleuca Forest)’. 동탑의 염분 호수, 말라서 하얗게 변한 나무들. 팜쭝의 첫 번째 사진 대회 수상작이다. © 팜쭝

‘로브스터 양식장(Lobsters Farm)’. 뚜이호아의 로브스터 양식장 일꾼들. ‘2017 스카이픽셀 포토 콘테스트’ 아마추어 포토그래퍼 풍경 부문 1위 수상작. © 팜쭝

‘로브스터 양식장(Lobsters Farm)’. 뚜이호아의 로브스터 양식장 일꾼들. ‘2017 스카이픽셀 포토 콘테스트’ 아마추어 포토그래퍼 풍경 부문 1위 수상작. © 팜쭝

Q. 사진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A. 감사하게도 이 일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것을 경험하는데요, 수련을 수확하는 사진을 찍은 과정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메콩델타는 연중 아름답지만, 사방이 물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매년 가을 9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베트남의 메콩델타는 우기의 영향으로 강물이 불어나요. 그 덕에 줄기가 긴 아름다운 백합이 가득 펼쳐지죠. 정말 환상적인 풍광이에요. 다만 꽃을 수확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으려니 타오르는 태양 아래서 범람하는 물과 사투를 벌여야 했어요. 힘들었지만 다행히 잘 포착해 아주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관점으로 선보일 수 있었죠.
‘무캉카이의 황금기(Golden season in Mu Cang Chai)’ © 팜쭝

‘무캉카이의 황금기(Golden season in Mu Cang Chai)’ © 팜쭝

Q. 앞으로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A. 다가오는 해에는 풍경 사진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자 합니다. 사진작가들은 늘 새로운 시각으로 자연의 경이를 탐험하고 싶어 하죠. 저 또한 그렇고요. 가까운 미래에는 베트남의 숨은 보물을 더 발견하고, 가능하다면 해외로 여정을 떠나고 싶습니다.

팜쭝 홈페이지
www.iphotos.vn
 
2021. 12 에디터:김혜원
글: 전혜인
자료제공: 팜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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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12
  • 에디터: 김혜원
    글: 전혜인
  • 자료제공:
    팜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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