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뉴욕에서 윤리적으로 고기 먹기
동물 복지,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뉴요커들의 관심은 이제 윤리적 육식이라는 세계적 트렌드를 불러오고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초대형 농축 산업은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원인이 된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농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중 70%가 축산업과 관련돼 있다. 현재 전 세계를 아울러 사자는 4만 마리, 코끼리는 50만 마리가 존재하지만 가축으로 사육하는 돼지는 10억 마리, 소는 15억 마리, 닭은 200여억 마리에 달한다. 소 15억 마리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지구의 모든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온실효과를 낸다. 고기를 먹기 위해 가축을 기르고 유제품을 생산하는 일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고기 중심의 식생활과 대규모 농축산 과정에서 생기는 가축의 배설물은 물을 오염시키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며, 환경을 어지럽힌다.
15억 마리의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지구의 모든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온실효과를 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많은 고기 공급 업체가 효율성 높은 공장식 축산을 시행한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 만큼 좁은 공간에 동물을 가두고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고기와 달걀, 우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좁디좁은 우리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란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한다. 이때 상품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닭은 부리를, 돼지는 송곳니와 꼬리를 미리 자른다. 비위생적 환경 때문에 동물들이 병들지 않도록 항생제를 놓고, 더 많은 젖을 만들어내기 위해 젖소들에게는 성장호르몬을 주입한다. 이렇게 고기로 사육되는 동물들은 아프다. 아픈 동물에게서 얻은 고기가 사람의 몸에 이로울 리 없을 터. 공장식 사육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돼왔지만 2019년인 현재까지도 미국 내 고기 생산의 90% 이상이 공장식 축산일 만큼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미트 훅

건강한 토양과 목초지를 가꾸는 농장을 엄선해 함께하는 미트 훅 © Meat Hook

이것이 동물 복지,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동물이나 환경을 위해서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윤리적 육식 생활은 필요하다. 뉴욕에서는 여러 해 전부터 이에 관한 인식 변화로 동물 복지와 로컬 푸드를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 사회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뉴요커들은 윤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이를 기꺼이 지불하며 소신에 따른 소비를 한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동물 복지, 인도적 도축으로 얻은 고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요즘 레스토랑이나 마트에서 풀 먹여 기른 고기(Grass-fed meat)와 버터(Grass-fed butter), 방목해 키운 달걀(Cage-free eggs) 등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행복하게 자란 동물을 인도적 방법으로 도축하고, 버리는 것 없이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부 활용하는 부티크 정육점도 여럿 생겼다. 정육점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이 같은 형태는 낭비 없이 가축 한 마리를 전부 소비함으로써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육식 생활을 가능케 한다.
미트 훅

© Meat Hook

동물이나 환경을 위해서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도 윤리적 육식 생활은 필요하다.

1말로 앤 선스

말로 앤 선스

말로 앤 선스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들 © Mel Barlow

말로 앤 도터스

햄, 초리소, 소시지 등을 판매하는 말로 앤 도터스 © Mel Barlow

말로 앤 도터스

말로 앤 도터스 외관 © Mel Barlow

말로 앤 도터스

말로 앤 도터스 내부 © Mel Barlow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위치한 레스토랑 ‘말로 앤 선스(Marlow & Sons)’는 많은 뉴요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사람들이 이 레스토랑의 단골이 된 이유는 비단 음식이 맛있거나 저렴하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말로 앤 선스는 동물 복지를 지키고 인도적으로 도축한 고기로 요리를 만든다.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고기는 뉴욕주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뉴잉글랜드 같은 뉴욕 인근 지역 농가에서 기른 것. 이 레스토랑에서는 풀을 먹여 사육한 소, 양, 닭, 오리, 토끼 등을 정기적으로 공급받고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부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레스토랑 한 블럭 건너에는 이렇게 인도적으로 사육해 도축한 고기와 이를 이용해 만든 햄, 초리소, 소시지 등의 샤르퀴트리를 판매하는 정육점 ‘말로 앤 도터스(Marlow & Daughters)’가 자리하며, 이곳에서 고기와 육가공품을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주소 81 Broadway, Brooklyn, NY 11249
전화 +1-718-384-1441
홈페이지 marlowandsons.com

2미트 훅

미트 훅

미트 훅 © Meat Hook

미트 훅

부처링 중인 고기 © Meat Hook

미트 훅

각종 로컬 식자재 © Meat Hook

“식료품 가게에서 물건을 판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의 시스템 안에서는 1달러당 10센트 정도가 농장으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다국적기업에 흡수된다. 이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값싸고 질 나쁜 고기를 생산하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농장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기를 원한다.” 운영 철학에서 볼 수 있듯 ‘미트 훅(Meat Hook)’에서는 건강한 토양과 목초지를 가꾸는 농장을 엄선해 함께 일을 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그리고 판매 금액의 일부는 실제 농가를 지원하는 일에 사용한다. 뉴욕주 북부에 위치한 로컬 농장에서 직접 공수한 최상급 고기는 스테이크로, 스튜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부처링해 판매한다. 고기 외에도 달걀, 닭 육수, 비프 스톡, 크림치즈, 우유, 채소와 핫 소스 등의 유제품과 로컬 식재료를 갖추고 있는데 모두 온라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고기를 직접 해체해볼 수 있는 다양한 부처링 클래스도 상시 열린다. 이들의 고기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은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의 스리스 브루잉(Threes Brewing) 내에 위치한다.

주소 397 Graham Avenue, Brooklyn, NY 11211
전화 +1-718-609-9300
홈페이지 the-meathook.com

3어니스트 찹스

어니스트 찹스

어니스트 찹스

어니스트 부처리 © Honest Chops

어니스트 찹스

어니스트 찹스

어니스트 부처리의 고기로 만든 요리는 어니스트 찹스 버거에서 맛볼 수 있다. © Honest Chops

루셀(Russell), 칼리드(Khalid), 바삼(Bassam), 3명의 이슬람 국가 출신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정육점과 버거 레스토랑. 인근 농장에서 생산한 고기와 육가공품은 이스트빌리지에 위치한 정육점인 ‘어니스트 부처리(Honest Butchery)’에서, 이를 이용해 만든 요리는 웨스트빌리지의 ‘어니스트 찹스 버거(Burgers by Honest Chops)’에서 선보인다. 뉴욕의 도축장에서 무슬림식 도축법인 할랄 방식으로 도축한 고기를 판매하며 어느 농장에서 누가 생산한 고기인지, 어떤 방식으로 언제 도축했는지까지 투명하게 보여준다. ‘어니스트 찹스(Honest Chops)’라는 이름 또한 이런 윤리적이고 건전한 소비라는 이슬람의 철학을 지지하기 위해 만든 것. 필레미뇽,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 브리스킷 등 부위별로 다양하게 베어낸 고기는 물론 소뼈, 그리고 소시지 등의 가공품도 구입 가능하다.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고기를 집에서 주문해 받아볼 수 있다.

주소 99 MacDougal St., New York, NY 10012, Burgers by Honest Chops
전화 +1-212-677-2110
홈페이지 honestchops.com
2019. 4 에디터:김혜원
글: 오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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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4
  • 에디터: 김혜원
    글: 오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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