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가장 모던한 한국 전통차
우리나라 전통차가 이토록 맛있고 간편한 것인 줄 몰랐다. 티컬렉티브를 알고 차가 좋아졌다.
티컬렉티브(TEA Collective)는 F&B를 중심으로 아트 디렉팅 업무를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아트먼트뎁에서 만든 티 브랜드다. 학창 시절을 차 문화가 발달한 도쿄와 런던에서 보낸 김미재 대표에게 차는 낯설지 않은 존재다. “항상 차를 가까이했고 디자이너이다 보니 다양한 차 브랜드나 패키지를 리서치하고 볼 수 있었는데, 한국 전통차 브랜드는 그런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 때문에 디자인 스튜디오로서 차 브랜딩이나 패키지 디자인을 기획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차에 5년 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리뉴얼할 당시 라이프스타일 존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한국 전통차를 소개하는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 것이 브랜드의 시작이 되었다.
티컬렉티브

김미재 대표

“차 마시는 방식이나 패키지를 통해 젊은 층이나 해외분들이 한국 전통차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티컬렉티브 대표 김미재
흔히 '동양의 차'라고 하면 녹찻잎을 기본으로 하는 잎차를 떠올리기 쉽다. 일본의 다도나 중국의 다예 역시 잎차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하지만 티컬렉티브에서 주목한 것은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가 아닌 ‘대용차’로, 곡물이나 채소 등으로 만든 차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차를 만들 수 있는 원료가 정말 다양해요.” 김미재 대표의 말처럼 청둥호박(늙은 호박)과 단호박을 섞어 4번에 걸쳐 찌고 말리는 과정을 마친 호박차, 3월 말에서 4월 초의 어린 쑥으로 만든 쑥차, 유자차 등이 티컬렉티브의 대표 대용차다. 유자차는 유기농 유자를 사용한 무설탕 유자차로, 유자청과 달리 깔끔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단일차뿐 아니라 오리지널 티를 베이스로 로즈메리, 레몬밤 등의 허브를 섞은 블렌딩 티도 준비했다.
티컬렉티브

차와 쑥 스콘

티컬렉티브

잘 우려진 차는 세라믹 티 저그에 담겨 서빙된다.

김미재 대표가 우리 전통차에서 주목한 또 한 가지는 효능이다. “개인적으로 차의 원료를 효능 있는 음식에 가깝게 생각한 것 같아요. ‘우리가 마시고 싶은 전통차는 뭘까?’ 고민했을 때 그런 효능이 있는, 마셔도 카페인이 별로 없는 차가 아닐까 싶었죠.” 매장을 찾는 손님들 또한 숙취가 있다거나 몸이 부었다거나 미세먼지로 목이 칼칼하다는 등 그날그날 자신의 컨디션을 말하고 효능에 따라 차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 전통차는 향 위주로 마시는 차가 아니다. 다양한 곡물과 채소, 잎을 우려 마심으로써 비타민과 미네랄, 항산화 작용 등 다양한 효능을 얻는 것이다. “호박차는 부기를 빼는 데, 쑥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좋아요. 감잎차는 비타민 C가 자몽보다 풍부하죠.” 전통차를 마신 지 4년 차가 되니 그 효능을 더욱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김미재 대표는 웃으며 덧붙였다.
티컬렉티브

티컬렉티브의 차 패키지들

해외에서도 한국 전통차의 재료와 효능을 신선하게 받아들인다. 전통차를 알리는 데 막연한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는 김미재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로컬 티를 중심으로 한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알리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코펜하겐, 런던, 파리에서 티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그들이 티컬렉티브의 차를 신선하게 느낀 건 파이나 수프를 만드는 ‘펌프킨’으로 티를 만든다는 점이었어요. 상상조차 못한 차인데 맛은 정말 끝내줘요. 이렇게 많은 곡물로, 식자재로 차를 만들어 마시는 문화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 같아요.” 반응은 뜨겁다. 영국의 <모노클(Monocle)>과 일본의 <브루터스(BRUTUS)> 매거진은 티컬렉티브 매장을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장소로 꼽았으며, 2020년에는 런던에 티컬렉티브 카페가 문을 열 예정이다.

티컬렉티브의 브랜드 필름 © 티컬렉티브

디자인 스튜디오가 만든 티 브랜드여서일까? 맛과 함께 티컬렉티브의 모던한 티웨어와 패키지는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여러 해외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패션 브랜드 코스(COS)의 가로수길 매장 오픈을 기념하는 티와 패키지 제작부터 영국을 기반으로 한 트래블 & 스타일 매거진 <시리얼(Cereal)>이 오픈한 프랜시스 갤러리(Francis Gallery)를 위한 티와 패키지, 그리고 런던의 조명 스튜디오 탈러(Tala)를 위해 유자차 패키지를 새롭게 디자인하기도 했다. 또한 매달 ‘스튜디오 토크’라는 행사를 진행하며 차와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단순히 티컬렉티브의 차를 홍보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국내를 넘어 다양한 인사가 함께한다. 지난해에는 파리의 아트북 서점이자 갤러리 오에프알 파리(0fr. Paris)의 대표인 알렉상드르 튀메렐(Alexandre Thumerelle)과 함께 티컬렉티브 청담 매장에서 에너지를 나눴다. “하나의 테마를 통해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모였을 때 차가 함께한다면 그 순간이 최고인 것 같아요.”
티컬렉티브

오에프알 파리와 함께한 스튜디오 토크 © 티컬렉티브

티컬렉티브

탈러를 위해 디자인한 유자차 패키지 © 티컬렉티브

차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은 차를 우리는 복잡한 과정 때문에 차를 어렵게 생각한다. “차를 전문으로 다루는 분들이 저희 매장을 찾으면 ‘차를 이렇게 쉽게 해도 되나?’ 하고 놀랄 정도예요. 이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 차를 마시려면 분명히 기존 방식으로는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대신 저희는 정말 좋은 재료를 사용해요.” 베이커리나 카페 등 F&B 브랜드를 컨실팅하면서 한국 커피 신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김미재 대표는 한국 전통차에 대한 나만의 기호와 취향을 찾으려면 일단 접근이 쉽고 많이 마셔봐야 한다고 말한다. 티컬렉티브를 운영하며 한국의 공예품에도 관심을 갖게 된 김미재 대표는 한국 전통차를 어떤 한국적 다기에 담아야 할까 고민하다 직접 만들었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다기는 티컬렉티브에서 디자인하고 한국의 젊은 세라믹 작가가 6개월에 걸쳐 만든 다기로, 마치 달항아리를 떠올리게 하는 푸근한 모양이다.
티컬렉티브

세라믹 티 저그는 매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아침이나 자기 전 쑥차를 즐겨 마신다는 김미재 대표가 차를 마시며 가장 좋았던 순간은 의외로 한국을 벗어났을 때다. “유럽 출장을 갔을 때 차가 다 떨어져서 저희 차를 일주일 동안 마시지 못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정말 마시고 싶더라고요. 타지에서 익숙한 음식을 찾듯 이제 몸이 아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저희 차를 마실 때는 몸이 한국에 있다고 느끼면서 일종의 휴식이 돼요. ‘아, 우리 차가 이렇게 좋구나’ 느끼게 되죠.” 한국 전통차를 새롭게, 그리고 쉽게 접하고 싶은 사람이나 한국을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물건을 찾는 사람은 지금 티컬렉티브의 매장으로 향해도 좋겠다.
티컬렉티브

티컬렉티브 삼성점

티컬렉티브의 차 Best 4
티컬렉티브 쑥차

티컬렉티브 유자차

쑥차
김미재 대표가 가장 즐겨 마시는 차로, 쑥차는 3월 말에서 4월 초 경상남도 하동 악양면 청정 지역에서 자란 어린 쑥을 손으로 채취해 만든다. 쑥차는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효능이 있으며, <동의보감>에는 산모나 여성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차로 기록돼 있다.
유자차
전라남도 고흥의 유기농 유자를 사용해 티컬렉티브만의 특허 제조 기술로 설탕 없이 단맛을 냈다. 유자청과 다른 유자 본연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달고 자극적인 맛보다 건강한 맛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티컬렉티브 감잎차

티컬렉티브 오리지널 에센셜 티 세트

감잎차

경상남도 하동에서 1년에 단 3일에 걸쳐 생산하는 귀한 차다. 매년 4월 초, 감나무에서 나는 어린 감잎으로만 만들기 때문. 어린 감잎차는 자몽의 20배에 달하는 풍부한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오리지널 에센셜 티 세트
건강을 보충할 수 있는 차들로 구성했다.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인 우엉차, 피로 해소와 식욕 증진에 좋은 비파잎차, 부기를 빼는 데 도움이 되는 옥수수수염차가 담겨 있다. 삼베로 감싸고 나뭇잎을 더한 포장이 선물용으로 적당하다.
티컬렉티브

티컬렉티브

티컬렉티브 삼성점 © 티컬렉티브

티컬렉티브 삼성점
티컬렉티브 삼성점은 건물의 17층 루프톱에 위치한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으며 루프톱의 장점을 살려 고개를 뒤로 젖히면 하늘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선릉과 정릉이 보인다. 매장 한편에 있는 작은 가든도 인상적이다.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지만 여유와 쉼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449 17층 티컬렉티브 삼성점
전화 +82-2-6918-8255
홈페이지 www.tea-collective.com
2019. 4 에디터:김혜원
포토그래퍼:박성영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19. 4
  • 에디터: 김혜원
  • 포토그래퍼: 박성영
  • 트위터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핀터레스트로 공유
  • 링크URL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