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쇼콜라디제이의 리큐르파베

취향 따라 골라 가는 서울의 초콜릿 숍
초콜릿이 필요한 순간, 어느 곳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서울의 수제 초콜릿 숍 3곳. 한국을 대표하는 쇼콜라티에의 초콜릿부터 선물용으로 제격인 물방울 모양의 초콜릿, 초콜릿과 술을 조합한 어른들의 초콜릿까지 알차게 맛보자.
초콜릿

빨간 로고가 인상적인 삐아프의 인기 초콜릿, ‘더블 바닐라’

한국 수제 초콜릿의 클래식, 삐아프
“저보다 먼저 한국 초콜릿 시장을 연 선배님들이 여러 분 계시니 굳이 세대를 따지자면 1.5나 2세대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삐아프(Piaf)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초콜릿 전문가인 고은수 쇼콜라티에의 초콜릿 숍이다. 프랑스 초콜릿의 클래식한 형식에 삐아프만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담아 독특한 미식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2011년 문을 열었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가 쇼콜라티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여행 중 겪었던 작은 경험 덕분이다. “직장에 다닐 무렵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프랑스 쇼콜라티에의 숍을 방문했어요. 초콜릿 봉봉 한 알을 둘러싼 공간과 사람,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조율된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죠. 충격의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려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니, 저 역시 초콜릿뿐 아니라 패키지나 공간을 포함한 초콜릿 구매 ‘경험’을 중시하는 숍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었죠.”
초콜릿

초콜릿

초콜릿

삐아프 내부와 입구

고은수 쇼콜라티에는 가게 내부 및 패키지 디자인(예를 들어 팝업 카드가 튀어나오는 초콜릿 상자나 보석함처럼 열리는 상자, 다리를 조립해 세우면 작은 디저트 테이블이 되는 상자 등의 한정판 패키지)도 직접 하는데, 그가 만드는 초콜릿처럼 세련됐다. 가게 한쪽에는 밸런타인데이 한정판으로 나온 예쁜 디자인의 초콜릿들이 전시되어 있고, 벽에는 에디트 피아프의 액자가 걸려 있다. 중앙 쇼케이스에는 초콜릿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가게에 들어서면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수제 초콜릿은 몇 입 되지 않는 작은 크기지만, 쇼케이스에 진열된 초콜릿을 고르면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보석을 다루듯 하나씩 작은 은접시에 올려준다.
초콜릿

초콜릿

초콜릿

삐아프의 봉봉들, 그리고 태블릿 4종과 아몬드 초콜릿

삐아프에는 20종이 넘는 봉봉과 15종의 태블릿(판 초콜릿)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낯설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지난 밸런타인데이 시즌에는 디저트 콘셉트의 ‘까눌레’, ‘레몬타르트’ 봉봉과 외식업계 동료들과 컬래버레이션한 ‘트러플파스타’, ‘깻잎, ‘약과’ 등의 초콜릿 봉봉을 선보였다. 이러한 초콜릿이 단순히 미식의 경험으로 그치지 않게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은 맛을 보면 안다. “낯설고 새로운 주제를 선정하는 일만큼이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맛과 향, 텍스처, 형태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것이에요.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즐겁게 맛보고 다시 한번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많은 테스트와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고은수 쇼콜라티에가 자랑스레 말했다. 어떤 맛을 선택하든 눈이 번쩍 뜨인다.
초콜릿

삐아프의 인기 초콜릿 중 하나인 ‘천일염 프랄리네’

“좋은 재료를 엄선해 끝없는 고민과 노력, 시간과 정성을 들여 빚어낸 수제 초콜릿 한 알은 하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 향기로운 위스키 한 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즐기는 수제 초콜릿의 행복에 대해 많은 손님이 얘기하시죠. 저 역시 초콜릿은 영혼을 위한 음식이라고 믿습니다.”
고은수 쇼콜라티에, 삐아프
초콜릿

다양한 모양과 맛의 봉봉들

삐아프의 초콜릿을 제대로 맛보고 즐기는 법
“초콜릿은 맛이 약한 제품에서 강한 제품 순으로 맛보는 걸 추천합니다. 화이트, 밀크, 다크 초콜릿의 순서로 먹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필링에 다른 부재료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부터 견과류, 과일, 향료, 술을 넣은 순서로 드셔보시는 것도 맛을 선명하게 느끼는 방법입니다.”
초콜릿

삐아프

삐아프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길 27-3
문의 +82-2-545-0317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piaf_artisan_chocolatier
초콜릿

아도르의 시그니처 초콜릿 중 복숭아 맛의 ‘백도’

사랑스러운 모양과 한국적 재료의 조화, 아도르
아도르(Adore)는 이름처럼 사랑스러운 초콜릿을 파는 숍이다. 아도르를 대표하는 초콜릿은 물방울 모양의 시그니처 초콜릿. 장가영 쇼콜라티에는 아도르의 로고가 새겨진 상자 없이 초콜릿만으로도 사람들이 아도르임을 알아차리길 바랐다. 많은 고민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던 중 에르퀴(Ercuis)의 접시(현재 시그니처 초콜릿을 디스플레이한 접시다)를 보고 아도르의 시그니처 초콜릿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렇게 독특한 물방울 모양의 초콜릿이 탄생했다. 매끈하고 반짝이는 시그니처 초콜릿의 표면과 한 입 베어 물면 나오는 과일 콩피와의 조화 등을 보면 이를 만들기 위해 얼만큼의 정성과 수고가 들어갔을지 가늠할 수 있다. 시그니처 초콜릿은 하나씩 두고 보았을 땐 물방울 모양이지만, 상자에 담긴 모습은 만개한 꽃 같다. 색깔 또한 아름다워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초콜릿

초콜릿

초콜릿

아도르 내부

초콜릿에 사용하는 재료는 다양하고 또 한국적이다. “요리처럼 한국의 식자재로 재미있는 초콜릿을 만들고 싶었어요.” 장가영 쇼콜라티에가 추천하는 시그니처 초콜릿 ‘아도르 봉봉’에는 에티오피아에서 나는 과실 향의 후추, 허브와 함께 안동 모과가 들어가는데 오묘한 맛과 향이 재미있다. 클래식 초콜릿인 ‘감칠맛 봉봉’에는 직접 담근 간장을 사용했다. 짭조름한 간장과 달콤한 카카오의 ‘단짠’ 조화가 절묘한데, 간장의 짠맛이 초콜릿과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초콜릿

초콜릿

초콜릿

시그니처와 기본 형태의 클래식 초콜릿, 그리고 한정판으로 만들었던 초콜릿이 진열되어 있다.

로컬 농부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준혁이네 농장의 이장욱 농부님과 함께하고 있어요. 작년 봄 농부님이 키워준 다양한 식용 꽃을 이용해 초콜릿을 만들기도 했죠. 허브 중에는 한국에서 신선한 상태로 구하기 힘든 허브가 많지만, 일부는 준혁이네 농장에서 매주 직접 수확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율무, 백도, 청유자 등 재료를 선택하는 아도르만의 기준은 뭘까. “원래도 맛있지만 초콜릿과 함께했을 때 맛이 배가되는 재료가 있어요.” 한국의 식자재를 이용해 아름다운 모양에 경쾌함을 더하는 장가영 쇼콜라티에의 노력은 계속된다.
초콜릿

아도르의 이름을 딴 시그니처 초콜릿 ‘아도르’. 안동 모과와 에티오피아에서 나는 과실 향의 후추, 허브를 사용해 맛과 향이 오묘하고 특별하다.

“저희 초콜릿으로 프러포즈를 한 뒤 결혼을 하고 오늘은 아내의 선물로 초콜릿을 사러 왔다는 손님에게 크게 감동받은 적이 있어요. 지치거나 용기가 필요할 때 아도르의 초콜릿이 작은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장가영 쇼콜라티에, 아도르
초콜릿

아도르의 인기 초콜릿인 ‘백도’와 ‘감칠맛’

아도르의 초콜릿을 제대로 맛보고 즐기는 법
“초콜릿이 너무 차갑지 않게 미리 실온에 30분 정도 꺼내두었다가 조용한 곳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드셔보세요. 맛과 향을 더욱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초콜릿

아도르

아도르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16길 24
문의 +82-10-2744-3921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adoreofficial
초콜릿

쇼콜라디제이의 위스키봉봉과 마치 아포가토 같은 리큐르아이스볼

한 잔의 술 같은 뜨겁고 달콤한 초콜릿, 쇼콜라디제이
종로구 내수동은 조용한 동네다. 경복궁역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이 멀지 않은 이곳은 해가 지면 더욱 한적하다. 내수동의 아파트 상가 1층에는 저녁에만 붉을 밝히는 초콜릿 숍이 있다. 이지연 쇼콜라티에가 초콜릿과 스피릿(주정, ‘독주’ 주정제의 뜻을 포함한 증류주의 총칭)을 주제로 낮에는 작업실, 저녁에는 숍으로 운영하는 오픈 스튜디오 개념의 초콜릿 숍 쇼콜라디제이(chocolat dj)가 주인공이다. “초콜릿의 소비층을 여성과 아이들로 인식하고, 초콜릿을 특별한 날의 선물로 여기는 개념부터 깨고 싶었어요. 쇼콜라디제이가 기분 전환을 위해 찾는 음악이나 술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죠.” 쇼콜라디제이는 초콜릿과 술을 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어른들을 위한 초콜릿 숍, 퇴근길에 들르는 초콜릿 숍, 바텐더가 찾는 초콜릿 숍으로 이름을 알렸다.
초콜릿

초콜릿

초콜릿

작업실 분위기의 쇼콜라디제이 내부

쇼콜라디제이에서는 이지연 쇼콜라티에의 네 가지 작업물을 만날 수 있다. 한 입 사이즈의 클래식한 초콜릿인 봉봉에 술을 넣은 위스키봉봉부터 초콜릿과 생크림을 섞어 만든 가나슈 베이스의 리큐르파베, 다양한 스피릿을 사용하는 쇼콜라쇼(핫 초콜릿), 아이스크림에 술을 부어 먹는 리큐르아이스볼까지. 이곳에 처음 방문한다면 테이스팅 코스를 추천한다. 쇼콜라디제이의 맛을 골고루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업실과 숍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초콜릿을 구입하는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게 많았어요. ‘테이스팅’은 작업 샘플들로 구성한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이에요. 테이스팅은 음악으로 치면 ‘라이브’고, 초콜릿을 픽업하는 건 ‘음반’을 구입하는 셈이죠.” 라디오 디제이가 꿈이었으며 스스로를 ‘바텐더 소울을 가진 쇼콜라티에’라고 소개하는 이지연 쇼콜라티에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시간. 그가 한 잔의 술 같은 초콜릿을 라디오 디제이처럼 소개한다.
초콜릿

초콜릿

테이스팅 코스는 위스키봉봉과 리큐르를 부은 아이스크림, 리큐르아이스볼로 시작된다.

초콜릿

한 가지 또는 세 가지 맛의 리큐르파베가 테이스팅 코스로 준비된다.

초콜릿

테이스팅 코스는 리큐르를 넣은 핫초코로 뜨겁게 마무리.

테이스팅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이지연 쇼콜라티에가 추천하는 리큐르파베 압생트(ABSINTHE), 샤르트뢰즈(CHARTREUSE), 수정방(水井坊)에 도전해보자. “쇼콜라디제이의 리큐르파베는 허브나 고량주, 위스키 등 스펙트럼이 다양한 점이 매력이에요. 방송기자이자 <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를 쓴 조승원 작가는 리큐르파베를 ‘술로 만든 벽돌’이라고 표현했죠. 부드러운 생초콜릿 텍스처 속에서 강렬한 스피릿을 느껴보세요.” 위스키에 관해 잘 모르거나 즐기지 않는 사람이 이곳에 와도 괜찮을까? 이지연 쇼콜라티에는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했다. “그럼요! 위스키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초콜릿에 집중할 수 있어요. 초콜릿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이었는데 스피릿 쪽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일단 문을 열어보세요. 쇼콜라디제이는 공기부터 다르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웃음)” 그리고 덧붙였다. “초콜릿, 술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즐기세요. 본질은 같으니까요.”
초콜릿

이지연 쇼콜라티에

초콜릿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위스키봉봉 세트

“타인을 위한 선물로도 좋지만 나 자신을 환기하는 한 조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상에서 한숨 돌리는 순간, 식사 후 산책을 하거나 업무 중 커피와 함께 언제든요. 샤워 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에는 나이트캡(Nightcap)이 되죠.”
이지연 쇼콜라티에, 쇼콜라디제이
쇼콜라디제이의 초콜릿을 제대로 맛보고 즐기는 법
“한여름을 제외하고 위스키봉봉은 상온(17~19℃, 봄가을 정도)에서, 생초콜릿인 파베는 냉장 보관해주세요. 일하다 잠깐 여유가 생겼을 때 위스키봉봉 한 조각을 먹으면 초콜릿 속에 든 술이 탁 터지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파베는 씹지 말고 입안에서 천천히 녹여 드세요. 쇼콜라디제이의 리큐르파베는 술의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초콜릿

쇼콜라디제이

쇼콜라디제이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8길 20, 파크팰리스 114
문의 +82-2-733-7911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chocolatdj
페이스북 www.facebook.com/chocolatdjchoco
2020. 2 에디터:김혜원
포토그래퍼: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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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TE HOTELS & RESORTS
  • 2020. 2
  • 에디터: 김혜원
  • 포토그래퍼: 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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