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뉴요커가 반한 쌀 맥주, 막구 막걸리
젊은 감각을 입고 힙하게 거듭난 크래프트 캔 막걸리, 막구. <포브스>에서 차세대 주류 트렌드로 소개한 막구 막걸리는 뭐가 달랐을까?
김치부터 고추장까지, 한식이 요즘처럼 인기였던 적이 또 있을까? 몇 해 전부터 이어진 한식, 그리고 발효 음식의 유행은 뉴욕을 넘어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주목받고 있는 또 하나가 바로 우리의 발효주 막걸리다. 특히 전통 막걸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막구(Makku)’는 현지 미디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브스>에서는 ‘한국 막걸리: 지켜봐야 할 차세대 주류 트렌드’라는 주제로 막구를 소개했고, 푸드 &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도미노(Domino)>, <스릴리스트(THRILLIST)>, <푸드52(Food52)> 등에서도 새로운 음료의 등장을 반겼다.
막구 막걸리

막구의 막걸리는 아스파탐이나 감미료 등 인공 첨가물을 넣어 만드는 시판 막걸리와 달리 쌀을 찌고 누룩으로 발효시키는 전통적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플라스틱 병에 담겨 판매되는 기존 막걸리에서 벗어나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캔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현대적으로 거듭난 이 막걸리를 만든 주인공은 바로 뉴욕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캐럴 박(Carol Pak)이다. ‘쌀 맥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그녀에게 브랜드 탄생 스토리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여러 질문을 던져보았다.
막구 막걸리

“제조는 전통을 따르되 미국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막걸리를 만들고 싶었다.”
캐럴 박, 막구 설립자 겸 CEO
Q. 새로운 스타일의 막걸리를 출시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하다.
A.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부모님 뜻을 좇아 로스쿨에 갈 생각으로 착실히 단계를 밟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준비 과정 동안 비즈니스가 더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완전히 방향을 틀어 컬럼비아 대학교에 들어가 MBA를 마쳤다. 이후 버드와이저 같은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다국적 주류 회사인 앤하이저 부시 인베브(Anheuser Busch InBev)에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글로벌 성장과 혁신을 담당하는 ZE 벤처스 팀에서 중국에 새로운 상품을 론칭하는 일을 맡았는데, 미국 시장과는 다른 여러 나라의 주류와 트렌드를 배울 좋은 기회였다. 중국에서 일하며 종종 가족을 만나러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몇몇 막걸리 바에 들르면서 막걸리에 관심이 높아졌다. 수제 막걸리는 미국 내 시판 막걸리와는 맛이 확연히 달랐다. 미국에 이렇게 맛있는 수제 막걸리를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소주나 다른 술이 아닌 막걸리에 관심을 두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A. 미국의 많은 사람이 소주에 관해서는 알고 있지만 막걸리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나는 항상 왜 소주가 막걸리보다 인기 있는지 궁금했다. 막걸리가 더 맛이 좋고, 마시기도 편하고, 역사도 오래되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한국인이나 아시아 사람이 아닌, 막걸리를 모르는 외국 친구들에게 막걸리를 맛보이며 샘플링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막걸리 맛에 꽤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주는 지금껏 시대에 맞춰 현대화되고 깨끗한 이미지를 더하며 진화해왔다. 막걸리 역시 이러한 현대적 변신이 가능할 것 같았다.
막구 막걸리

막구 막걸리

Q. 막걸리를 설명할 때 보통 ‘쌀을 발효해 만든 라이스 와인’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막구는 ‘쌀 맥주’로 소개하는 점이 흥미롭다.
A. 개인적으로 막걸리는 와인보다 맥주와 더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 막구가 맥주의 대체 음료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는 막걸리는 ‘막걸리(Makgeolli)’라는 이름으로 페트병에 담겨 판매된다. 반면 막구는 미국 주류담배세금무역국(Alcohol and Tobacco Tax and Trade Bureau)에서 공식적으로 ‘쌀 맥주’로 분류해놓았으며, 맥주와 같은 12온스 캔에 판매되고 있다.

Q. 막구는 가평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입하는 방식을 취한다고 들었다. 현지 생산이 아닌, 한국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이유가 있나?
A. 처음에는 뉴욕에 로컬 양조장을 만드는 것을 생각했고, 그래서 직접 현지 생산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비나 재료, 막걸리를 만드는 숙련도와 기술 면에서 한국을 따라올 곳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에 더해 막걸리를 널리 보급하고 싶다는 우리의 비전을 위해서도 한국에서 생산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한국은 대규모 막걸리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고, 미국 이외의 시장에 진출할 때 지리적으로도 훌륭한 이점을 지녔다. 막구는 가평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들어 들여온 후 당일 냉장 배송된다.

Q. 누룩을 사용해 항상 같은 결과를 내기란 녹록지 않은데, 막구를 만들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A. 미국에서 막구를 생산할 때는 단계마다 어려움이 있었다. 초기 단계에는 좋아하는 수제 막걸리 맛을 내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양조도 해보고, 현지화를 위해 미국 양조장을 찾아 막걸리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사케와 맥주를 혼합한 것 같은 막걸리의 특징을 구현해내는 양조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최고의 막걸리 양조장과 일하고 있어 그런 어려움이 해소되었다. 누룩은 여러 미생물과 만나고 발효해 막걸리를 만든다. 그런 만큼 배치마다 맛과 향이 다르고, 결과도 일정하지 않다. 우리는 연구실을 만들고 누룩과 미생물을 통해 일정한 결과를 내도록 힘쓰고 있다.
막구 막걸리

막구 막걸리

Q. 캔에 담은 막걸리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A. 나는 막구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전통적 막걸리와 다르게 보이기를 원했다. 제조는 전통을 따르더라도 미국 소비자가 공감하는 방식으로 막걸리를 만들고 싶었다. 이때 주류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일하는 동안 수제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서는 캔 제품을 선호하고, 젊은 층에 어필하려면 편리하고 쉽게 마실 수 있는 캔이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Q. 그래서인지 캔 디자인이 굉장히 감각적이다.
A. 단순하고 깨끗하면서도 심미적인 부분까지 고려하고 싶었기에 디자이너에게 다음 사항을 요구했다. 먼저 전통적 음료를 현대적으로 해석할 것, 막걸리를 거꾸로 흔들어 마시라는 이미지를 담고 있을 것. 쌀 침전물은 뒤집어야 그 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드러내는 이미지여야 했다. 그리고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상품인 만큼 진열대에 놓였을 때 한눈에 확 들어올 만한 이미지면 좋겠다는 것이다. 은연중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캔 안에 든 내용물의 힌트가 될 만한 것을 디자인에 녹여내고 싶기도 했다. 이러한 점들을 콘셉트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 지금의 디자인이다.
막구 막걸리

막구 막걸리

Q. 원래 음식이나 술 문화에 관심이 많았나?
A. 처음부터 음식이나 주류에 특별한 관심이 있어서 빠져든 것은 아니다. 다만 요리 솜씨 좋은 어머니, 요리학교에 다니는 동생을 둔 덕에 온 가족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실 기회가 많았다. 뉴욕에 살면서 이국적인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볼 기회 역시 잦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생활에 녹아든 것 같다. 새로운 레스토랑을 찾아다니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음식과 음료, 신제품 등을 맛보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편이다. 그리고 비즈니스 스쿨에 다니면서 내가 식음료와 관련된 일을 원한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Q. 막구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A. 차게 해서 잔에 따라 마시면 더 맛있다. 유리잔에 부으면 침전물이 크림처럼 부드럽게 퍼지는 걸 보는 재미가 있다. 캔째 마실 때는 가볍게 흔들거나 뒤집어서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을 고르게 퍼뜨린 다음 마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즌 요구르트같이 새콤한 맛을 내는 발포성 쌀 맥주’인 막구가 내는 맛 자체를 음미했으면 한다. 안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막걸리는 전이나 튀김, 매운 돼지고기 같은 요리와 곁들이는데, 막구는 어디에나 두루 잘 어울린다.

Q. 오리지널 외에도 망고, 블루베리 맛이 있다. 어떤 플레이버를 가장 좋아하나?
A. 새로운 것을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익숙한 것에서 찾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막걸리 본연의 맛을 살린 오리지널을 만들었고, 이후 미국인에게 친숙한 두 가지 맛을 더했다. 시트러스류의 새콤한 맛과 베리 향을 시도했는데, 어떤 감귤류도 테스트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망고를 가미해보자 생각했다. 물론 시트러스류의 맛과 향에 대한 연구도 멈추지 않고 있다. 내년 초 즈음에는 시트러스 풍미를 가미한 새로운 맛을 론칭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기분에 따라 다른 맛을 골라 마시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우선 오리지널을 마셔보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기본적인 바람은 많은 사람에게 막걸리를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은 전통적 수제 막걸리처럼 쌀과 효모 본연의 구수한 맛이 난다.
막구 막걸리

막구 막걸리

Q. 현지의 여러 미디어에서도 막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A. 초창기에는 혼자 일하기도 했고 재원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케팅은 꿈도 꾸지 못했다. 완성된 막걸리는 가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팔았다. 그래서 막구를 판매하는 가게가 10곳이 되었을 때 정말 뛸 듯이 기뻤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충성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숍을 그들의 친구나 가족에게 소개하고 공유한다. 이렇게 입소문 난 덕분에 사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 뉴욕의 한 맥주 유통 회사와 인연을 맺은 후에는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되었다. 현재는 뉴욕 외 지역에 10개의 다른 유통회사와 일하고 있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많은 미디어에서 연락을 해왔다. 앞으로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벤트와 샘플링, 파트너십 등을 추진해보고 싶다.

Q. 막구의 장·단기적 목표가 궁금하다. 어떤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나?
A. 우선은 미국 전역으로 판매를 확대하고자 한다. 해외 진출 역시 계획하고 있는데, 특히 캐나다와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맛이나 프리미엄 라인도 출시할 생각이다. 지금은 막구를 여과되지 않은 쌀 맥주라고 설명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막걸리’ 자체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인정받게 되기를 바란다.

막구
홈페이지
drinkmakku.com
2020. 12 에디터:김혜원
글: 오영제
자료제공: 막구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0. 12
  • 에디터: 김혜원
    글: 오영제
  • 자료제공:
    막구
  • 트위터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핀터레스트로 공유
  • 링크URL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