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 묵리459

명상하러 가는 카페
우리는 주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카페에 가지만 그 반대의 이유로 카페에 갈 수도 있다. 명상을 권하는 카페, 건물의 형태마저 온전한 쉼을 위한 설계된 카페 3곳을 찾았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본 모습을 직시하고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우리는 삶이라는 긴 여정을 더욱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연 속 먹으로 그린 쉼표, 묵리459
농촌의 어둠은 도시보다 빠르게 찾아온다. 잔업으로 불 밝힌 빌딩도 없고, 늦은 귀가를 반기는 가로등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서 만나는 불 켜진 건물은 더욱더 반갑다. 헨젤과 그레텔이 떨어뜨린 하얀 조약돌처럼, 작은 조명이 안내하는 이곳은 카페 ‘묵리459’. 먹을 만들던 마을에는 ‘묵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묵리의 자연에 반한 이들은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묵리 459’라는 지명을 그대로 카페 이름으로 사용했다. “자연을 잠시 빌려 즐긴다는 ‘차경’의 자세로 도시 생활에 지친 이에게 온전한 쉼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자 했던 옛 선인의 마음으로, 산봉산 옆 수묵화를 그리듯 먹색의 낮은 건물을 세웠다.

© 묵리459

“창 너머로 계절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깁니다. 봄에는 겨울을 버텨낸 나무에서 돋아나는 연둣빛 새순과 산뜻한 바람이 설렘을 주고, 여름에는 푸른 초목으로 무성한 산을 보며 자연의 생명력을 느낍니다. 이곳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몸에 힘을 뺀 뒤 깊고 편안하게 호흡해보세요.”

© 묵리459

별의 궤적에서 영감을 받은 정원과 두 동의 건물로 구성된 묵리459는 각 공간에 비움과 채움, 환기의 의미를 담았다. 공간에 따라 이동하며 생각을 비우고 환기하며 채우는 경험을 제안한다. 빛을 최소화한 입구는 ‘비움의 시간’으로 불린다. 묵리459로 향하는 굽은 산길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의 천장에는 조도가 낮은 간접 조명을 두었다. 어두운 입구를 통과하며 잠시 현실과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두 동의 건물을 잇는 통로인 ‘환기의 순간’을 지나면 온전한 쉼을 위한 공간인 ‘채움의 순간’이 나타난다. 넓은 통창으로 지은 이 공간은 시선이 자연스럽게 내부와 자연으로 향하도록 건물 내부를 최대한 비웠다. 자연 속에서 나만의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주소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이원로 484
전화 +82-31-335-4590
영업시간 11:00~20:00(휴무일은 인스타그램으로 공지)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mukri_459
 
도심 속 휴식과 리추얼을 위한 공간, 그린랩
‘그린랩’ 2층으로 명상 피크닉을 떠나자.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그린랩은 힐링과 리추얼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3층 규모의 건물 각 층을 꽃, 차, 향, 요가, 명상 등으로 채웠다. 그중 2층 스튜디오에서 차를 마시며 명상할 수 있다.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 ‘나만의 서울숲 즐기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통유리로 된 전면 창 너머로 보이는 서울숲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시간 동안 대화는 철저하게 금지된다. 그 대신 명상을 하거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준비된 바구니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구니에는 차와 다과, 책 한 권, 꽃 한 송이, 종이와 펜이 담겨 있어 책을 읽거나 종이에 편지를 쓰거나 책을 필사할 수 있다. 눈앞에 보이는 시원한 서울숲 풍경은 마치 공원에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 그린랩

“우리는 마음의 위로와 휴식을 위해 서울숲을 찾지만, 인파와 날씨, 미세먼지 같은 환경문제로 사색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울숲 바로 옆에 있는 그린랩은 진짜 숲이 아닌 작은 건물일 뿐이지만, 어쩌면 우리가 숲에 바라는 기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린랩에서 명상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또 있다. 0.5층의 테이크아웃 음료 바에서 건강한 식초 음료를 주문해 손에 들고 3층 옥상 정원에서 마시며 햇살과 바람을 만끽하는 것이다. 옥상 정원과 함께 한국적 정취가 묻어나는 다실에서 티 마스터가 정성스럽게 내린 차를 맛보며 여유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다실은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딱딱한 티 클래스는 아니다. 계절과 날씨에 어울리는 두 종의 차와 차의 향과 맛을 더해주는 다식이 함께 준비되며, 1시간에 최대 4명이 함께할 수 있다. 2층 스튜디오에서는 아침과 저녁, 비건 푸드 요가, 싱잉볼 명상 같은 프로그램도 열린다.

© 그린랩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18-11
전화 +82-2-499-5833
영업시간 12:00~19:00,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greenlab_seoulforest
 

© 공기정원

단절로부터 시작되는 사유, 이도 사유
우리는 너무 많은 연락과 생각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생각을 비우고 명상하기 위해 ‘이도 사유’를 찾았다. 세종시 작은 마을, 창문 하나 없는 네모난 건물은 마치 외계에서 떨어진 표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세종시는 행정지자체로 계획된 도시입니다. 건축물은 고층 아파트 또는 오피스텔 형태의 비슷비슷한 디자인이 반복되죠. 어찌 보면 건조한 생활 환경입니다. 이곳에서 ‘정제’의 과정을 거쳐 복잡한 일상의 생각을 비우고 인상적 경험으로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길 바랐습니다.” 건물의 설계를 담당한 건축사무소 공기정원의 설명이다. 이도 사유가 주거지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창문 하나, 장식 하나 없는 직사각형의 단순한 구조를 띠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벽을 따라 두른 벤치는 등받이가 사선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의자에 앉으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늘을 향하게 되죠. 중정과 하늘을 바라보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 공기정원

이도 사유의 입구로 들어서면 중정과 마주한다. 그리고 중정을 채운 것은 뿌연 안개다. 사유의 장치로, 인공적으로 생성된 안개다. 안개는 형태의 윤곽을 흐리게 만들고, 흐릿한 공간에서 선명해지는 것은 나의 감각이다. 이곳에서는 사유의 시간을 방해하는 휴대전화의 소음이 없다. 카페 내부에서 휴대전화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물의 외부를 금속 재질로 마감하며 전파가 방해를 받아서다. 하지만 사유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기에 이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이도 사유의 금속 재질의 외장재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데도 일조한다. 건물에 반사되는 새벽,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에 따른 빛에 변화, 날씨의 변화를 가만히 바라봐도 좋겠다.

© 공기정원

주소 세종시 금남면 금남구즉로 497
전화 +82-44-868-0000
영업시간 10:00~18:00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leedo_coffee
 
2021. 1 에디터: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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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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