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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번드

동아시아 리빙의 현재, 서울번드
‘동아시아 보물이 모이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리빙 브랜드 서울번드에는 우리가 생각한 가장 현대적이고 이상적인 한국, 그리고 아시아의 리빙 제품들이 한자리에 있다.
집에 있는 물건은 형태가 있는 물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 나라의 문화 요소가 복합적으로 녹아 있고, 생활양식의 바탕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현재 우리 집을 채운 물건들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인지할 수 있을까? 유년 시절을 중국에서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대학에서 가구를 전공하던 박찬호 대표도 비슷한 의문을 가졌던 듯하다. “당시 배우는 디자인사의 모든 자료가 유럽에 근간을 둔 것들이고, 한국이나 아시아의 이야기가 없다는 사실에 일종의 문제의식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의 리빙 트렌드 역시 북유럽 등의 해외 스타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태였기에 한국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누군가는 우리의 문화가 담긴 제품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2015년 북유럽 스타일이 강세인 국내 리빙 디자인 시장에서 아시아 디자인을 소개했던, 그리고 현재 한국 전통 공예를 현대화한 독보적 브랜드이자 아시아 리빙 디자인의 강자로 굳건히 자리 잡은 서울번드는 이렇게 시작됐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 시리즈 ‘서울번드 화’의 ‘옻칠 볼(공기 & 대접)’ 세트 © 서울번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 시리즈 ‘서울번드 화’의 ‘옻칠 볼(공기 & 대접)’ 세트 © 서울번드

옻칠 볼은 9번의 칠을 거쳐 완성된다. © 서울번드

옻칠 볼은 9번의 칠을 거쳐 완성된다. © 서울번드

동아시아의 보물을 모으다
서울번드는 ‘동아시아 보물이 모이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리빙 브랜드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대만, 홍콩의 리빙 제품을 발굴하고 온라인을 통해 소개한다. 공통된 미감을 공유하는 한자 문화권 국가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은 것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북유럽의 세부적인 국가의 스타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유럽이나 북미 등의 해외에서도 아시아 스타일을 나라별로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박찬호 대표는 아시아 국가의 브랜드들에 “흩어지지 말고 뭉쳐서 영향력을 키우자”라고 설득했고, 다섯 국가의 퀄리티 있는 리빙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서울번드가 동아시아의 ‘보물’을 발견하는 명확한 기준은 뭘까? 제품은 심미성, 생산성 등 주요 항목을 나누고 총 51가지 세부 기준으로 점수를 측정하는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평가 후 최종 입점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에 서울번드의 정체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부터 있던 제품이라고 박찬호 대표는 덧붙인다. 초기 제품들이 확장의 코어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번드의 시작과 함께한 대만 리빙 브랜드 지아(Jia)를 들 수 있다. 지아의 제품은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우며, 대만 리빙 디자인의 현재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서울번드가 세심하게 선별하고 소개하는 제품들은 현재 많은 이가 ‘믿고 쓰는’ 브랜드가 되었다. 초기에는 입점 제안의 90%는 답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3개월 이상 업데이트가 밀릴 정도로 많은 제품이 서울번드에서 소개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환영받는다.
‘서울번드 화’의 유기 커틀러리 ‘라륀’ © 서울번드

‘서울번드 화’의 유기 커틀러리 ‘라륀’ © 서울번드

유기 장인 이종오 명장 © 서울번드

유기 장인 이종오 명장 © 서울번드

라륀은 이종오 명장과 송승용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 서울번드

라륀은 이종오 명장과 송승용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 서울번드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잇다
한국적인 선물이나 공예품을 고민할 때 서울번드를 찾는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번드는 제품을 선별해 소개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장인, 디자이너와 협업해 제품을 제작하는 기획자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그 결과물이 근사하다. 서울번드에서 처음 제작한 것은 한국의 전통을 주제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 시리즈인 ‘서울번드 화’의 유기 커틀러리 ‘라륀’이다. 제작에 집중되어 있던 명장, 장인들과 실용성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디자이너를 연결한 것으로, 유기 장인인 이종오 명장과 송승용 디자이너의 협업을 거쳐 탄생했다. 첫 기획인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라륀은 기획 당시 모두가 협조적인 것은 아니었어요. 유기 장인을 찾는 과정에서 다섯 곳에서 거절당한 후 우여곡절 끝에 이종오 명장님을 만났죠. 라륀 출시와 함께 네이버에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이건 전통이 아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던 것도 생각납니다. 어렵게 시작했지만 그 후 비슷한 제품이 다른 브랜드에서도 나오고 유기 시장이 넓어져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현재 라륀은 서울번드를 대표하는 인기 제품이다. 서울번드 화는 라륀 이외에도 한복을 모티브로 한 앞치마 ‘아토’, 책가도를 패턴으로 만든 테이블 매트 등이 있다.
한복을 모티브로 한 앞치마 ‘아토’ © 서울번드

한복을 모티브로 한 앞치마 ‘아토’ © 서울번드

오유글라스워크와 함께한 ‘서울번드 코워크’의 수저받침 © 서울번드

오유글라스워크와 함께한 ‘서울번드 코워크’의 수저받침 © 서울번드

박찬호 대표는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서울번드에 어떤 것을 원하는지 늘 고민한다. 그렇게 서울번드 화에 이어 ‘서울번드 코워크’가 시작됐다. 서울번드 코워크는 소비자에게 가장 필요한 아이템을 서울번드만의 방식으로 다룬 것이다. “일반적인 시선에서 공예를 어렵게 느끼는 분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번드에서 소개하는 공예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상당히 높아요. 동시에 좀 더 편안하고 열린 방식으로 소비자와 만나길 원하는 젊은 공예 작가와 브랜드도 많았어요. 저희는 그 접점을 찾았습니다. 공예가의 색을 녹여내되 사람들에게 쉽게 쓰일 수 있는 것을 기획했죠.” 서울번드가 데이터를 통해 축적한 소비자의 니즈에 관한 정보를 젊은 작가와 공유함으로써 작가들이 본인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도록 이끄는 것이다. 서울번드 코워크로는 ‘오유글라스워크’, ‘오트오트’, ‘하르타’, ‘옻내음’과 함께한 수저받침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서울번드 화와 서울번드 코워크가 선보이는 제품은 전통적이면서도 오늘날의 라이프스타일, 동서양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박찬호 대표 © 서울번드

박찬호 대표 © 서울번드

“서울번드는 아시아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브랜드입니다. 아시아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삶을 제시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Interview with 박찬호 대표
소비자의 취향과 욕망을 만족시키는 뛰어난 안목과 사업가 기질로 국내 리빙 디자인 시장에서 자신의 길을 오롯이 나아가고 있는 서울번드 박찬호 대표와 나눈 이야기.
Q. 처음 서울번드를 시작할 당시의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A. 아시아의 전통과 문화가 담긴 리빙 제품을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동아시아 리빙 제품을 다루는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에 잘될 것 같다는 제 나름의 확신이 있었죠. 주변에서는 돈이 되는 북유럽이나 서유럽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라는 분이 많았고, 당시만 해도 아시아 제품은 인기가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요.

Q. 대표님이 발견한 동아시아 디자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동아시아에서 쓰는 재료와 그 재료들을 가공하는 방법이 매력적입니다. 한국의 놋(유기)이나 옻칠, 중국의 홍목과 자사호, 일본의 다다미 등 흥미롭고 사유할 게 많습니다.
옻칠 브랜드 ‘옻내음’의 트레이 © 서울번드

옻칠 브랜드 ‘옻내음’의 트레이 © 서울번드

‘SB 클래식’의 ‘자사호’ 다기 세트. 중국 의홍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줏빛 흙으로 제작했다. © 서울번드

‘SB 클래식’의 ‘자사호’ 다기 세트. 중국 의홍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줏빛 흙으로 제작했다. © 서울번드

서울번드에서 선보이는 ‘하르타’의 소반과 ‘토림도예’의 다기 © 서울번드

서울번드에서 선보이는 ‘하르타’의 소반과 ‘토림도예’의 다기 © 서울번드

Q. 서울번드에서 다루는 제품을 보면 국내 젊은 디자이너의 제품부터 명장이 만드는 공예품까지 다양한데요, 어떻게 이런 폭넓은 취향과 안목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유년기를 중국 상하이에서 보내며 중국의 장인과 유럽 브랜드들을 일찍 접했습니다. 리빙 제품에 관심이 많고, 이를 다양하게 모으시던 어머니의 영향이 컸죠. 덕분에 골동품과 현대 제품이 어우러진 모습을 많이 보았고, 그 느낌이 좋았습니다.

Q. 한국 전통 공예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현시대를 사는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다 보니 과거를 짚어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적 디자인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사용하는 북유럽의 가구와 소품이 한국의 생활 환경과 잘 맞는지 등 한국의 정체성을 지닌 브랜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전통 공예품에 관심이 생겼죠.
서울번드 초창기부터 함께한 대만 리빙 브랜드 지아의 스티머 © 서울번드

서울번드 초창기부터 함께한 대만 리빙 브랜드 지아의 스티머 © 서울번드

Q. 대표님이 현재 주목하는 작가나 제품, 브랜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개인적으로 모듈형 가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의 사방탁자처럼 한국 주택의 스케일에 딱 떨어지는 모듈형 가구 브랜드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아시아 제품을 다루고 있지만 서울번드가 궁극적으로 알리고 싶은 것은 한국 문화와 리빙 제품입니다. 한국에 좋은 리빙 브랜드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공예품을 다루거나 전통 공예품을 현대화한 제품을 다루는 편집숍과 갤러리가 적지 않은데요, 그중에서도 서울번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저희는 공예품만 다루지 않습니다. 공예품‘도’ 다루죠. 그 차이가 운영하는 데 큰 차이를 만듭니다. 서울번드에 입점한 공예 작가 중에는 멋진 작업을 하는 분이 많습니다. 서울번드는 그분들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합니다. 더불어 공예를 포함해 소비자가 원하는 실용적인 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라륀의 제작 과정 © 서울번드

라륀의 제작 과정 © 서울번드

Q. 초기에는 리빙 제품 중 주방, 식기 용품에 집중한 데 반해 현재는 가구와 침구, 푸드 등 카테고리가 더 넓어졌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서울번드는 아시아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브랜드입니다. 아시아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삶을 제시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추후에는 제품이 아닌 경험의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고요. 올해는 누구나 세계 어디에서든 서울번드 온라인몰을 통해 더 많은 아시아 제품과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

Q. 대표님은 지금의 서울번드를 어떻게 정의하나요?
A. 이케아나 크레이트앤배럴처럼 하나의 리빙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박찬호 대표가 추천하는 서울번드 제품 3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되었거나, 곧바로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많거나, 한국적 아름다움을 보여주거나. 이 셋 중 무엇을 고르더라도 만족스럽다.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WGNB’와 협업한 풀 컵 & 푸쉬 컵 © 서울번드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WGNB’와 협업해 만든 풀 컵 & 푸쉬 컵 © 서울번드

풀 컵(PULL CUP) & 푸쉬 컵(PUSH CUP) | 서울번드가 WGNB와 협업해 제작한 고블렛이다. ‘컵을 위로 당기고, 밀면 어떤 형태가 될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두 가지 디자인으로, 물부터 와인, 맥주 등 담을 수 있는 음료의 폭이 넓은 실용적인 제품이다.
‘하트인세라믹스’의 오케이 인센스 홀더 © 서울번드

‘하트인세라믹스’의 오케이 인센스 홀더 © 서울번드

‘하트인세라믹스’의 오케이 인센스 홀더 | 호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정지영 작가가 불교의 ‘수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인센스 홀더.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위해 작가가 손가락의 디테일을 모두 다르게 작업한다.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제품으로, 재입고와 동시에 바로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나은 크라프트’의 차꽃문 타원형 옻칠 트레이 © 서울번드

‘나은 크라프트’의 차꽃문 타원형 옻칠 트레이 © 서울번드

‘나은 크라프트’의 차꽃문 타원형 옻칠 트레이 © 서울번드

‘나은 크라프트’의 차꽃문 타원형 옻칠 트레이(회색) | 나은 크라프트는 43년 전통을 간직한 나전칠기 전문 브랜드다. 자개 문양의 녹차꽃이 은은한 옻칠의 색감과 어우러져 한국적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서울번드에서 단독으로 판매하는 제품이다.


서울번드
www.seoulbund.com
2021. 3 에디터: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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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3
  • 에디터: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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