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뉴욕 바이닐 레코드 숍으로 떠나는 여행
지구상 어느 곳에 있든 당신은 지금 주변에서 다시 뜨거워지는 바이닐 레코드의 열풍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레코드 숍이 많기로 유명한 뉴욕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가 흔히 LP로 부르는 바이닐 레코드(Vinyl Record). 지난해 미국에서 출시된 다큐멘터리 <Vinyl Nation>(2020)은 부침이 많던 바이닐 레코드의 역사를 조명한다. 영화 중반부에는 ‘레코드 스토어 데이(Record Store Day)’ 이야기가 등장한다. 2007년, CD에 이어 MP3에도 자리를 빼앗긴 바이닐 레코드 시장은 그야말로 바닥을 치고 있었다. 다시 한번 독립 레코드 숍의 문화적 기능을 되살리자는 의미로 미국의 몇몇 레코드 숍 오너들이 함께 고안한 것이 바로 레코드 스토어 데이(Record Store Day)다.

레코드 숍과 뮤지션이 의기투합해 오직 이날 매장에 가야 구입할 수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 바이닐과 CD를 만들었다. 매장 한편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펼쳤다. 세계적 밴드 메탈리카와 화이트 스트라이프스도 참여하는 행사.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확산된 그 레코드 스토어 데이가 바이닐 레코드의 운명에 터닝 포인트를 제공한 순간이었다.
미국 펑크록과 랩, 힙합을 탄생시켰고, 전설적 재즈 뮤지션들이 활동해온 뉴욕. 이 특별한 음악의 도시에서 자리를 지켜온 레코드 숍이야말로 바이닐 레코드 문화의 살아 있는 역사다.
재즈 팬이라면 꼭 들러야 할 ‘재즈 레코드 센터’

© Ken Micallef

뉴욕 첼시에 있는 재즈 전문 매장 ‘재즈 레코드 센터(Jazz Record Center)’. 지난 38년간 이 매장을 운영해온 오너 프레드릭 코언(Frederick Cohen)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바이닐 레코드 부활 움직임을 두고 흥미로운 의견을 내놓는다. “힙합 DJ들이 바이닐로 샘플링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관심은 없었을 거예요.” 클럽에서 바이닐 레코드를 처음 본 젊은 세대들이 그 독특한 아우라에 반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그의 매장에도 18세부터 30세에 이르는 젊은 재즈 팬들이 생겨났다.  

© Ken Micallef

© Ken Micallef

다른 상점들처럼 거리에 면하지 않고 주상 복합 빌딩의 8층에 자리한 독특한 위치 때문에 전문 라이브러리나 아카이브 센터를 방문한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경제적 이점으로 선택한 자리지만 이젠 그마저 1983년 처음 문을 연 이 연륜 있는 매장의 고유 캐릭터가 되었다. 바이닐 레코드는 물론 CD와 DVD, 매거진과 서적 등 재즈에 관한 모든 아이템을 망라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 재즈 전문 음반사인 블루 노트 레코즈(Blue Note Records)에서 발매한 바이닐 레코드다. 전 세계 재즈 팬들의 문의를 워낙 많이 받다 보니 명쾌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주인장은 책도 직접 펴냈다. 제목은 <Blue Note Recordings: A Guide for Identifying Original Pressings>.

© Ken Micallef

프레드릭의 설명에 따르면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한 오리지널이나 재발매 바이닐 레코드야말로 최상의 음색을 지닌다. 그러나 메이저 레이블을 비롯한 많은 레이블의 경우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한 것을 디지털로 바꾸고 다시 그 디지털 파일을 바이닐 레코드 제작에 사용한다. 이렇게 만든 바이닐 레코드는 음색이 떨어질 뿐 아니라 CD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차이를 모르고 바이닐이라면 무조건 더 음색이 뛰어나다고 믿는다는 사실에 그는 매우 안타까워한다.
그에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을 물었더니, 여전히 재즈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를 좋아하며 그의 앨범을 수집 중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 외에도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Workin’ With the Miles Davis Quintet>(1960) 앨범에 수록된 ‘It Never Entered My Mind’와 게리 멀리건과 쳇 베이커가 협연한 라이브 실황아 담긴 <Carnegie Hall Concert>(1974) 앨범을 즐겨 듣는다.

주소 236 West 26th Street Room 804 New York
전화 +1-212-675-4480
홈페이지 www.jazzrecordcenter.com
가장 뉴욕스러운 랜드마크, ‘아카데미 레코즈 & 시디스’, ‘아카데미 레코즈’, ‘아카데미 레코드 애넥스’

1977년 문을 연 아카데미 레코즈 & 시디스(Academy Records & CDs)는 뉴욕 레코드계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다. 오너 조셉 거넌(Joseph GaNun)은 오픈 초기에 이곳은 레코드 숍이라기보다 잘 가꿔놓은 중고 서점에 더 가까웠다고 회상한다. 중고 LP를 많이 유입하게 되면서 차차 음악의 비중이 더 커졌고, 현재의 레코드 숍 형식으로 정착한 것이다. 매장이 자리한 맨해튼의 플랫아이언 디스트릭트는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지은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구역으로 매장의 아날로그 감성과 함께 잠시 시간을 잊게 해준다. 

플랫아이언의 매장 이외에도 이스트빌리지에서는 2호점 격인 ‘아카데미 레코즈(Academy Records)’를,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에서 3호점 격인 ‘아카데미 레코드 애넥스(Academy Record Annex)’를 운영하는데, 이 두 매장은 1호점과 오너가 다른 만큼 분위기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현재 그린포인트 매장의 매니저로 일하는 코리 피어먼(Cory Feierman)은 2008년 이스트빌리지점에 합류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매장이 현재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배경은 매번 새로운 음악을 발견할 수 있게 돕는 매력적 음반 셀렉션과 합리적 가격 덕분이다.

1호점이 클래식부터 재즈, 록 등을 광범위하게 다룬다면 2호점과 3호점은 펑크록, 메탈, 소울, 라틴 뮤직에 조금 더 집중되어 있다. 물론 재즈도 빼놓을 수 없다. 각 매장의 취향을 대표하는 앨범으로는 이스트빌리지점을 위해 이 지역에서 탄생한 펑크록 그룹 라몬즈의 <Rocket to Russia>(1977)와 뉴욕 라틴 소울 스타일을 창시한 조 바탄(Joe Bataan)의 <Gypsy Woman>(1968)을, 그린포인트점을 위해서는 영국 4인조 펑크 그룹 프리텐더스(Pretenders)의 데뷔 앨범 <Pretenders>(1980)와 재즈 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A Love Supreme>(1965)을 꼽는다.

아카데미 레코즈 & 시디스
주소 12 West 18th Street New York
전화 +1-212-242-3000
홈페이지 academy-records.com

아카데미 레코즈 / 아카데미 레코드 애넥스
주소 415 E 12th Street, New York / 85 Oak Street, Brooklyn
전화 +1-212-780-9166/ +1-718-218-8200
홈페이지 academy-lps.com
디스코와 하우스 뮤직이 있는 힙한 바이브 ‘슈피리어 엘리베이션 레코즈’

바이닐 레코드를 통한 최상의 음악 감상 경험을 상징하는 듯한 그 이름 슈피리어 엘리베이션 레코즈(Superior Elevation Records)’. 이곳은 디스코와 소울, 하우스 음악 바이닐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매장은 브루클린의 이스트 윌리엄스버그에 있다. 6년 전 문을 열었으니 앞선 다른 매장들에 비하면 한참 신참인 셈. 그만큼 젊고 새로운 시도에도 거침이 없다. DJ들을 초대해 매장 내에서 DJ 스쿨을 운영하는가 하면, 호텔과 브루어리, 브랜드 행사 등을 위한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도 진행한다. 그뿐이 아니다. 매장에서는 주말마다 DJ와 함께하는 파티가 열린다. 편안한 분위기와 잘 선별한 레코드 셀렉션도 평소 손님들의 사랑을 받는 데 한몫한다.

이곳 주인장인 톰 노블(Tom Noble)은 사실 바이닐 레코드와 함께한 세월이 꽤 길다. 2001년 형과 함께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레게와 프렌치 팝 레코드 재발매를 위한 레이블을 설립한 것에 이어, L.A.로 자리를 옮겨서는 한동안 온라인 위주의 레코드를 판매해왔다. 현재의 이름 역시 레코드 재발매 레이블을 위해 지은 것이다. 뉴욕 입성은 말하자면 이 판을 좀 더 본격적으로 즐겨보자는 의도인 셈이다. 매장은 2015년 레코드 스토어 데이에 맞춰 오픈했다. 이날 파티에는 DJ이자 프로듀서인 저스틴 스트라우스(Justin Strauss), 소울 클랩(Soul Clap)의 일라이 골드스틴(Eli Goldstein) 등이 참여해 분위기를 돋웠다.

주소 100 White Street, #B, Brooklyn
전화 +1-718-360-1965
홈페이지 www.superiorelevation.com
실험적인 다운타운 뮤직의 비전을 이어가는 ‘다운타운 뮤직 갤러리’

© Scott Friedlander

맨해튼 브리지와 브루클린 브리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차이나타운의 황량한 거리. 매장이 지하인 데다 거리에 세워둔 간판마저 현재는 그라피티로 뒤덮여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는 언더그라운드의 세계. ‘다운타운 뮤직 갤러리(Downtown Music Gallery)’에 온 것을 환영한다. 
매장에서는 오너인 브루스 갤런터(Bruce Gallanter)의 표현처럼 ‘기이한(weird)’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곳이 주력하는 ‘다운타운 뮤직’이다. 브루스의 설명에 따르면 다운타운 뮤직은 특정 형식이나 스타일로 규정되지 않는다. 모든 가능성에 열린 실험적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프로그레시브 록, 하드코어 펑크, 아방 재즈, 모던 클래식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 뉴욕에서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번성했으며, 지금도 컬트의 개념으로 확고한 마니아층을 지니고 있다. 그 명맥을 이어가는 것이 다운타운 뮤직 갤러리인 것. 전 세계 많은 뮤지션의 멘토로 알려진 작곡가이자 뮤지션 존 존(John Zorn)이야말로 이곳과 인생을 함께해온 아티스트다. 난해한 그의 음악은 현대음악을 선보이는 현악사중주단 크로노스 콰르텟(Kronos Quartet), 재즈 뮤지션 팻 메스니(Pat Metheny) 등을 통해서도 연주되어왔다.

© Scott Friedlander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매장은 뮤지션들의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30년 전 매장을 시작할 때부터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팬데믹을 제외하고는). 공연 레퍼토리를 물었더니 실험성을 추구하는 뮤지션이라면 장르 구분 없이 자리를 내어준단다. 공연은 언제나 무료이며, 관객은 15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매주 발행해온 이곳의 뉴스레터 역시 전설적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음악 매거진을 능가하는 친절한 앨범 리뷰, 관련 뮤지션의 소식 등이 가득 담기는데, 그 열정이 러브 레터 못지않다. 음악을 통해 영감의 경지를 넓히고 싶은 모든 이를 향한 러브 레터 말이다.

주소 13 Monroe Street New York
전화 +1-212-473-0043
홈페이지 www.downtownmusicgallery.com
 
뉴욕에서 머물 곳: 롯데뉴욕팰리스

롯데뉴욕팰리스는 19세기 말에 지은 금융가 헨리 빌라드의 맨션과 55층의 현대식 타워가 공존하는 호텔이다. 미국 드라마 <가십 걸>을 비롯해 여러 영화에 등장하며 뉴욕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총 90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15세기 이탈리아 대성당을 모티프로 한 아름다운 정원과 레스토랑 빌라드, 고급 살롱인 래리티스, 칵테일 바 트러블스 트러스트 등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다.

주소 455 Madison Avenue at 50th St., New York
전화 +1-800-804-7035
홈페이지 www.lottenypalace.com
2021. 4 에디터:정재욱
글: 한예준
자료제공: 재즈 레코드 센터, 아카데미 레코즈 & 시디스, 슈피리어 엘리베이션 레코즈, 다운타운 뮤직 갤러리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1. 4
  • 에디터: 정재욱
    글: 한예준
  • 자료제공:
    재즈 레코드 센터, 아카데미 레코즈 & 시디스, 슈피리어 엘리베이션 레코즈, 다운타운 뮤직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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