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유바카 씨가 만든 아름다운 샐러드 한 접시

밥 디자이너 유바카가 펼치는 쉼의 마법
향교가 자리한 부여의 한 시골 마을로 사람들이 발걸음하는 이유는 뭘까? 그곳에 고단한 삶 속 위로가 되어주는 요리를 선보이는 유바카가 있기 때문이다.
좁은 골목길 끝 핑크색으로 칠해진 낮은 나무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자 하얀 원피스에 하얀 앞치마를 두른 이 집의 주인 유바카 씨가 작업실에서 나왔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요. 밥 먹었어요? 우리 국수나 한 그릇 먹고 하죠?”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그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매콤한 양념장을 곁들인 국수 한 그릇을 들고 나왔다.
“이 김치는 옆집 할머니가 주신 거예요.”
감나무 아래, 오래된 함석 문으로 만든 테이블 위에 예상에 없던 한 상이 차려졌다. 온기가 남아 있는 결명자차와 푸짐한 국수 한 그릇. 서울에서 차로 2시간 30여 분, 긴 운전으로 쌓인 피로와 긴장을 한 번에 날려준 따뜻한 환영 인사였다.
평소에도 하얀 원피스를 입고 고객을 맞이한다.

평소에도 하얀 원피스를 입고 고객을 맞이한다.

부여에 자리한 어린 왕자들의 안식처
서울에서 밥 디자이너(요리연구가) 겸 동화 작가,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유바카 씨가 부여로 터를 옮긴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업무 차 부여를 찾은 그는 우연한 계기로 지금의 집을 발견했고, 이곳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로 한다. 89년이나 된 오래된 집을 직접 수리해 게스트하우스 겸 요리 스튜디오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검증된 그의 요리 솜씨와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에 많은 이가 이곳, 유바카하우스를 찾는다. 유바카하우스는 부엌과 유바카 씨가 기거하는 본체(노란색 페인트로 칠해진 건물), 과거 농기구를 보관하던 창고에서 각종 요리 클래스를 진행하고 원 테이블 레스토랑이 되기도 하는 식당, 그리고 게스트가 머물 수 있는 별채가 있다. 별채 한쪽에 유바카 씨가 동화를 쓰고 바느질하는 작업실이 있다. 그중 유바카하우스의 분위기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은 정원이다.
아기자기한 유바카 하우스

아기자기한 유바카 하우스

아기자기한 유바카 하우스

아기자기한 유바카 하우스

정원에는 바람을 타고 온 씨앗에서 나온 당근꽃, 유바카 씨가 친구에게 받은 데이지, 잉글리시 라벤더와 달맞이꽃, 루콜라, 딜과 같은 허브가 경계 없이 자리한다. “구역이 나뉘어 있지는 않아요. ‘네가 거기에서 자라고 싶었구나’ 인정해주는 거죠.” 정원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이런 환상적인 정원의 모습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자리는 바로 감나무 아래에 있는 테이블이다. 작업실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클래식 프로그램의 음악 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새소리가 정원을 한 바퀴 돌고 나간다. 그 안에서 누구나 정원의 일부가 된다. 어린 시절 느껴본 가장 따뜻한 추억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친숙한 안식처 같은 느낌을 받는다.
테이블 위로 감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테이블 위로 감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유바카 씨는 실제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한다. 게스트하우스는 ‘어린 왕자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저는 ‘어린 왕자’가 너무 쓸쓸하고 외로워 보여요. 가엽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린 왕자>라는 책을 주제로 호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유바카하우스는 전 세계 친구들이 보내준 여러 언어의 <어린 왕자> 책으로 공간을 꾸몄다. “하룻밤 잤는데 정말 포근했고, 한 끼 먹었는데 정말 맛있고 따뜻한 밥상이었다고, 그런 기분을 사람들 마음속에 남기고 싶어요.”
캐슈넛 크림 디핑 소스를 곁들인 컬러 채소 샐러드

캐슈너트 크림 디핑 소스를 곁들인 컬러 채소 샐러드

자연에서 온 자연스러운 밥상
유바카 씨는 이곳에서 하루에 한 팀만 받는 원 테이블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그는 요리를 전문으로 배운 적이 없다. 어린 시절 솜씨 좋은 엄마의 어깨너머로 배우고, 식자재 자체가 지닌 맛을 즐기던 오랜 습관이 그를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재료의 맛을 살린 요리 세계로 이끌었다. “요리 과정이 단순해요. 찌거나 굽거나 데치는 방식이죠. 양념은 된장, 간장, 들기름, 소금이 다예요.” 제철 식자재를 사용해 재료가 지닌 성질을 최대한 살려 요리하는 그의 요리법은 매크로바이오틱(제철 음식을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식사법)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당근 뿌리와 잎에서 나는 향을 함께 맡으며 먹어보세요.” 정원에 핀 꽃과 허브, 집 뒤편의 작은 텃밭에서 자란 채소, 그리고 부여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비트 등이 요리의 주재료가 된다.
참외, 토마토, 딸기, 완두콩, 낫또를 활용한 샐러드

참외, 토마토, 딸기, 완두콩, 낫토를 활용한 샐러드

정원의 꽃들로 즉석에서 아름다운 데코레이션을 완성했다.

정원의 꽃들로 즉석에서 아름다운 데커레이션을 완성했다.

“저는 ‘밥’이라는 단어가 좋아요.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밥이라고 생각해요. 국수, 김치 등 우리가 집에서 늘상 먹는 모든 음식이 다 밥이에요.” 요리연구가 대신 밥디자이너라고 불리길 원하는 유바카 씨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그날의 밥상을 디자인한다. 메뉴판이 따로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로 인해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아들이 예약한 밥상은 ‘위로의 밥상’이 되었고, 여고 동창생들이 모여 예약한 밥상은 ‘소원을 말해봐’가 콘셉트였다. ‘이 사람들은 왜 나에게 왔을까?’ 그는 고객이 어떤 목적을 갖고 이곳에 와 밥을 먹는지 고민한다. 그래서 플레이팅부터 메뉴까지 모두 다르다. 덕분에 유바카하우스를 찾는 이들은 오직 자신만을 위해 차려진 밥상, 최고의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제가 하루에 한 팀만 받는 이유도 그래서예요. ‘나는 당신과의 첫 한 걸음부터 모든 걸 다 기억해요. 당신을 기다리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할 거예요.’ 그런 뜻이거든요. 대접받은 기분이라고 할 때 저도 행복해요.”
과거 농기구를 보관하던 창고는 요리 클래스를 위한 공간과 원 테이블 레스토랑이 되었다.

과거 농기구를 보관하던 창고는 요리 클래스를 위한 공간과 원 테이블 레스토랑이 되었다.

유바카 씨가 광목천에 수놓은 문장들

유바카 씨가 광목천에 수놓은 문장들

텃밭에 만든 나비 쉼터

텃밭에 만든 나비 쉼터

오직 유바카만 할 수 있는 것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유바카하우스를 찾는 것은 그의 세심한 안목과 다정한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서까래가 드러난 흙 바른 천장, 핑크색으로 칠한 지붕, 작은 돌로 만든 정원의 길, 텃밭 말뚝에 달린 다양한 문구의 천 등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유바카하우스만의 매력이다. “제가 직접 하기도 하고, 또 재미있게 작업하다 보니 나만의 시그너처가 된 것 같아요.” 숙박하는 이들 중에는 유바카 씨와 친구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밥을 먹고 이야기하다 보면 나중에는 자신의 속 이야기를 울컥 쏟아내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스스로 저에게 허용하기로 마음먹은 선까지겠죠. 그렇게 새벽 한두 시까지 이야기하다 보면 완전한 친구가 되는 거예요.”
본체 앞 스툴에 앉은 유바카 씨

본체 앞 스툴에 앉아 있는 유바카 씨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정원과 텃밭에서 꽃과 채소를 모았다.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정원과 텃밭에서 꽃과 채소를 모았다.

유바카 씨의 본명은 유미리다. ‘바카’는 그가 자신에게 선물한 이름이다. 우연히 길을 가다 신선한 박하 향을 맡고 기분이 좋아진 그가 자신도 주변 사람들에게 박하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붙인 이름이다. 그는 정말 이름처럼 주변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유바카 씨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모두 어린 왕자라고 말한다. “할머니가 오시든, 할아버지가 오시든 저에게는 다 어린 왕자예요.” 유바카 씨가 만든 요리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진한 포옹을 나눈 것 같다. 그는 공간과 음식을 매개체로 사람들을 껴안아주고 있다.

유바카하우스의 소식은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yubakahouse
종종 고객들과 함께 유바카 하우스 옆 산책로를 걷기도 한다.

종종 고객들과 함께 유바카하우스 옆 산책로를 걷기도 한다.

부여에서 머무를 곳: 롯데리조트 부여
유바카하우스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롯데리조트 부여가 있다. 지하 1층, 지상 10층, 310개 객실 규모의 롯데리조트 부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 부여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웅장한 현대식 건물이다. 말굽 모양으로 휜 형태의 건물 외관에 붙은 300개가 넘는 색색의 패널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는 롯데리조트 부여에서 또 다른 부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소 충남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400
문의 +82-41-939-1000
홈페이지 www.lotteresort.com/buyeo
롯데리조트 부여

롯데리조트 부여

롯데리조트 부여

롯데리조트 부여

2021. 7 에디터:김혜원
포토그래퍼: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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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7
  • 에디터: 김혜원
  • 포토그래퍼: 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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