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STYLE

서울의 워케이션 카페
일하기 좋은 분위기의 카페를 찾아서. 서울 한복판에 있는 카페에 노트북 들고 가볼까?
일과 휴가를 동시에 영위하는 워케이션을 추구하는 디지털 유목민이 늘어나고 있다. 재택 근무는 시대의 흐름이기도 하고, 코로나19 이후 바뀐 일상의 풍경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가 맞이하게 될 메타버스 세상의 전초전이랄까?
초록의 자연이 가득한 휴가지는 아니지만 서울에도 일하기 좋은 카페가 있다. 조용하면서도 타닥타닥 랩톱 자판 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리고, 카페 특유의 집중력 높이는 백색소음이 있는 곳. 게다가 실내 공간과 테이블, 의자와 조명, BGM 등이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조화를 이루는 곳.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니 노트북만 들고 가면 되는, 업무 환경 쾌적한 서울의 카페들을 찾아보았다.
프로토콜
2021년 가을에 문을 연 프로토콜은 마치 40여 년 전의 건축 스튜디오를 연상시키는 카페다. 프로토콜(Protokoll)은 독일어로 ‘저장, 기록’을 의미한다. 실내는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집중력을 발휘하기에 좋은 정도다.
바리스타들이 작업을 하는 테이블은 가로형 일자 캐비닛을 나란히 이어서 배치한 것으로, 지금은 프로토콜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작업 테이블, 카운터 등 카페 곳곳에 설치된 캐비닛은 각각 목적과 위치에 맞게 변주되어 자리한다.

SNS에서 프로토콜을 검색할 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이미지는 단연 철제와 우드를 매치한 4인용 테이블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이다. 테이블마다 아르떼미데 톨로메오 조명이 설치되어 있고, 테이블 위에는 메모지와 연필, 콘센트가 놓여 있다.
프로토콜의 매력은 누구든 와서 일하거나 공부하다 가라고, 말 그대로 작정하고 세팅한 기분이 든다는 점이다. 마치 손님의 작업과 업무를 위해 카페가 모든 것을 마련하고, 손님이 이곳을 찾는 순간 비로소 카페가 완성된다고 할까.

홈페이지에는 사람들이 하루에 커피를 두 잔 마셨으면 한다고 적혀 있다. “한 번은 진하게 내린 에스프레소, 다른 한 잔은 정성스럽게 내린 브루잉 커피”를 말이다. 그만큼 프로토콜에서 제공하는 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라테류가 있으며, 필터 커피로 부르는 브루잉 커피는 세 가지 원두 중 선택할 수 있다. 일도 커피도 모두 만족감을 주는 카페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109 2층
홈페이지 www.protokoll.kr
디플랫 성수
커피 맛이 좋아 유명하던 파주출판단지 내 1호점에 이어 성수에 2호점을 오픈했다. 이미 파주 1호점이 널리 알려진 터라, 얼마 전 문을 연 2호점 역시 화제를 모으며 자연스레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파주보다 성수점 규모가 더 큰데, 프랜차이즈 카페를 제외하고는 성수동에 있는 카페 중에서도 대형에 속한다. 새로 지은 것처럼 깨끗하고 세련된 건물 내 지하와 1층,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운터가 있는 1층을 제외하고, 지하층과 2층은 집중력을 갖고 일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D FLAT

어두울 것 같던 지하층은 1층을 통해 자연광이 스며들어 오히려 안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이 든다. 천장이 뚫려 있어 답답하지도 않다. 노트북을 펴고 일하기 좋은 긴 테이블 외에도 푹신하고 편안한 자리가 많아 일을 하지 않고 커피를 즐기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옆 사람과의 불편함을 염두에 두고 테이블마다 기둥이나 칸막이로 구분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D FLAT

©D FLAT

©D FLAT

©D FLAT

1층에는 커피 바부터 카운터와 작은 테이블 그리고 밖으로 이어지는 테라스 테이블이 자리하며, 창이 크고 넓어 환한 2층 역시 지하층과 마찬가지로 넓고 긴 대형 테이블이 이어져 있다. 테이블 위에는 아르떼미데 네시노 테이블 램프가 곳곳에 놓여 있어 언제든 노트북을 들고 와 차분한 분위기에서 작업할 수 있다.

©D FLAT

일할 필요가 없다면 카페 구석구석 다니며, 서로 다른 콘셉트의 공간을 구경하는 재미를 느껴볼 것을 추천한다. 스페셜티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를 비롯해 에스프레소, 디카페인 음료까지 메뉴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90
인스타그램 @dflat_cafe
앤트러사이트 연희
본점인 합정점을 비롯해 제주한림, 연희, 한남 등 앤트러사이트의 다양한 지점은 지역이 지닌 특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앤트러사이트 고유의 브랜드 무드는 녹이며 확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전분 공장을 개조한 제주의 경우 폐공장 느낌은 살리되 녹슨 기기를 세워두거나 덩굴식물을 방치하고 간판을 살짝 비뚤어지게 설치하는 등 앤트러사이트 특유의 무심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서울 연희동에 있는 앤트러사이트 연희점은 그런 무심한 통일성마저 살짝 비껴간 느낌이다.

카페 1층에는 주문을 위한 카운터, 테이블과 의자를 겸한 돌로 만든 긴 좌석이 있다. 매장 가운데에는 거대한 로스팅 공간이 들어서 앤트러사이트의 자랑인 다양한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규모가 제법 큰 이곳은 복잡함이나 군더더기 없이 모두 덜어낸 느낌이 든다. 단순하고 미니멀한 실내는 앤트러사이트의 공통점이다. 반면 1층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는 어두컴컴한 통로는 그대로 두었는데, 마치 숲속 동굴에서 빠져나온 것처럼 2층으로 올라가면 통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2층에 있는 긴 테이블에는 항상 노트북을 켜고 작업하는 사람이 가득하다. 카페광들은 앤트러사이트 연희가 작업하기에 좋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아마도 인테리어가 극도로 심플해 시선을 빼앗길 별다른 요소가 없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에서 조명에 의지한 채 집중해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 가지, 앤트러사이트 방문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재미있으면서도 놀라운 점이 있다. 1층 카운터에서 주문한 후 2층에 자리 잡고 있으면 직원이 그 많은 사람 속에서도 위치를 파악해 정확하게 음료를 배달해준다는 것이다. 손님의 인상착의를 외운다, CCTV를 통해 위치를 파악한다 등 여러 추측이 난무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135
홈페이지 anthracitecoffee.com 
데스툴
다양한 형태의 카페가 많은 연희동이지만, 데스툴은 이 일대에 있는 여느 카페와 사뭇 다르다. 독일 바우하우스 느낌이 물씬 나는 외관과 인테리어와 소품을 구경하다 보면 마치 편집숍 같은 느낌이 들어 순간 헷갈리기도 한다.

독일의 예술대학인 쿤스트아카데미 뒤셀도르프에서 영감을 받은 데스툴은 오래된 독일식 주택 분위기를 덧입힌 형태로 새롭게 태어났다. 연희동의 오랜 양옥 주택을 개조했는데, 통유리와 철근골조, 시멘트 구조에 블록 유리를 설치해 재미있고 시원한 공간이 탄생했다. 기존의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를 이루며 또 다른 새로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데스툴(Der StuhL)은 독일어로 ‘의자’를 뜻한다. 일하기 좋은 공간을 추구하는 카페들이 대부분 조명이나 테이블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데스툴은 상호처럼 의자에 집중한다. 덕분에 카페 곳곳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테이블과 의자가 공간에 맞게 배치되어 있다. 사실 한 카페에서 이렇게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갖춘 의자를 앉아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데스툴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가능하다.
업무나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의자의 기능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넓은 테이블과 조명, 빛과 온도, 음악 등 인테리어적 요소에 치중하느라 정작 우리가 몇 시간이고 앉아서 작업해야 한다는 점을 잊곤 하는 것이다. 데스툴은 이 점을 상기시키며 그 의자에 기능과 디자인 요소를 부여했다. 데스툴의 의자에 앉아 일을 하면 편하고 즐거운 기분이 드는 것은 그래서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5길 98
인스타그램 @derstuhl_
2022. 8 에디터:정재욱
포토그래퍼:김준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2. 8
  • 에디터: 정재욱
  • 포토그래퍼: 김준
  • 트위터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핀터레스트로 공유
  • 링크URL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