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Virgin Galactic
우주여행 파이널 카운트다운
2001년 4월 미국인 데니스 티토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7일간 머무르면서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여행자로 등록한 이래, 우주여행이란 곧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가까운 미래의 꿈이 되었다.
“어릴 적 꿈을 이뤘다. 천국에 다녀온 기분이었다.”

지구의 궤도 위로 쏘아 올리는 스페이스X의 다섯 번째 발사 © SpaceX
“미국에 휴가 다녀왔어”라는 이야기만큼 모호한 말이 있을까. 우리나라의 수십 배나 넓은 미국. 동부와 서부, 도시와 시골, 사막과 태평양의 섬에 이르기까지 목적지에 따라 여행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하물며 무한 공간이나 다름없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목적지가 분명해야 한다.
목적지: 우주, 어디요?
현재 인류가 도전하려는 우주는 카르만선, 국제우주정거장, 우주호텔, 달, 화성과 알파 센타우리로 나눌 수 있다.
카르만선은 (공식적으로) 우주가 시작되는 곳이다. 지표, 그러니까 땅에서부터의 거리에 따라 대기의 성격은 변한다. 그래서 지표 10km까지를 대류권, 50km까지를 성층권, 80km까지를 중간권, 100km까지를 열권이라고 한다. 이들을 묶은 용어가 대기권이다. 지상에서 100km 지점인 카르만선은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다. 일반적인 여객기는 지상 10km 위로 비행한다. 대기의 99%가 모여 있는 지상 32km를 벗어나면 터보제트엔진도 작동하지 않는다. 100km 지점을 넘어서면 기류를 활용하는 항공기 방식으론 비행이 불가능하다. 별똥별이 떨어지고 오로라가 발생하는 우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시기에 실현될 우주여행은 카르만선까지 날아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돌아오는 짧은 일정으로 진행된다.
카르만선은 (공식적으로) 우주가 시작되는 곳이다. 지표, 그러니까 땅에서부터의 거리에 따라 대기의 성격은 변한다. 그래서 지표 10km까지를 대류권, 50km까지를 성층권, 80km까지를 중간권, 100km까지를 열권이라고 한다. 이들을 묶은 용어가 대기권이다. 지상에서 100km 지점인 카르만선은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다. 일반적인 여객기는 지상 10km 위로 비행한다. 대기의 99%가 모여 있는 지상 32km를 벗어나면 터보제트엔진도 작동하지 않는다. 100km 지점을 넘어서면 기류를 활용하는 항공기 방식으론 비행이 불가능하다. 별똥별이 떨어지고 오로라가 발생하는 우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시기에 실현될 우주여행은 카르만선까지 날아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돌아오는 짧은 일정으로 진행된다.


10주 동안 지구 주변을 도는 임무를 수행하는 버진갤럭틱 우주비행사 © Virgin Galactic
다음 목표인 국제우주정거장(ISS). 1960년대 미국과 소련은 우주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우주비행에 시간이 많이 걸리자 이들은 우주비행사가 머물면서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는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곳에선 무중력시험과 같은 우주 실험도 진행했다. 냉전이 끝나자 군사적 목적에 따라 국가 단위로 건설한 우주정거장 대신 경제적이고 학술적인 목적의 국제우주정거장을 건설하자는 협의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미국의 NASA와 러시아의 RKA는 물론 일본의 JAXA, 캐나다의 CSA 그리고 유럽연합의 유럽우주국(ESA)이 힘을 합해 지상 400km 위에 국제우주정거장을 건설했다.

우주선 함대를 이끌기 위한 버진갤럭틱의 최신 공장 © Virgin Galactic
시속 2만2,740km로 지구 궤도를 공전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은 인류가 지구를 관찰하고 우주로 나아가도록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미국이 달의 궤도를 도는 새로운 우주정거장 건설을 계획하면서 국제우주정거장에 대한 지원에서 손을 털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제우주정거장의 새로운 용도를 개발해서 수익을 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렇게 만들어낸 해법이 민간 개방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을 우주 호텔로 활용해서 운영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이 이미 갖추어놓은 공용 시설을 용도 전환한 것이라면,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우주 호텔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미국의 우주 개발 기업인 오리온 스팬은 현재 우주 호텔인 오로라 스테이션의 2022년 개장을 준비 중이다.

출발을 기다리는 블루오리진의 로켓 뉴셰퍼드 © Blue Origin
카르만선과 오로라 스테이션 그리고 국제우주정거장의 다음 역은 인류에게 가장 친숙한 ‘달’이다. 그런데 거리가 만만치 않다. 지구에서 달까지는 무려 38만km에 이른다. 100~400km의 단거리 여행과 다른 중거리 여행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달에 인공 구조물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달나라 여행의 전체 일정은 무척 단순하다. 달 궤도를 한 바퀴 도는 것이 전부. 화성은 장거리 여행이고, 알파 센타우리 탐사는 초장거리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의 기술 수준으로 몇 년 안에 실현 가능한 우주여행은 달까지가 한계다.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는 뉴셰퍼드의 비행 캡슐 © Blue Origin
우주여행, 어떻게 갈까?
해외여행을 항공권 예매로 시작하듯 우주여행도 교통수단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현재 우주여행 산업을 주도하는 이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다. 이들은 각각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그리고 버진갤럭틱을 설립하고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버진그룹 오너인 리처드 브랜슨은 2004년 버진갤럭틱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10억 달러, 한화 1조2,0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우주여행이 눈앞에 다가온 올해는 소셜캐피털헤도소피아가 8억 달러를 투자하며 버진갤럭틱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버진갤럭틱은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주식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최초의 민간 우주비행 업체가 된다.
버진그룹 오너인 리처드 브랜슨은 2004년 버진갤럭틱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10억 달러, 한화 1조2,0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우주여행이 눈앞에 다가온 올해는 소셜캐피털헤도소피아가 8억 달러를 투자하며 버진갤럭틱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버진갤럭틱은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주식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최초의 민간 우주비행 업체가 된다.

우주비행선 버진스페이스십이 보관되어 있는 버진갤럭틱의 비행장 © Virgin Galactic



화이트 나이트에 견인되어 비행하는 버진스페이스십 2. 비행을 지켜보는 관계자들 © Virgin Galactic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버진갤럭틱 출발기지의 가이아 라운지 © Virgin Galactic
버진갤럭틱의 우주선 이름은 스페이스십 2(SpaceShip Two)다. 스페이스십 2는 거대 로켓인 화이트 나이트 2(White Knight Two)에 탑재되어 하늘로 날아오른 후 지상 15km 지점에서 분리 발사되어 우주로 날아간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상 80km, 올 2월에는 지상 90km 부근까지 두 차례 유인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한껏 고무된 리처드 브랜슨은 모하비사막의 우주공항을 공개하며 버진갤럭틱의 우주여행이 곧 현실화할 것임을 알렸다. 지상 80km 이상을 비행하면 ‘우주비행사’로 인정받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진짜 우주는 100km 높이의 카르만선에서 시작된다. 이 10km의 차이 때문에 버진갤럭틱이 계획대로 내년에 카르만선까지의 우주여행을 실행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8인승 스페이스십 2는 90분간 지구 궤도를 따라 우주를 비행한다. 이 가운데 3분은 무중력 비행이다. 리오내도 디캐프리오와 저스틴 비버 등 600명 이상이 1인당 25만 달러를 지불하고 우주 비상을 기다리는 중이다.

열 번째 미션을 시작하는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 Blue Origin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도 2015년 5월 자체 개발한 우주선 뉴셰퍼드(New Shepherd)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뉴셰퍼드는 지상 100km 높이에서 4.5평 규모의 원통형 6인승 캡슐을 분리해낸다. 캡슐은 130km까지 활공하다 지구로 귀환한다. 11분 정도의 우주여행 비용은 버진갤럭틱과 비슷할 전망이다. 블루오리진은 지구 궤도 순환과 달 여행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빅 팰컨 © SpaceX
일론 머스크의 과감한 실험
일론 머스크의 시선은 좀 더 먼 곳을 향한다. 그의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는 세 가지 구체적인 우주 진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가까운 곳은 국제우주정거장이다. 스페이스X는 세 차례의 실패 끝에 2008년, 엔진 1기의 1단 로켓인 팰컨 1을 완성했다. 2010년에는 엔진 9개를 묶어 추진력을 강화한 팰컨 9의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여행 현실화에 성큼 다가갔다.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을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스페이스X를 협력 업체로 소개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와 보잉이 공동 개발 중인 유인 우주선은 2020년부터 연간 2회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비행할 예정이다. 비행에는 편도 하루씩 소요되며, 왕복 요금은 5,800만 달러다. 1회 운항에 6명이 탑승하니까 매년 12명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다녀올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두 번째 우주 사업은 달 여행으로, 2023년 비행을 목표로 한다. 여행 일정은 5~6일로 예상되며, 달의 궤도를 한 바퀴 돌고 지구로 귀환하는 코스다. 최초의 달 여행객이 탑승할 교통편은 스페이스X의 최신 로켓인 빅 팰컨이다. 118m 길이의 빅 팰컨은 순수 승용으로 활용할 경우 최대 100명까지 탈 수 있다. 하지만 최초 달 여행에는 각종 화물을 탑재해야 하는 탓에 탑승객이 6~8인으로 제한된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전자상거래 재벌인 마에자와 유사쿠가 이미 전 좌석을 예약했다. 그는 우주여행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의 사업체를 일본 야후에 매각하기까지 했다.
인간의 우주여행 또는 이주를 위한 연구개발은 쉬지 않고 진행 중이다. 독일항공우주센터는 우주에서 식용 식물을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출발에서 귀환까지 © SpaceX
우주에서의 하룻밤
바로 코앞인 내년부터 시작될 우주여행은 몇 분에서 수십 분의 짧은 일정이지만, 우주에서 숙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페이스X와 보잉의 우주선을 타고 국제 우주정거장에 가면 하루 3만5,000달러의 숙식비를 내고 최대 30일간 우주 생활을 할 수 있다. 5,800만 달러의 교통비에 비하면 숙박비는 아주 저렴한 편이다. 2022년부터는 실리콘밸리의 오리온 스팬이 출시하는 우주 호텔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다. 6인승 우주선이자 길이 13.3m, 폭 4.3m의 우주 호텔인 오로라 스테이션을 타고 지구의 320km 상공을 12일간 순환하는 것이 상품의 골자다. 오로라 스테이션은 매일 16번씩 지구를 돌기 때문에 12일이면 384번의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을 위해서는 950만 달러의 경비와 3개월의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 오리온 스팬의 홈페이지(www.orionspan.com)에 접속하면 우주여행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예약금 8만 달러를 내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인간의 우주여행 또는 이주를 위한 연구개발은 쉬지 않고 진행 중이다.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우주에서 식용 식물을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온실을 만드는 것이 우주 식물 재배의 핵심이다. LED로 태양광을 대신하고 흙 대신 양분 용액을 사용해 식물을 가꾼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연구진은 NASA의 지원을 받아 사람의 배설물에서 영양가 있는 박테리아를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소변을 정제해서 식수를 만들어온 지금까지의 선례를 보면, 배설물에서 식량을 얻는 기술도 실용화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밖에도 인간의 우주여행 또는 이주를 위한 연구개발은 쉬지 않고 진행 중이다.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우주에서 식용 식물을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온실을 만드는 것이 우주 식물 재배의 핵심이다. LED로 태양광을 대신하고 흙 대신 양분 용액을 사용해 식물을 가꾼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연구진은 NASA의 지원을 받아 사람의 배설물에서 영양가 있는 박테리아를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소변을 정제해서 식수를 만들어온 지금까지의 선례를 보면, 배설물에서 식량을 얻는 기술도 실용화할 가능성이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