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DAYTRIP] 동서양의 매력을 함께 볼 수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가장 가까운 유럽으로 통한다. 2시간 비행으로 서구와 동양의 매력이 뒤섞인 블라디보스토크의 매력에 빠져보자.
블라디보스토크가 러시아의 영토로 편입된 것은 150년 정보밖에 되지 않은 근대의 일이다. 아편전쟁 당시 영국과 프랑스를 편든 러시아는 그 대가로 1860년,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연해주의 넓은 땅을 청나라에서 할양받았다. 러시아제국은 서쪽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동쪽 블라디보스토크의 두 항구도시를 통해 해양 진출의 숙원을 이루려고 했다. 제정러시아에서 소련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블라디보스토크는 군사 항구, 상업 도시, 극동 교역의 특수 지역 등 다양한 매력을 품게 되었다.
블라디보스토크

블라디보스토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독수리전망대

[12:00 PM] 독수리전망대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최대 도시지만, 인구는 우리나라의 안양과 비슷한 60만 명에 불과하다. 규모가 크지 않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중심지는 대부분 도보로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독수리전망대는 이름처럼 고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걸어서 올라가면 숨이 찰 수도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 도심까진 택시로 50분 정도 걸린다. 공항철도도 있지만 시간을 맞추기 어려우므로 택시를 탄 김에 도시 전경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독수리전망대로 먼저 향한다.
금각교와 루스키 대교, 시내 전경을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이곳은 촬영 명소기도 하다. 그래서 블라디보스토크의 전경을 감상하려고 외국인뿐 아니라 현지인도 독수리전망대를 많이 찾는다. 최고의 촬영 스폿에는 늘 줄이 늘어서 있다(스폿은 한 곳이어서 가보면 어디인지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러시아의 복잡한 알파벳인 키릴문자를 창제한 키릴로스와 메소디오스 형제의 동상도 볼 수 있다. 독수리전망대 같은 러시아의 관광 명소에선 호객 행위를 하는 택시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바가지를 쓸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막심이나 안덱스 택시 앱을 미리 설치해두고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독수리전망대
주소: Vladivostok, Primorsky Krai, 690091
운영 시간: 24시간
 

인기 있는 레스토랑, 카페, 상점이 모여 있는 시내 중심가 아르바트 거리

[13:00] 아르바트 거리
사진 한두 컷을 찍고 잠깐 숨을 돌리고 나면 독수리전망대를 떠날 시간이다. 고지대로 불어오는 바람도 차기 때문에 서쪽 도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도보로 30~40분, 택시로는 10분 안에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에 닿는다. 호텔에 짐을 놓고 다시 서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금방 클로버하우스가 나타난다. 이곳 지하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이 있다. 원한다면 알룐카 초콜릿이나 컵라면 비슷한 매시트포테이토를 구입해도 된다.
쇼핑 생각이 없다면 클로버하우스 한 블록 아래의 아르바트 거리로 직행한다. 아르바트는 ‘교외’를 가리키는 아랍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의 아르바트 거리가 특히 유명하다. 블라디보스토크 중심가인 아르바트 거리의 공식 명칭은 ‘아드미랄라 포키나(제독의 거리)’다. 1km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건물과 상점 사이를 걷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크랩 버거 하우스나 러시아식 팬케이크 전문점, 이국적인 커피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다. 지도 앱을 이용한다면 거리의 중간쯤에 위치한 디저트 카페 우흐티블린의 주소로 검색하길 추천한다. 쇼핑을 원한다면 추다데이에서 당근크림이나 시베리아 천연 화장품을 구입해도 좋다. 달러를 루블로 바꿀 수 있는 사설 환전소도 여러 군데 있다.

아르바트 거리
주소: Ulitsa Admirala Fokina, 9, Vladivostok, Primorsky Krai, 690091 (우흐티블린)
운영 시간: 24시간, 우흐티블린은 10:00~21:00
 

조지아 스타일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수프라

[16:30] 수프라 또는 주마
아르바트 거리의 서쪽 끝에선 바다와 해양공원을 만날 수 있다. 바다에 이르기 직전에 사람들로 가득한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온다. 조지아(그루지아) 레스토랑인 수프라다. 수프라에서 북쪽으로 한 블록쯤 걸어가면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인 주마가 있다.
수프라와 주마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다. 수프라의 요리는 고기와 치즈 위주다. 샤슬릭은 러시아의 꼬치요리인데, 조지아 레스토랑인 수프라의 샤슬릭은 고기를 꼬치로 꿰지 않은 채 나온다. 치즈를 듬뿍 품은 조지아 국민 요리인 하차푸리, 조지아식 만두인 힌칼리도 수프라가 자랑하는 메뉴다.
고기보다 해산물을 선호한다면 주마를 찾는 게 좋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킹크랩과 대게를 예상보다 훨씬 저렴하게 포식할 수 있다. 주마는 한국어 메뉴판을 지원할 뿐 아니라 김치까지 밑반찬으로 제공한다. 두 레스토랑 모두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하기 어렵다.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간단히 할 수 있으니 출국 전 예약해두길 추천한다. 또 예약을 하더라도 식사 시간에는 사람이 붐비기 때문에 이른 저녁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수프라
주소: Ulitsa Admirala Fokina, 1 б, Vladivostok, Primorsky Krai, 690091
전화: +7-423-227-77-22
영업시간: 12:00~24:00
홈페이지: supravl.ru

주마
주소: Fontannaya Ulitsa, 2, Vladivostok, Primorsky Krai, 690091
전화: +7-423-222-26-66
영업시간: 11:00~2:00
홈페이지: zumavl.ru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국립 마린스키 극장

[18:00] 마린스키 극장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발레단 두 개를 들어야 한다면 대부분 볼쇼이발레단과 마린스키발레단을 꼽을 것이다. 마린스키발레단의 뿌리는 1738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겨울궁전에 설립된 러시아황실연극학교에서 찾는다(1780년의 볼쇼이발레단보다 역사가 깊다). 1740년대에 정식으로 러시아황실발레단으로 발족한 후 마린스키발레단은 세계 발레계의 중심을 벗어난 적이 없다.
블라디보스토크의 국립 마린스키 극장은 2012년 APEC 정상회담 당시 건축된 후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발레 외에도 오페라나 실내악, 리사이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수준 높은 공연을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한 1,500~3,000루블에 관람할 수 있으니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면 가볼 만하다. 공연 정보는 한 달 전부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공연 시간은 보통 저녁 7시다. 입장은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가능하다. 마린스키 극장은 블라디보스토크 중심가에서 금각교를 넘어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므로 걸어서 갈 순 없다. 돌아올 때에는 커튼콜을 포기하고 조금 일찍 나와야 빨리 택시를 타고 원활하게 다리를 넘을 수 있다. 금각교를 지나 숙소로 돌아올 때 즐기는 야경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된다.

마린스키 극장
주소: Fastovskaya Ulitsa, 20, Vladivostok, Primorsky Krai, 690012
전화: +7-423-240-60-60
홈페이지: prim.mariinsky.ru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머문 곳: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
지난 연말 러시아의 연해주정부는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를 연해주 최고의 호텔로 선정했다. 짧은 여정이라도 한식당과 실내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등에서 최고의 안락함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라운지에서 바라보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모습도 아름답다. 무엇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어디로도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좋다.

주소: 29 Semyonovskaya st., Vladivostok, 690091
전화: +7-423-240-22-33
홈페이지: 롯데호텔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출발하는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08:00]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9,288km를 운행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로망을 품은 사람이 적지 않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로 향하는 횡단열차의 출발점이다. 1891년 제정러시아가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한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은 그 자체로 역사적 유적이기도 하다. 열차를 타지 않아도 플랫폼으로 입장할 수 있다. 플랫폼에는 1903년 개통한 초기의 기차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반드시 앵글에 담아야 할 촬영 스폿이다. 기차역을 한 바퀴 둘러본 다음에는 길을 건너 레닌 동상으로 이동한다. 지난해 4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와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회동을 가졌다. 당시 레닌 동상이 있는 이곳은 전 세계 외신 기자들이 모여 있던 곳이기도 하다.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주소: Ulitsa Aleutskaya, 2, Vladivostok, Primorsky Krai, 690007
홈페이지: vladivostok.dzvr.ru

러시아혁명 희생자를 기리는 동상이 서 있는 혁명광장

[09:00] 혁명광장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에서 바다를 끼고 동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혁명광장(또는 중앙광장)이 나타난다. 러시아혁명 희생자를 기리는 동상 앞으로 광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주중에는 텅빈 광장이 공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럴 때에는 광장 건너편의 율 브리너 생가를 둘러본 후 광장을 따라 계속 걸으면 잠수함박물관과 니콜라이 2세 개선문을 구경할 수 있다. 주말에는 광장에 현지인의 시장이 선다. 시장의 생기는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시간이 맞아서 시장을 구경할 수 있다면 러시아의 천연 꿀을 기념품으로 구입해도 좋다.

혁명광장
주소: Vladivostok, Primorsky Krai, 690048 (혁명광장 내 소비에트 전사 기념비)
 

블라디보스토크 남단의 아름다운 섬, 루스키섬

[11:00] 루스키섬
24시간의 짧은 여정이라면 혁명광장을 둘러보고 아르바트로 올라가 간단히 요기를 한 후 공항으로 떠난다. 밤 비행기를 예약해서 좀 더 시간이 있다면 블라디보스토크 반도 남쪽의 루스키섬을 둘러보자. 택시를 대절해 관광한 후 곧장 공항으로 떠나면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의 대비를 장식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연해주를 여행하는 즐거움은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서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날씨가 좋으면 남쪽 바다 끝 토비지나곶에선 나진, 선봉 등의 북한 땅까지 눈에 들어온다(그래서 이곳을 ‘북한 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섬을 떠나는 길에는 극동연방대학교도 살펴보는 게 좋다. 극동연방대학은 1899년 러시아 황실에서 극동 지역을 개발하려고 설립한 곳으로, 러시아의 최고 명문 대학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캠퍼스가 러시아 대학에서 가장 넓은 데다 학비도 가장 비싸다.
 
2020. 2 에디터:하재경
글: 이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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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2
  • 에디터: 하재경
    글: 이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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