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지금 떠나고 싶은 그곳이 어디든, 독일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
자유로울 것만 같았던 하늘길이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는 요즘, 함부르크에는 세계 여러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드는 명소가 있다. 바로 함부르크의 미니어처 원더랜드(Miniatur Wunderland)이다. 세계 곳곳의 여행지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유토피아와도 같은 이곳에서 랜선 투어를 만끽해보자.
함부르크의 상징이 된 미니어처 원더랜드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독일 내 여러 도시에는 랜드마크라 불릴 만한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독일에 대한 기억은 주로 맥주와 소시지 정도고, 그 외 특별히 기억나는 도시의 상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엘베강이 흐르는 독일 최대의 무역도시인 함부르크는 독일에서 베를린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지만, 발길이 닿았어도 크게 기억에 남는 도시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여행객이 꼭 방문하는 곳이 있다. 누구나 방문하는 순간 하루 온종일 발이 묶여버리는 미니어처 원더랜드는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함부르크의 상징이 되었다. 개관 당시 방문자 10만 명을 목표로 했던 이곳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도시 최고의 관광 명소이자 함부르크 경제성장에도 크게 기여하는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원더랜드의 디자이너와 기술자들은 작은 지구 안에 새로운 도시를 탄생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 중이다.

함부르크 성 미하엘 교회와 시가지 미니어처

1:900 비율로 축소된 원더랜드의 고향, 함부르크
1,499m² 규모의 미니어처 원더랜드에는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미국, 스칸디나비아, 이탈리아 등 여행지로 유명한 나라와 도시가 모여 있다. 이 도시를 구성하는 시설만 해도 엄청나다. 철도 모형 1,040개와 비행기 46대, 자동차 9,250대가 철로와 하늘, 도로를 누빈다. 26만4,000개에 달하는 인물 피규어는 각기 다른 도시에서 소형 제국을 이룬다. 각각의 도시에는 상징적 건물의 웅장함이 그대로 살아 있다. 철길을 지나는 기차와 고속도로에 즐비한 차들은 역동감과 함께 러시아워라는 현실적인 위트도 품고 있다.

함부르크 운하시티

함부르크 엘브 필하모니홀의 야경 미니어처

이곳 미니어처 원더랜드에서 함부르크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을까?  하루 평균 1,500편 이상의 열차가 함부르크 중앙역에서 승객을 태운다. 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은 명소로 알려진 여러 곳을 찾는다. 하겐베크 동물원(Hagenbeck Zoo)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Volksparkstadion)에서 함부르크 프로 축구의 최고 경쟁 팀인FC ST. 파울리와 함부르크 SV(HSV)의 경기를 응원한다. 공연이 있다면 하펜시티에 화려하게 자리 잡은 엘브 필하모니로 향한다. 이렇게 잘 알려진 함부르크의 명소들은 약 200 m² 면적에 1:900의 비율로 축소되어 약 1만9,000시간에 걸쳐 완성되었다.

함부르크 홈구장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

엘브 필하모니홀의 실내 객석

축구장에서 몇 만 명에 달하는 관중이 응원하는 함성소리와 엘베강 옆 레스토랑에서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분주하게 이동하는 직장인의 움직임을 비롯해 필하모니 건물 안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손톱만 하게 축소된 각각의 사람과 건물은 경이로우리만큼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묘사돼 있어,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내가 그 현장에 실제로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탈리아의 야경

운명과도 같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
전 세계 많은 도시 중 가장 로맨틱한 곳으로 사랑받고 있는 베네치아 역시 미니어처 원더랜드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미니어처 원더랜드에서 볼 수 있는 전체 도시 중 가장 최근에 완공한 베네치아는 2016년부터 제작하기 시작해 2018년에 완공했다. 전체 섹션 중 가장 작은 규모인 9㎡로 완성되었다.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라는 명성을 증명하듯 26개 다리 사이로 150척의 크고 작은 선적이 유유히 움직이고 있다. 약 3만5,000시간을 들여 완성한 베네치아의 여러 풍경 중에는 ‘아쿠아 알타(Acqua alta)’로 물에 잠기거나 붕괴한 도시의 모습을 초현실적 장면들로 연출해 제작한 모습도 있다.

베네치아 운하 위 보트와 건물

폼페이 유적지를 찾은 관광객들

베네치아 곤돌라 위에서 열리는 결혼식 모습

완전히 붕괴되지 않은 건물의 붕괴 초기 모습을 재현하는 정밀하고 세심한 작업이 미니어처 원더랜드의 진가를 보여준다. 베네치아는 방문자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도시다. 원더랜드의 다른 도시와 달리 이 운하 도시에는 움직이는 자동차나 기차가 없다. 대신 도시의 상징인 운하를 가로지르는 곤돌라(gondola)가 이동하는데, 이 경로를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자연스레 주변 건물의 앙상블을 즐기며 리알토 다리(Rialto Bridge), 산 마르코 광장을 지나 두칼레에 이르게 된다. 3,000개에 달하는 피규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도시는 시차에 따라 4,000개의 불빛이 밤낮으로 비추며 베네치아의 진정한 삶과 이탈리아 북부의 문화를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결코 고독한 몽상가가 아니다.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된 이곳을 여행하는 모든 이에게 영감을 주는 세상을 선물하고 싶다.“

미니어처 원더랜드의 설립자 브라운 형제

어릴 적 꿈을 실현한 쌍둥이 형제의 끝없는 여정
하루를 모두 소비해도 속속들이 엿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이곳의 창시자는 프레드릭 브라운, 게릿 브라운 쌍둥이 형제다. 이들은 내가 어른이 되고도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슴 설렐 수 있다는 사실을 미니어처 원더랜드를 통해 증명해줬다. 플라스틱 조각들을 조립하고 색을 입혀가며 움직이던 그 장난감 놀이가 이제는 세계 최고의 판타지와 현실이 공존하는 미니어처 원더랜드로 탄생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베네치아 운하를 테스트하는 제작자들

모나코 도심의 기본을 만드는 제작자

이곳에선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국가 ‘모나코‘의 미니어처를 제작하고 있다. 모나코는 올해 11월 공개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크누핑겐(Knuffingen)공항을 떠나 이탈리아의 한적한 여름 해변가에서 칵테일 한잔,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호텔에서 하룻밤, 화려한 스칸디나비아의 설경 속 스키를 타는 겨울까지, 사계절을 다 보낸 후에야 우리는 미니어처 원더랜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크누핑겐 공항에서 이륙 대기 중인 항공기들

스칸디나비아 일대를 항해하는 대형 크루즈

오스트리아 알텐도르프의 설산

"우리는 고독한 몽상가가 아니다.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된 이곳을 여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세상을 선물하고 싶다"라고 브라운 형제는 말한다. 전 세계인이 답답한 고립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때, 브라운 형제는 이곳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에서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도시를 미리보기로 선물하고 있다.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
주소 Kehrwieder 2-4/Block D, 20457 Hamburg, Germany
문의 +49-40-300-6800
홈페이지  www.miniatur-wunderland.de
 

MINIATUR WUNDERLAND

2020. 7 에디터:정재욱
글: 남달라
자료제공: 미니어처 원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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