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장생포고래문화특구

[DAYTRIP] 울산, 문화와 미식의 재발견
공업도시 울산은 정말 관광의 불모지일까?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탐방해보면 좋을 장소들을 찾아 나섰다.
울산에 가서 뭘 하느냐고? 그간 울산을 공업 도시라고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울산은 드물게도 한 도시 안에서 산과 강, 바다, 자연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수려한 산세와 풍광으로 알프스산맥에 빗대어 이름 붙인 영남 알프스가 울산 울주군에 걸쳐 있고, 더욱 깨끗해진 태화강은 울산 중심부를 횡으로 가로질러 동해로 이어진다. 또한 고래와 희로애락을 같이한 울산 땅의 역사와 문화적 이야기에도 귀 기울일 만하다.
최근 울산에는 눈길을 끄는 새로운 곳이 많이 생겨났다. 타지에서 다양한 것을 보고 배우고 느낀 2세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들이 경험한 문화적 풍요로움을 나눌 공간을 만든 것이다. 하루는 울산의 자연과 문화를 탐방하고, 하루는 울산의 다양한 마실 거리를 체험했다. 그렇게 남녀노소 모두 만족할 만한 1박 2일 여행 코스가 완성됐다. 누구든 지금 울산의 이 장소들을 찾는다면, 처음 질문은 목 안으로 삼키게 될 것이다.

장생포고래박물관에서 울산 귀신고래 회유 해면을 감상할 수 있다.

[2PM] 장생포고래문화특구에서 고래의 흔적을 더듬다
울산시 울주군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새긴 고래 그림이 남아 있다. 울산만 장생포 일대 바다는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던 경로로, 이 지역은 현재 천연기념물 ‘울산 귀신고래 회유 해면’으로 지정되었다. 땅과 바다에 고래의 흔적을 품은 울산, 그리고 1986년 포경을 금지하기 전까지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이던 장생포. 그렇기에 국내에서 고래와 관련한 전시물과 자료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울산 장생포에 위치한 것은 당연하다. 장생포 일대에 지정된 장생포고래문화특구에 고래박물관이 있다.

장생포고래박물관 내부 전시장

장생포고래박물관

고래박물관은 장생포의 포경 역사를 하나의 지역 역사로 기록하는 동시에 고래와 환경보호에 관해 이야기한다. 1층에서 장생포와 고래의 역사를 다루고, 3층 고래연구실에서 우리나라에 서식하던 고래들의 뼈를 전시하는 한편, 1층 특별 전시실에서는 해양 오염으로 죽어가는 동물들을 전시하거나 울산 지역의 업사이클링 회사와 협업 전시를 진행하는 식이다. 한때 이곳에 머물렀을 고래를 생각하며, 바다 생태계, 나아가 지구 생태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장생포의 옛 마을 풍경을 재현한 고래문화마을

고래박물관과 환경보호에 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무료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래박물관에서 나와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한 고래문화마을은 또 다른 볼거리다. 선장의 집, 선원의 집, 고래 해체장 등 장생포의 옛 마을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곳이다. 1970년대의 국민학교 교실은 어른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수국이 가득한 수생식물원과 라벤더 꽃단지가 포토 스폿이다.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관, 고래문화마을 등 장생포고래문화특구를 자세히 둘러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주소 울산시 남구 장생포고래로 244
전화 +82-52-256-6301(장생포고래박물관), +82-52-226-0980(장생포고래문화마을)
홈페이지 www.whalecity.kr

대왕암공원

[6PM] 가슴이 시원해지는 대왕암공원 풍경
이렇게 탁 트인 시야가 그리웠다. 울산의 동쪽 끝 해안을 따라 자리한 기묘한 바위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대왕암공원은 대왕암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돌섬이 있는 해안가에 조성된 공원이다. 호국용이 된 신라의 문무대왕 왕비가 대왕암 밑에 잠들어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기도 한다. 대왕암공원은 간절곶과 함께 손꼽히는 일출 명소다.

대왕암공원 주변 산책로

하루를 울산에서 시작할 수 있다면 일출 시각을 확인한 후 이곳을 찾아보자. 가만히 앉아 근사한 기암괴석이 있는 해안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관광객 주변을 어슬렁거리거나 바위 위에서 낮잠 자는 고양이들 또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풍경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대왕암공원 내에 있는 1만5,000그루의 송림이 늘어선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주소 울산시 동구 일산동 산907
전화 +82-52-209-3738
홈페이지 daewangam.donggu.ulsan.kr

태화강 국가정원 대나무정원 십리대숲 내에 있는 은하수길

[8PM] 불빛이 반짝이는 대나무 숲을 걷다
악취로 가득하던 태화강 주변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될 거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울산시는 급격한 공업화로 오염된 태화강을 정화하고, 이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생태, 수생, 계절, 대나무, 무궁화 총 여섯 가지 테마로 꾸며놓은 21개의 정원을 갖춘 이곳은 2019년 순천만에 이어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울산시 중구와 남구에 걸쳐 넓게 펼쳐진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많다. 하지만 늦은 오후라면 대나무정원 십리대숲 내에 있는 은하수길을 거닐어야 한다. 일몰과 함께 반딧불이가 불 밝히듯 대나무에서 불빛이 피어오른다. 276개 조명이 만들어낸 야간 정원. 이름 그대로 은하수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낭만적인 기분이 든다.

태화강 전망대 3층에 자리한 회전 카페에서 바라본 태화강 전경

태화강을 한눈에 조망하고 싶다면, 태화강 국가정원 맞은편에 있는 태화강 전망대를 찾아보자. 사용하지 않는 취수탑을 리모델링해 전망대로 만든 곳이다. 전망대 3층에 자리한 회전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태화강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
주소 울산시 중구 태화강국가정원길 154
전화 +82-52-229-3147~8
홈페이지 www.taehwaganggarden.com

태화강 전망대
주소 울산시 남구 남산로 223
전화 +82-52-229-6149
운영시간 매일 11:00~23:00

울산에서 머문 곳: 롯데호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은하수길에서 나와 차로 10여 분 달리면 롯데호텔 울산에 도착한다. 울산의 신도심인 삼산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울산은 200실 규모로, 여유 있는 공간과 세련미가 돋보이는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객실에서 울산 12경 중 하나인 온산공단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 골프 연습장을 두었으며, 스파 센터 ‘스파 에이르’와 사우나 시설을 이용해 여행의 피로를 풀고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주소 울산시 남구 삼산로 282
전화 +82-52-960-1000
홈페이지 www.lottehotel.com/ulsan-hotel

요거트와 젤라토 등 유진목장 원유로 만든 다양한 유제품

[11AM] 유진목장 본치즈어리의 신선한 우유로 시작하는 아침
인스타그램에서 봤다면 ‘좋아요’를 누르고 싶은 세련된 외관, 메뉴와 달리 ‘본치즈어리’는 울산 번화가와는 거리가 먼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본치즈어리는 목장 앞에 위치한 유제품 전문 카페다. 20대에 낙농업에 뛰어든 정해경 대표가 부모님의 농장 사업을 잇고 있다. 3년간 목장 일을 하며 돈을 모은 그는 틈만 나면 유럽, 미국, 호주, 이스라엘, 터키, 일본 등 낙농 선진국으로 떠났다. 외국 농장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2015년 언양읍 불고기특구 안에 33㎡짜리 유제품 전문 카페 ‘본밀크’를 열었다. 본밀크를 성공적으로 이끈 그는 번화가로 나가지 않고 오히려 목장으로 돌아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두 번째 카페인 본치즈어리를 오픈하며 대량생산이 아닌 식품을 안전하고 위생적인 시설에서 만들고 싶어 공장도 세웠다. 그의 대찬 도전은 현재 우유를 통해 울산에 새로운 체험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유를 어떻게 생산하는지, 생산된 우유로 어떤 제품을 만드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별관을 본치즈어리 앞에 짓는 중이다.

유진목장

유진목장 본치즈어리

본치즈어리에서는 꼼꼼한 아버지가 안전하게 생산한 원유로 만든 다양한 유제품을 판매한다. 원유를 18시간 숙성시켜 만든 젤라토는 당분 사용을 줄이고 천연 재료를 활용해 아이들이 먹기에 좋다. 이 외에도 우유로 만든 푸딩, 요구르트, 구워 먹는 치즈와 스트링 치즈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연구실에서는 숙성 치즈를 개발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본치즈어리는 목장을 십분 활용해 송아지 젖먹이기 체험을 무료로 진행한다. 덕분에 아이와 함께 나들이 나오는 가족이 많다. 커피 메뉴에 사용하는 원두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 유진목장의 우유 밸런스에 맞는 것으로 골랐다. 신선하고 맛있는 우유와 잘 어우러지는 에스프레소로 만든 다양한 커피 메뉴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본치즈어리를 방문한다면 당일 새벽에 짠 신선한 우유를 맛보고 오길.

주소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구량차리로 316-3
전화 +82-52-264-4345
영업시간 금~일요일 11:00~17:00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bonmilk_farmgirl

트레비어 브루어리

[2PM] 트레비어 브루어리에서 독일식 족발과 수제 맥주를 맛보다
트레비어 브루어리는 울산에서 자신들만의 수제 맥주 문화를 만들어나간다. 독일의 비어가르텐에 영감을 받아 사람들이 모이고 어울리는 장소를 만들고자 2003년 삼산동에서 시작한 브루잉 하우스 ‘트레비브로이 브루펍’이 원형이다. 대학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수제 맥주 양조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맥주의 매력에 빠진 황찬우 과장이 아버지의 브루잉 하우스에 합류하며 트레비어 브루어리로 확장됐다. 국내 1세대 수제 맥주 양조장으로 아버지와 아들, 2대가 함께 꾸려나가는 유일한 양조장이기도 하다. 언양에 위치한 트레비어 브루어리는 2015년, 농협의 저온 창고로 쓰이던 장소에 들어섰다. 맥주를 생산하는 건물 두 동과 트레비어 맥주를 마시고 포장할 수 있는 탭 하우스, 총 세 동의 건물로 구성됐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와 5시에 각각 진행하는 견학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트레비어의 맥주가 완성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맥주를 맛볼 수도 있다. “울산의 수제 맥주 양조장으로서 지역의 자부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 황찬우 과장의 말. 트레비어의 맥주를 마시고 공연을 감상하는 ‘트레비어 홉 페스티벌’은 2회째를 맞았으며, 이 외에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수제 맥주를 신나게 마실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진행한다.

트레비어 브루어리의 탭 하우스 내부 전경

트레비어 브루어리의 수제 맥주와 대표 메뉴인 슈바인스학세

트레비어 브루어리에서 선보이는 맥주는 총 11종으로, 그중 에일 스타일이 6종, 라거 스타일이 5종이다. 대부분의 수제 맥주 양조장이 에일 스타일 맥주에 집중하는 반면, 트레비어 브루어리는 라거 스타일 맥주의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가볍게 마시기에 라거 스타일 맥주가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대표 맥주 또한 라거 스타일로, 울산의 처용 설화에서 이름을 딴 ‘처용IPL(인디아페일라거)’. 이색적인 감귤, 자몽, 오렌지, 혹은 꽃 향이 나지만, 마셔보면 쓰지 않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라거의 청량함과 상쾌함이 느껴진다. 울산 쌀을 활용해 쌀의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우리쌀 라거’도 있다. 2019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제 맥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부드럽고 진한 풍미의 흑맥주 ‘임페리얼 스타우트’도 추천한다. 탭하우스에서는 11종의 맥주를 원하는 양만큼 주문해 마실 수 있다. 다만, 트레비브로이 브루펍에서 검증된 안주, 그리고 브루어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일식 족발 슈바인스학세와 함께 11종의 맥주를 다 맛보다 보면 집에 가기 싫을 수도 있다.

주소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로 1305-2
전화 +82-52-262-8100
영업시간 매일 11:00~20:00, 법정 공휴일 영업시간 변동 가능
홈페이지 www.trevier.co.kr

복순도가 양조장

복순도가 막걸리

[4PM] 울산 여행 기념품은 ‘막걸리계의 샴페인’ 복순도가
울산에서도 언양 지역은 옛날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했다. 생수 공장, 소주 공장, 그리고 트레비어 브루어리까지, 모두 이 근방에 위치한다. 그중에서도 전국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하나를 꼽으라면 ‘복순도가’를 들 수 있겠다. 복순도가는 종종 와인이나 샴페인에 비견하는 막걸리로 대표된다. 김정식·박복순 부부와 두 아들이 집안에서 내려오는 가양주 형식의 막걸리를 전통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했다. 복순도가라는 이름은 막걸리를 빚는 창업주 박복순 씨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울산에서 생산된 쌀과 직접 만든 전통 누룩을 이용해 70여 년 묵은 옛 항아리에서 한 달여간 발효시킨 막걸리에는 자연스러운 탄산이 생기고 약간의 산미와 더불어 은은한 과일 향이 난다. 일반 막걸리보다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고 손도 많이 가지만 그 안에 담긴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다. 전국 각지는 물론 바다 건너 일본 등 해외에서까지, 주중·주말 가리지 않고 1,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복순도가의 막걸리에 담긴 이야기를 듣기 위해 양조장을 찾는다.

‘발효건축’이라는 콘셉트로 지은 복순도가 양조장

복순도가의 명물은 막걸리뿐이 아니다. 양조장 자체도 훌륭한 볼거리다. 복순도가 양조장은 ‘발효건축(Fermentation Architecture)’이라는 콘셉트로 지었는데, 미국 뉴욕 쿠퍼 유니언(The Cooper Union)에서 건축을 전공한 장남 김민규 씨가 설계하고 건축했다. 공사 기간만 1년 가까이 걸렸다. 지역에서 나는 볏짚과 황토를 사용해 완성한 이 검은색 건물에는 발효라는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가 담겼다. 이곳에서 복순도가의 막걸리가 발효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양조장 바로 옆에는 나무로 만든 주막이 들어서 있다. 옛 조상들이 주막에 둘러앉아 막걸리를 즐겼던 것처럼, 이곳에서 파전, 감자전과 함께 복순도가의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현재는 코로나19로 막걸리 구매만 가능하다). 복순도가 막걸리로 축배를 들며 한 모금 머금으면, 이곳이 울산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더없이 좋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주소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향산동길 48
전화 +82-1577-6746
영업시간 매일 09:00~18:00
홈페이지 www.boksoon.com
2020. 10 에디터:김혜원
포토그래퍼:안가람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0. 10
  • 에디터: 김혜원
  • 포토그래퍼: 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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