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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시애틀 다운타운의 상징, 더 스피어스
아마존의 본사 캠퍼스는 시애틀 다운타운에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이 바로 도시 외곽에 위치한 다른 테크 자이언트들의 캠퍼스와 차별화된 점이다. 이들은 위치적 장점을 이용해 대중과 소통하기를 꾀하는데, 그 안에서도 ‘더 스피어스(The Spheres)’는 화룡점정 같은 존재다.
시애틀 다운타운의 북쪽 끝자락. 스페이스 니들과 멀지 않은 지점에 유리 돔 3개가 있다. 그 이름은 ‘더 스피어스’. ‘아마존 스피어스’, ‘시애틀 스피어스’로도 통하는 이 건물은 미국의 4대 테크 회사이자 세계적인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대안적 업무 공간이다. 전형적인 근무 환경에서 벗어나 색다른 영감을 얻고 싶을 때 찾아가는 실내 정원. 그게 더 스피어스의 출발이었다.

본사 캠퍼스의 공원 및 광장도 방문객에게 개방되고 있다. Photo by Sean Airhart © Courtesy of NBBJ

‘새 둥지(Birds Nest)’라 불리는 더 스피어스 내 라운지. Photo by Bruce Damonte © Courtesy of NBBJ

스트레스 수치를 낮춰주는 레인포레스트
더 스피어스를 형성한 배경에는 ‘바이오필리아’란 개념이 있다. 인간은 본디 자연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가설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 속에 있을 때 스트레스 수치와 혈압이 낮아지고 집중력도 강화된다. 게다가 푸른 자연은 공동체에 강한 유대를 느끼게 하지 않던가. 더 스피어스에서는 실내 정원에도 확실한 콘셉트가 있다. 오직 운무림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그 주인공이다. 열대 및 아열대 기후의 고산지대에서 사는 이 식물들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실내에는 식물과 함께하는 산책로가 있다. © shutterstock

폭포수가 기분 좋은 화이트 노이즈를 제공한다. Photo by Sean Airhart © Courtesy of NBBJ

조경에는 조경 사무소 사이트 워크숍과 아마존의 자체 원예팀이 동원됐다. 이들은 오픈을 앞두고 5년 전부터 세계 곳곳의 식물원, 개인 재배자, 대학 등을 찾아 나섰다. 결과적으로 약 400종, 수량으로 치면 약 4만 가지의 식물을 모았는데, 그중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종과 희귀 식물도 포함되어 있다. 다음 과제는 그 식물들이 더 스피어스의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지 실험하는 일. 별도로 설치한 온실에서 재배를 시작했고, 실물 크기 모형을 만들어 적정 온도와 습도, 일광 등을 점검했다. 2018년 1월, 마침내 더 스피어스가 공개되던 날. 사람들은 정글처럼 울창한 실내 정원을 보게 되었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가 희망한 ‘오픈하는 날도 마치 5년은 지난 것 같은’ 정원이 실현된 것이다. 
 

더 스피어스는 4개 층으로 구성된다. 800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Photo by Bruce Damonte © Courtesy of NBBJ

4개 층을 잇는 거대한 수직 정원
더 스피어스가 특별한 이유는 그것을 대중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예약자에 한해 한 달에 두 번, 토요일마다 방문객 투어를 진행하며, 화요일과 목요일 헤드쿼터 투어에서도 이곳을 개방한다. 세계 곳곳의 식물이 한자리에 모인 진풍경을 확인하며 세계 최고 테크 회사의 업무 환경도 엿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실내 정원에서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빙 월’이다. 말하자면 수직 정원인데, 가장 큰 리빙 월은 높이가 19m에 달한다. 세계 최고다. 수직 표면에 착생해 잘 자랄 수 있는 식물만 선별했고, 배치할 위치 역시 세심하게 계획했다. 예를 들어 리빙 월 아래쪽에 놓은 식물은 위의 것보다 빛과 영양분을 덜 필요로 한다. 그 대신 더 많은 수분, 서늘한 기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리빙 월은 90cm 사이즈의 작은 패널들이 퍼즐처럼 이어진 결과다. 한편, 식물을 재배하는 데도 특별한 방식을 도입했다. 아마존의 원예사인 벤 에이븐이 개발한 화분 대용 행잉 포켓이다. 식물을 각각 화분 대신 단단한 폴리에스터 그물망 주머니에 넣어 동시 재배하는데, 이 덕분에 물과 공기가 훨씬 원활하게 순환된다.  
“리빙 월은 테크놀로지와 원예학의 결합이다.”

아마존 원예 프로그램 매니저 벤 에이븐

리빙 월은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자연 냉방 및 절연 효과를 가져온다. 더 스피어스는 LEED 골드 인증을 획득했다. Photo by Bruce Damonte © Courtesy of NBBJ

업무의 성격에 맞춰 선택할 수 있게 다양한 옵션의 공간이 있다. Photo by Sean Airhart © Courtesy of NBBJ

가장 큰 나무로는 높이 15m에 무게가 16톤에 달하는 ‘피쿠스 루비기노사’가 있다. 1969년부터 캘리포니아의 나무 농장에서 자라던 것을 어렵사리 구한 러시아 화물 운송 수단을 이용해 모셔왔다. 그 외의 인기 식물로는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에서 자라는 난초과의 ‘프라그미페디움’, 곤충을 잡아먹는 ‘낭상엽 식물’이 있다. 그사이 7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시체꽃 ‘티탄 아룸’의 개화도 있었다. 키가 183m나 되는 이 기상천외한 꽃의 개화는 타입랩스 영상으로 촬영해 스피어스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소개되고 있다.
 

자연의 청량감과 도시 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미팅 공간. Photo by Bruce Damonte © Courtesy of NBBJ

유리 & 스틸 모듈로 이룬 입체 도형 파사드
더 스피어스가 구 형태를 고수한 이유는 가장 많은 볼륨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그 파사드는 마치 대형 비눗방울이 서로 붙어 나온 것처럼 3개의 구가 연결된 모습이며, 가운데 있는 것이 가장 크다. 이 엄청난 도전을 가능케 한 것은 아마존 캠퍼스 전체의 설계를 맡고 있는 글로벌 건축 사무소 NBBJ다. 이들은 벨기에 수학자 카탈란이 고안한 카탈란 다면체 중 불규칙한 오각형이 60번 반복되어 이루어지는 육십면체 형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용접된 하나하나의 스틸 모듈은 180배로 확장되었고, 마침내 3개의 구가 하나로 연결되는 마법을 연출한다.
“더 스피어스는 수학적·유기적·실용적·시적 요소의 결합체다.”

글로벌 건축 회사 NBBJ
프레임 각각에는 총 2,643개의 유리판이 끼워졌다.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그 유리판 속에는 특별한 필름도 삽입되었다. 적외선 파장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고 광합성을 돕는다. 프레임을 받친 링 형태의 보 역시 중책을 맡았는데, 중력, 바람, 지진으로 인해 파사드가 받을 엄청난 하중을 아래의 기둥으로 이전하는 역할이다. 이렇듯 치밀하게 공을 들인 결과, 약 2년 반 만에 스펙터클한 위용을 지닌 3개의 구가 완성되었다.
 

언더스토리의 전시장. 첨단 기술을 적용해 이야기와 공간에 몰입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Photo by Benjamin Benschneider Courtesy of Graham Baba Architects

더 스피어스 내부에 자리잡은 또 다른 여행지들
더 스피어스에는 업무 공간과 실내 정원 외에도 또 다른 기능이 있다. 유리 돔 하나의 아래 층을 할애해 만든 방문객 센터 ‘언더스토리’가 그중 하나다. 더 스피어스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위해 인터랙티브한 전시장으로 구성했다. 위층에서 보았던 식물은 물론, 더 스피어스의 흥미로운 건축과 엔지니어링 이야기가 담겨 있다. 터치스크린, 비디오 등의 첨단 기능이 독특한 관람 경험을 이끄는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운드 효과다. 대형 비디오 월은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오직 나에게만 속삭이듯 이야기를 시작한다.

스피키지 스타일의 바 ‘딥 다이브(Deep Dive)’. 다양한 천장 높이, 복합적인 형태로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Photo Haris Kenjar Courtesy of Graham Baba Architects

‘딥 다이브’의 라이브러리 룸에 달린 천장 조명. 공상과학영화를 연상시킨다. Photo Haris Kenjar Courtesy of Graham Baba Architects

‘윌모츠 고스트’에서 제공하는 전통 이탤리언 메뉴들. Photo Elizabeth Phung Courtesy of Heliotrope Architects



탐색이 끝났다면 이제 긴장을 풀 시간이다.
‘딥 다이브’ 바는 더 스피어스 내 2개의 구 사이에 비밀스레 숨어 있다. 생물학자 찰스 다윈과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저자 쥘 베른을 멘토로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파고드는 이 특별한 공간의 소유주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시애틀의 스타 셰프 르네 에릭슨. 그가 선보이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윌모츠 고스트’도 있다. 타이틀은 실제 엉겅퀴 식물이자 빅토리안 시대 식물학자 윌모트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지은 것이다. 파사드의 기하학 형태에 반응하는 듯한 공간 설계는 힐리오트로프 아키텍츠에서, 시크한 인테리어는 프라이스 에릭슨에서 맡았다. 파사드 너머 도시 뷰를 즐기며 로마 스타일의 피자 '알 탈리오’와 이탤리언 아페리티프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주소: 2101 7th Avenue, Seattle, WA 98121
전화: 1-206-266-4064
홈페이지: 아마존 스피어스

시애틀에서 머물 곳: 롯데호텔 시애틀
지난 9월에 오픈한 롯데호텔 시애틀은 시애틀 5번가 미드타운 중심가 44층 높이의 빌딩에 위치한다. 빌딩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 햇빛이 들어올 때마다 주위 시애틀 경관을 한결 밝게 비추는 외관과 창의적이면서도 모던한 느낌으로 구성한 총 189개의 객실은 시애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서 영감을 얻었다. 호텔 인근에는 스페이스 니들, 파이오니어 스퀘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등 대표 관광 명소가 모여 있어 비즈니스와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애틀의 대표적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주소: 809 5th Avenue, Seattle, WA 98104
전화: +1-206-800-8110
홈페이지: 롯데호텔 시애틀
2020. 11 에디터:정재욱
글: 한예준
자료제공: NBBJ, Graham Baba Architects, Heliotrope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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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11
  • 에디터: 정재욱
    글: 한예준
  • 자료제공:
    NBBJ, Graham Baba Architects, Heliotrope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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