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Menashe Kadishman, ‘Suspended,’ 1977. Gift of Muriel and Philip I. Berman, Allentown, PA © Shutterstock

풍광 속에 새긴 비전, 스톰 킹 아트센터
맨해튼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콘월이라는 평화로운 마을이 나온다. 독특한 비전을 품고 있던 한 사업가는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더욱 깊이 있게 느끼게 할 매개체로 아트를 끌어들였다. 1960년 설립된 스톰 킹 아트센터 이야기다.
거주 인구가 1만2,000명 정도인 뉴욕주 오렌지카운티의 콘월. 19세기 중반의 건축물들과 함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간직한 이 조용한 마을은 매년 전 세계에서 2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든다. 스톰 킹 아트센터(Storm King Art Center, 이하 스톰 킹) 덕분이다. 스톰 킹은 미국에서 가장 방대한 모던·컨템퍼러리 아웃도어 조각 컬렉션을 보유한 야외 미술관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조각 가든 중 하나다.

Maya Lin, Storm King Wavefield, 2007-08, Earth and grass, 11-acre site © Shutterstock

Mark di Suvero, ‘Pyramidian,’ 1987/1998. Gift of the Ralph E. Ogden Foundation © Mark di Suvero, courtesy of the artist and Spacetime C.C. Photo courtesy Storm King Art Center

지금이야 조각 공원이 문화 공간 모델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곳이 설립된 1960년대에는 달랐다. 게다가 광활한 허드슨 산맥과 허드슨강에 둘러싸인 이곳의 규모는 서울 올림픽공원의 1.4배에 달하는 약 202만3,000㎡. 그야말로 오늘날 이 시대가 갈구하는 자연과 아트의 시너지를 일찌감치 알아본 것이다. 공원명인 ‘스톰 킹’은 인근 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한 아티스트의 비전에 감응하다
시작은 가정 및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금속 잠금장치를 제조하는 거대 기업 스타 익스팬션 컴퍼니의 대표 랠프 오그던(Ralph Ogden)이라는 인물에게서다. 뉴저지에 있던 회사가 1950년대 콘월의 작은 마을 마운틴빌로 이전하며 그는 이 지역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사실 미술관의 시작은 야외가 아니었고, 스케일도 소박했다. 초기에는 그저 허드슨 리버 화파가 그린 낭만적 풍경화를 전시할 목적이었다.

Richard Serra, ‘Schunnemunk Fork’, 1990-91, Weathering steel, Sizes vary © Shutterstock

David Smith, ‘Study in Arcs’, 1957, Painted steel, 335.3 x 290.8 x 92.7cm © Shutterstock

Alexander Calder, ‘Five Swords’, 1976, Sheet metal, bolts, and paint, 541 x 670.6 x 883.9cm © Shutterstock

그 시선이 광활한 대지로 확장되는 과정에는 랠프 오그던의 특별한 깨달음과 발견이 작용했다. 회화처럼 자유로운 추상 조각물을 작업하던 아티스트 데이비드 스미스의 집을 방문한 것이 계기였다. 뉴욕의 아트 신에서 벗어나 한적한 업스테이트 뉴욕에 정착한 데이비드 스미스는 거친 원재료를 사용해 그 어떤 시선에도 얽매이지 않은 신선한 작업들을 이어갔고, 시간이 흐르며 집과 스튜디오 주변에도 작가의 거대 조각 작품들이 하나둘 자리 잡게 되었다. 작가의 사후, 스튜디오를 방문하게 된 랠프 오그던은 자연환경 속에 자유롭게 놓인 조각들의 울림과 마주하며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을 경험한다. 그는 스미스의 작품 13점을 구입하며 스톰 킹을 주변 환경과 더불어 기능하는 초대형 야외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 1967년이었다.

Nam June Paik, ‘Waiting for UFO’, 1992, Bronze, stone, plastic, and concrete (in three parts), 322.6 x 457.2 x 614.7cm © Shutterstock

대지미술을 너끈히 품는 기상천외한 스케일
생전에 아트 컬렉션 업무를 맡았던 랠프 오그던은 스톰 킹의 공동 설립자인 그의 사위 H. 피터 스턴(H. Peter Stern)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아트 컬렉팅을 하며 정말 많은 즐거움을 얻고 있네. 내가 세상을 떠나면 자네는 보다 중요한 역할로 이런 종류의 기쁨을 맛보게 될 거야.”
무심코 남긴 이 말은 유언이 되었다. 그때까지 아트센터의 행정 업무를 맡던 H. 피터 스턴은 1974년 장인이 세상을 떠난 후 스톰 킹을 더욱 완벽한 공공 뮤지엄의 모습으로 바꾸어갔다.
미술관의 디렉터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데이비드 콜린스와 함께 대지미술이나 공공미술처럼 장소 특정적 아트 커미션(Site-specific Art Commisions) 프로그램을 전개해갔고, 그 과정에서 아티스트 노구치 이사무, 리처드 세라, 앤디 골즈워디, 백남준, 마야 린 등이 창조한 이곳만의 상징적 작품들이 들어섰다. 예를 들어, 스톰 킹스 뮤지엄 힐(Storm King’s Museum Hill) 근처 잔디 위에는 작가 백남준의 브론즈 소재 작품 ‘Waiting for UFO’(1992)가 놓여 있다. 작가의 흔치 않은 야외 조각 작품 중 하나다. 작가가 직접 선택한 폭신한 잔디밭 위에 부처상 3점이 각각 다른 자세로 각자의 TV를 바라보고 있다. 작가의 통찰력과 유머는 자연 속에서 그 영속적이고 푸근한 느낌이 배가되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대지미술가 마야 린(Maya Lin)의 ‘Storm King Wavefield’(2007~2008)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스톰 킹의 초대형 스케일을 자랑한다. 4만4,515㎡ 규모의 땅에 파도처럼 울룩불룩하게 이어지는 잔디 산책로를 이루는데, 성인 키의 두 배쯤 되는 높은 잔디 언덕에 에워싸여 그 안을 거니는 경험은 마치 바다에 있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전해준다. 작가는 워싱턴 D.C.의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비(Vietnam Veterans Memorial)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Roy Lichtenstein, ‘Mermaid’, 1994, Painted carbon fiber and epoxy over aluminum honeycomb core, 243.8 x 23.5 x 426.7cm © Shutterstock

60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영구 소장 작품부터 순회 전시 작품까지 다양하게 소개하는 스톰 킹 내에서는 평균 110점 이상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공동 설립자 H. 피터 스턴은 생전에 “나는 조각품을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 둠으로써 그 고유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에 대한 강한 애착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지나치지는 않게”라고 말한 바 있다. 나무가 자라면서 풍경이 바뀌면 어떤 작품은 새로운 자리를 찾아 재배치될 정도다. 이쯤 되면 스톰 킹의 존재 이유는 작품에 그만의 충만한 울림을 발휘할 자리를 찾아주는 것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톰 킹은 2008년부터 피터 스턴의 아들 존 P. 스턴(John P. Stern)이 대표직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며 시선을 끈 스톰 킹은 올여름 또 다른 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컨템퍼러리 아트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두 아티스트의 기념비적 작품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스톰 킹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구 소장용 장소 특정적 커미션 작품도 있다.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 세라 지의 ‘Fallen Sky’다. 그녀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미국을 대표했고, 천재들만 받는다는 맥아더 펠로십(MacArthur Fellowship)을 받은 바 있다.

Sarah Sze, ‘Fallen Sky,’ 2021. Storm King Art Center, Mountainville, NY. © Sarah Sze. Photo by NIck Knight Courtesy of Sarah Sze Studio

장소는 거대한 나무가 있던 흔적만 남아 자연스레 움푹 파인 11m 지름의 구멍이다. 작가는 그 위에 거울처럼 반짝이는 스테인리스스틸 표면의 132개 개별 요소를 삽입, 새로운 풍경을 만드는 동시에 주변 환경을 반사시키는 두 가지 역할을 창조했다. 그 외 미술관 빌딩 실내에도 또 다른 장소 특정적 작품 ‘Fifth Seasons’를 준비했다. 두 작품을 통해 세라 지는 우리가 자연을 인지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다른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는 컨셉추얼 포스트 블랙 아트의 대표 주자로 알려진 래시드 존슨(Rashid Johnson, 1977~)이다. 그의 설치미술 작품인 ‘The Crisis’(2019)는 주변 환경이 계절과 함께 변화할 때마다 미묘하게 분위기를 달리하며 자연과 인공물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스톰 킹 아트센터 이용 방법
자가용 외에도 맨해튼에서 출발하는 기차,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미술관 내에서는 트램 투어와 자전거 렌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켓은 방문 전에 온라인을 통해 구입해야 한다.

주소 1 Museum Rd., New Windsor, New York
전화 +1-845-534-3115
운영 시간 수~월요일(화요일 휴관), 10:00~17:30
시즌 오픈 4월 7일부터 12월 12일까지
홈페이지 stormking.org

뉴욕에서 머물 곳: 롯데뉴욕팰리스
롯데뉴욕팰리스는 19세기 말에 지은 금융가 헨리 빌라드의 맨션과 55층의 현대식 타워가 공존하는 호텔이다. 미국 드라마 <가십 걸>을 비롯해 여러 영화에 등장하며 뉴욕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총 90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15세기 이탈리아 대성당을 모티프로 한 아름다운 정원과 레스토랑 빌라드, 고급 살롱인 래리티스, 칵테일 바 트러블스 트러스트 등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다.

주소 455 Madison Avenue at 50th St., New York
전화 +1-800-804-7035
홈페이지 www.lottenypalace.com
2021. 7 에디터:정재욱
글: 한예준
자료제공: 스톰 킹 아트센터

Where to stay?

LOTTE HOTELS & RESORTS
  • 2021. 7
  • 에디터: 정재욱
    글: 한예준
  • 자료제공:
    스톰 킹 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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