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EXPERIENCE

의정부음악·미술도서관 답사기
의정부 특유의 지역 색채를 담아낸, 다른 지역에서도 먼 길 마다 않고 구경 온다는 도서관이 있다. 의정부음악도서관과 의정부미술도서관에서 문화 여행을 하고 왔다.
의정부는 다면체 같은 도시다. 누구에겐 한국전쟁이,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53년간 주둔해온 미국의 미2사단이 떠오를 것이다. 또 누군가는 부대찌개를 떠올릴 지도 모른다. 이처럼 연상되는 이미지들이 하나의 줄기처럼 이어져 원형으로 완성되는 도시가 의정부다. 지금까지 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여겨져온 이 도시에 지난해 말부터 전문 도서관이 연이어 문을 열었다. 의정부음악도서관과 의정부미술도서관이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의 외관

음악을 읽는 여행, 의정부음악도서관
음악과 책, 공간이 융합된 음악 전문 도서관을 지향하는 의정부음악도서관은 발곡역 인근 장암근린공원 내에 자리한다.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곳의 특징과 지향점이 눈에 띈다. 음악 관련 매거진과 다양한 도서가 비치돼 있고 계단 벽마다 힙합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그라피티가 그려져 있다. 다양한 음악 장르 중에서도 이곳은 블랙 뮤직(Black Music)을 테마로 하고 있다. 기존 다른 지역의 음악도서관은 대부분 클래식 중심으로 도서관을 운영하지만, 의정부는 지역적 의미를 도서관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블랙 뮤직은 재즈, 블루스와 가스펠, 소울과 힙합 등 20세기 서양 대중음악의 원천이 되는 장르다.

1층 오픈 스테이지

음악에 특화된 컬렉션이 있는 공간

도서관 1층은 북스테이지 공간으로, 가족이 함께 도서를 즐길 수 있는 공공 도서관 역할을 한다. 오픈 스테이지와 일반 도서, 어린이 도서가 준비되어 있다. 2층은 시, 고전문학 장르를 비롯해 음악 전공자나 입문자를 위한 다양한 장르의 악보와 음악 잡지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 최근 정보를 자연스럽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벽에 그려진 힙합 감성 가득한 그라피티가 눈에 띄는데, 블랙 뮤직으로 특화한 이곳의 모습을 잘 느낄 수 있다.
들어봐야 제맛인 공간
3층은 음악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직접 감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테마 도서관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충실히 재현한다. 이곳은 특히 다양한 음악 장르의 CD와 LP, DVD 자료를 구비된 플레이어와 턴테이블 등으로 감상할 수 있어 음악 마니아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공간이다. 음반들을 슬쩍 보니 최근 유행하는 레코드숍 규모다. 프린스나 마빈 게이 같은 마니아의 사랑을 듬뿍 받는 뮤지션이나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지브리스튜디오의 OST 음반도 눈에 띈다. 

블랙뮤직이 연상되는 그라피티가 곳곳에 있다.

CD와 바이닐 등 음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기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6,200여 점에 이르는 음악 CD, 1,100여 점이 넘는 바이닐 레코드, 800점 이상의 DVD와 2,100여 점의 악보를 비롯해 고사양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오디오 룸과 연주 및 공연물 상영을 위해 마련한 뮤직홀은 의정부음악도서관의 본질을 보여주는 규모와 시설이다. 컴퓨터로 작곡이나 연주도 해볼 수 있는 스튜디오에 피아노 연습실까지 확인하니, 음악에 진심인 도서관을 목격한 기분이 든다. 음악은 눈을 넘어 온몸으로 읽는 것이란 명제를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제대로 보여준다.
예술이나 문화는 계층과 소득의 영향을 받는다. 많은 선진국이 예술·문화 교육을 차별하지 않고 평균 이상의 교육과 체험으로 음악적 소양을 쌓게 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블랙 뮤직이라는 하나의 음악 장르를 선보이는 곳으로 국한된 것이 아닌, 복합 문화 공간이자 공공재 역할까지 충실히 하고 있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추천 팁 하나. 도서관 정회원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뮤직 라이브러리를 이용할 수 있다.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와 월드 뮤직, 대중음악과 무용에 관련한 음원과 영상, 레퍼런스 등을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 음악 관련 다큐멘터리와 마스터 클래스 등의 자료가 3,600개 이상,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는 포크와 월드 뮤직, 재즈 등의 음원은 1,100만 곡에 달한다. 온라인 이용이 가능해 언제, 어느 곳을 여행하든 음악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도서관이 안겨주는 또 하나의 여행 티켓이다.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장곡로280(장암근린공원 내)
문의 +82-31-828-4850
운영시간 화~금요일 10:00~21:00 / 주말 10:00~18:00
홈페이지 의정부음악도서관

의정부미술도서관의 외관

미술 감상의 시작은 의정부미술도서관에서
한 도시만 해도 지역마다 도서관이 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대여하고 교육하는 도서관의 역할이란 것이 대부분 엇비슷하다. 같은 관내의 경우 다른 도서관에서도 책을 신청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 그러니 모두 같은 형태의 도서관으로 운영할 필요는 없다. 다른 곳에도 있는 단행본이 아니라 쉽게 만나기 어려운 고가의 화집이나 도록, 자료집을 준비하자. 특히 공립 미술관이 부족하고, 특화된 도서관이 더욱 필요한 도시라면 그런 결정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공부를 위한 곳이 아니라 세대가 함께 문화와 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 멀티그라운드 공간

미술 관련 전문 서적과 화집 등이 타 도서관에 비해 다양하다.

건물 외관은 물론, 내부 공간도 일반 도서관과 전혀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 창이 크게 열려 있어 개방감이 가득하다. 또 원형 계단을 통해 위아래 층을 서로 연결했다.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생각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구현한 것이다. 전면에도 유리창을 두어 바깥 풍경이 자연스럽게 도서관 내부로 향하도록 설계했다. 층고가 높아 탁 트인 느낌을 줄 뿐 아니라 밝은 조명에 깔끔한 화이트 톤의 낮은 책장을 이동하기 편하도록 널찍하게 배치해 전혀 답답하지 않다.
이곳의 전체 서적 중 40% 이상은 미술과 디자인 등 예술 전문 서적이다. 특히 국내 신사실파 작가 중 한 명인 백영수 화백이 96세까지 의정부에 살았던 것을 떠올려 이중섭·김환기 등 신사실파 섹션을 따로 마련해 작가들을 기념했다.

외벽 일부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언제나 밝고 쾌적한 실내

미술 탐구를 위한 공간
1층은 미술 전문 영역인 아트그라운드를 테마로 미술 자료 및 간행물 열람실과 전시실이 들어서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의 다양한 도록과 여러 간행물을 비롯해 디자인과 건축 등의 예술 분야와 관련한 도서를 볼 수 있다. 2층은 유아와 어린이 공간이다. 3층은 다목적 홀과 도서관에서 선정한 예비 작가들의 아틀리에가 자리한다. 에디터가 방문한 날에도 작가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또 기증관을 별도로 마련해 기관이나 예술 관련 전문가, 아티스트 등에게 기증받은 책들을 비치했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이 기증한 예술 서적들이 공간을 가득 채웠는데, 서재 일부에는 BTS의 RM이 기증한 책도 눈에 띄었다. 그뿐 아니라 일본 국회도서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된 의정부미술도서관 소개 글을 보고 기증을 제안한 하와이 호놀룰루 미술관으로부터 미술 관련 도서 2,000여 권을 기증받기도 했다. 당연히 당시 구하기 힘든 원서와 미술 전문 자료가 포함됐다. 

전문가나 명사들이 기증한 책들이 마련된 기증관

의정부미술도서관은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 건축물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도서관의 본질과 지향점을 동시에 담아낸 건축물이니 당연한 결과다.
일반 도서관에서는 미술 관련 서적의 대여가 한정적인 편인데, 미술 전문 도서관인 이곳에선 일부 자료를 빼고 대출도 가능하다. 화집이나 미술사 책도 말이다. 가격 부담이나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존재 자체도 알기 어려운 귀한 예술 서적을 무료로 빌려볼 수 있다는 점은 공공 미술도서관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다.
도서관 여행이라는 말은 어쩌면 공부가 아닌 탐구였는지 모르겠다. 의정부음악도서관과 의정부미술도서관은 탐구라는 말이 잘 어울려 보인다.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로248
문의 +82-31-828-8870
운영 시간 화~금요일 10:00~21:00 / 주말 10:00~18:00
홈페이지 의정부미술도서관 

© UIJEONGBU ART LIBRARY

2021. 12 에디터:정재욱
자료제공: 의정부음악도서관, 의정부미술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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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12
  • 에디터: 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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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음악도서관, 의정부미술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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