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서 보는 오로라
보잉 737을 타고 하늘 멀리 올라간 세상, 그곳에서 신의 영혼이라 불리는 오로라를 만나다. 빛의 장막 속에서 유영하는 기분이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늦은 밤, 활주로에 짙게 깔린 어둠을 밝히는 빛이 있다. 바람을 가르는 엔진 소리, 이윽고 활주로를 떠난 항공기는 고도 약 1만1,000m 상공으로 솟구친다. 적막한 하늘 위에는 쏟아질 듯 밤하늘을 빼곡히 채운 별과 그 옆을 한 폭의 그림처럼 오로라가 펼쳐져 있다. 비행기 아래로는 구름이 깔려 있고, 그 옆으로스칠 듯 지나가는 오로라의 모습은 마치 꿈처럼 영롱하기만 하다.

밤마다 오로라가 펼쳐지는 캐나다 유콘 주. © SHUTTERSTOCK
유콘, 오로라의 땅
사전적 의미로 라틴어인 ‘새벽’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천상의 커튼’, ‘신의 영혼’ 등으로 불리는 오로라.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한 플라스마 입자의 일부가 지구의 자기장에 끌려 대기 속에서 공기 분자와 충돌하면서 빛을 내는 현상으로, 1621년 프랑스의 과학자 피에르 가상디(Pierre Gassendi)가 로마 신화에서 여명의 여신인 ‘아우로라(Aurora)’의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했다. 주로 위도 60~80° 지역에서 잘 나타나며, 극지방에 가까울수록 오로라를 만날 가능성이 더욱 높다. 그러므로 북유럽이나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등 극지방과 가까운 지역에서는 오로라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오로라|360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내 조종석.
캐나다에서 대표적인 오로라 여행지는 노스웨스트 준주(Northwest Territories)와 유콘 준주(Yukon Territories)다. 노스웨스트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 선정된 옐로나이프가 있다. 유콘은 국내에서는 옐로나이프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여행지이지만, 최근 여행자 사이에서는 오로라를 보는 것은 물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클루에인 국립공원(Kluane National Park), 북부 캐나다의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유콘 야생동물 보호구역(Yukon Wildlife Preserve), 그리고 이색적인 타키니 온천(Takhini Hot Springs) 등을 경험할 수 있어 주목받는 곳이다. 특히 클루에인 국립공원은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가장 넓은 빙하 지역을 보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유콘은 주도인 화이트호스가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거리로, 옐로나이프보다 더 가깝다는 장점도 있다.

화이트호스 하늘 위로 펼쳐진 오로라. © SHUTTERSTOCK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도시
그리고 지금 소개할 오로라 여행은 바로 유콘의 주도인 화이트호스(White Horse)에서 시작한다. 화이트호스는 오래전 ‘캐나다의 엘도라도’로 불렸는데, 그 이유는 19세기 후반 골드러시(Gold Rush, 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현상) 당시, 화이트호스가 황금 도시인 도슨 시티(Dawson City)로 가는 관문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할아버지인 프리드리히 트럼프는 20세기 초 화이트호스에 호텔을 열기도 했다. 이후 도슨 시티의 금광이 고갈 되며 짧은 영욕을 마무리하자, 대신 물류 도시이자 산업도시인 화이트호스가 그 유산을 물려받아 유콘 준주의 주도가 되었다.

유콘의 주도 화이트호스 위로 떠오른 오로라. © SHUTTERSTOCK
과거의 영광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사라졌지만, 지금 화이트호스는 관광지로 제2의 골드러시를 맞고 있다. 알래스카와 맞닿은 유콘은 무려 48만2,443k㎡(우리나라 면적의 약 4.8배)의 거대한 면적에 고작 3만4,000여 명의 인구가 사는 곳. 화이트호스는 그 인구의 약 70%인 2만4,000명이 사는 주 최대의 도시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도시’로도 등재된 화이트호스에서는 자연보호를 위해 4층을 초과하는 건물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명색이 주도란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높은 건물도, 화려한 분위기도 없으며, 걸어서 하루 정도면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도시다. 게다가 화이트호스에는 매년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가 몰려든다. 화이트호스에서 오로라를 관측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간단한 건 숙소 근처의 유콘강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밤새워 오로라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원시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는 미리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숙박 시설을 잡거나, 여행 상품에 가입해 안내원을 따라 투어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가장 특별한 방법인데,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로라를 관람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명색이 주도란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높은 건물도, 화려한 분위기도 없으며, 걸어서 하루 정도면 둘러볼 수 있는 아담한 도시다. 게다가 화이트호스에는 매년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가 몰려든다. 화이트호스에서 오로라를 관측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간단한 건 숙소 근처의 유콘강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밤새워 오로라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원시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는 미리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숙박 시설을 잡거나, 여행 상품에 가입해 안내원을 따라 투어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가장 특별한 방법인데,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로라를 관람할 수 있다.
하늘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는 오로라|360 프로그램.
하늘에서 만나는 오로라 여행
오로라를 만날 가능성은 오로지 신만이 알 수 있다고 한다. 오로라의 생성은 날씨나 대기 상태에 따라 매번 달라지기에, 전문가는 오로라 관측을 위해선 최소한 한 지역에서 3박 이상 머무르길 권한다. 그래야 오로라를 관측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로라가 자주 출몰하는 6~8월, 11~4월에 화이트호스에서 3박 이상 머무를 경우,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은 70~80% 이상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세상에서 오로라를 가장 가까이서 관람하는 방법이 과연 무엇이냐고? 서두에서 아주 잠깐 언급했지만, 그건 바로 하늘에서 오로라를 관측하는 것이다. 오로라|360(Aurora|360)은 항공기를 타고 오로라를 안락한 상태로 누구보다도 직접 자세히 관찰하는 방법이다. 이 기상천외한 여행 상품은 2017년 캐나다의 항공사인 에어 노스(Air North)에서 개발했다. 그런 만큼 이용하는 항공기 또한 헬리콥터나 경비행기 수준을 넘어선다.

하늘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는 오로라|360 프로그램.
우선 패키지 이용자는 현지 시각으로 자정이 되기 30분 전인 밤 11시 반 호텔을 떠나 제트 여객기인 보잉 737-500을 타고 화이트호스 공항을 출발한다. 고도 1만1,000m의 하늘 위에서 맞이하는 오로라는 땅에서 보는 오로라보다 훨씬 더 특별하다. 주변에 산이나 건물 등 오로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는 데다, 하늘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으므로 더욱 선명하고 자세하게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다. 여객기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고객은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유콘 양조장(Yukon Brewing Company)의 진을 마시며, 승무원이 나눠준 스낵과 따뜻한 음료 등을 즐기며 세상 누구보다 편안하게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다. 비행 도중에는 ‘나쁜 천문학자(the Bad Astronomer)’로 잘 알려진 필 플레이트(Phil Plait) 박사를 비롯해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부의 윌리엄 머타(William Murtagh) 등이 강연을 펼친다. 게다가 캐나다의 오로라 전문 사진작가인 닐 젤러(Neil Zeller)가 고객의 사진 촬영을 도와주기도 한다!
오로라|360은 2월 7일부터 12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진행하며, 오로라 관람 외에 유콘 야생동물 보호소와 타키니 노천 온천 등의 관광 코스가 포함돼 있다.
오로라|360은 2월 7일부터 12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진행하며, 오로라 관람 외에 유콘 야생동물 보호소와 타키니 노천 온천 등의 관광 코스가 포함돼 있다.